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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 생각'을 만난지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가마득한 기억 너머의 '광수 생각'은 따뜻한 친구였습니다. 90년대 말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여기저기 보따리 장수로 전전하다가 세기말을 이렇게 보내버리나 허탈할 즈음 어느 날 도서관에서 문득 펼쳐 본 신문 속에서 만난 한 컷짜리 '광수 생각'이 머리를 때렸습니다. 97년인지 98년인지 기억이 정확치 않지만 그 한 컷 짜리 만화 때문에 그날 신문을 샀다는... 그리고 그 날의 만화를 오려서 제 다이어리 첫 면에 끼워 넣고 매일 되새김질 했다는 ... 그 내용은 '처음 마음'인가 그랬어요. 페스탈로찌 같은 인간애를 가진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젊은 시절의 꿈을 잊어 버리고 하루하루 밥벌이를 하던 그 시절, 잃어버린 첫마음을 기억하라는 광수의 그 멘트가 제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현실 속의 사람들은 임용문이 바늘 구명처럼 좁다는 핑계를 대며 아무도 반기지 않는 낯선 문을 기웃거리던 저를 비웃었지만 광수는 따스하게 다가와 옆구리를 쿡쿡 찔러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정신차리고 임용준비를 했나 봅니다. 6개월 동안 별을 보며 도서관을 오가던 시간이 행복하고 왠지 모르게 날아갈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그 기분은 자신감으로 이어져 저는 그해 임용에 당당히 합격하여 꿈에 그리던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되고서도 저는 그 '광수생각'이 전하는 처음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해마다 바뀌는 교무수첩에 갈아 끼웠습니다. 색이 바래고 너덜너덜해졌지만 그 격려의 마음은 그대로 변치 않았습니다. 덕분에 페스탈로찌가 되지는 못했지만 모든 활동에서 늘 아이들의 꿈을 우선에 두고 고민하며 교육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어느 새 50 문턱을 넘어 교단일기의 끝이 다가옴을 느끼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다른 자극제도 있었을 수 있겠지만 저는 단연코 광수가 들려준 말 한마디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힘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다시금 광수 생각을 떠올리게 된 것은 오랜만에 졸업한 제자가 보내온 안부편지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꿈을 포기한 채 지내지만 문득 선생님이 생각났다며 보낸 안부 편지를 읽고 그 학생이 학창시절 정말 눈빛을 반짝이며 매순간 진심이었던 모습이 떠올랐어요. 이 제자에게 힘을 주자! 제게 광수가 위로해주었던 것처럼 목표 잃고 방황하는 제자에게 광수는 또 다가가 위로해 줄것이 분명할 테니까요. 그때 그 내용이 어디에 담겨 있는지 몰라 '광수 생각' 시리즈를 다 구입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옛날 함께 뛰놀던 동네친구를 만난 기분으로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전해져오는 뭉클함, 따뜻함, 때로는 가벼운 웃음으로 때로는 묵직한 메아리로 여운을 남깁니다. 제자에게 저의 사연과 함께 책을 보냈습니다. 제가 일어선 것처럼 제자도 밝고 씩씩하게 일어서 꿈을 향해 달려갈 거라 믿습니다. 이제 '광수생각'을 학급문고에 비치해 두고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매일 생각의 거리를 전하고 싶습니다. 광수님! 정말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