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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마인드와 디지털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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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유머 한 꼭지가 생각납니다. 어느 환자가 수술을 앞두고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에 담당의사에게 이야기합니다. “저 태어나서 수술이 처음이에요. 겁이나 죽겠어요.” 의사가 하는 말 “너무 걱정 마세요. 저도 처음이니까요”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 실제로 이렇게 이야기하는 의사가 있다면, 천하의 멍청이 같은 의사가 될 것입니다. 어느 누가 처음 집도를 하는 의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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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유머 한 꼭지가 생각납니다.

어느 환자가 수술을 앞두고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에 담당의사에게 이야기합니다.

“저 태어나서 수술이 처음이에요. 겁이나 죽겠어요.”

의사가 하는 말 “너무 걱정 마세요. 저도 처음이니까요”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 실제로 이렇게 이야기하는 의사가 있다면, 천하의 멍청이 같은 의사가 될 것입니다. 어느 누가 처음 집도를 하는 의사에게 자기 몸을 맡기겠습니까?

그러나 어느 의사에게나 첫 수술환자는 있게 마련입니다. 환자는 모릅니다. 모르는 것이 약이지요 . 단지 의사와 그 주변 동료 몇몇만 기억하고 있을 뿐입니다.

 

의료 임상의 현장은 좋은 일이든, 궂은일이든 밖으로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진료를 통해 얻어진 환자에 대한 정보를 밖으로 유출시키지 않는다는 의료윤리와도 관계있지만, 굳이 밖으로 이야기가 나돌아서 좋을 것은 무엇이냐는 담합적(?) 분위기 탓도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의 내용은 우리네 실정과 비교하면 예외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국내에 몇 권의 메디컬 에세이집이 소개된 저자 셔윈 B. 눌랜드 교수는 이 책을 일종의 의학판 『캔터베리 이야기』라고 부릅니다.

캔터베리 이야기. 잘 아시지요? 영국의 이야기 문학으로, 제프리 초서의 걸작입니다. 총 30명 내외의 사람들이 런던의 어느 여관에 모여, 순교자 토머스 베켓을 모시는 캔터베리의 유명한 사원으로 순례를 떠나게 됩니다. 그리하여 여관집 주인이 자진하여 안내자가 되어 왕복길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순례길이 되기 위해 한 사람이 두 가지씩 이야기를 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리하여 순례자들은 각자 자기 나름대로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중세에 한창 성행되었던 말하자면 이야기집(集)입니다.

 

책은 의학 에세이집입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수집된 이야기입니다.

여러 에피소드 중에서 평균 연령과 기대수명이 높아지는 요즈음에 관심이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노인의학 전문의의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노인의학은 의학의 역사상 가장 오래 되었지만, 또한 가장 새로운 것’이라고 표현한 것에 공감합니다.

노인병 전문의를 노인을 위한 가정의라고 표현하고 싶다는군요. 소아과 의사가 어린이들을 위한 가정의 기능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노인의학전문의가 환자를 진찰하는 과정이 의학의 선배들이 주로 해왔던 진찰 과정입니다. 조심스럽게 살피는 신체검사는 히포크라테스 시대 의사들 이후로 시행한 검사와 촉진이 주가 됩니다. 문헌에 의하면 이들은 맥박의 질과 횟수를 적는 것에 더해서 피부의 탄력과 색, 모발의 특징과 분포도, 혀와 구강 점막의 외관을 비롯한 유사 요소들, 그리고 간과 비장의 크기를 기록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다소 아날로그 시대로 넘어간 감이 들지만,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진찰과정입니다. 시진(視診),촉진(觸診), 문진(問診), 청진(聽診)등의 과정이 환자와 의사간의 신뢰감을 형성하고, 의사에겐 보다 정확한 환자의 상태를 확인 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없다는 핑계와 첨단의 진단 기구를 활용해야 한다는 부담감 사이에서 의사는 갈등을 느낍니다. 물론 현대식 진단장비, 첨단화로 무장한 검사 장비가 환자들에게 큰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만 기계의 역할이 사람이 할 일을 모두 처리 할 수는 없지요.

 

“신체검사는 진단 방법이지만, 좀 더 미묘한 작용도 한다. 특히 의사와 환자가 접촉하는 수단이 된다는 점이 그러하다. 손을 올려놓는 행위는 서로를 위협하지 않으면서 발견을 위해 서로 매개하는 두 사람이 접촉하게 해준다. 이 행위에 의해 관계의 양상이 바뀌는데, 그 방향은 친밀감과 신뢰가 커지는 쪽인 경우가 흔하다. (………) 그리고 신체검사를 세심하게 수행하면 많은 것을 알 수 있음은 물론이다. 외모, 유연성, 감촉, 내장기관의 크기와 형태, 경련, 그리고 청진기 검사로 드러난 사실은 진단으로 이어 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좀 더 복잡한 어떤 검사가 적절한지에 관한 단서를 제공하는 경우가 흔하다. 후자는 광범위한 마구잡이식 추측에 의존하는, 오늘날 그토록 널리 퍼져 있는 행태와 비교된다. 예컨대 전형적인 복부 CT 촬영을 보자. 이를 통해 분명한 정보들이 이것저것 드러나기는 하지만, 실상 이들 중 많은 부분은 신중한 복부 검사를 통해서도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다. 단순한 복부 엑스선 촬영을 병행하는 경우에 특히 그렇다.” (p.170,171)

 

‘금지된 약물의 재발견’이라는 글에서 위험하다고 폐기되었던 약품이 재발견 된 것에 대해 저자 스스로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며 적고 있습니다. 베체트병이라고 있습니다. 베체트병은 1937년 터키의 피부과 의사인 훌루시 베체트가 발견,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습니다. 국내에는 1961년에 첫 환자가 문헌 보고된 이래 현재 약 5,000∼1만명의 환자가 투병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베체트병은 입안과 성기가 자주 헐고, 심한 경우 눈의 포도막이나 장에 염증을 일으켜 시각 및 소화기 장애, 말기엔 신경장애까지 일으키는 희귀성 난치병입니다. 보통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발생하며 병의 진행이 심하고 빠른 경우 1∼5 년 내에 실명, 혹은 내부 장기 손상으로 생명을 잃게 되거나 심한 후유증을 앓을 수도 있습니다.

아직 병의 원인과 발생과정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유전병은 아닌 것으로 지적됩니다. 저의 가족 중에도 이 환자가 한 사람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증상은 혈액 내 염증수치가 상승되는 것과 입 주변과 입속에 궤양이 자주,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것, 피로감이 빨리 오는 것 등입니다. 이러한 베체트병 환자(남)가 저자를 찾아옵니다. 이런 약, 저런 약을 다 써봤지만, 효과를 못보고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베체트병 관련 웹사이트에서 찾아낸 제안을 가지고 진료실에 들어와 그를 놀라게 합니다. 그의 상태에 ‘탈리도마이드’가 효과가 있다는 내용 이었습니다.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는 1957년 독일에서 처음 시판, 의사의 처방 없이도 구입할 수 있는 일명 "무독성" 진정 수면제로 판매된 약이었습니다. 그러나 곧 본래 목적보다 임산부의 입덧을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유럽 전역의 의사들은 임산부 입덧 완화용으로 탈리도마이드를 처방하고 전 세계 48개국의 임산부들이 이 약을 복용했습니다.

 


탈리도 마이드 베이비로 사지결손증을 갖고 태어난 

영국의 구족화가 앨리슨 래퍼가 모델로 선 

「장애엄마의 모성애」를 주제로 한 포스터 

(사진 출처 : 엘리슨 래퍼 홈페이지.  www.alisonlapper.com )



그러나 이 일은 재앙에 가까운 사상 최악의 약화사고를 낳게 됩니다. 임산부의 입덧 완화에는 효과적이었으나 태아에게는 참담한 결과를 불러온 것입니다. 이 약을 임신 3~8주에 복용한 임산부들은 예외 없이 일명 "탈리도마이드 베이비"로 불리는 사지가 짧거나 없는 기형아들을 출산했습니다. 임신 중 복용한 탈리도마이드가 태아의 혈관 생성을 억제, 사지결손 기형아라는 운명을 쥐어준 것입니다. 1961년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그리고 1962년 일본에서 서둘러 판매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탈리도마이드는 세상 밖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이 약이 무방비로 노출된 5년 동안 출생한 아기가 유럽에서만 8,000명, 전 세계 46개국에서 1만2,000여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 약을 환자가 써 보고 싶다고 합니다. 약을 좀 구해서 시험 해봐달라는 이야기지요.

그러면서 (남)환자가 하는 말..“어쨌든 아시다시피 내가 임신 중인 건 아니잖소.”

이 대목에서 이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노인의학전문의에게 고개를 숙입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선 요즘도 약이 계속 개발되어 나오니까 다른 약을 써 봅시다. 하고 넘길 내용입니다.

그러나 의사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주어진 숙제를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1960년대 초반의 비극이후 관련된 모든 용법이 모두 폐기된 상태입니다.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프랭클린과 저자는 약 6개월에 걸쳐 인간 연구 윤리 위원회(HIC,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연구가 이루어질 때 피 실험자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위원회) 와 FDA의 허가를 받기 위해 복잡한 서류작업을 계속하게 됩니다. 결국 약을 사용하게 되었고,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새 요법을 시작한 지 여러 주가 지난 뒤 프랭클린의 궤양이 낫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그리 머지않아 나는 끔찍한 스테로이드 약물과 그로 인해 자주 일어나는 합병증으로부터 그를 해방시킬 수 있었다. 나는 이 약을 다른 환자 몇 명에게도 시도해봤는데, 모두 증상이 호전되었다. 그의 경우가 가장 효과가 좋았지만 말이다. 10년이 지난 현재 프랭클린은 스테로이드를 비롯한 모든 약물들을 끊고 잘 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다른 의료 센터에서 이루어진 여러 연구들의 결과 이 약이 다수의 소집단 환자들에게 잠재적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p.166)

 

이 책은 저자가 수집한 이야기를 1인칭 화법으로 썼습니다. 그래서 읽다보면 마치 저자 본인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여집니다. 임상에 있는 사람들에겐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다른 독자들에겐 의료 현장의 안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됩니다. 단지 대부분의 이야기가 미국의 1970년대가 무대입니다. 저자는 이 시기가 전통적인 직접 해보는 방식에서 초현대의학의 생체공학적 기적으로 점차 대체되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표현 합니다.

 

첨단 의료장비가 병을 잡을 수는 있겠지만, 환자의 마음까지 잡지는 못할 것입니다.

임상에서 환자를 돌볼 수 있는 한, 아날로그 마인드를 잊고 싶지 않습니다. 

 



s******5 2012.01.13. 신고 공감 4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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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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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게 된다.구멍 가게와 같은 개인의원이나 마트와 같은 대형 병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외관의 모습을 띠고 있는 병원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하얀 상의와 하의,귀에는 청진기,가슴 포켓에는 필기구가 들어가 있고 어디론가 부산나케 걷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의 움직임이 포착된다.꺼져 가는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하고 회진을 하기 위해 병원 안을 숨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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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게 된다.구멍 가게와 같은 개인의원이나 마트와 같은 대형 병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외관의 모습을 띠고 있는 병원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하얀 상의와 하의,귀에는 청진기,가슴 포켓에는 필기구가 들어가 있고 어디론가 부산나케 걷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의 움직임이 포착된다.꺼져 가는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하고 회진을 하기 위해 병원 안을 숨막히게 돌고 도는 의사들의 하루는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기본적인 의무와 책임에서 환자와의 관계,꺼져 가는 환자의 실낱같은 생명 앞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려야 할것인지에 이르기까지 의사는 수많은 지식과 경험,순발력 등을 발휘해야 하는 극도의 긴장감과 통찰력마저 요구하고 있다.

 

 미국 예일대 의과대학 교수인 셔윈 B.눌랜드에 의해 쓰여진 이 도서는 주위 동료,후배 교수들이 털어 놓는 환자와의 관계 및 진료 기록이다.외과,내과,신경과,소아과,피부과,노인 전문의,피부과,비뇨기과,흉부외과,정형 외과,의대생 이야기 등을 통해 그들이 환자의 진료와 치료,환자의 죽음 직전의 상황,그 이후 등이 세세하면서도 현장감 있게 전하고 있다.가벼운 병에서부터 사투를 벌이는 질병에 이르기까지 의사는 수많은 환자들의 용태 추이를 관찰하고 지시하고 결정을 내리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야 하는 직무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때론 간단히 환자와의 대화를 통해 심리적 요법과 투약으로 처치가 가능하기도 하지만,조혈 작용을 하고 우리 몸의 혈액 순환을 돕는 심장에 이상이 있다든지 현대인에게 자주 걸리는 암과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환자의 입원 일수가 늘고 생환 가능이 보장이 되지 않는 경우에도 의사는 환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어야 하고 가족에겐 불안하지 않도록 격려와 위로를 해야 하는 것도 의사의 직분이다.

 

 의사는 당연히 의료와 윤리가 요구하는 바 아직도 희망이 있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는 윤리 문제에 휩싸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 및 환자 가족이 더 이상의 치료는 중단해 달라는 희망을 문서로 표시한 경우는 예외라는 점도 포함되는데 이것은 1990년 미국에서 제정된 "환자의 자기결정권 법"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이에 따르면 인공호흡기나 영양 튜브를 영구적으로 달고 있어야 하거나 되돌리 수 없는 식물인간 상태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 경우 모든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을 사전에 문서로 작성해둘 수 있다는 것이다.한국에서 식물인간을 놓고 안락사를 존치해야 하는지 폐지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어났던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론 '안락사'를 찬성하는 쪽이다.다만 미국에선 유산을 둘러싼 법적 다툼 때문에(생명 연장 중단을 사전에 환자측 가족에게 말했는데도) 사전 지시가 좌절되는 것을 목격했고 죽어가는 사람의 고통이 점점 악회되는 상황이 많았다고 한다.

 

 환자에게 있어 의사는 질병에서 삶으로 되돌릴 안내자요 카운슬러이며 의료사의 옹호자이기도 하다.의사와 환자와의 관계가 형성된 환경하에서 환자를 최대한 잘 이해하여 환자의 비밀을 철저히 보장해야 할 것이며, 적절하고도 신속한 조치와 용태 추이의 상황을 면밀히 기록하여 환자가 겪고 있는 고통을 완화해야 할 것이다.또한 의료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요즘 인치(仁治)보다는 의사의 비윤리적인 의료행위로 인해 환자 가족으로부터 의료 소송과 분쟁이 일어나기에 의사가 갖고 있는 개인윤리,직업윤리 또한 교육을 통해 제고되어야 할 것이다.고답적이고 권위적이인 의사상보다는 보다 친애적이고 자상하며 피드 백이 잘 이루어지는 의사,환자의 관계가 잘 형성되기를 이 도서를 읽는 동안 바래본다.



j******6 2011.12.3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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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사, 나쁜 의사, 이상한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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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사람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http://blog.yes24.com/document/2720195> <닥터스 : 의학의 일대기> 등을 통하여 삶에 대한 의학적 통찰을 우리에게 전한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셔윈 눌랜드교수님의 신작 <나는 의사다>를 소개합니다. 전작들과는 달리 <나는 의사다>에서는 그를 포함한 20명의 의사들이, 대부분 그가 존경하는 분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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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사람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http://blog.yes24.com/document/2720195> <닥터스 : 의학의 일대기> 등을 통하여 삶에 대한 의학적 통찰을 우리에게 전한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셔윈 눌랜드교수님의 신작 <나는 의사다>를 소개합니다. 전작들과는 달리 <나는 의사다>에서는 그를 포함한 20명의 의사들이, 대부분 그가 존경하는 분들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예일대학에 근무하는 원로의사들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책은 삶을 통하여 가장 기억할만한 환자에 관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해설자로 나선 저자가 ‘그 이후의 이야기’라는 형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적고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자는 제프리 초서가 양해한다면 이런 구성을 ‘의학판 켄터베리 이야기’라고 부를 수도 있지 않을까 겸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보는 것처럼 다수의 화자(話者)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옴니버스 형식의 책으로는 14세기 지오바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과 제프리 초서의 <켄터베리 이야기>가 효시일 듯합니다. 평자들은 <데카메론>이 지극히 형식적이고 기계적이라고 한다면 <켄터베리 이야기>는 치밀한 예술적 장치를 가지고 이야기를 이어주는 특유의 내면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의학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이야기들로 구성이 되었으니 저자가 <켄터베리 이야기>에 비유한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나는 의사다>의 편집자는 ‘환자의 마음을 공유하는 의사들 이야기’라고 부제를 달았습니다만, 원제 ‘The Soul of Medicine; Tales from the bedside'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제가 보기에도 남들에게 전하기 부끄러울 수 있는 의학적 오판에 관한 기억까지도 내놓고 있어 <나는 의사다>라는 번역서의 제목은 화자들과 해설자의 진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신경과, 신경외과, 마취과 등 다양한 임상의학자들의 기억에 남은 사건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전공한 병리의사의 고백(?)은 없어 다소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내과의사의 이야기에서 환자가 죽음에 이른 다음에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에서 병리의사의 곤혹스러운 경험을 간접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내가 참석했던 부검들 중에는 심지어 죽음이 그 비밀을 드러내기를 거부하는 사례도 여러 건 있었다. 사체의 장기, 조직, 체액에 대한 해부학의 면밀한 조사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는 가장 박식한 병리학자들이 그들의 동료 임상의들만큼이나 의혹에 가득한 얼굴을 한 채 연구실에서 나가는 것을 보았다.(186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내과의사는 환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치료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병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나날이 악화되어가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하여 환자의 병세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유하면서 쌓은 환자의 무한한 신뢰가 결국에는 극적인 병세의 반전을 불러 완치로 이끌었지만, 자신이 한 일은 없었다고 고백하는 내과의사의 이야기를 통하여 의사-환자 관계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때 필요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환자와 가족 뿐 아니라 간호사와 의료기술인력 그리고 환자를 돌보는 보조인력에 이르기까지 하나가 되는 동지애야 말로 “의학이 매일 통상적으로 이룩하는 승리의 원동력이 된다”고 강조하고 있는 그분이야말로 편집인이 이 책의 제목을 <나는 의사다>라고 정한 이유일 것이라 짐작하게 합니다.

 

외과의사 이야기도 배울 점이 많습니다. 첫 번째 외과의사는 자상에 의한 횡경막의 손상을 다루고 있습니다. 4년 전에 입은 자상을 세밀하게 치료하지 못한 탓에 생긴 횡경막 결손부위에 대장의 일부가 밀려들어가면서 생긴 흉부농양을 치료한 사례입니다만, 이 이야기를 통하여 우리는 의무기록의 중요성과 최초의 사례는 의료계에 발표되지 않았지만, 누군가 이미 경험한 것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뇌경막이식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발생한 의인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iCJD)이 보고되는 과정에서 인간광우병이 발견되었다느니 하면서 떠들썩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가 CJD의 위험성이 있는 처치를 받았다는 병력 이외에는 iCJD를 진단하는 결정적인 기준이 없다는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iCJD 발병 사례가 많지 않아 관련 기준을 정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쿠루, 변종CJD 그리고 일부 iCJD 환자 등 2차성 CJD 환자의 뇌에서 꽃모양 플라크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꽃모양 플라크를 iCJD의 진단기준으로 고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첫 번째 외과의사의 환자와 관련해서 특히 복부에 자상을 입은 환자의 경우, 상처의 깊이가 생각보다 깊을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의과대학에서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유명하다는 미국병원 응급실에서도 이를 놓치는 수련의가 있었구나 싶습니다. 의료현장에서 기본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학 의무실에서 만난 젊은이의 증상을 보고 비장출혈을 진단하고 응급수술을 통하여 생명을 구했다는 두 번째 외과의사의 이야기에서는 지나치게 검사와 데이터에 의존하는 최근의 의료현장의 분위기에 대한 경종을 읽었습니다.

 

수련시절 동맥관 열림증(patent ductus arterio년)의 수술을 참관하는 과정에서 전율(thrill)을 느껴보기 위하여 맨손으로 노출된 동맥관을 움켜쥐었다는 흉부외과 분야의 대가의 회고는 황당하기만 한데, 특히 사회적 통념상 비난받아 마땅한 그의 행적에 대하여 저자 역시 따끔한 일침을 놓고 있는 점에서 저자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지킬 수 있게 됩니다.

 

기관지경수술의 대가가 세기관지에 들어간 이물질을 꺼내는 시술을 하는 과정에서 마지막순간 집중력을 잃는 바람에 결국 어린환자가 개흉술을 받게 되었다는 자신의 치명적 실수에 대하여 “이제 보투군. 이런 짓을 하지 않는 법을 알았겠지! 아마도 이제는 말이야. 빌어먹을. 수술은 정말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 한 명 한 명이 기억하게 되었을 거야(182쪽)”라고 자신을 준열하게 꾸짖는 모습에서 대가 역시 오만하면 실수할 수 있다는 점을 새기게 합니다.

 

의료과오의 범위에 대한 성찰은 ‘환자에 대한 죄의식’이라는 제목으로 된 마취과의사의 고백입니다. 평소 양극성 장애를 약물로 관리해오던 외과의사가 수술장에 들어와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을 바로 통제하지 않음으로써 환자에게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심각한 위해를 입힌 상황의 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장치를 관리하고 있는 마취과의사로서 심각한 죄의식을 느낀다는 고백은 “해를 끼치지 말지어다(primum non nocere)”라는 라틴어 경구로 남은 히포크라테스 시대의 치유자의 의무 “도움을 주는 것, 즉 적어도 해를 끼치지 않는 것”는 이 시대의 의료인에게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 하겠습니다.

 

최근에는 유방암 치료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져 5년 생존율이 놀라울 만큼 개선되었는데 궁극적으로는 치료법의 발전이 가장 큰 기여를 했지만, 1974년 미국 대통령 영부인 베티 포드여사와 부통령의 아내 해피 록펠러가 유방암을 진단받고 유방절제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표한 것이 계기가 되어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정기검진의 필요성이 여성들의 수치심을 몰아내게 되었던 것도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환자의 수치심과 관련하여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여성환자가 심지어는 수련의의 진료현장 참여를 거부하는 사태에 이어 환자의 동의를 얻어야 진료현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법개정으로 이어지는 사회적 분위기를 우려하면서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수련의는 물론 의과대학생들이 환자진료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내원하는 모든 여성은 골반 내진을 받아야 한다는 규칙이 있었는데, 이 검사는 보조 레지던트의 감독 하에 의대 재학생이 시행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렇게 하는 목적은 두 가지였다. 우선은 검사하고 기록하도록 하는 것이고, 다음은 레지던트가 학생의 어깨 너머로 환자를 보면서 일종의 선생 역할을 맡아 검진이 제대로 되는지 확인하면서 학생이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34쪽)”는 저자의 기록을 새길 필요가 있겠습니다.

 

의학은 교과서만으로 전수할 수 없는 영역이 아주 많은 학문입니다. 즉 선배의사의 경험을 보고 배우는 것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의학교육이 이루어지는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의학교육의 현장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에 동의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싶은 환자는 전문의료진 만으로 구성된 개인병원을 찾아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특별한 진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옳겠습니다.

 

보편적 진료를 모든 환자들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환경조성을 추구하는 우리사회의 분위기가 몰아가고 있는 이상한 사회현상이 아닐 수 없으며, 이런 풍조에서는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의 퇴보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리를 해보면, <나는 의사다>에서 우리는 쉽게 풀어놓을 수 없는 자신의 뼈아픈 의료과오의 기억으로부터 다른 의료인들과 공유함으로써 의학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보이는 다양한 에피소드에 저자 나름대로의 가치중립적인 코멘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의사로서 정체성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환자의 아픔까지도 품을 수 있었던 선배의사에게서 진정한 의사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된 것입니다 -



y*****2 2011.12.26. 신고 공감 2 댓글 9
리뷰 총점 종이책
환자들을 지켜 본 의사들의 체험적 이야기
"환자들을 지켜 본 의사들의 체험적 이야기" 내용보기
이 책은 다양한 전공의 의사들이 의료현장에서 만났던 환자들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보살핀 기록들이다. 메인 표지가 너무 근사해서 깔끔한 화이트 톤의 넓직한 구성과 편집이 책이 시원하다는 인상을 준다. 요즘 트렌드답게 <나는 의사다>란 차용 역시 책에 몰입할 수 있는 디테일한 조건 역시 충족시켜 준다. 책을 매일 매일 시간을 내서 공들여 읽었고 단락단락 체크해 나가면서
"환자들을 지켜 본 의사들의 체험적 이야기" 내용보기

이 책은 다양한 전공의 의사들이 의료현장에서 만났던 환자들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보살핀 기록들이다.

메인 표지가 너무 근사해서 깔끔한 화이트 톤의 넓직한 구성과 편집이 책이 시원하다는 인상을 준다.

요즘 트렌드답게 <나는 의사다>란 차용 역시 책에 몰입할 수 있는 디테일한 조건 역시 충족시켜 준다.

책을 매일 매일 시간을 내서 공들여 읽었고 단락단락 체크해 나가면서 읽어 나간 후에 리뷰를 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의료 문제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예를 들면 질이 두 개나 되는 여성의 출산이나

비인간적인 학대를 받은 흔적을 고스란히 몸에 새긴 채 응급실에 온 아이의 이야기까지 다양하다.

초반에는 번역상의 문제인지 아니면 원본의 불성실함인지는 알 순 없지만 이야기가 갑자기 끊긴다.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고 기대했던 독자라면 허탈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구조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설 무렵 글의 구성도 매끄러워지고 한결 읽기가 수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차피 이 글은 소설이 아니기에 각색이나 스토리텔링이 따로 존재할 리가 없고 실제의 이야기지만

환자의 프라이버시와 개인적인 기록들을 의사 윤리에 입각해 유출할 수 없기 때문에 장소, 시간, 나이,

이름이나 심지어 병명도 살짝 살짝 바꿔 가면서 원래의 이야기에 충실하고자 하는 의도를 볼 수 있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의사 선생님 이야기를 잠시 해 보려고 하는데 그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외과 의사라고 해서 환자의 정신적, 정서적인 부분들을 간과해서는 명의라고 부르긴 힘들 것 같다.

올 한 해 2011년 대한민국을 가장 강타한 주제는 책 분야를 살펴보면 위로와 공감, 치유였던 것 같다.

내가 올 한 해 읽었던 책들의 삼분의 일 이상이 내면을 들여다 보고 치료해야 한다는 글들이었다.

내가 아는 분은 전공은 일반소아과이지만 멀리 가난한 나라(굳이 국가를 밝히진 않겠다.)를 가서

1년에 두 차례 이상 15일씩 머물면서 그 곳에서 다양한 의술 활동을 봉사로 하는가 하면 그 곳 아이들의

상처까지 잘 봉합하고 정서적인 부분까지 치유해 주고 오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고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 몸에 난 상처 역시도 대부분은 부모나 주변 친구들이나 그들이 사는 환경에 의해서 결정된다.

적게 난 상처로 죽음까지 가기도 하고 간단한 처치만으로도 해결 될 일로 평생을 불구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고 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 분의 이야기와 매치되는 부분들을

상당 부분 읽고 보고 느꼈으며 그래서 의사라는 직업은 반드시 환자의 마음까지 돌보는 것 그 이상이

되어야 하지 않은가 하고 오랫동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의사다>는 그러한 것을 보는 책이다.

 

198페이지에 실린 "병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부분을 주의 깊게 읽었고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와는 의료체계나 시스템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곳이 미국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전반적인 이야기의 제목들은 상이함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략적인 뜻은 잘 와 닿았던 이유는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의 의료 현실과 대입해서 볼 수 있는 부분이 들어 있어서 주의깊게 보았다.

"카루터스 씨가 귀하께 안부를 전하고 싶어 하십니다. 그리고 귀하께서 그 분의 아드님께 해주신

노고에 대해 감사하고 계십니다. 여행 계획을 짜는데 도움이 되시라고 제가 팬암사의 여행 안내서를

동봉했습니다. 귀하의 방문이 즐거운 것이 되기를 그분은 진심으로 바라고 계십니다." 왜 이렇게

긴 글을 저자와 번역자는 한 자도 빼지 않고 인용했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감동받고 슬퍼하는

지점과 미국식 사고의 차이가 보여주는 한계 때문이 아닌가도 생각해 보게 하는 챕터였다.

최근 주변엔 암 환자 두 분이 계서서 암 전문병원을 여러 차례 가 본 나의 경험을 이야기 하자면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일종의 권위 아래 있는 주종 관계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무엇인가를 묻고 답하고 자신의 질병에 대해 자세히 물어도 답변을 들을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요즘 병원이나 의사들이 전부 그렇다는 것 또한 아니며 이 책 역시 훌륭한 의사만 있는 것

역시 아니었다. 황당한 진료나 판단, 의사나 환자들도 있어서 여러 번 책 소제목과 목차를 살펴야 했다.

번역대학원을 졸업하고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분에게 추후에 여행 다녀 오실 때 이 책의

원본을 사다 달라고 이미 부탁해 두었다. 같이 견주어 보면서 살펴 볼 부분들이 많아서이기도 하고

예를 들면 205페이지에 실린 <의사는 아무 때나 울지 않는다>라는 챕터의 글은 특히 더 궁금해서이다.

그러나 이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별점을 5개 주었던 이유는 생소한 부분,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선 국민들이 너무 잘 모르는 분야인 검찰과 병원 이 두 곳에 대한 이야기들을 어디서

들을 수 있거나 알 수 없는데 비록 외국의 사례들을 모아서 펴 낸 번역서이긴 하지만 독자가 상당히

궁금해 하거나 알고 싶어하는 전문적인 분야의 이야기들을 쉽게 풀어서 들려주는 장점 때문이다.

번역자가 나중에 이 글을 혹시나 볼 일이 있다면 이런 내 의문에도 답을 해 주길 기대하는 마음이다.

앞으로도 이런 생소한 분야의 책들이 번역되고 출간되기를 희망하는 독자의 한 사람의 마음을 적는다.

이 책은 어렵거나 현학적이지 않다. 누군가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들을 조용히 들려 주기 때문이다.

k******r 2011.12.3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는 의사다]나는 환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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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The Soul of Medicine: Tales From the Bedside (2009)     나는 의사다? 나는 환자(였)다.   1년 전 가을이다. 배가 나와서 바지가 맞지 않았다. 점점 큰 바지를 사야했다. 언젠가는 살을 빼서 다시 입어주리라 하며 차마 버리지 못한 바지가 쌓여만 갔다. 나잇살이려니 했다. 운동 부족 때문이려니, 운동하면, 음식 조금 줄이면 뱃살도 빠지려니 했다. 식구들이 걱정을 하기
"[나는 의사다]나는 환자였다." 내용보기

원제 The Soul of Medicine: Tales From the Bedside (2009)

 

 

나는 의사다?

나는 환자(였)다.

 

1년 전 가을이다. 배가 나와서 바지가 맞지 않았다. 점점 큰 바지를 사야했다. 언젠가는 살을 빼서 다시 입어주리라 하며 차마 버리지 못한 바지가 쌓여만 갔다. 나잇살이려니 했다. 운동 부족 때문이려니, 운동하면, 음식 조금 줄이면 뱃살도 빠지려니 했다. 식구들이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ㅡ너 배가 너무 나오는거 아니니?

ㅡ너 정말 운동 조금도 안하는구나?

ㅡ너 뭘 먹구 다니길래 그렇게 찌니?

ㅡ얘, 너 배, 너무해~

 

그래. 내가 봐도 그래. 왜 이렇게 자꾸 나오지? 그리구 왜 이렇게 배가 항상 땡땡하지?

 

 

입원

 

병원에 가봤다. 배에, 아니지 내 기준에는 그냥 배고 의사 기준으로는 정확히 자궁. 초음파 검사를 했다. 의사 표정이 굳는다. 긴장. "아아니. 여태 뭐하고 이제 오셨어요? 이정도면 상당히 불편하셨을텐데요?" "네? 왜요? 전 그냥 살이 쪄서 배가 나오는건줄 알았는데요." "자 여기 보세요. 여기요. 둥근 공 모양 보이시죠? 근종입니다. 이 정도면 상당히 큰 거구요. 문제는 한 두개가 아니라는 건데요. 음..."

 

그래서 난생 처음 병원에 입원을 했고, 난생 처음 배를 째고 혹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실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는 모르지만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수술은 '잘' 끝났고 나는 일주일 뒤에 퇴원했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나는 환자였다. 물론 퇴원해서도 몸을 추스리는 한 두 달 동안은 환자 취급을 받았지만, 나로서는 병원에 있었던 동안만 환자,였다고 기억한다.(기억하고 싶다.)

 

 

퇴원

 

병원에서 나올때 내가 느낀 해방감은 말도 못한다. 이날을 잊지 말자고 다짐했다. 다시는 병원 환자 신세는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새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건강에 나쁜건 절대 먹지 말고 운동 열심히 하고 많이 웃으며 지금 이순간을 즐기며 행복하게 살겠다고 다짐했다. 

 

 

1년 후

 

1년 여가 지난 지금 나는 커피를 마시며 TV 가요무대를 틀어놓고 '봄날은 간다'를 들으며 리뷰를 쓴다. 내가 읽은 책은 『나는 의사다』. 그렇다. 나는 지금 『나는 의사다』리뷰를 쓰는 것이지 내가 환자였다가 퇴원하던 날 했던 다짐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문을 쓰려는게 아니다. 다만 내가 1년 여 전에 환자였던 경력(^^) 때문에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과, 지난 1년 여 동안 계속되어 온 그러한 관심의 독서 연장선에서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의사냐 건축가냐

누가 더 행복하냐

 

유머 하나.

 

ㅡ 건강 비결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ㅡ 의사, 약, 병원을 멀리하시오.

 

하하하. 나는 이런 유머가 재밌더라. 의사, 약, 병원을 멀리하라. 음.. 생각할수록 의미심장하지 않나? 흐흣.

 

 

직업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들어간 직장은 건축설계사무소였다. 직원도 몇 명 되지 않아서 소장님부터 신입사원까지 다같이 점심 먹는 일이 잦았다. 어느날 소장님이 이런 얘기를 하셨다.

 

ㅡ 우리 직업이 얼마나 좋은 직업인줄 알아?

ㅡ 글쎄요. 좋아서 하는 일이긴 하죠. 안그러면 못버틸거예요.(박봉에 허구헌날 야근 철야.. ㅠㅠ 이 말은 궂이 얘기 안해도 다 공감하는 분위기^^;;)

ㅡ 돈이 문제가 아니야. 돈 생각하면 의사 변호사 해야지 왜 건축 해?

ㅡ ......

ㅡ 근데 생각해봐라. 의사는 매일 환자 보지? 아침부터 밤까지 아픈 사람만 만나잖아. 그러니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겠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만 만나는거, 그거 정말 아무나 못하는 일일거야.

ㅡ 그러고 보니..

ㅡ 우리는 어때? 우리 만나러 오는 사람들 얼굴 봐봐. 얼마나 행복하니? 평생 애써서 모은 돈으로 자기 집을 지으려는 사람들. 우리 일은 인생에서 가장 보람되고 벅찬 순간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란 말이다. 알겠어? 기분 좋지? 그래 우리 기분 좋~게 일하자! 우리한테 온 사람들 실망시키지 말고!

 

후후훗. 내년이면 꼭 20년인데 그때가 언제라고 아직도 이걸 기억하고 있네. 나도 참.

 

그건 그렇고 저기서 말하는 '의사' 중에서 산부인과 의사는 다르다. (정확히 말하면 산과 의사라고 해야겠지만) 산부인과 의사는 생명 탄생의 순간을 돕는 사람들이니까 말이다. 물론 부인과 환자를 보기도 하지만..

 

 

의사

 

수술과 관련해서 내가 만난 의사는 여섯 명이다. 처음 초음파 검사를 했던 의사, 정밀 검사를 했던 의사, 큰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받을때 만난 의사, 수술했던 의사, 수술 후 확인 초음파 검사와 드레싱을 했던 수련의, 중간에 담당의사 휴가일에 대신 회진 돌았던 의사. 다섯 명 남자 한 명만 여자. 그 중에 내가 감정적으로 믿고 기댄 의사는 두 명. 처음 초음파 검사했던 의사와 수술했던 담당 의사. 특히 담당의에게는 그 느낌이 각별해서 나는 연신 그에게 잘보이기 위해 웃음을 지었고 그러면서도 더 신경써서 돌봐달라는 의미로 아픈 표정도 지었더랬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일방적인 것으로 느껴졌고, 나는 여섯 명의 의사 중 어느 누구와도 감정의 교류가 있었다는 느낌은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의사가 아닌 담당 간호사에게는 지속적으로 그녀가 나를 이해하고 내 사정을 알아주고 따뜻하게 보살펴준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생각해보니 그녀가 비번일때 퇴원해서 정작 고맙다는 인사한마디 못하고 말았다.

 

8일간 병원에서 지내면서 (만난 시간으로 따지자면) 가장 짧게 만난 사람이 바로 의사다. (수술은 네 시간에 걸쳐 받았지만 수술실에서 나는 의식이 없었으므로 그 시간은 빼겠다.) 나는 의사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나는 의사에 대해,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환자에 대해 어떤것을 느끼는지 따위를 열렬히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의사도 사람이다.

환자도 사람이다.

 

『나는 의사다』를 읽고 나는 비로서 1년 전에 느꼈던 갑갑함을 해소할 수 있었고 의사에 대해 환자에 대해 한마디로 정의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의사도 사람이다, 환자도 사람이다.」 냉소적인 느낌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뭐 알고보니 별거 아니네?' 이런 느낌이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반대다. '오호~ 알보고보니 정말 괜찮은 사람들이구만! 이 사람들도 나랑 똑같은 사람들이구만, 똑같이 느끼고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었구만!' 이런 느낌!

 

나는 지금 정말 골동품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어떤 의사보다 10년 이상 더 나이가 많다. 내 기억에 가장 남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내가 의사 수련을 하던 몇 년 동안 있었던 몇몇 순간들이다. 그때 내가 겪었던 한두 번의 모험을 나는 잊을 수 없다. ㅡ한 전문의의 고해성사/흉부외과 의사 이야기 (130p.)

 

해설자는 내가 비열한 악당이라고 독자에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제부터 할 두 번째 이야기에서 비뚤어진 자부심을 느낀다. 천박해 보일 이야기이지만 말이다. 나는 용서나, 심지어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 다만 독자가 읽어주기를 요청할 뿐이다. ㅡ한 전문의의 고해성사/흉부외과 의사 이야기 (136~137p.)

 

본론은 빼고 이 의사가 한 서론만 옮겼지만 사실 이 흉부외과 의사가 한 고백은 충격이었다. 그러나 충격적인 내용이기 떄문에 오히려 '의사도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것도 사실이다.  

 

이런 느낌을 가장 강력하게 받은 것은 아래 후기를 읽고 책을 덮을 때였다. 특히 가장 마지막 대목이 주는 여운은 지금껏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데, 판단은 의술에 있어서만 어려운 것이 아니고 어떤 분야든, 건축에서든 환경에서든, 판단은 언제까지나 가장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거의 모든 상황에서 환자는 의사의 선생이다. 그 당시에 어느 쪽도 이것을 깨닫지 못할지라도 말이다. "의사-환자 관계"로 불리게 된 이 독특한 관계를 우리는 모든 경우에 선명한 사진처럼 보게 된다. 그것이 「외과 의사 이야기」에서처럼 피상적인 것같이 보이건, 「심장병 전문의 이야기」 및 「내과 의사 이야기」에서처럼 심원해 보이건 말이다. 의학 자체의 역사에 대해 운위된 바와 마찬가지로 삶의 모든 모습이 거기에 들어 있다. 의사 개개인은 스스로 알고 있든, 그렇지 않든 한 사람의 철학자이다.

 

이 책의 이야기들 중 대부분은 은퇴했거나 은퇴가 가까운 의사들을 화자로 한다. 따라서 한데 모아서 보면 지난 반세기 동안 실제로 이루어진 진료 방식에 대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그 주제는 출혈 중인 폴립에서부터 장기 이식, 기형적인 구조에 대한 단순 관찰에서부터 오늘날 의학 최첨단에 근접하는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위를 아우른다. 하지만 대체로 이 이야기들은 1970년대를 다루고 있다. 1970년대는 초현대 의학의 생체공학적 기적이, 전통적인 직접 해보는 방식(수많은 사려 깊은 젊은이들을 의학의 길로 끌어들였던)을 점차 대체하기 시작한 시기이다. 이것은 오늘날의 젊은 의사들이 그 선배들만큼 사려 깊지 못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단지 21세기의 강력한 진단 도구들이 전통적인 방식을 크게 대체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평균적인 환자들의 증상과 징후를 좀 더 꼼꼼하게 검토하는 방식은 사라져가고 있다. 신체검사와 병력 청취는 여전히 진단의 시초이기는 하지만, 불과 30년 전과 비교해도 그 중요성이 떨어진 것 같다. 크고 비싼 기계들을 이용하면 구식 진단법이 놓쳤을지도 모르는 것을 잡아낼 수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대체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오늘날의 진단은 과거에 비해 더 빠르고 정확하며(훨씬 더 비싸졌지만), 치료 역시 그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인가를 잃어버렸고, 이 손실이 중요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 분간하기는 불가능하다. 궁극적으로 진단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자료나 정보, 지식이 아니다. 그것은 판단이다. 그토록 많은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은, 환자를 분류한다거나 진단 및 치료를 알고리듬적으로 생각한다는 단점에 의해 상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과 대학들은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임상 판단 강좌들을 개설해놓았다. 히포크라테스가 거의 2,500년 전에 동료 의사들에게 말했듯이, 판단은 언제까지나 의술의 가장 어려운 측면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ㅡ후기(225~226p.)

 

 

 

 

- 인상적인 대목 -

 

나도 다른 의사들처럼 이야기를 수집한다. 외과 진료를 해던 30년 동안과 그 이후의 세월에 걸처 나는 임상 사례 이야기나 개인적 회고담을 많이 들었다. 그중 상당수는 마음에 단단히 새겨져 있어 당시 들었던 그대로 지금도 상세하게 기억할 수 있다. ㅡ머리말 (9p.)

 

나는 우리가 "의사-환자 관계"라고 부르는, 두 인간들 간의 그 신성불가침한 연계에 대해서 서술한다. 또한 스승과 학생이라는 관계에 대해서도 서술한다. 후자는 의학적 지식, 판단, 지혜를 전달하고 의학의 역사적 인물상을 영속화하는 데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의사들은 특정한 문제에 접근하는 나름의 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 많은 것들을 이 책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ㅡ머리말 (11p.)

 

그동안 타이슨을 담당한 수련의들은 그의 가슴에 주삿바늘을 꽂고 또 꽂았다. 액체를 가능한 한 많이 배출시켜서 폐를 적절히 팽창하게 만들려는 시도이자 고름의 표본을 채취해 박테리아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가자 외과 레지던트의 도움을 받기 위해 금요일 저녁까지 기다린 것이다. 이는 수련의들의 전형적인 행태이기도 했다. 그들은 지나치게 느긋하게 있다가 갑자기 공황 상태에 빠지는 일을 반복한다. ㅡ죽음을 부른 새끼손가락만 한 상처/외과 의사 이야기 (14p.)

 

의술을 시행하는 것은 매혹적인 일이며, 그 속에는 수천 년에 걸친 의학의 역사를 관통해서 흐르는 맥락이 존재한다. 과학은 변화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그렇지 않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치료해달라는 요청을 받는 한 일화들이 부분적으로라도 되풀이되고, 비슷한 딜레마에 직면하게 되고, 겉보기에 새로운 도전 과제처럼 여겨지는 일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하는 듯한 인상과 함께 거듭해서 나타나게 마련이다. ㅡ죽음을 부른 새끼손가락만 한 상처/외과 의사 이야기 (26p.)

 

마리 콘시글리오를 묘사하자면, 단호한 개인주의자라는 말이 가장 적당할 것이다. 그녀는 모든 문제를 단연코 제 마음대로 처리하는 성격이었고, 의사라는 집단을 그다지 존경해본 일이 없었다. 그녀는 개인적인 강인함과 공격적인 날카로운 지성을 함께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질병에 대한 심각한 공포가 숨어 있지 않을까 하고 나는 언제나 의심했다. 그러나 이를 증명할 방법은 없었다. 그 후 몇 년간 그녀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지만 나의 가설을 지지할 만한 단서는 하나도 찾지 못했다.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내 앞에는 실용적인 성격의 여성이 한 명 있을 뿐이었다. ㅡ수치심이 키운 병/가정의 이야기 (45p.)

 

그로부터 5년 후, 그러니까 내가 작가로서 나서게 된 1992년에 마리의 추적 검사를 중단했다. 하지만 그녀가 사는 도시의 의사들이 상태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 그녀와 나는 가끔 편지를 주고받으며 때때로 잠깐씩 만나기도 하기 때문에 그녀의 상황을 계속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지금도 매우 건강하다.

마리가 보낸 카드에는 만일 아를린 윌리엄스의 시대였다면 절망적이었을 상황에서 시행된 일련의 처치에 관한 이야기가 쓰여 있었다. 철머리는 이렇게 시작된다. "안녕하세요, 늙은 아저씨. 이제 수술 20주년 기념일을 맞았어요. 이럴 때 감사의 글을 쓰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삶은 멋져요......" ㅡ수치심이 키운 병/가정의 이야기 (47p.)

 

피부과는 그 임상 사례가 흥미로운 것으로 이름이 높은 전문 분야는 못된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 중 여기에 반대 의견을 나타낼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이야기가 절정에 치달을 때조차 그다지 흥분을 유발시키지 못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우리 직종에 대해 글을 쓰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문제라고 할지라도,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이를 해결하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ㅡ오랜 친구의 배신/피부과 의사 이야기 (49p.)

 

2,500년 전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시대 의사들은 그 후예들(우리)에게 치유자의 의무는 "도움을 주는 것, 즉 적어도 해를 끼치지는 않는 것"이라는 단순한 금언을 가르쳤다. 이는 나중에 라틴어 "프리멈 논 노세레(primum non nocere)" 라는 표현으로 바뀌어 흔히 인용되었는데, 그 뜻은 "해를 끼치지 말지어다"이다. 평생 이 경구를 한 번 이상 인용하지 않고 사는 의사는 거의 없으며, 우리 의사들은 모두 그에 따라 살려고 노력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대단히 엄격하고 독특한 윤리와 도덕 원칙을 세우고, 이를 우리의 의료계 형제들이 위반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하고 있다.

 

윤리학자들은 개별 의사에게 자신의 직업적 동료를 감시하는 책임을 어느 수준까지 지워야 하는가에 대해 논쟁을 벌이지만, 다른 의사의 어깨 너머를 들여다보는 것이 좋은 일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이는 개인의 도덕적 책임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책임이기도 하다. ㅡ환자에 대한 죄이식/마취 전문의 이야기 (97~98p.)

 

죄의식은 지속될 뿐만 아니라 심지어 더욱 커져간다. 왜냐하면 당시 일어날 뻔했던 비극과 관련된 모든 측면을 되풀이해서 검토해보았지만, 그때마다 내가 왜 그렇게 수동적으로 행동했을까 하는 것이 수수께끼라는 인상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ㅡ환자에 대한 죄이식/마취 전문의 이야기 (100p.)

 

분만실에서 방금 나온 엄마는 아기를 팔에 안고서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신생아의 머리가 그렇게 큰 것을 생전 처음 보았지만, 부모는 이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오직 행복감에만 빠져 있었고, 이를 한 번 밖에 만난 적이 없는 나와 나누고 싶어 했다.

 

헌신적인 이 부부는 정확히 그 순간의 느낌 그대로 평생 메리앤을 대했다. 그들은 결코 아기를 또 가지지 않았다. 그들의 마음은 온통 이 조그만 여아, 너무나 큰 결함을 가진 채 태어나 생존 여부도 몇 주 동안 불확실했던 아기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아기가 살 수 있겠다 싶게 된 것은 복잡한 수술을 모두 마친 다음의 일이었다. 관을 삽입하는 시술만 필요했던 것이 아니었다. 성형외과 의사와 나는 그녀가 물뇌증에서 회복되면서 두개골의 크기를 좀 더 정상적인 비율로 줄이기 위해 정교한 시술을 해야 했다.

 

메리앤의 지적 발달은 처음에는 느렸지만 시간이 좀 지나자 또래들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정말로 또래들과 같은 수준이 된 것은 청소년기에 들어간 지 한참 지나서였다. 하지만 그 나이에 그런 수준에 이른 데에도 아주 특별한 부모가 끊임없이 격려해준 것이 큰 몫을 차지했다. ㅡ응급실의 가장 끔찍한 악몽/신경외과 의사 이야기 (118~119p.)

 

다른 많은 신경외과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포레스트 해리슨은 쌀쌀맞고 거만한 분위기(아니, "아우라" 라고 부르자)를 가지고 있다. 부담이 큰 이 전공 분야에서 일하는 남자나 여자(최근에 늘어났다)를 얼마나 잘 아느냐에 따라 이런 아우라는 달리 보인다. 다른 전공 분야의 동료들을 위협하려는 의도를 지닌 진정한 무관심의 외투로 보이든지,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상처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껍질이 잘 위장된 것으로 보이든지 둘 중 하나이다. 두뇌와 척추의 내용물은 실수를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아주 조그마한 오류의 기미라도 있으면, 그 연약한 조직은 복수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 ㅡ응급실의 가장 끔찍한 악몽/신경외과 의사 이야기 (121p.)

 

그 후 여러 세대가 지나 신경외과 의사의 이미지는 마침내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외투나 껍질을 더 이상 입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양자의 전통적인 쓸모는 유지되고 있으며, 사려 깊은 관찰자가 기술을 주의 깊게 동원해야 외투인지 껍질인지, 혹은 내부의 진실을 덮는데 그 중간물질이 사용되었는지 판별할 수 있다. ㅡ응급실의 가장 끔찍한 악몽/신경외과 의사 이야기 (123p.)

 

내가 본 것은 기만적으로 말투가 부드럽고 정당한 투쟁을 좋아하는 노스캐롤라이나 사람이었다. 회의에서 논쟁거리가 될 수 있는 특정한 관점을 대변하는 유일한 인물이 자신인 것으로 확인되고, 거기에 병원의 어떤 관리자가 반대하는 일이 자주 있었는데, 특히 그럴 때의 논쟁을 그는 좋아했다.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리려는 약간의 기미가 이따금 감지되었는데, 그럴 경우 다른 때라면 감미로웠을 목소리가 가끔씩 높고 거칠어지곤 했다. 다음 순간 그는 상상의 백마에 올라타고 전투에 뛰어드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때의 그는 만일 병력의 숫자가 아니라 덕성이 결정적 요소였다면 승리했었을 오래전의 전쟁에서 패배한 데 대한 분개의 감정이 불타올라 이를 무기처럼 휘두르고 있는 듯이 보였다(물론 이것은 내가 받은 인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고 나서는 평소의 부드러운 말투가 사라졌을 때와 마찬가지로 신속하게 돌아오곤 했다. 자신이 방금 공격했던 사람을 조금도 배려하지 않는다는 인상뿐만 아니라, 지금 억누르고 있는 회오리바람을 만일 필요하다면 당장 일으키겠다는 기미도 함께 남기기는 했지만 말이다. ㅡ응급실의 가장 끔찍한 악몽/신경외과 의사 이야기 (124p.)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되니까 소아 신경외과 의사에게 즉각 보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과거의 짧은 접촉을 통해 그가 커싱 같은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아주 강하게 가지고 있던 나는 몇 시간을 낭비하면서(믿을 수 없겠지만 무려 네 시간이다. 그의 조용하게 공격적인 성격에 대한 나의 반감은 그토록 컸다) 나와 함께 레지던트 과정을 밟았던 다른 외과 의사를 찾으려고 애썼다. 그 의사는 어딘가에서 요트를 타고 있어써 연락이 되지 않는 것으로 결국 밝혀졌지만, 이를 분명히 하는 데 그만큼이나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그러는 동안 케이트는 다른 외과 의사를 찾는 것을 최종적으로 포기한 뒤 샐리를 응급실로 데리고 갔고, 나는 신경외과 레지던트에게 해리슨을 부르게 하는 데 좀 머뭇거리면서 동의했다. ㅡ응급실의 가장 끔찍한 악몽/신경외과 의사 이야기 (126~127p.)

 

그러고 나서 해리슨은 잊을 수 없는 행동을 했다. 마치 히포크라테스가 처음으로 그런 것을 분명히 표현한 뒤로, 그런 장면에서 의술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듯했다. 케이트가 자기 무릎 위의 샐리를 부드럽게 안고 있는 동안 해리슨은 내 어깨에 팔을 두른 다음 천천히 나를 데리고 방에서 나갔다. 함께 걸으면서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부드럽고 격려하는 듯한 태도로 내 아기의 일이 잘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내가 그보다 열 살 위이고, 대학 교수로서의 직위도 완전히 한 계급이 더 높다는 사실은 그 순간 그에게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나는 걱정스러워하는 아버지였고, 오직 그만이 해줄 수 있는 안심시켜주는 말을 필요로 했다. 내가 마음으로 신뢰한 것은 모종의 경탄스러운 솜씨를 보이려는 잘나가는 신경외과 의사(이는 모두 사실이었지만)가 아니라, 친절하고 유능한 한 의사의 두 손과 마음씨였다. 내 아기와 우리 부부가 이제부터 맞닥뜨려야 할 시련을 무사히 통화시켜주기 위해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할 의사 말이다. ㅡ응급실의 가장 끔찍한 악몽/신경외과 의사 이야기 (128p.)

 

내가 고른 이야기는 두 개인데, 이는 그것이 놀랄 만한 것이라기보다는 우리의 클리닉이나 종합병원 진료실의 문턱을 넘는 환자들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모든 의사들은 환자들로부터 받는 카드, 편지, 선물에 얽힌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환자들은 여러 해 전에 자신들을 보살펴준데 대한, 경우에 따라서는 목숨을 구해준 데 대한 감사를 이런 식으로 표시한다. 그 날짜는 수술이나 그 밖의 처치를 성공적으로 해준 기념일인 경우도 있고, 크리스마스나 기타 명절인 경우도 있다. 나도 다른 의사들과 다를 바 없이 이런 것들을 받고 있지만, 그 중에는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있다. 지난 20년간 모든 종류의 명절마다 특정 여성이 보내주는 카드이다. ㅡ금지된 약물의 재발견/노인 의학 전문의 이야기 (159p.)

 

해설자가 내게 다가와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것이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아마도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라면 이 정도의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동일한 질병에 걸린 환자를 수없이 보아왔지만, 질병이 개별 환자 속에서 스스로를 드러내는 방식은 저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각각이 유일무이한 것 같다.

 

마음과 마찬가지로 신경계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신체 부위에서 일어나는 경련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담당하는 각각의 작은 부위로 전달되어 그 부위가 휴식을 거의 취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리고 생각 및 행동과 관련된 이 부위들은 자기들만의 고유한 메시지를 통해서 여기에 반응한다. 그래서 신경정신과적 질환은 우리 존재의 구석구석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그에 대해 어떻게 손을 써볼 수 없는 경우가 너무나 흔하다. 그래서 환자는 증상에 적응하게 되는데, 사람에 따라서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그 적응 양상이다.

 

나는 두 개의 짧은 이야기를 선정했는데, 이는 그것들이 나의 정신을 고양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독자의 정신도 고양되기를 나는 희망한다. 두 이야기들 모두 신경과 의사들이 매일 접하는 비극을 포함하면서 인간의 정신 속에 있는 무엇인가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설사 이를 모방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더라도, 독자는 그 무엇인가를 인식학 될 것이다. ㅡ정신안정제를 거부하는 노인/신경과 전문의 이야기 (221~222p.)

 

 

 

 

"이 리뷰는 출판사 서평이벤트에 응모하여 받은 책을 읽고 썼습니다."

 

 

 

 

 

n*******0 2011.12.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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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마음을 공유하는 의사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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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일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무엇일까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어떤 사람일까? 이 책은 마취과에서 비뇨기과에 이르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털어놓은 사례를 모은 이야기집이다.    저자는 이를 자신이 직접 겪은 일처럼 1인칭의 시점에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속에는 용기 있는 환자를 향한 존경이 있고, 비열한 의사에 대한 경멸이 있으며, 극악한 가해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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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일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무엇일까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어떤 사람일까?

이 책은 마취과에서 비뇨기과에 이르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털어놓은 사례를 모은 이야기집이다.

 

 저자는 이를 자신이 직접 겪은 일처럼 1인칭의 시점에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속에는 용기 있는 환자를 향한 존경이 있고,

비열한 의사에 대한 경멸이 있으며, 극악한 가해자에 대한 분노가

있다. 도저희 어찌할 수 없는 병이 진행되는 것을 보아야 하는 의

사의 무력감이 있으며, 불가사의한 치유 과정에 대한 놀라움이 있

다. 의학사에 등장하는 선구적 인물에 대한 경탄이 있으며, 의사

들이 저지르는 실수와 그 인간적 약점에 대한 연민이 있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거래는 개인윤리 및 직업

윤리와 직결된다. 또한 환자의 비밀을 지켜주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의사의 윤리적 의무는 명확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

을 경우도 있다.-책 내용중-

 



3****t 2011.12.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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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나는 의사다-셔윈 눌랜드
"[서평]나는 의사다-셔윈 눌랜드" 내용보기
제목만 보고 끌려서 읽게 된 책. 그냥 제목만 보고도 누구나 다 영작을 쉽게 할수 있는 그러한 짧은 문장. 그러나 이 짧은 제목에는 의사라는 직업으로 인한 고충과 또한 벌어지는 사건들이 모두모두 꽉꽉 차게 들어있다. 의료계의 이야기를 담은 종합선물세트라고나 할까. 병원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아니 실제로 벌어졌던 이야기들을 담아낸 이야기들이며 또한 그 장르가 일부러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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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끌려서 읽게 된 책. 그냥 제목만 보고도 누구나 다 영작을 쉽게 할수 있는 그러한 짧은 문장. 그러나 이 짧은 제목에는 의사라는 직업으로 인한 고충과 또한 벌어지는 사건들이 모두모두 꽉꽉 차게 들어있다. 의료계의 이야기를 담은 종합선물세트라고나 할까. 병원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아니 실제로 벌어졌던 이야기들을 담아낸 이야기들이며 또한 그 장르가 일부러 그렇게 뽑아서 편집을 한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들이 있어서 우리가 흔히 쉽게 보는 그러한 이야기들은 별로 없지만 신기한 이야기들과 별 관련이 없어 보이는 분야의 이야기들도 다 연관성이 있음을 알수 있게 된다.

보통 어디가 아프면 병원을 가야지 생각은 하지만 막상 병원에 가려고 하면 일반 조그마한 병원은 몰라도 큰 대학병원이나 이런 곳을 가려 하면 도대체 어느 과를 가야 할지 막막해질때가 많다. 내과만 하더라도 호흡기 내과, 소화기 내과, 감염내과 등등 작게는 몇개에서부터 많게는 여러 수십개로 나어진 과까지 대체 어디로 가란 말이요~ 할때가 많은데 이 책에서도 여러 분야의 과의 이야기를 다루어서 그런지 몰라도 무언가 이야기가 풍성해 보이고 또한 알지 못하는 세계의 일들을 접하는 것 같아서 호기심도 느껴졌다. 또한 글을 이해하기 쉽도록 일인칭의 시점에서 풀어나가고 있어서 자칫하면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조금은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는 느낌도 들고 또한 그 이야기가 다 지난 그 이후의 이야기들을 첨부해 놓아서 그 사람이 과연 나중에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 하는 점을 풀어주고 있어서 더 반가왔다. 의사 입장에서는 환자가 나으면 기쁘고  또한 그후의 이야기들도 기쁘겠지만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래서 과연 그 일이 일어난 후 그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하기 마련인데 미리 그 가려운 점을 콕 찝어냈다고나 할까.

다만 아쉬운 것은 이 내용이 전부 최근에 일어난 일들이 아니라 1900년대에 일어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어서 요즘의 상황과는 맞지 않는 점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때 당시엔 이랬는데 지금은 이러하다는 비교가 되어서 더 좋은 점도 있을 듯 하다. 나는 책을 볼때 제일 앞에 있는 머리말이나 감사의 글 또는 제일 뒤에 있는 후기나 또는 번역자의 글을 먼저 보는 편이라서 이 책을 읽기전 이 책이 오래전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용을 훨씬 더 잘 이해하고 그때에는 이랬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번역자도 일러두듯이 원서의 문장이 정말 길게 이어져 있어서 번역하기 힘들었다는 표현을 썼는데 그렇게 번역자가 열심히 수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의 연결이 좀 이상하거나 또는 말이 어려워서 이해를 하기 힘들거나 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나마 나는 어렸을때부터 생물이라는 과목에 관심을 가지고 의학이라는 분야도 좋아하고 해서 드라마나 책을 많이 보아서 전문 용어들을 꽤 많이 알고 있어서 그나마 이해는 쉽게 되는 편이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본다면 약간은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부분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의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그렇게 쉬운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냥 그런것은 뭉뚱그려서 읽고 다양한 에피소드에 초점을 맞춰서 읽는다면 훨씬 더 재미나게 읽을 수도 있을 듯 하다.

정말 여러개의 에피소드가 한데 모여진 드라마를 보는 듯 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그러면서 또한 그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지금의 더 나은 의료체계가 존재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부터 이겨나가지 않을까 하고 이 시간에도 불철주야로 일하는 의사... 그들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나는 의사가 아니다. 그러나 의사들이 다들 나는 의사다... 하면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는 그런 하루였음 하고 바래본다.

b***8 2011.12.26. 신고 공감 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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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는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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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잦은 병치레로 병원은 자주 들락거렸다. 그래서 그런건지, 성인이 된지금은 웬만큼 아퍼서는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  최대한 버티다가 도저히 안됐을때 그러다가 병원을 찾았다. 그만큼 병원가는게 싫었다. 또 싫은이유중에 하나는 바로 친정엄마 때문이다. 지금도 한달에 한번 병원에가서 약을 타오신다. 몇년전 맹장수술을 받다가 갑작스레 급성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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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잦은 병치레로 병원은 자주 들락거렸다. 그래서 그런건지, 성인이 된지금은 웬만큼 아퍼서는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

 최대한 버티다가 도저히 안됐을때 그러다가 병원을 찾았다. 그만큼 병원가는게 싫었다. 또 싫은이유중에 하나는 바로 친정엄마 때문이다.

지금도 한달에 한번 병원에가서 약을 타오신다. 몇년전 맹장수술을 받다가 갑작스레 급성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은후부터는 평생 약을 드셔야 한다.

그리고 그때 그의사선생님들을 잊을수가 없다. 그저 가벼운 수술인줄 알았다가 날벼락을 맞은 상황에서 의사선생님들은 자세한 설명또한 없었다.

 그 차갑게 내뱉는 말들이 어찌나 서글프던지,


그리고 입원실을 잡아야 하는데 꽉차 있어서 차갑게 안된다는말만 되풀이하더니, 아는 사람을 통하고 통했더니 입원실 자리를 내주던 병원,

 인맥하나 없으면 병원에서도 한없이 작아지던 그모습들이 아직도 나에게 상처로 남아있다. 그래서 병원이라는곳이 싫고 의사선생님들이 싫었다.

 

하지만,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생각들을 다시 할수 있었다.

 환자의 마음을 공유하는 의사들의 이야기,맥아더천재상 수상작이자, 전미도서상최종후보작이라는 타이틀


먼가 웅장함이 느껴지게 된다. 여러가지의 에피소드를 보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교차된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그들도 역시

 우리와 다를꺼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따뜻한 감정이 있는 의사선생님, 병마앞에서는 누구나 작아지고 두렵고 무서운데 .그런 환자마음을

 잘 헤아려주는 의사선생님이 계시다면 정말로  얼마나 많은 위로와 힘이 되겠는가 , 이런 따뜻한 의사선생님이 우리나라에 많이 계시다면

더이상 병원가는게 두렵거나 무섭거나 그러하진 않을꺼 같다. 

g****j 2012.03.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