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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북한문제가 김정일의 최근 사망 소식과 함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김정일의 사망소식도 갑작스러운 특보로 접하게 되었고, 이전에 이미 후계자로 거론되던 김정은의 최근 소식도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자주 듣게 된다. 하지만 전체적인 북한이라는 나라에 대해 손에 잡힐듯 잘 안다고 하기에는 많은 부분 의문이 남는다. 사실 이전에 워낙 오랜 기간 분단된 우리나라 현실에 대해 그다지 많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연평도 사건과 천안함 사건 등을 계기로 한 층 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련의 여러 사건들이 우리와 너무도 밀접한 관계에 있는 만큼 갈수록 더 그들의 속내가 궁금해졌다.
[왜 북한은 극우의 나라인가?] 라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이전에 '통일전망대' 같은 프로그램을 만나도 잘 보지 않고 지나치던 경우와는 다르게 꼭 한 번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만큼 그들에 대해 너무 많이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전체적인 윤곽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외국인 북한 전문가의 눈에 비친 북한이라는 나라와, 내가 그나마 조금 알고 있는 그것이 과연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요즘 모 개그프로그램에서 말하는 '불편한 진실' 이라는 말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생각되었다. 그들 북한 주민들의 생각이 어떠하며 왜 그들이 지금처럼 모든 것이 소통되는 시대에도 여전히 지탱되고 있는가를 아는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모든 것을 자기들의 선전용으로 듣기 좋게, 믿을 수 밖에 없도록 바꿔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상식이 되어 돌아가고 있었다. 수뇌부들이나 그 이상의 지도자들에게 주민들을 속이고, 자신들의 힘을 계속 지켜가는 방법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방법으로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책 속에는 자주 그들의 문학작품이나 선전용 그림을 만나게 된다. 또한 여러가지 방송이나 행사, 포스터 등을 통해 철저하게 왜곡되어가는 그들만의 방식이 북한 주민의 다수에게 아직도 먹히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김정일 사망소식이 들리는 그 순간 북한의 조짐에 대해 이런 저런 방송을 많이 접하게 되었지만, 아직은 별 이상없이 김정은의 위치가 굳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삼대세습도 놀라운 일이지만, 그들이 왜 자신들의 권력을 여전히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해 책을 통해 절실히 알게 되었다. 언제까지 그들만의 방법이 통할까 한편으로 궁금하기도 하면서 북한에 대해, 그들이 지속되어지고 있는 이상한 현실에 대해 조금이나마 눈을 뜨게 되었다. 특히 모성적인 지도자의 숭배를 주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동안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내용으로 북한이라는 나라의 사상에 대해 또 다른 생각을 갖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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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특이해 읽어 보았는데, 무척 의아함과 불쾌감이 강하게 남는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바는 무엇일까?
<극우는 민족주의다.
민족주의는 허구요 사기다.
북한은 민족주의를 주창한다.
북한은 나쁜 나라다?>
'한국 민족주의'에 대한 과도한 혐오와 증오로 점철된 이 책의 내용들을 보고 느낀대로 조목조목 비판해 볼까 한다. (강조하지만, 저자는 한국의 민족주의와 파시즘을 문제 삼았지, 민족주의와 파시즘 자체를 문제삼은 것이 아니다.)
1. 북한 얘기를 하면서 왜 조선의 민족주의와 소중화 문제를 거론할까?
책장의 첫머리는 북한의 시조인 김일성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그래서 도대체 저자가 왜 삽입했는지 알 수 없는 조선왕조와 중국과의 사대 관계로 시작한다.
저자는 조선의 선비 등 지식인 계층은 스스로를 작은 중국이라는 뜻인 소중화라고 불렀고, 따라서 조선의 민족주의는 매우 희미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제 시대가 되자 역시 지식인들은 일본을 찬양하는 친일 선전에 열심이었다고 덧붙인다.
여기에 저자는 이영훈의 글과 해방 이후 발표된 소설 꺼삐단 리을 근거로 들면서 한국인들은 민족주의에 회의적이고, 친일적인 성향을 가졌는데 왜 민족주의를 내세우느냐며 문제삼는다.
그러나 조선이 소중화라고 칭했다고 해서 그게 곧 조선이 중국의 일부라는 뜻일까? 조선과 중국은 엄연히 다른 나라였다. 조선시대 중국, 명나라는 오늘날 미국과 같은 세계 최강대국이자 최고의 문명 국가였고, 그런 명나라를 닮고자 하는 것은 조선 선비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오늘날 한국이 정치와 경제와 군사와 문화와 사회 등 여러 면에서 미국을 닮고자 노력하는 것도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이 미국의 일부이며, 한국의 민족주의는 별 것도 아닌 형편없는 것이라고 무식하게 말할 수 있을까?
조선이 정말 자국을 중국의 일부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민족의식이나 민족주의가 희박했다면 뭐하러 한 나라의 최고 통치자인 세종대왕이 독자적인 글자인 한글을 만들어 배포했을까?
이렇게 말하면 저자나 민족주의 혐오자들은 한글은 가난하고 무지한 천민들만 썼지, 왕족이나 양반 같은 계층들은 안 썼으며, 조선 시대에 한글은 아무런 쓸모도 없는 글자였다고 매도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효종 임금이나 사도세자, 정조, 명성황후 같은 조선의 왕족들도 서로 간에 보내는 편지를 한글로 썼으며, 한글로 만들어진 불경이나 소설 등도 조선 시대에 무수히 출판되었다는 사실은 알까? 한글 소설을 써낸 김만중이나 박지원 같은 양반들은 조선인이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인이었나?
참고로 김만중은 우리말을 버리고 다른 나라의 말을 통해 시문을 짓는다면 이는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조선 시대에는 민족주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는데, 어떻게 김만중 같은 사람이 활동할 수 있었을까? 김만중은 타임머신을 타고 현대에서 조선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난 사람이었나보다.
또, 이영훈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일제의 통치가 축복이었다.", "안중근과 김구는 테러리스트다.", "조선이 망한 건 반일 때문이다."라는 식의 친일 발언을 연일 터뜨리며 큰 비판을 받았던 뉴라이트 계열의 인물이다. 그런데 이 뉴라이트가 일본의 극우 세력인 도요타 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으며 일제 식민 시절을 찬양하는데 앞장서는 조직이라는 건 저자가 알고 있으려나?
소설 꺼삐딴 리만 해도 그렇다. 소설의 주인공이 친일파였다가 친소파였다가 친미파로 카멜레온적인 변신을 한다고 해서, 그걸 가지고 모든 한국인들은 기회주의자에 친일파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일제 식민 시대를 살던 사람들 중에서는 일본에 건너가 살았지만 민족 정신에 눈을 떠 일본 임금을 암살하려 폭탄을 던진 이봉창도 있었고, 조선 본토에서 농민 계몽 운동을 하다가 상해 임시 정부에 가담하여 상해 홍구 공원에서 일본군 요인들을 폭살한 윤봉길도 있었으며, 자기 전 재산을 독립 투쟁에 바쳐가며 희생한 이희용 일가도 있었고, 일본군에 강제 징집당했다가 탈출해서 수천 킬로미터를 도망쳐 광복군에 투신한 장준하도 있었다. 이들은 한국인이 아닌 다른 나라의 외국인이었으나 보다.
저자의 논지대로라면 일본에서 나온 '돌아오지 않는 강'이나 '배틀로얄' 같은 소설들을 예로 들면서 일본은 신분 차별이 극심하고 국민들 간에 불신을 조장해서 정부의 노예로 만드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야만 국가라고 욕해도 될까?
2. 일본은 한국 문화를 말살하려 하지 않았다?
저자는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이 한국 문화를 말살하려 했다고 아는 것은 사실이 아닌, 잘못된 인식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말살이라는 단어가 총이나 칼을 들고 대량 살육을 자행될 경우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1941년 이후, 일본이 미국과의 전쟁에 돌입하면서 일본은 분명히 조선인들에게 조선어와 한글 사용을 금지시키고, 일본어와 가나 사용을 강요했다. 이는 조선의 언어와 문자 문화를 말살하고 조선인을 일본 문화에 강제로 동화시키고자 했던 문화 말살 정책이었다.
이런 게 말살이 아니라면 저자가 생각하는 말살의 개념은 대체 뭘까?
3. 한국이 외국인 혐오증 국가?
저자는 북한만 아니라 남한(한국)도 비슷한 맥락에서 본문 내내 까고 있다. 그 중 하나로 2007년 조선일보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칼을 들고 한국인 소녀를 위협하는 장면을 넣었다며 남한이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는 나라라고 욕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의 나라인 미국의 애리조나 주에서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에게 주는 혜택을 폐지하고 불법 이민자들을 모두 추방하라고 요구하는 주민들이 나서서 시위를 벌였고, 주 의회에서 이를 받아들이는 법안을 채택했으니 미국도 외국인 혐오 국가가 되는 것일까?
일본에서는 청소년들이 몰려 다니며 몽둥이로 브라질인을 구타해 죽인 사건도 있었고, 알제리인에게 방을 빌려 주지 않거나, 목욕탕 같은 공공 장소에 출입을 금지하는 일도 있었다. 그렇다면 일본도 외국인 혐오 국가가 되는 것일까?
프랑스에서는 르팽 같은 극우 정당이 활동하고, 독일과 러시아에서는 히틀러를 찬양하고 터키인 같은 외국인 이민자들을 살해한 네오 나치가 득세한다. 그렇다면 프랑스나 독일, 러시아도 외국인 혐오 아니 외국인 살해 국가가 되는 것일까?
추신: 한국은 현재 국회에서 날치기를 하면서까지 미국과의 FTA를 추진했으며, 모든 초등학교에 의무적으로 외국인 영어 강사들을 등록하게 하였다. 한국의 국가 정책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고작 신문에 난 만평 하나 가지고 한국이 외국인 혐오 조장 국가라면, 저자가 생각하는 외국인 혐오 조장 국가와 그렇지 않는 국가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설마 외국인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나 내용을 전혀 싣지 않은 언론을 가진 나라라면 그런 나라는 이 지구상에 단 한 곳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일본만 해도 자국 내의 불법 체류 외국인들이 범죄를 저지른다며 그들을 보면 신고하라는 내용의 경고문을 정부가 직접 나서서 제작하고 TV에 중계하며, 브라질에서 온 이민자들이 범죄를 저지르니 조심하라는 내용의 경고 방송을 대형 마트 같은 공공 장소에서 틀어준다. 서구 선진국인 덴마크에서조차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하마드의 터번 밑에 폭탄이 숨겨진 만화를 신문에 실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저자의 기준으로 볼 때, 일본이나 덴마크도 한국 같은 외국인 혐오를 언론에서 조장하는 국가인가 보다. 어허! 이것 참 야단났네~ 0_0;
마치며: 북한을 비판하고 싶다면 북한 체제의 잔인함과 폐쇄성, 억압성과 빈곤 문제를 거론해도 될 터인데, 엉뚱하게 민족주의를 거론하며 북한과 더불어 남한까지 싸잡아서 매도하고 있는 저자의 주관에 전혀 동조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민족주의가 모든 악의 근원이라면 한국에서는 한글과 한국어를 금지시키고, 국제 공용어인 영어와 알파벳만을 사용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 역사상 가장 많은 일본인을 살육한 반일 민족주의자의 영웅인 이순신과 대마도를 정벌하여 일본인들을 죽이도록 지시한 세종대왕을 기리는 모든 유적지를 파괴해야 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생각같아서는 이 책에 별점 0점을 주고 싶은데, 별점에 0이 없어서 할 수 없이 1점만 준다.
아, 그리고 저자가 참고한 이영훈 같은 인사가 몸담고 있는 뉴라이트가 어떤 단체인지, 몇 개 요약해서 따로 올리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