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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노트 욕심이 많아서 그림이 예쁜 노트라면 모으기에 바빴다. 모아놓은 노트를 그저 가만히 보던 때가 지나고 언젠가부터 그 안에 글을 꽉꽉 채워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날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적었다. 그 글들이 대부분 저녁 시간에 쓰였다면 일기라고 칭했을 텐데 그저 내가 마음이 내킬 때만 적었으니 일기도 아니고 그저 단상일 뿐이다. 그 버릇은 지금까지도 계속되어 작은 수첩, 큰 공책, 칸이 넓은 다이어리 등 이것저것 적기에 바빴더랬다.
무언가를 적는다는 행동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 아닌 누군가가 봐주기를 원하는 마음도 함께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시간을 가리지 않고 적는 일이 유난히 많았던 사춘기 때는 친하게 지냈던 오빠에 대한 이야기를 주절주절 적었다. 내용은 그와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소하게 풀어놓은 것이었다. 나는 공책을 그대로 책상 위에 놓고 밖에 나갔다 왔다. 자리로 돌아오는데 친구가 내 공책을 읽는 것을 보았다. 아니, 뭐야. 내가 적은 거 아냐. 그런데 우습게도 그 상황이 싫지가 않은 거다. 멀리서 본 친구는 킥킥 웃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내가 가까이 가니 친구는 놀란 표정으로 변명을 늘어놓았다. 슬쩍 물었다. 내 글이 어때? 그 오빠에 대해서 잘 쓰지 않았어? 친구는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그 오빠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늘어놓기 시작했다. 나와 친구가 한층 더 친해진 느낌이랄까.
다음 책을 준비하는 다키 할머니는 담당편집자에게 하녀살이를 하던 시절을 정리하겠다고 한다. 하녀살이? 지금 이 시대에 누가 하녀의 이야기를 궁금해 한다고. 거절 아닌 거절을 당한 다키는 홀로 그 시절을 회상하며 글을 쓰기 시작한다. 남의집살이를 시작하게 된 배경부터 시작하여 평생을 일하겠다고 마음먹었던 자신의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작은 집의 이야기도 적는다. 그 시기는 중일 전쟁이 발발했고 군비 축소, 세계 평화 유지 등이 화제였다. 때문에 조카 다케시는 다키 할머니의 노트를 우연히 보고 난 뒤부터 시대가 이런 상황인데 시대적 언급은 없고 개인적인 일만 가득하다고 계속 딴죽을 건다. 하지만 자신의 일을 소소하게 적는 다키 할머니에게는 시대 상황은 그리 중요하지가 않다. 그녀가 노트를 적는 이유는 따로 있기 때문이다. 하녀가 지켜야할 덕목 같은 것이라고 한다면 할 수 있는 소설가 고나카에게 들은 이야기 때문이다.
“영국의 한 하녀는 학자인 주인을 위해서 주인의 친구이자 라이벌이 쓴 논문을 실수인 척 불태워 버리지. 그러나 주인은 그 일을 모른 척하고, 하녀는 죄를 뒤집어쓰는 대신 똑똑한 하녀라는 칭호를 얻게 돼.”
작은 집에서 하녀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던 다키가 접한 한 가지 사건은 바로 사모님의 미묘한 변화를 알게 되면서다. 주인을 성심껏 모시고 가정을 돌보는 일에 최선을 다하던 다키 할머니가 그 일을 함구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은 옳다 그르다 말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멍하니 앉으면 자꾸 떠오르는 아주 먼 옛날의 기억을 떨쳐내기에는 글이라는 수단 밖에는 없다.
그나저나 다키 할머니는 조카가 아니었다면 작은 집의 이야기를 노트에 적던 일을 그만하지 않았을까? 조카가 읽어주는 것, 그 누군가가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이기에 글을 쓰는 것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 내 글을 읽는 다는 것은 짜릿한 경험임에 분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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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참으로 이쁘고 따스한 느낌의 표지이자 제목이다. 표지와 제목의 느낌이 그대로 전달된 글이었다. <이책은> 서평단 모집 당첨 도서다. <저자는>
<책내용 맛보기>
<책읽은 소감> 어린젊은날에 첫직장을 시내버스로 오가던 중간지점에 표지와 거의 흡사한 집이 있었다. 빨간 지붕이 M자를 약간 늘려서 펼쳐놓은듯한 작은 두 집을 이어놓은듯 깔끔하고 이쁜 집이었다. 그 당시에 그 집이 그리도 가슴에 남았던건 약간 높은 지대이기도 하지만 그 주위의 집들이 빨간 지붕은 없었기에 그 양옥집이 더 눈에 들어오고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를 왠지 그려봤던 기억이 있다.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사람들일거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그 집은 건재한다. 물론 단 한 번도 그 집 사람들을 본 적은 없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봤기 때문이다. 내 기억속의 기분좋은 풍경이자 뚜렷한 각인인 그 집과 흡사한 표지를 보던날 설레이던 마음이 지금도 여전하다. 이 기억은 아마도 평생을 갈 것 같다. 그 안의 사람들이 왠지 그리운 마음과 함께. 하물며 '작은집'에서의 생생한 기억이 있는 다키 짱에겐 얼마나 사무치게 그리웠을까나...
'하녀'라는 단어에서 느껴짐은 일종의 모멸감과 가장 하층사람이라는 인식이 우리네의 뇌리엔 너무나 강렬하게 박혀있다. 여기서 다끼 짱이 '하녀'라는 직업을 얼마나 대견해하고 자랑스러워하는지에 무척이나 어안벙벙했다. 즉, 섬나라 사람인 일본정서와 우리네 정서는 엄연히 다른데, 그곳에선 하녀라는 위치가 무시당하는 직업은 아니었던 듯 싶다. 오히려 좀 살만한 집에서 하녀를 고용하는데 마땅한 하녀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보니 다끼 짱같은 하녀는 서로가 원하는 처지였으리라 짐작할 뿐. 대부분 하녀로 가는 사람은 형편이 좋지 못한 사람이 가는건 맞는데, 얼마나 주인집을 잘 만나느냐 따라서 처지는 많이도 다른데 그건 주인집 쪽에서도 마찬가지였으리라.
다끼 짱이 일찌기 8살 어린 나이에 글쓰는 교수 집에 하녀로 들어갔을때 그 교수는 성희롱 비슷이도 했었고, 무엇보다 '좋은 하녀'라는 단어를 구사해준 게 자랑스러움이다. 뭐냐면, 그 교수가 몇 번이나 해준 말을 빌리자면 어떤 교수가 논문을 발표하지 못하고 초조할 즈음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교수는 이미 발표할 즈음이 되자 똑똑한 하녀가 그 논문을 불태웠는데, 그게 주인을 위한 현명함이었다는 것. 그 말을 자꾸만 반복해서 해주자 의미를 조금씩 깨달아가는데 다끼 짱이 그런 좋은 하녀라는 의미의 칭찬임을 감지하니 주인을 위해 자신도 그러리라 내심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된다. 세월 흘러 이와는 다르지만 확실히 그 역할을 했다. 그게 누구를 위한건지는 명확히 알 수 없으나 모두를 위한 것 같기도 하고 자신만을 위한 것 같기도 하고 애매모호하다.
자신이 소개를 받아서 간 집은 4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젊은 사모님과 어린 아들을 그렇게 접하고, 아이 아버지가 교통사고사하고 재혼을 하는데 하녀는 같이 가게 된다. 나이 차가 많은 남편을 맞았지만 경제적으론 부유했던 사람은 약속대로 작은집을 지어준다. 재혼한 사람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없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어느새 다끼 짱도 여자가 되다보니 느낌으로 알게 된다. 주인은 남자의 내음이 없다는것. 어쩜 미모의 부인을 사랑하는 맘은 가득하고 자애로우나 부부관계는 영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니 하늘을 봐야 별을 따는데...별 볼일 없는 거고 전남편의 자식이지만 친자식이상으로 대하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타고난 미모가 예쁜데다 젊은 사모님은 과시욕도 강하지만 유난히 다끼 짱과는 잘 지낸다. 다끼 짱이 자신의 직분에 충실하고 겸손하면서도 알뜰하고, 요리 솜씨며 갖가지 재주가 많은 살림꾼이자 사모님의 심성을 잘 맞춘것 같다. 슬기로움과 현명함을 겸비한 좋은 하녀였음에 틀림없다.
중략
나오키 상(http://100.naver.com/100.nhn?docid=34110)은 '애도하는 사람'이란 책이 당첨되면서 검색을 해보곤 얼마나 의미 있는 상인지를 알게 되었다. 애도하는 사람 책이 너무나 작품성이 탄탄하고 뛰어난 수작으로 다가왔기에 나오키 상 수상작품이라는 타이틀이 들어가면 무조건 인정하는 마음이 되다보니 이 책도 표지와 제목에서 기분좋은 풍경이 떠오름과 동시에 호기심 자극 팍팍이었다. 과거를 회상하며 적어내려가는 따스한 심성과 시선이 곰살맞다. 나이 지긋한 독신녀가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니 좋은 기억으로만 걸러졌음직도 하다. 감정도 당연 무뎌졌을 법도 하다. 또한 과히 나쁘지 않았던 매우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들이자 시절이었으니 회상하는 시간들이 대체적으로 정겨움이다. 경제적으로 크게 바닥이 아니던 가정이었기에 현실과는 조금은 동떨어진 면도 있다. 하녀로서 현실에 밝지는 않다보니 전쟁의 여파가 그리 크게 부각되지도 않는다. 다만 자신네 나라에서의 관점으로보니 태평양전쟁이나 난징대학살 같은 전쟁도 사기진작을 위한 동원 등 당당함과 담담함이 자리한다. 읽어내는 나는 거북하기가 말할 수 없었다. 우리 민족이 과거 침략이나 아직도 미해결인 위안부 문제등이 엄연히 존재하다보니 더욱 불편한 감정이었음이 큰 탓이다. 정치적으로 씌여진 책이 아닌 개인의 한 시절을 회상하면서 아주 조금 불거지는 극히 일부인 내용일뿐이지만 역사적으로 얼마나 큰 사건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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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초중반까지 읽을때까지만 해도, 대체 왜 이 책이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하는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본의 평범했던 역사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 금단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게다가 '다키'라고 불리는 가정부의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충직함에 놀랄만큼 그녀의 캐릭터는 독특했다.
이 책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키'가 가정부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이 쭉 연결된다. 충직한 가정부 다키는 처음 가정부 생활을 하면서, '똑똑하고 현명한 하녀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평생 기억하며 생활한다. 그리고 자신이 마지막 삶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히라이가에서 그녀는 그녀 스스로 그 '똑똑하고 현명한 하녀'가 되었고, 그러면서 그녀는 평생을 그 일을 두고 후회하고 있었다.
이 책은 잔잔하지만 후폭풍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충직한 가정부 '다키'에 대해서 파악하면서 글을 다 읽고 나면, 책을 덮는 순간 머리를 스치는 후폭풍을 느낄 수 있다. 초중반까지는 별 생각없이 편안하게 쓰여져 있는 이야기들을 흡수하는 것에 그쳤지만, 후반부에 가면 '다키'의 감정이 홍수처럼 밀려온다. '가족'이 아니라 '가정부'라는 입장에서 다키가 했어야 하는 선택, 그리고 가정에 도움이 되는 '똑똑한 하녀'가 되는 방법을 선택한 그녀의 결정이 두 사람에게는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지 독자들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독자의 흐름에 따라 꾸준히 변신해나가고 있다. 처음엔 역사소설처럼, 중반부엔 로맨스소설처럼, 그리고 끝에는 정말 미스테리로 이어져나간다. 한 책 안에서도 다양함을 느낄 수 있어서 새롭고 신선했다. 평범한 다키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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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두번 장르문학에 수상하는 나오키상.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이유때문에 책들을 고르곤 한다. 상을 받은 책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장르문학이라 그런가 나오키상 수상작은 늘 관심의 대상이다. 어떤 책이 받았을까? 어떤 내용을 담은 책일까? 이번 책도 그래서 더 기대했고 기다렸다.
처음 책 표지를 보았을때 빨간 지붕이 있는 이층 집과 집 주변에 있는 나무가 있는 집. 그 집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이렇게 따뜻하게 보이는 집. 그 집에서 다키 할머니는 정말 행복했겠구나. 다키가 오래도록 기억속에 살아 있는 그 집을 추억하는 글이라 더 기대가 되었던 책이다.
1930년대의 일본. 시골집을 떠나 도쿄로 간 집에서 하녀 노릇을 하던 다키. 때로는 아주 잠깐의 시간이지만 평생을 그 기억속에서는 사는 경우가 꽤 있다.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 준 사람들. 주인집 도련님을 마치 자신의 아이처럼 사랑으로 품어 마음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기억들. 열두세 살의 아직 어린 다키에게 스물두어 살의 도키코 사모님과 함께한 시간들이 그렇다.
세월히 흘러 아흔 살이 다 되는 다키 할머니는 오래전에 하녀로 일했던 일을 경험삼아 책을 낸 후 다른 책들 내려던 중에 아직도 잊지 못하는 '작은 집'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자고 생각한다. 작은 노트에 빨간색 삼각지붕이 있는 그 집에 있었던 일들을 기억한다. 영화배우처럼 아름다웠고 어렸던 도키코 사모님과 자매처럼 지냈던 일들. 다리가 불편한 교이치 도련님, 완구회사에 다니는 사장님. 하녀살이란게 주인집의 일을 알아도 모르는 척, 보아도 보지 않은 척을 해야 한다.
그녀가 지냈던 그 작은 집에 있을때 역사적으로 일본은 중일전쟁을 했고, 도쿄 올림픽 유치를 반환해야했고, 제2차세계대전을 치르기도 했던 시대였다. 전쟁이야기가 주를 이루는게 아닌 전쟁속에서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배급을 받아야 하는 상황속에서도 손님이 오면 낼 음식을 준비하고 도련님이 커가는 시간들. 사모님의 마음속에 들어온 이. 그걸 바라보는 착잡한 마음들을 그려냈다.
사람은 비밀을 간직하면 언젠가, 누구에겐가는 말하고 싶은가 보다. 작은 노트를 준비해 몇십 년전을 일들을 말하고, 그 시절을 추억하며 후회하기도 하고, 그리워하기도 한다. 아마 후회하는 것보다 그리워하는 게 더 클수도 있다. 그녀가 말하는 진실 속으로 다가가며 우리는 그녀가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진실을 알수 있게 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평생동안 그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 그 마음들을 책으로 펴내는 일 또한 그리움을 간직하는 일일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느껴지는 감정은 왠지 아련함이다. 추억속을 맴돌듯 느껴지는 그런 아련함.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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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말에 망설임 없이 골랐고, 역시 이 작품은 나오키상의 백미다."
흥미진진하고, 쉴 틈 없이 흘러가는 일본 추리소설의 매력에 빠져 점점 일본 소설의 맛을 알아갔고, 그 덕분에 입문한 일본 소설의 세계에서는 나오키상 수상작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아직 나오키상 작품들을 많이 접해봤다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읽게 되는 작품마다 흥미롭게 흘러가는 이야기와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적인 문장들 덕분에 언제나 마음이 풍요롭고, 즐겁고, 때론 아련해졌다.
이 책은 따뜻한 표지와 짧은 책 소개에 끌려 단숨에 구입해 읽게 되었다. 책 소개에 끌렸다는 얘기는 내가 얼마 전에 본 영화 <헬프>의 영향이었다. 흑인 가정부로서의 삶을 담담히 서술하며, 흑인 가정부가 유유히 걸어가는 마지막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영화 <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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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부터 1945년.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도쿄의 작은집에서 하녀로 일했던 다키 할머니. 시골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결혼도 하지 않고 평생 하녀로 살아간다. 노년을 맞이한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는 의미로 회고록 비슷한 수기를 쓰기 시작한다. 그녀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친척의 소개로 고나카가에서 하녀로 일하게 된다. 그곳의 주인인 소설가인데 그는 그녀에게 이런 말을 한다. 옛날 영국에 하녀가 있었어. 그녀는 자신의 주인을 위해 주인의 경쟁 상대인 주인 친구의 논문을 불쏘시개 삼아 난로에 넣어버리고 그 죄를 뒤집어 쓴 대신 똑똑한 하녀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다고... 똑똑한 하녀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녀는 하라이가로 옮겨간다. 장남감 회사 상무인 주인과 미모의 사모님 그리고 귀여운 도련님. 작지만 빨간 지붕이 아름다운 그 집에서 다키는 열심히 일한다. 다키는 일반적인 하녀의 생활인 아닌 근대적인 생활을 함께 누리며 가족과도 같은 시간을 보낸다. 일제의 침략 전쟁은 격화되지만 하라이가는 부를 누리며 행복하다. 어느날 남편의 장남감 회사에 디자이너로 이타쿠라 쇼지가 들어오고 다키는 그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감지한다.... 그 후.... 가끔 다키 할머니의 안부를 살피러 오는 다케시는 할머니의 회고록을 보고는 트집을 잡는다. 하지만 다키 할머니가 다케시에게 남긴 것이 있다. 바로 할머니의 회고록이었는데... 전반적으로 잔잔하면서도 큰 강약 없이 무난하게 잘 읽힌다. 하녀의 인생을 살았지만 다키는 하녀라는 직업에 대해 자부심이 있었고 당당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주인을 위해 다키는 최선을 다했고, 가족처럼 행복하게 지냈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무덤까지 가지고 갈 수 밖에 없었던 비밀이 있었다. 그 비밀이 다키에게 혹은 아름다운 주인에게 정답인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두 눈 꼭 감고 아름다운 주인의 손을 들어주었다면 어떤 결말이, 어떤 삶이 펼쳐질지 모르겠다. 지나치게 주인의 삶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흐르는 강물처럼 그냥 놔두는 것이 좋은지, 아님 개입했기에 좋은 추억으로 남았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옆에서 누군가 옛날이야기를 해주듯 재미있지만 시대적인 상황이 우리나라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읽는 내내 불편했다. 다른 나라들을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고 자신들은 부귀영화를 누리고 전쟁의 승리를 자신한다. “하와이를 이어 괌, 괌을 이어 홍콩, 황군은 적이란 적은 모조리 물리치고 있어. 이 강력한 일본을 건드릴 수 있는 나라 따윈 없다, 이 말이야. 미국 따위, 태평양 한복판에서 끙끙 ,신음만 하게 될 걸. 본토 습격이라니 어림없어 어림없지.” (p237) “미국인도 제법 하네, 칭찬해 줄 만해 하지만 결국 별짓도 못하잖아. 걱정할 거 없어.“(p247) 자신들이 누리는 부가 누군가의 피이자 땀이라는 사실은 그들은 알까? 1930년에서 45년이라면 우리에겐 식민시대를 어렵게 넘기고 있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지구상에서 자신들이 최고의 힘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중국이든 미국이든 깔보는 듯 한 이야기는 많이 거슬린다. 그러면서도 정작 제일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 한 우리나라에 대한 언급은 없다. 분명 잘 써진 소설이고 재미있는 소설이지만 나는 왜 씁쓸한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할까? 소설은 소설일 뿐이라고 인정하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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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저마다 자신만의 특별하고 애틋한 사연이 있고, 시간이 흘러도 쉽게 잊어지지 않는 아름답지만 한편으로 애잔한 추억들이 있으며, 죽음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모르게 혼자 간직해야하는 비밀스런 이야기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우리의 삶 속에 어떤 유의미한 존재가 되어, 때에 따라서는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하며 목적이 되기도 한다. 우리의 인생은 수없는 선택의 과정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운명은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며, 그 선택의 결과가 어떠하든지 간에 그로 인한 모든 책임은 남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몫으로 남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것이 설사 자신에게 있어 평생 후회와 회한으로 남더라도 이를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고, 어떠한 경우라도 죽는 날까지 스스로 어깨에 짊어지고 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단 한 번 선택으로 평생 동안 가슴에 지울 수 없는 한을 품고 살아야 했던, 한 여성의 지나온 삶의 흔적을 생동감 있고도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심리적 갈등을 시대적 배경에 맞추어 적절하게 조화시켜 내고 있어,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 볼만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주인공 다키는 일본의 어느 시골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나 소학교를 갓 졸업하자마자 불과 13세라는 어린 나이에 당시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집에서 흔히 그랬던 것처럼, 하녀로서 남의집살이를 위해 도쿄로 가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처음 시작된 하녀생활에서, 그녀는 집주인으로부터 똑똑한 하녀에 대한 영국의 어느 일화를 듣고 나서, 자신이 하는 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지, 결코 남들의 시선에 좌우되는 부끄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일종의 자부심과 같은 동기부여를 얻는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도쿄 중산층의 가정이었던 히라이 가문으로 옮겨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자신은 결혼하지 않고 평생 하녀의 삶을 살아도 좋을 만큼의 하녀로서의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그녀는 뜻하지 않은 곤란한 상황을 맞게 된다. 그것은 자신과 그동안 서로 신뢰하며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집안의 사모님이 외간 남자와의 사이에서 생긴 미묘한 애정의 문제였고, 결국 자신은 하녀로서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하는지를 두고 심각한 마음의 갈등을 느끼기에 이른다. 제목에서와 같이 빨간 기와지붕이 얹힌 작품 속의 작은집은, 주인공 다키에게 있어 고향 마을 자신의 집에서도 결코 느낄 수 없는, 마음의 여유와 행복한 삶을 유지하게 만들어 주는 자신만의 유일한 공간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 공간이 어떠한 이유로라도 타인에 의해 침해당하지 않고 영원히 지속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라는 것이 언제나 자신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닌 것처럼, 마냥 행복할 것만 같았던 그 공간에도 생각지 못했던 의외의 변화가 일어날 조짐을 보인다.
이 소설은 1930년대 일본의 어느 작고 가난한 시골 농촌에서 태어나, 평생을 남의 집 하녀로 살아가야 했던 주인공 다키라는 여인을 중심으로 회고록의 형식을 빌려, 그녀가 평생 비밀처럼 간직해야 했던 애틋한 사연을 지니게 되었던 과정을, 당시 일본의 시대 상황의 변화와 함께 마치 독자가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흥미롭게 담아냈다. 그래서 한편으로 보면 역사소설이기도 하고 로맨스 소설이며, 또한 결말 부분에 가서 등장하는 놀라운 반전을 생각하면 미스터리 장르의 요소까지를 갖추고 있어,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양한 색채를 지닌 문학작품으로 봐도 무방 할듯하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읽으면서 흥미롭게 생각되었던 것은, 작품의 전개 과정에 있어 당시 일본의 시대 상황에 맞게 주인공의 삶이 교묘하게 결합하여 중첩되어 흘러가게 함으로서, 은연 중 독자들을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는 점과, 특히 후반부의 내용에서 주인공의 손자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놀라운 반전의 묘미로 인해, 결과적으로 작품의 중반까지 저자가 독자들에게 작품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일시에 해소해버리는 치밀한 구성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작가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작은집이라는 공간에 독자를 끌어들여, 그 주인공이 당신이라면 과연 당시의 상황을 두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그리고 작은집에 대해 자신은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를 묻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전후를 배경으로 한 여성의 깊은 회한을 담아, 다양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듯해 보이는 이 작품은, 생생하고 사실적인 묘사를 바탕으로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문학적으로 섬세하게 그려냄으로서, 많은 독자들에게 독서의 묘미를 즐기는데 적잖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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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전율을 느끼게 하는 소설, 격동의 일본사 속에서 바깥과 상관 없는 작고 아름다우며 평화로운 집...의 극명한 대비와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작은집...역시 작가는 시대를 대표하는 개인이네요...
오래전 보았던 영화 <감각의 제국>을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었다...작가가 정말 순진한 하녀의 시선으로 고도의 효율적인 전략을 구사해서 소설을 써내려간 듯하다. 영화화 되어도 좋을 작품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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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뭐야! 완전 뒷심 작렬이다. 우와... 대박!
이 책이 왜 나오키상을 받았지? 이러면서 쭉 봤는데... 우와, 받을만 하네. 마지막 장을 본 순간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볼 때는 처음과 다른 새로운 시각에서 책을 보게 될 거 같다. 완전 새로운 이야기가 되는 거지. 어우, 이 책, 진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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