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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서 이민 온 청소년의 삶을 그렸다는 점에서 마르잔 사트라피의 "페르세폴리스"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는 "아냐의 유령"을 만났다. 아냐의 유령은 흑백의 만화다. 처음 이 책을 보고 페르세폴리스랑 비슷하네!라는 느낌이 분명히 들었지만 속 내용을 보면 또 다른 아냐의 유령만의 매력이 있다. 아마도 흑백의 만화이야기, 이민 청소년의 이야기라는 소재가 두 책이 뿜어내는 향기를 비슷하게 느끼게 하는 것 같다. 페르세폴리스의 만화가 약간은 사회비판적이고 무거운 면이 있다면 아냐의 유령은 좀 더 개인의 내면적 이야기를 아주 쉽게 생동감있게 구성해서 어른 학생들이 보기에도 딱 알맞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고등학생들의 이야기가 약간 들어있어서 부모인 내가 보이게 눈쌀을 찌푸릴만한 비행적인 행동이 들어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아이에게 선뜻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했을만큼 재미와 교훈을 남겼다.
이 책은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된 소녀 "아냐 브로자콥스카야"가 진정한 자신을 찾게 되는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 뚱뚱한 몸으로 놀림 받았던 기억때문인지 소녀는 아침마다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몰래 쓰레기통에 버린다. 마음보다는 담배를 나누는 사이인 유일한 친구 한명. 평생 오를 수 없는 나무인 소녀의 짝사랑 농구팀 숀. 아냐에게는 더이상 새로운 것도 행복한 일도 없어보인다.
하지만 사악한 목적을 가진 에멜리의 실체는 결국 드러나게 된다. 아냐에게 평상시에 꿈꾸고 상상하던 것들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유령의 실체를 통해 깨닫게 된다.
흑백의 만화지만 전혀 흑백이라는 것이 눈에 들어올만큼 지루하지 않고 박동감넘치는 이야기였다. 유령의 이야기가 굉장히 거리감있게 다가올 수 있는 소재인데 책을 보다보면 정말 아냐와 에밀리가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던져준다. 저자의 경력을 보면 에니메이션 스토리보드 제작일을하고 있어서 그런지 글이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들이 세세하게 읽혀지는 것 같다.
살아가면서 정말 힘든 일을 겪을때마다 램프의 지니를 한번쯤 생각해본다. 나를 도와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서 공부도 대신해주고 돈도 많이 벌게 해주고 나를 변화시켜주면 참 좋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진정한 나가 아니다라는 것을 나의 의지와 노력이 바탕이 되지 않고 얻어지는 것들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새삼 깨닫게 된다.
아냐가 위협존재가 되버린 유령에게서 동생을 보호하려고 뼈를 들고 뛰어가는 장면, 도서관에서 늘 무시하던 존재인 러시아인 친구와 나눈 몇마디의 따뜻한 대화, 짝사랑하던 숀이 여자친구를 두고 다른 여자와 뻔뻔하게 바람피는 장면을 보고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장면, 담배를 권하며 툭툭 신경질적으로 내뱉는 친구의 말에 알아줘서 고맙다 야~라는 말로 웃는 아냐와 친구의 대화 장면 등은 한편의 짧지만 감동적인 영화를 본듯한 여운을 남겼다.
방황하고 지치고 자신의 모습에 회의를 느끼는 이들에게 유쾌한 이 책이 멈출 줄 모르는 생각을 잠시 쉬어가게 해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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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잔 사트라피의 <페르세폴리스>라는 만화가 있다. 이란인인 작가는 프랑스로 유학을 가면서 타국인들은 이란에 대해, 자신의 삶에 대해 얼마나 단편적인 조각만을 가지고 판단하는가를 깨닫고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자신의 삶을 만화로 그려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리주의자들과 테러, 혁명으로 뒤흔들렸던 이란은 이란이었고, 이란인으로서 이방인으로서 유학 생활을 하는 동안 혼란과 고뇌에 빠진다. 그렇기에 책을 읽으면서 이란이라는 나라는 우리가 생각하기에 조금 특수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고, 타국에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방황하는 것은 의외로 다른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냐의 유령>이라는 책 소개를 보자마자 떠오른 것이 바로 이 <페르세폴리스>였다. 자국을 떠나 타국에 머무르는 소녀의 시선을 만화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참 닮았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사춘기 소녀 아냐는 무슨 일을 겪게 될까.
나는 살이 쪄서 고민인데, 어머니는 계속 기름진 음식을 먹으라고 권한다. 옆에 있는 남동생은 누나 속도 모르고 눈치 없이 떠들고 있다. 나를 보고 웃어주나 했더니, 뒤에 있는 아이를 보고 있는 거였다. 오르지 못할 것 같은 농구부 남학생 숀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키고 있노라니 하나뿐인 친구 시오반은 옆에서 속을 박박 긁는다. 실없이 담배나 한 대 피워물고 있노라니 몇 안되는 개수로 시오반과 이러쿵저러쿵 말다툼을 한다. 모든 것이 갑갑해진 그녀는, 학교 대신 시내 외곽의 외진 곳을 향한다. 딴 생각을 하며 걷다가 그녀는 우물 구멍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그 우물 구멍에는 90년 전 살해당해 죽었다는 소녀의 유령이 살고 있었다. 유령은 아냐가 우물 구멍 안에서 자기와 만난 것이 퍽 기쁘고 즐거운듯 했지만, 아냐는 그 모든 것이 시큰둥하기만 하다. 오히려 죽은 소녀의 해골 옆에 앉아 있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 그러나 무사히 우물 밖으로 구출되어 일상을 보내던 것도 잠시, 아냐의 가방 속에 들어있던 작은 뼛조각 덕분에 유령 소녀는 아냐의 옆에 머물게 된다. 아니, 오히려 아냐를 돕겠다고 나선다.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에 대한 고민도 안고 있었던 아냐는 조용히 학교에 따라와 자신을 돕는 유령 소녀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렇게 아냐는 유령과 친구가 되고, 매일매일 그녀와 함께 보내는 하루는 즐겁기만 하다.
그러나 유령 소녀의 모습은 점차 변해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애정어린 조언과 충고였던 유령 소녀의 속삭임은 걷잡을 수 없는 집착과 방황으로 변해가고, 그에 더불어 아냐는 90년 전 살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유령 소녀의 진실에 이르게 된다.
급기야 아냐의 동생까지 위협하기 시작한 유령소녀. 아냐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한번쯤 초능력이 생겨 누군가가 답을 알려주기를 바라거나, 아무에게나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는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나만 보이는 친구가 있었으면, 이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 봤으지도 모른다. 베라 브로스골의 <아냐의 유령>은 분명 러시아 출신인 작가 스스로의 경험이 바탕이 되었을 미국 적응기를 바탕으로 그 상상력을 상당히 깔끔하고 공감가는 캐릭터 아냐와 유령 소녀를 등장시킴으로써 생동감 있는 이야기로 구성해낸 그래픽 노블이다.
그녀의 모습은 다만, 미국에서 살고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중고등학교 시절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살, 남자아이, 친구관계, 성적 등등 전 세계 어디에 있든 아이들의 고민은 비슷한 것이 아닐까 싶다.ㅎㅎ
그렇게 아냐를 둘러싼 고민은 한없이 그녀를 가라앉게 만드는데, 그것을 작가는 '우물 구멍'이라는 것으로 구현해낸다. 그리고 그 바닥에서부터 다시 아냐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그 계기는 90년 전 살해당한 유령 소녀로 인한 것이다.
아냐는 그야말로 언제나 다이어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러시아에서 이민을 온 것 때문에 소위 '잘 나가는' 아이들 사이에서 학교 생활을 적응하기도 힘들 뿐더러 성적도 좋지 않은 자신이 지겹기만 하다. 그리고 그녀는 우연한 유령 소녀와의 만남을 통해 사춘기 소녀의 감성으로서는 상당히 클지도 모르는 몇몇 사건들을 겪는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까지의 모든 것은 모두 겉모습에 불과한 것이었어, 중요한 것은 나의 내면이야,와 같은 청소년 소설의 전형적인 깨달음을 겪고 조금은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끝이 날까?
의외로, 이 그래픽 노블은 그 전형적인 성장의 코드를 녹여내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마지막 페이지에 등장하는 아냐는 아주 조금 '철이 든' 소녀일 뿐이다. 유령의 등장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한결같이 현실적인 설정과 캐릭터 그리고 결말까지 소설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거창한 깨달음 대신 오히려 그래, 어느 정도 갈등을 겪고나면 저런 모습일지도 몰라,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성장이 의외로 독특하게 다가온다. 상당히 전형적인 메시지를 던질 거라 생각했던 이야기 속에서 의외로 탄탄한 현실을 만난 당혹스러움이라 할지 반가움이라고 할지.ㅎㅎ
미스터리를 너무 많이 읽어서일까, 실은 그보다는 유령 소녀가 왜 살해당했으며 우물 바닥과 함께 가라앉아버린 90년 전의 진실은 무엇이었을지에 대해 상당히 궁금해졌는데 그보다는 역시 '아냐'라는 등장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보니 유령 소녀의 사연은 내 상상만으로 채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오랜만에 사람다운 삶을 모방해 가면서 삶을 더욱 갈구하게 되어버려 점점 난폭하게 변해간 '아냐의 유령'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한 번 만나보고 싶구나.
같은 이민자의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는 <페르세폴리스> 그리고 <아냐의 유령>이지만, 상징과 풍자가 절묘하게 녹아있는 <페르세폴리스>와 달리 <아냐의 유령>은 사회보다는 한 소녀의 성장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작가정신의 청소년 문학으로 출간된 시리즈인 만큼, 스토리를 기대하는 나보다는 아냐 또래의 소년소녀들이 읽으면 조금 더 즐거운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
![]() 독특한 제목과 표지에 이끌려 이 책을 희망도서로 신청했었는데, 소설책이 아니라 만화책이었네요. 원래 도서관에서 만화책을 희망도서로 안 받아주던데, 저 처럼 착각을 했는지, 아니면 일반 만화와 달리 청소년문학으로 분류해서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 이 책의 작가이지요. ![]()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을 버린 아냐. ![]() 아냐가 짝사랑하는 남학생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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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생각에 빠져 실수로 사용하지 않은 우물에 빠진 아냐. ![]() 우물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아냐는 우물속 유령이 자꾸 생각납니다. ![]() 그런데 우연인지, 유령의 의도인지 유령의 뼈가 자신의 가방에 딸려오면서 유령도 아냐와 함께 세상밖으로 나올수 있게 되었어요. ![]() 처음에는 유령이 자신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꺼름찍했지만, 유령의 도움을 여러번 받다보니 유령과 친구가 되는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하게 됩니다. ![]() 게다가 아냐의 죽음에 관한 사실을 알게 되며 유령에게 동정심을 느끼게 되지요. ![]() 유령의 도움으로 짝사랑하는 남학생과 가까워지지만, 남학생의 행도에 실망하게 됩니다. ![]() 아냐는 유령이 경험해보지 못한 청소년 시절을 자신을 통해 경험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이해하려하지만 점점 자신과 닮아가는 유령의 모습에 뭔가 으스스한 느낌이 듭니다. ![]() 뭔가 이상한것을 감지한 아냐는 유령의 과거를 찾아보게 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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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자신뿐만 아니라 아냐의 가족 모두가 유령에게 위협을 받게 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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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수호천사가 나타나 시험성적도 대신 높여준다면 얼마나 신날까 나의 분신이 여럿 있어서 힘든일 하기 싫은 일은 모두 해결해준다면 인생이 그야말로 지금 보다 훨씬 멋지지 않을까 상상만 해도 즐겁다.
하지만 수호천사도 분신도 아닌 유령이 나타났다.
그래픽노블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소설인 <아냐의 유령>(2011.11 작가정신)을 읽어보니 소설의 디테일함이 만화라는 역동적인 행동 표정하나까지 마치 영화를 본 느낌이다.
주인공이 겪는 어려움을 설명하는 데 어려운 상황을 비롯해 어떤 사건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해 나간다면 아냐의 유령은 자신을 대신해 주인공 아냐를 통해 복수를 꿈꾼는가 하면 같이 있다 보니 닮아간다고 흡연도 하고 수업도 뺴먹는 등 불량스런(?) 아냐를 따라하기까지 한다.
아냐의 입장에서 처음에 유령은 무섭고 낯설었지만 수호천사처럼 이렇게 요렇게 코치해주다보니 같이 있어도 좋을 거란 착각에 빠지고 억울하게 죽었다는 소리에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도서관에 가기도 한다.
하지만 유령의 진실을 안 순간 공포영화가 된다.
아냐는 평범한 고등학생은 아니다.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체질적으로 뚱뚱한 것이 불만이고 짝사랑하는 숀은 이미 예쁜 여자친구가 있다. 모든 게 그저 달갑지 않은 상황에서 유령까지 따라붙었으니.. 하지만 파티에서 알게 된 겉으로 보여진 행복한 척은 숀의 여자친구의 얼토당토하지 않은 상황(숀의 바람기도 눈 감는)을 보자 현실이 달라보인다.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소재로한 고등학생 아냐의 일상적인 모습, 미스테리 요소가 가미된 유령의 과거까지 평범하지만 비범한 생각이 번뜩이는 그래픽노블의 매력이 물씬 느껴지는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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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참 좋아한다. 어린시절 매달 말일만 손꼽아 기다렸다. 퇴근하는 아빠의 손에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통닭과 월간만화잡지가 달랑거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어른인 아빠도 참 만화를 좋아했던 것 같다. 따듯한 방바닥 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아빠와 함께 만화를 봤던 순간이, 그때는 미처 몰랐던 소중하고 행복했던 순간이다. 반대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그야말로 미쳐버릴 것 같았던 고등학교시절에 역시 곁에는 만화가 있었다. 시외의 학교로 진학을 했는데, 예상치 못한 수준차이로 성적과 함께 자존심도 바닥을 쳤고, 새벽에 나와 한밤중까지 붙잡혀있는 끔찍한 감옥생활이 답답했다. 교무실 한쪽 벽에 플라스틱조각으로 된 이름표들이 점수대별로 붙여져 있고, 매월 모의고사 점수에 따라 정독실이나 도서관, 교실로 품질등급을 매기듯 분류되어져 야간자율학습을 해야 했고, 눈을 부릅뜬 선생들은 수시로 모욕을 주고, 길다란 몽둥이를 성큼 거리는 그들의 걸음걸이만큼 휘둘러댔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눈에 띄지 않는 아이였으니, 어른들은 아무문제 없을 거라 여겼을 테지만, 수시로 가위에 눌리거나 다리에 쥐가 나서 잠을 자기가 몹시도 두렵고 어려웠다. 그렇게 물리적, 심리적으로 어쩔 줄 몰라 하던 때에 유일하게 위로가 되었던 것이 만화였다. 격주로 발행되는 순정만화잡지를 기다리고, 보고 또 보고, 친구들과 나눠봤던 순간이 유일한 해방구였다. 그래서 옛날과 별반 다르지 않은, 오히려 더 극악스러워진 교육현실에 사는 요즘의 중고생들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그들의 강퍅함이 이해된다. 아냐의 유령에 대해 말하려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버렸다. 아냐의 유령은 청소년을 위한 그래픽 노블이다. 만화에서 파생되어 나온 그래픽 노블은 이름처럼 소설이 그림으로 그려진, 잘 짜여진 스토리라인으로 작품완성도가 높은 고급만화(?)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다. 러시아 태생으로 미국에 이민 온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성장소설이다. 러시아에서 이민 온 고등학생 아냐가 현지아이들 틈에서 적응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미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우리 동포들의 모습도 보이고, 우리나라에서 사는 외국인노동자나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의 상황도 생각난다. 우리보다는 훨씬 자유롭고 편안해 보이는 학교생활을 하는 서구사회지만, 그 속에도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겪는 고민은 있다. 학원물, 성장소설은 언제나 재미있다. 우리 모두가 학교를 다니면서 겪었던 경험, 성장하면서 해봤을 고민들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아냐의 유령은 단정하고 예쁜 그림에 유령이라는 환타지의 요소와 현실의 생활이 잘 녹아든 탄탄한 이야기가 재미를 더하고, 가볍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그래픽 노블이다.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답답한 현실과 복잡하고 어려운 지식에 머리가 아플때 살짝 고개를 돌려 토실토실하고 조금은 심통이 있는 아냐가 유령과 함께 벌이는 소동을 읽다보면 어느새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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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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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한 소설책이 아닌, 그래픽 노블이다.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은 만화책의 한 형태로, 보통 소설만큼 길고 복잡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단편 만화의 앤솔로지를 그래픽 노블이라고 하기도 한다.[위키백과]" 전반적으로 청소년 그중에서도 미국의 10대 소녀의 심리나 학교 생활 등을 잘 묘사하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아냐는 자신의 러시아식 억양과 발음이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됐을때 부단한 노력으로 미국 발음으로 완벽하게 바꾼다. 아냐의 말처럼 "다섯 살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를 겪어 봐서"이기 때문인 것이다.
책에서는 그녀의 이민 2세로서 겪는 고충이 나온다. 비록 유머로써 묘사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속에 놓인 아냐나 디마의 학교 생활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모도 보통이고, 학교 성적도 뛰어나지 못한 아냐는 다이어트에 집착하다시피하는 요즘의 10대 소녀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민자이기에 학교내에서도 어느 부류에 속하지 못하고, 이방인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그런 아냐가 우연히 깊은 우물에 빠지면서 이야기는 새롭게 시작된다. 아냐가 빠진 우물에는 무려 90여년 전에 그속에 빠져 죽은 에밀리라는 소녀가 유령이 되어 존재했던 것이다.
우연히 지나가던 남학생에게 구조되어 집으로 돌아온 아냐를 에밀리는 따라 오게 되고, 그때부터 둘은 그 어떤 절친보다 더한 친밀감으로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에밀리는 유령이라는 신분을 이용해서 아냐의 시험도 도와주고, 아냐가 좋아하는 숀이라는 남학생과도 가까워지도록 절대적인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에밀리는 처음의 불쌍하게 살해당한 소녀에서 점점 그 포악함과 악랄함을 보이게 되고 힘도 점점 세어진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아냐가 에밀리 사건을 알아 보게 되고, 놀라운 진실을 알게 된다. 아냐의 마음이 달라짐을 느낀 에밀리는 아냐와 아냐의 가족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데....
외모에 관심이 많고, 남자친구를 만들고 싶어하고, 자기네 무리가 아니면 은근한 왕따로 놀리기도 하는 전형적인 10대 소녀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이다. 결국 에밀리의 모습은 아냐가 그동안 보여준 모습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아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되고, 이전과는 다른 모범적인 학생이 되는 결과를 보여준다.
청소년들의 문제를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이라는 장르로 풀어가는 방식이 흥미롭게 다가오면서, 비록 미국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충분히 한국의 청소년들의 이야기로 보아도 좋을만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책인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