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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한 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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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술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많이 마시지를 못하는지라 가능하면 독주를 마시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막걸리나 도수가 낮은 맥주 등은 가급적 피하는 술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런 술의 기호에 변화가 생겼다. 지금 살고 있는 이 곳, 시골로 이사 오면서 변한 취향이다. 텃밭일을 하거나, 집주위를 가꾸다 목이 마를 때 막걸리 한 잔이 주는
"막걸리 한 잔 해야겠다." 내용보기

   막걸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술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많이 마시지를 못하는지라 가능하면 독주를 마시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막걸리나 도수가 낮은 맥주 등은 가급적 피하는 술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런 술의 기호에 변화가 생겼다. 지금 살고 있는 이 곳, 시골로 이사 오면서 변한 취향이다. 텃밭일을 하거나, 집주위를 가꾸다 목이 마를 때 막걸리 한 잔이 주는 매력에 푹 빠졌다. 아내도 홀짝홀짝 잘 마신다. 덕분에 집에 상비되어 있는 술의 종류가 늘어났다. 전에는 소주만 떨어지지 않으면 되었는데 이젠 막걸리도 당당히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 아직까지는 내가 마시는 것보다 아내가 마시는 양이 더 많지만 말이다.

 

  ‘한국 막걸리의 맛과 멋을 찾아서란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 [막걸리를 탐하다]는 막걸리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의 주된 의도는 전국에 퍼져 있는 수많은 양조장 중에서 한국의 막걸리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24곳의 양조장을 선정하여, 그들이 갖고 있는 스토리를 소개하는 것이지만, 막걸리의 역사와 종류, 주조법 등 막걸리와 얽혀 있는 모든 이야기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술이란 법에서 알코올이 1포센트이상 함유된 음료를 말한다. 술을 만드는 원료에 따라 과실주와 곡물주로 분류하고, 제조방법에 따라 발효주, 증류주, 재제주로, 그리고 술을 거르는 방법에 따라 탁주, 청주, 소주로 나뉜다. 막걸리는 처음에 쌀로 빚었으나 1960년대 이후 밀가루와 옥수수가 주원료로 등장한 곡물주이고, 발효주이자 탁주이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막걸리의 평균 도수는 6도라고 한다.

 

  막걸리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등장한 시기는 고구려로 보고 있으며, 20세기 이전까지는 요, 탁료, 탁주, 농주 등으로 불렸다고 한다. 이 중 옛 문헌에 자주 등장하는 탁료는 막걸리의 한자식 표기이고, 막걸리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세기 말에 판각 되어 유통된 춘향전이라고 한다. ‘막 걸렀다에서 유래되어 빛깔이 쌀 뜨물처럼 희고 탁하다는 뜻에서 탁배기, 탁주배기로도 불린 막걸리는 기본적으로 누룩을 발효제로 하여 전분이 주성분인 곡물과 물을 주재료로 하고 있다. 이처럼 막걸리는 장구한 역사를 통해 우리의 술로 자리매김하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막걸리는 술이면서 건강식품이라고 한다. 발효과정에서 증식한 효모균체가 장내 유해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는 정장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막걸리가 허기를 다스려주고, 취기를 심하게 하지 않으며, 추위를 덜어주고, 일하기 좋게 기분을 북돋우며,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을 일러 막걸리의 5대 미덕이라고 말한다. 또한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막걸리는 타 술에 비해 열량이 낮고, 필수아미노산과 유산균, 유기산, 비타민B가 풍부한 웰빙 음료의 대표 주자라고 강조한다. 사실 막걸리의 우수성은 과학의 잣대가 아니더라도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막걸리 등을 제조하는 양조장은 850여 곳이 넘고 생산되는 막걸리도 1500여종에 달한다고 한다. 저자는 그 중 한국의 막걸리로 소개하는데 무리가 없는 양조장 24개소를 골라 소개하고 있다. 포천 이동막걸리, 서울 생장수막걸리, 용인 한국민속촌에서만 판매하던 부의주(동동주로 알려져 있다) 같이 이름을 들어보거나 마셔본 막걸리도 있지만 대부분 생소하기만 하다. 포천 이동막걸리는 군대시절, 서울 생장수막걸리는 시골로 이사오기 전 많이 보았고, 또 마셨던 막걸리이다. 이곳 에서는 일부러 찾지 않는 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막걸리가 흔하다 보니 책에서 소개하는 막걸리를 마시기가 쉽지 만은 않다. 다행히 24곳 중 상주 은자골생탁배기가 집에서 가까우니 언제 한번 찾아가보려 한다.

 

  아내와 막걸리를 마시면서 동네 노인분들에게 술 담그는 법을 배워보라고 말하곤 한다. 예전에는 필요한 막걸리를 각 집에서 담궜기에 아직도 그런 풍습이 남아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혹 그렇게 막걸리를 담글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삶을 윤택하게 하는 한 방법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우선은 막걸리를 사다 마시는 불편이 사라지고 말이다.

 

 

  집에 있는 막걸리 통을 모아보니 네 종류가 나온다. 이 중 서울 생장수막걸리는 동네에서 구입한 것이 아니라 시내에 나갔다가 사가지고 온 것이다. 아내도 이 책을 보더니 시내에 나갈 때마다 책에서 소개한 막걸리가 있는지 확인하고 한 병씩 사오라고 한다. 무심코 마시던 막걸리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갑자기 막걸리가 생각난다. 아내가 부추에 청양고추를 썰어 넣고 전을 부치는데 막걸리 한 잔 마셔야겠다.

k*****1 2018.10.09. 신고 공감 9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