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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로 만들어진 '푸른 수염의 성'을 보았다.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뭔가 다른 느낌이 들어 원작이 궁금해졌다. 샘터에서 나온 책으로 읽고 싶었지만 품절.(도서관에도 없었다.)해서 조금 두꺼운 '주석 달린 고전동화집'으로 선택했다.(이 책 역시 품절) 덕분(?)에 그동안 귀동냥으로만 알고 있었던 동화들까지 읽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그러나 가장 좋았던 점은 '주석'의 도움을 받을수 있었다는 것.동화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 지에 대한 설명이란 편견을 가질수도 있는 법,그런데 여기 실린 주석은 그런 점보다는 동화에 대한 다양한 버전 혹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설명해 주는 인상을 받았다.그러나 가장 놀라웠던 건 '푸른 수염의 성'을 읽은 후 오페라를 다시 보고 싶어한 나의 심정에 찾아온 변화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너무도 상투적으로 막을 내린 결말에 살짝 맨붕이 왔던 걸까? 다시 찬찬히 생각해 보니 오페라 속에서도 동화 속에서도 가장 아픈 인물은 영주라는 생각이 들었다.큰 의미로 본다면 모두가 아픈 사람들이겠지만.가진 것은 많지만 자존감이 전혀 없다면 그 틈으로 무엇이든 들어올수 있지 않을까?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배경 때문에 곁에 있을 지도 모른다는 의심병..은 결국 화를 불러 온다.원작과 달리 오페라 속 그 남자는 그여자에게 의외로 관대하다.열쇠를 달라고 할때마다 고민을 하지만 결국 그녀의 절규와 몸부림 앞에 매번 무릎을 끓게 되니까 말이다.오페라를 보는 동안에는 '사랑'이란 화두로만 그녀와 그남자를 바라 보았던 것 같다.원작을 읽으면서는 그녀와 그남자에게 결여된 것들이 보였다.주석에 달린 푸른 수염의 상징이 아니더라도,호기김도 과하면 화를 불러 올 수 있는 것일테고(때론 모르는 게 약이라고 생각한다.) 자존감이 없는 이에게 의심이란 병은 언제든 마음 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것.오페라를 보면서 내가 느끼고 싶었던 감상 포인트는 아마도 아픔이였던 것 같다.다시 볼 자신은 없지만 다른 버전으로 만들어지는 오페라가 무대에 올라온다면 무조건 볼 생각이다.^^
'푸른 수염의 성' 때문에 찾아 보게 된 '주석 달린 고전동화집'에서 가장 충격(?)적이였던 건 '미녀와 야수'였다.리어 왕 과 유사한 지점이 있었기 때문이다.만약 미녀와 야수의 결말이 해피앤딩이 아니였다면,왠지 리어 왕이 해피앤딩이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삐딱한 생각도 해 보았지만.나에게는 놀라운 발견이였다.그런가 하면 그저 판타스틱한 상황,신나는 모험이라고만 생각했던 내용들이 조금 삐딱한 시선으로 보면 완전 다른 상황이 될때...그때마다 묻게 된다.과연 동화라고 해서 아이들에게 무조건 읽혀도 좋은 걸까? 때론 아이들 시선으로 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보물을 훔치는 것이 영웅담처럼 여겨지게 되는 건 어떻게 바라 보는 것이 옳은 건지 잘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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