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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혼란의 빈곤에서 혼란의 정상적 위치 찾기
"사랑에 대한 혼란의 빈곤에서 혼란의 정상적 위치 찾기" 내용보기
사랑과 관련하여 현대의 중요한 변동은 두 가지 이다. 첫 번째 낭만적 사랑은 독점적 지위를 상실했다. 낭만적 사랑에 대한 갈망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낭만적 사랑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추세 또한 같은 크기로 자라난다. 전통적인 사랑, 현대적인 사랑, 포스트 모던한 사랑의 병존 시대. 사랑은 이제 낭만적 사랑의 독점 시대에서 온갖 형태의 사랑 끼리의 자유경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사랑에 대한 혼란의 빈곤에서 혼란의 정상적 위치 찾기" 내용보기
사랑과 관련하여 현대의 중요한 변동은 두 가지 이다. 첫 번째 낭만적 사랑은 독점적 지위를 상실했다. 낭만적 사랑에 대한 갈망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낭만적 사랑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추세 또한 같은 크기로 자라난다. 전통적인 사랑, 현대적인 사랑, 포스트 모던한 사랑의 병존 시대. 사랑은 이제 낭만적 사랑의 독점 시대에서 온갖 형태의 사랑 끼리의 자유경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서로 어울릴 수 없는 사랑의 형태들이 이 시대에는 공존한다. 그리하여 사랑을 더 어렵게 만든다. 사랑의 유형이 독점적이었던 시대에는 모든 사람들은 같은 유형의 사랑을 추구했지만, 사랑의 자유경쟁의 시대에서 사람들은 자기가 선택한 사랑의 모델을 따르기 때문이다. 이제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그것으로 사랑이 시작되지는 않는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형태의 모델과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형태의 모델이 서로 사랑해야 사랑이라는 게임이 시작된다. 두 번째 개인들은 봉건적 억압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졌다. 불과 100년 안에 사랑에 대한 외부의 간섭은 놀라울 정도로 약화되었다. 100년전의 전통적 규칙에 따르면 결혼과 사랑이라는 문제에서 개인적 소망은 고려되지 않았고, 그것이 가족의 소망과 배치될 경우 개인의 소망은 가차없이 억압되었다. 하나의 고전적인 예 ‘로미오와 쥴리엣’. 이제 고전적인 ‘로미오와 쥴리엣’의 비극은 현대 사회에서 드문 예가 되어 버렸다. 이제 서로를 택하는 것은 개인들이지 더 이상 가족은 아니다. 물론 이 문제에 관해서 벡 부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국 사회에서 유보조항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가족이 사랑을 인정할 선택권은 여전히 강력하다. 하지만 한국 사회 역시 100년전과 비교해보면 가족의 인정을 벗어난 사랑의 일탈은 적어도 사랑을 인정하지 않은 가족의 범위를 벗어난 인간 집단에서는 이해된다. 가족이 선택권이 약화된다라는 점에서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 역시 서양의 추세를 그대로 따른다. 개인들이 사회적 규범, 가족제적 억압에서 벗어났다고 우리들의 사랑은 자유의 왕국으로 넘어온 것일까? 개인들은 봉건적 억압에서 벗어나는 대가로 새로운 문제를 맞이하게 되었다. 세상은 그렇게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자유롭게 사랑할 사람을 택하고, 가족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둘이 함께 하나의 세상을 건설 할 수 있다고 하자, 이것은 자유처럼 보이겠지만, 이 자유는 사적전투의 전개와 동시에 진행된다. 어려운 여정. 이제 문제는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세계’를 찾는 것이다. “우리 이야기좀 해요!!!” 부부들이 벌이는 사적 전투에서 여자가 처음으로 공격을 할 때 많이 쓰이는 말이다. “이야기좀 합시다. 이야기.”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 것일까? 이야기좀 하자는 말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세계’를 찾자는 말의 은유이다. 결혼 후에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공유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남자와 여자가, 직장과 가족으로 분리되고 난 이후에, 남자와 여자가 한 울타리에서 살면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세계’를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 결과는 끝을 모르는 부부싸움이라고 말하는 사적 전투의 진행이다. 남편들이 퇴근하고 나면, 도시의 밤하늘은 “여보 우리말좀해요”라는 여자들의 고함으로 장식된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세계’에 대한 시도가 포기되면, 그 자리에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대상’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아이’이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세계에서 대상으로 자리 이전이 일어나면, 아이의 사회적 지위는 달라진다. 이제 아이는 왕이다. 점점 한 가족내의 아이들의 숫자는 줄어들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줄어들수록 아이들 하나가 더욱더 소중해 지고,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다. 왜 엄마들은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의 상승곡선에서 줄타기하기를 그만 두지 못할까? “어려운 점은 바로 그들이 TV와 지역신문, 학교 보고서를 통해 가정에 침투하는 절대명령의 포화 속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메시지에는 아이들의 요구를 무시하면 아이에게 해를 줄 것이고 아마도 아이가 삶에서 성공할 기회를 망칠 것이라는 후렴이 반복된다”(본문, 229페이지) 이제 아이 엄마들은 미디어가 내 뿜는, 아이를 타겟으로 하는 산업들이 유포하는 이데올로기의 포로가 되고, 광고 카피가 주장하는 것처럼 ‘내 아이는 특별하게 키우고 싶어!’를 삶의 신조로 삼는 미시 주부가 되어 간다. 이처럼 벡부부가 파헤치는 ‘사랑’이라는 현상은 지독한 혼란이다. ‘사랑’은 절대 인간의 문제를 해결해 준 적이 없었고, ‘사랑’은 꼬리를 물고 문제를 만들어 내고 인간을 뒤흔든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가정을 꾸밀 것인가? 혹은 어떻게 하면 가정이 안정될 수 있을까?를 단골 주제로 삼는 여성지의 시각과는 다르다. 반면 마치 사랑이라는 것이 불가능하고, 사랑을 한다는 것은 문제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듯한 생각을 조장하여 모든 이를 독신주의자로 몰고가는 책도 아니다. 가족을 옹호하지도 않고, 가족만이 인생의 대안이라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정상’이 ‘혼란’이 되고 ‘혼란’이 ‘정상’이 되면서 사람들은 사랑하면서, 사랑을 찾으면서 산다. 벡부부가 보기에 사랑이란 그들의 책제목이 암시하듯이 ‘사랑의 지독한 혼란’은 또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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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혼란스럽지만 이 책은 더 혼란스럽다.
"사랑은 혼란스럽지만 이 책은 더 혼란스럽다." 내용보기
가끔 보면 베스트셀러가 될 만한 이유가 없는데 잘 팔리는 책이 있다. 벡(Beck) 부부가 공동 집필한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은 베스트 셀러까지는 아니더라도 숱한 남녀관계를 다룬 책들 중에서 스테디 셀러는 되는 것 같은데, 그건 아마도 제목을 잘 지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 ! 얼마나 팬시(Fancy) 한 제목인가? 사
"사랑은 혼란스럽지만 이 책은 더 혼란스럽다." 내용보기

가끔 보면 베스트셀러가 될 만한 이유가 없는데 잘 팔리는 책이 있다.

벡(Beck) 부부가 공동 집필한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은 베스트 셀러까지는 아니더라도 숱한 남녀관계를 다룬 책들 중에서 스테디 셀러는 되는 것 같은데, 그건 아마도 제목을 잘 지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 ! 얼마나 팬시(Fancy) 한 제목인가? 사랑에 가슴앓이 하는 남녀들의 귀를 잡아당기는 제목이다.

 

그래서 그런가? 책의 맨 뒷장에 책 소개를 보니 한 사회학과 교수가 이렇게 소개하는 글이 있다. “ 흥미로운 사례와 풍부한 인용구를 동반한 자상한 설명이 가슴에 와 닿는다. 애인을 갈망하는 사람, 배우자에게 푹 빠졌거나 불만족스러운 사람, 상심한 사람, 이 모두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 @@ 일보 ## 대 사회학과 교수 %%% ” 자, 제목까지 “팬시”한데, 책 소개까지 이러니 청춘남녀들이 안 사보겠는가?

 

나라도 사보겠다. (하지만. 나는 선물로 받은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절대로 제목처럼 말랑말랑하게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우선 이 책은

1. 연애 잘 하는 법을 알려주는 지침서가 아니다.

2. 그렇다고,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

3. 흥미로운 사례와 풍부한 인용구? 그런 거는 없다. 아니 인용구는 풍부하긴 하다. 하지만, 여기에서 드는 사례들은 갑돌이/갑순이의 연애담이 아니라 7-80년대 독일 사회의 딱딱한 통계나 신문기사들의 장황한 인용구다. 그런데, 무슨 자상한 설명이 가슴에 와 닿겠는가?

4. 그러니, 일독을 권하되 이건 대학교의 사회학, 특히 가족사회학 전공 대학원생에게나 권해야 할 책이다.(나는 솔직히 위의 사회학과 교수가 이 책을 제대로 읽기나 했나 싶다. 그렇다면 저렇게 책 소개를 할 수가 없다. 제대로 안 읽었거나 아니면 책 소개 담당 기자가 그 교수의 이름만을 빌리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깊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은 매우 장황하여 어지럽지만 간단하다.

“당신이 꿈꾸는 아름답고 따뜻하고 늘 기댈 수 있는 환상적인 그런 사랑은 없다!!" 라는 거다. 아니, 어디엔가 유토피아 저 너머에 있을지는 몰라도 현대 사회구조에서는 그런 사랑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저자들은 설파한다.

 

가정보다 직장에 충실해야만 살아나갈 수 있게 만드는 현대사회,

여자들에게 좋은 엄마와 뛰어난 커리어 우먼, 즉 두 가지 다 잘하는 슈퍼우먼을 강요하는 현대 사회, 그런 사회에서 아름다운 사랑과 따뜻한 가정이란 처음부터 생기기가 힘들다는 거다. 하지만, 사람들이란 원래 없으면 더 그리워하고 이상화시키지 않는가? 그래서 더욱 사회가 각박하고 경쟁은 심해질수록 사람들은 더욱 낭만적이고 완벽한 사랑을 갈구하고, (역시나) 그런 사랑을 찾지 못하고 실망하며 상처 입는다.

 

하지만, ‘이건 내 잘못이 아냐, 진정한 사랑을 찾으면 될 거야….’ 하고 사랑을 다시 시작하고 (역시나) 다시 또 상처받는다. 사랑의 악순환이다. 그러니 사랑은 지독한 혼란이지만, 현대 사회구조에서는 생겨날 수밖에 없는 지극히 정상적인 혼란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책에서 주장하는 구체적인(!) 대답은 없다. 따라서 책을 다 읽고 나면 독자들은 속았다! 라는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특히 제목에 끌려서 책을 산 독자들은 더 그럴지도…

 

단지 책 전면에 흐르는 요지는 사랑에 대한 우리들의 방식, 즉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사회구조에 대한 개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주장일 뿐이다. 책안의 수많은 인용문들 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나는 가정이 재미와 즐거움만이 넘쳐나는 부분이라고 보지 않는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가장 야만스런 피조물인 인간이 다른 사람들과 비폭력적이고 비파괴적인 방식으로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것을 배우는 곳이다. (중략).... 결혼은 훌륭한 면을 많이 갖고 있다. 그것은 성별과 가치관과 관점과 나이가 다른 사람들과 생활을 함께 하는 것을 배우는 곳이다...... 결혼은 증오심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증오할 수 있는 곳. 웃고 사랑하고 의사소통하는 것을 배우는 곳이다.”

 

즉, 사랑이 결코 세상을 구원하지도 않으며 솜사탕도 아니고 가정은 늘 따뜻한 안식처도 아니다. 사랑과 가정은 까놓고 말해 “지지고 볶고 부대끼고 숨 쉬고 싸우고 울고 웃고 살아내는 행위(장소)” 인 것이다. 그러니, 청춘남녀들이여. 사랑에 대한 기대나 환상을 일찌감치 버리고 현실에 눈을 떠 그대의 연인(또는 미래의 연인)과의 대화기술(Communication Skill)에 힘쓰는 것이 낫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으로 이르는 길일지니.

 

 

p/s: 이 책이 말랑말랑하게 읽히지 않는 이유는 딱딱한 번역체 문장에도 원인이 있을 것이다. 사실 소설이 아닌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번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이 책을 읽는 것은 마치 세미나 발제물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두 명이서 쓴 책을 세 명이서 번역한 탓일까.

[인상깊은구절]

 

"결혼은 증오심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증오할 수 있는 곳. 웃고 사랑하고 의사소통하는 것을 배우는 곳이다.”

f********g 2004.08.09.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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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딱딱하지만 사랑의 정체성에 대한 작은 깨달음을 주는 책
"좀 딱딱하지만 사랑의 정체성에 대한 작은 깨달음을 주는 책" 내용보기
출판사들은 책을 낼 때 제목에 대해 무척 고심한다고 한다. 책 제목에 따라 판매부수가 무척이나 달라진다는 게 그 이유다. 한 예로 베스트 셀러를 여러 권 낸 한 유명 작가가 출판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이 좋아하는 제목을 굳이 고집했는데, 문단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독자들로부터는 그리 반응이 없었다고 했다. 출판사에서는 그 이유를 평범한 제목에서 찾고 있다 했다. 사실
"좀 딱딱하지만 사랑의 정체성에 대한 작은 깨달음을 주는 책" 내용보기
출판사들은 책을 낼 때 제목에 대해 무척 고심한다고 한다. 책 제목에 따라 판매부수가 무척이나 달라진다는 게 그 이유다. 한 예로 베스트 셀러를 여러 권 낸 한 유명 작가가 출판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이 좋아하는 제목을 굳이 고집했는데, 문단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독자들로부터는 그리 반응이 없었다고 했다. 출판사에서는 그 이유를 평범한 제목에서 찾고 있다 했다. 사실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아주 우습게도 나 역시 책을 선택할 때 베스트 셀러라는 사실에도 영향을 받지만 그보다도 사실은 제목을 보고 선택할 때가 꽤 많다. 이 책의 경우도 그랬다.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난 이 책의 제목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가볍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겁지만도 않은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정도를 떠올리며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을 했다. 할인된 가격으로 편하게 받아봐서 더욱 뿌듯한 기분이 되어 포장을 뜯은 순간, 아뿔싸. 분량부터가 만만치 않은 책이었다. 어쩌면 이번 선택은 조금은 잘못된 것인지도 몰라, 약간의 우려를 품으며 그런 생각을 떨치기 위해 얼른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둘 다 사회학자이며 부부인 울리히 벡과 엘리자베트 벡-게른샤임 공저인 이 책은 번역도 3인 공저였다. 책 한 권에 많은 사람의 생각과 철학이 녹아있다고 생각하고서 조금은 참을성을 갖고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이 책은 제 1장 사랑이냐 자유냐 : 함께 살기, 따로 살기 혹은 목하 전투중 3장 자유로운 사랑, 자유로운 이혼 : 해방의 두얼굴 제 5장 이브의 두번째 사고 또는 사랑의 미래 등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특히 내 관심을 끈것은 제 3장인데, 거기엔 유명 인사들의 사랑에 대한 황홀한 심정과 사랑이 지나간 후 남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리처드 버튼이 엘리자베스를 두고 한 말, “당신의 몸은 기적의 작품이다”얼마후에 한 말은 “당신은 너무 뚱뚱하고 다리는 너무 짧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첫번째 남편인 콘래드 힐튼 주니어를 두고 한 말, “그는 나를 한 명의 여자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이해해 준다.”얼마후 한 말, “ 그와 결혼한 후에 나는 장미빛 안경을 잃었다. 몸무게가 줄었고 간신히 유아용 음식만 먹을 수 있었다” 리타 헤이워스가 네번째 남편인 딕 하임스를 두고 한 말.“나는 지구 어디든 그를 따라 갈 것이다”얼마후 “난 그가 어디있는지 모른다 - 그리고 관심도 없다”(162페이지) 사랑과 결혼은 만만히 않은 숙제임을 보여주는 말들이 아닐까? 현대의 조건에서 사랑은 한 번 일어나고 마는 사건이 아니라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현대 사회가 사랑에 부과하는 온갖 불안감과 좌절들에 맞서 매일 새롭게 싸워 쟁취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그래설까, 여기엔 Cohen이란 사람이 한 이야기도 인용되어 있는데 공감이 느껴진다. ‘사랑으로 시작된 결혼은 나쁜 신호이다. 나는 사람들이 읽는 이야기에 나오는 위대한 연인들이 과연 여자가 병에 걸려 자리에 누워도 남자가 여자를 계속 사랑하고 아이를 돌보듯이 그녀를 돌봐줄지 궁금하다. 글쎄, 나는 그가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진정한 사랑은 함께 나이 들어 가는 것이라고. ’ 사랑과 결혼, 그것들에 대해 날카로운 시선으로 문제들을 제기해 나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막연하게만 여겨오던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는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사랑해야 할까, 도대체 사랑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우리는 왜 사랑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라고. 그리고 딱딱하지만 읽을만한 책이라고 여기면서 차분하게 읽어나갔지만 결국 나는 책장을 덮을 때까지 그 답을 이 책에서 발견하진 못했다. 이 책은 답안지를 뜯어낸 수학 문제집같은 그런 책이었다. 그러나 난 적어도 한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점점 첨단화되고 그만큼 메말라가는 현대에서 사랑은 때때로 어떤 강박관념으로 다가올 때도 있고 변하며 피곤한 상황이 될 수도 있겠지만 영원한 사랑을, 진정한 사랑을 아직 찾아 헤매는 만큼 우리 자신의 사랑의 방식에 대한 고찰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란 것을. 책장은 덮었지만, 난 틈이 나면 계속해 나갈 것이다. 사랑, 결혼, 가족, 아이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인상깊은구절]
리처드 버튼이 엘리자베스를 두고 한 말, “당신의 몸은 기적의 작품이다”얼마후에 한 말은 “당신은 너무 뚱뚱하고 다리는 너무 짧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첫번째 남편인 콘래드 힐튼 주니어를 두고 한 말, “그는 나를 한 명의 여자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이해해 준다.”얼마후 한 말, “ 그와 결혼한 후에 나는 장미빛 안경을 잃었다. 몸무게가 줄었고 간신히 유아용 음식만 먹을 수 있었다” 리타 헤이워스가 네번째 남편인 딕 하임스를 두고 한 말.“나는 지구 어디든 그를 따라 갈 것이다”얼마후 “난 그가 어디있는지 모른다 - 그리고 관심도 없다”
e******n 2000.03.1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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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
"[서평]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 내용보기
제목만 보고도 읽고 싶은 강한 유혹을 받는 책이다. 하지만,  어느 독자의 서평이 너무 비판적이어서 많이 망설였다. 이 책은 읽는 이에 따라, 읽는 이의 경험과 성별과 연령과 지위에 따라, 서로 다른 울림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역자들의 경고를 서두에 미리 밝혀둔 이유일 것이다. 서평을 쓰면서도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아직도 사랑의 환상을 믿는 사람이기에. 이
"[서평]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 내용보기

제목만 보고도 읽고 싶은 강한 유혹을 받는 책이다.

하지만, 

어느 독자의 서평이 너무 비판적이어서 많이 망설였다.

이 책은 읽는 이에 따라, 읽는 이의 경험과 성별과 연령과 지위에 따라, 서로 다른 울림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역자들의 경고를 서두에 미리 밝혀둔 이유일 것이다.


서평을 쓰면서도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아직도 사랑의 환상을 믿는 사람이기에.


이 책은

남편인 울리히 벡과 아내인 엘리자베트 벡-게른샤임이  공동으로 저작했다.

사랑이란 같은 주제에 대한 남과 여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사랑은, 발명 이후 수많은 연인들과 부부들의 눈물과 한숨 갈등을 먹고 자라온 괴물이다.

사랑, 결혼, 가족이라는 말로 찬미되고 은폐되고 신성화되고 추앙하고 있는 현대의 숭배물이자 우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사랑을 시작하지 않았거나 사랑의 달콤하고 아름다운 환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을 권하고 싶지 않다.


만일, 그런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꿈의 연인과 최상의 친구를 합친 사람을 만날 것이라는 전망은 사랑을 시작하기도 전에 산산이 깨어져 버리고 행복은 저만치 달아나 버리는 좌절과 쓰디쓴 아픔만을 겪게 될 것이다.

사랑에 더 많은 희망을 걸면 걸수록 사랑은 그만큼 더 빨리, 허공 속으로 사라져 가는 냉정한 현실을 목도하게 될 것이 나는 두렵다.


한편,

오래된 연애로 지지부진한 사랑에 상심하는 사람들이나 고달픈 결혼 현실과 상대에 대한 실망감으로 날마다 다툼을 하는 사람들은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자신의 결혼은 갈수록 초라해 보이고 게다가 꿈은 함정으로 변하고 하루에 서로 얘기하는 시간이 고작 8분 정도 뿐이라는 쓸쓸한 현실을 발견함과 동시에

더 이상 흥분되거나 기분 좋은 것은 거의 일어나지 않 출산 후 첫 며칠의 강렬한 감정은 무미건조한 상태로 변한다.

서로를 사랑하는지조차 알지 못하며 분명히 함께 있지만 아이를 위해 공유하는 관심을 제외하고는 서로 함께 할 일이 거의 없어져 버린 황량한 오늘.


어떤가?

무료한 사랑과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답답한 현실에 대한 지금 당신의 모습을 거울처럼 표현해 놓지 않았는가.

이것이 오늘의 서글픈 사랑과 결혼의 현실에 대한 명확한 해답이다.


또한,

전통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날로 늘어나면서

여성들은 직장과 가정에서 더 많은 평등과 함께 파트너로서 대우받기를 기대하지만, 남성들은 말만 그럴듯하게 평등을 설교해 왔을 뿐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지는 않는다.

남성들은 추호도 그럴 마음이 없다.

나는 나의 일을 하고, 너는 너의 일을 한다는 것이 남성들의 확고하고 일관된 입장이다.


사랑에 대한 환상을 버릴 것을 이 책은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낭만적 사랑”은 겨우 20세기의 하반기가 되기 조금 전에 발명된 것이며 출산을 주된 목적으로 생각한 결혼을 염두에 둔 산업혁명의 발명품이다.

또한 사랑은 원래가 양보하거나 배려하는 이타적인 감정이 아니며

사랑은 한 가지 법칙을 따른다.

(......) 법을 모른다는 법칙. 이 법칙은 모든 외적 통제력에서 벗어나 제멋대로 하도록 되어 있다.

이것이 사랑의 냉정한 실체다.


그런 사랑의 실체를 애써 외면하면서 

사랑을 성적 충동의 힘과 개인의 깊은 소망으로부터 자라나는 유토피아로 생각하거나 아무도 신도가 될 필요가 없으며 개종할 필요가 없는 종교로 상정할 때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무목적적인 환상에 빠지게 되어 더 상처 받는다.

그런 사랑을 나의 발밑으로 끌어내리는 결단만이 사랑으로부터 구원받게 할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직하게 생각을 나누는 두 사람 사이에서 오래 지속되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 관계로서의 우정, 정체성의 위기와 결혼의 소용돌이보다 더 오래갈 수 있는 우정의 망을 키우는 것.


만일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지나치게 부푼 결혼을 구제하고 이혼의 공황과 혼란을 가라앉힐 수 있는 방법이 되겠지만

난 이 문구 아래 줄을 치고 이렇게 써 놓았다.

그것이 과연 현실 속에서 가능한 대안인가??


아,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w******5 2011.07.1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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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이후 변화된 '사랑의 관념'에 대한 의미와 특징을 고찰하다!
"근대 이후 변화된 '사랑의 관념'에 대한 의미와 특징을 고찰하다!" 내용보기
이 책에서는 흔히 사람들에게 낭만적인 단어로 여겨지는 ‘사랑’에 대해서, 진지하고 상세하게 따져보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사랑, 결혼, 가족, 아이들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근원적 성찰’이라는 부제를 통해서, 저자들은 사랑이라는 주제가 결코 낭만적으로만 해석될 수 없는 주제라고 파악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부부가 공동 저자로 나선 이 책에서, 남성과 여성의 입
"근대 이후 변화된 '사랑의 관념'에 대한 의미와 특징을 고찰하다!" 내용보기

이 책에서는 흔히 사람들에게 낭만적인 단어로 여겨지는 ‘사랑’에 대해서, 진지하고 상세하게 따져보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사랑, 결혼, 가족, 아이들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근원적 성찰’이라는 부제를 통해서, 저자들은 사랑이라는 주제가 결코 낭만적으로만 해석될 수 없는 주제라고 파악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부부가 공동 저자로 나선 이 책에서, 남성과 여성의 입장에 따라 다루는 주제와 내용이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본문이 시작되기 전 ‘서문은 공동으로 집필했고, 1장과 5~6장은 울리히 벡이, 2~4장은 엘리자베트 벡-게른샤임이 썼’음을 적시하고 있다. 책의 제목인 ‘지독한’과 ‘혼란’ 사이에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이라는 표현을 삽입하고 있어, 사랑은 혼란스럽지만 그러한 모습이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고 이해된다.


저자들은 근대사회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삶의 조건들은 변화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랑만큼은 그와 상관없이 낭만적이고 추상적인 관점에서 고려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사랑은 더 이상 낭만의 관점으로 바라봐서는 안 되며, ‘개인화, 그리고 삶과 사랑의 여러 방식들’이 있음을 전제해야 함을 ‘서문’을 통해서 적시하고 있다. 이어지는 1장에서는 ‘사랑이냐 자유냐 : 함께 살기, 따로 살기, 혹은 목하 전투 중’이라는 제목으로, 근대 이후 여성의 사회 활동이 이전보다 자유로워지면서 사랑의 양상이 변화하게 된 요인들에 대해 짚어내고 있다. 근대 이전에는 여성들은 집안에서의 활동과 살림을 담당하고, 남성들은 사회 활동을 전담하여 가족들의 생계에 대한 책임이 주어지는 형태였다. 그러나 근대화 이후 교육과 취업 시장이 더욱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성별 역할’이 더 이상 견고하게 유지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하겠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사랑’에 대한 생각도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여성의 입장에서 서술된 2~4장의 내용은 그 내용이 상세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고 여겨지며, 특히 여성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전제하고 있다. ‘사랑으로부터 그냥 관계로 :사회의 개인화와 인간 관계의 변화’라는 제목의 3장에서는, 사람들의 삶의 조건이 ‘전통적 결속의 단절’로 야기되는 ‘개인적 안정성의 원천’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펼치고 있다. 의무나 책임이 아닌 ‘내적 정박지로서의 사랑과 결혼’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면서, ‘사랑은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으며 마찬가지로 ‘이전보다 더 어렵다’는 점을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실증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전통적인 성 역할을 전제하는 ‘사랑과 결혼’의 방식에 공감할 수 없을 것이기에, 변화된 사회 조건에서 사랑과 결혼도 개인화에 따른 다양한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자유로운 사랑, 자유로운 이혼 : 해방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의 3장에서는, 결혼식에서 여전히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서약하지만 실제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어 이혼을 택하는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즉 전통적인 관념이 우세했던 ‘지난 시절’에는 결혼이 ‘의무와 확실성’을 강제하고 있었다면, 변화된 사회인 ‘현재’는 ‘자유의 증대와 안전의 감소’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다. 그리하여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세계를 찾아’야 하며, 이를 위해 ‘공동의 명분’을 고려하여 부부 사이에 ‘대화’는 물론 ‘참아내기의 부담’마저 감당한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내 모든 사랑을 아이에게’라는 제목의 4장에서는, 핵가족이 지배적으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아이의 역할이 중요함을 서술하고 있다. 특히 불임부부들이 겪는 시험관 시술에 대해 논하면서, 그 과정에 지난하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배제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고 있다.


5장에서는 ‘이브의 두 번째 사과 또는 사랑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현대 사회에서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이 발생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사회 활동이 활발해진 상황에서 남성 또한 ‘강요된 남성 해방’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결혼 계약서’로 상징되는 달라진 결혼 풍속도에 대해 의미를 짚어내고 있다. 계약서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것에 다름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더욱이 재혼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도 ‘이혼 뒤의 확대 연속가족’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하겠다. 마지막 ‘사랑, 우리의 세속적 종교’라는 제목의 6장에서는, 이미 개인적 여건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음에도 ‘신흥 종교로서의 사랑’이라는 관념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사랑’은 낭만이 아닌,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다양하게 발현될 수밖에 없는 감정과 그 결과물이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i*****n 2025.12.1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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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걸린 현대인의 높은 희망을 분석하면서, 사랑을 그 어떤 추상적 가치나 화려한 수사로 환원하기를 거부한다. 대신 실제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 삶의 실제적 과정을 추적한다고 한다. 삶은 감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일자리를 얻어야 하고, 교육받고 훈련받아야 하며 그런 와중에서 사랑을 해야 하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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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걸린 현대인의 높은 희망을 분석하면서, 사랑을 그 어떤 추상적 가치나 화려한 수사로 환원하기를 거부한다. 대신 실제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 삶의 실제적 과정을 추적한다고 한다. 삶은 감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일자리를 얻어야 하고, 교육받고 훈련받아야 하며 그런 와중에서 사랑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쉽게 말하는 사랑을 낭만적 사랑이라 일컬으며, 그 낭만적 사랑은 현대 산업사회에서의 구조적 산물로 감정의 안식처, 신흥종교의 지위로까지 격상되었다고 서술한다. 우리가 드라마에서 보는 사랑이 허구임은 저자가 말하지 않아도 이미 우리 스스로 알고 있다. 이 책에서 던져주는 내용은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이라는 내용을 알려주고 있다.

 
s******2 2023.05.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지극히 정상적인 혼란 by 울리히 벡, 엘리자베트 벡 기른샤임
"[서평]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지극히 정상적인 혼란 by 울리히 벡, 엘리자베트 벡 기른샤임" 내용보기
이제는 책을 읽기 전에 겉표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깔끔한 색감의 책은 대체적으로 맑고 투명한 느낌을 주고, 날카롭고 어두운 디자인으로 장식된 책은 추리소설 등의 느낌을 품게 하는데, 인터넷 구매 후 소포 박스에서 이 책을 꺼내는 순간 표지에서 느끼게 된 것은. 표지에 장식된 구스타프의 그림이 보여주는, 묘한 긴장감이었다. 이 그림은 ’처녀’라는 작품으로 여
"[서평]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지극히 정상적인 혼란 by 울리히 벡, 엘리자베트 벡 기른샤임" 내용보기

이제는 책을 읽기 전에 겉표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깔끔한 색감의 책은 대체적으로 맑고 투명한 느낌을 주고, 날카롭고 어두운 디자인으로 장식된 책은 추리소설 등의 느낌을 품게 하는데, 인터넷 구매 후 소포 박스에서 이 책을 꺼내는 순간 표지에서 느끼게 된 것은. 표지에 장식된 구스타프의 그림이 보여주는, 묘한 긴장감이었다. 이 그림은 ’처녀’라는 작품으로 여섯 명 이상의 여자들이 화려한 색감의 옷을 입은 채로 마구 뒤엉켜져 있지만, 평온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는 그림이었다. 그야말로 책 제목대로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실은, 이 책에 대한 평가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혼 란’ 이었다. 숨 가쁠 정도로 건조한 텍스트는 논문을 읽는 것 같았고, 한편으로는 단순하고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가족에 관한 관계를 샅샅이 파헤치며 근원적 성찰을 다루고 있다. 만약 이 책을 읽고자 하는 당신이 부인 혹은 남편과 함께 여행으로 휴양지에서 이 책을 가져가 읽게 된다면, 곧 몇 시간 후 당신은 이맛살을 찌푸리며 “여보 우리의 결혼이 올바른 선택이었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어."라고 말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우스개 얘기로 지어낸 말이지만 그만큼 사랑, 결혼, 가족, 아이 모든 것을 하나하나 꼬집어 나간다고 할 수 있다.

왜 그토록 많은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치 집단적 열광에 빠진 듯, 과거에는 결혼이 가져다주는 지복이었던 것들을 포기하고 그것을 새로운 꿈과 바뀌고 있는 것일까? 그들은 왜 안전한 법률과 사회 안전망을 벗어나 ’열린 결혼’ 관계로 함께 살아가거나 혹은 혼자 힘으로 아이를 키우기로 결심하는 걸까? 왜 독립성, 다양성, 변화 등을 쫓아 자아의 새로운 페이지들을 빠르게 넘겨가며 혼자 살기를 선택하는 것일까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결혼. 그러나 이제는 결혼이 인생의 길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벽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산업사회 이후 가정의 역할-아버지는 돈 벌어오는 브레드 위너의 역할을 하는 것과, 어머니는 자녀의 양육과 사회화에 힘쓰는 일-이 당연시되었지만 오늘날에는 개인의 과업이 중요해지면서 ’사랑이냐 자유냐’의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는 남성보다도 여성에게 더 크게 다가오는데 오늘날 우리 사회의 한 기사의 단면- ’직장여성이 결혼하면 경제적으로 약 1억 4000만 원이 손해’-에서도 볼 수 있다. 때문에 서로의 진실한 사랑으로 결혼했다 한들, 그 이후에 벌어지는 배우자와의 갈등은 결국 남성과 여성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만다.

사랑은 결코 충족과 같은 것으로 치환될 수는 없다. 충족은 사랑의 오직 한 측면, 사랑의 맹렬한 한 측면, 즉 육체적 스릴을 가리킬 뿐이다. 심지어 에로티시즘의 강력한 유혹조차도, 새롭지만 여전히 친숙한 기쁨을 암시하며 정욕을 일깨우는 에로티시즘의 온갖 숨겨진 약속조차도 충족을 의미하거나 그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일단 목적인 ’성취’ 되고 나면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토록 매혹적으로 보이던 육체는 아무렇게나 옷이 벗겨진, 어떠한 매력도 업는 낯선 살덩어리로 보이게 되지 않던가.

내 반쪽과의 결혼을 통해 얻게 되는 결실이 ’충족’이라면 그것만큼 허무한 것도 없을 것이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것이 사랑이라 하니 말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내게, 육체적 충족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문뜩, 계영배의 잔이 떠올랐다 이 잔에 물을 70% 이상을 따라버리면, 밑으로 물이 빠지고 만나고 하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연애는 열정적인 열렬한 사랑이라면, 결혼은 불충 족적인 사랑이지 않을까. 너무나 가까이 있어서 서로의 관계가 충족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감을 갖게 된다면, 그만큼 불안해지지는 않을까. 결혼은 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보증수표가 아니다. 부족한 내면의 균형을 채우는 것이 아닌, 비움으로써, 배우자를 이해하는 과정일 것 같다.

왜 그토록 많은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치 집단적 열광에 빠진 듯, 과거에는 결혼이 가져다주는 지복이었던 것들을 포기하고 그것을 새로운 꿈과 바뀌고 있는 것일까? 그들은 왜 안전한 법률과 사회 안전망을 벗어나 ’열린 결혼’ 관계로 함께 살아가거나 혹은 혼자 힘으로 아이를 키우기로 결심하는 걸까? 왜 독립성, 다양성, 변화 등을 쫓아 자아의 새로운 페이지들을 빠르게 넘겨가며 혼자 살기를 선택하는 것일까?

어렸을 적에 부모님이 부부 싸움을 하시는 모습을 많이 보곤 했다. 두 분이 싸우시는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대개는 ’돈’에 관련된 경제적인 사유(事由)였다.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없는데도, 돈 때문에 사랑의 시작점을 찾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무섭다. 현실을 아름답게 꾸며주던 사랑은 어느 순간 사랑을 집어삼키는 현실이 되어버린다. 사랑은 결국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만 한다. 결혼의 시작이 장작불처럼 믿음직한 사랑이었다면, 어느 순간 사랑은 불쏘시개로 남은 성냥만도 못하게 춥다. 나는 과연 결혼한 뒤에도 현실보다 사랑을 우선시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결혼 후 느끼게 되는 가장 큰 고통이 될 것이다. 마르크스는 갈등이 사회를 유지시키는 한 과정으로 보았다. 사랑도 갈등을 겪고 더 성숙해지는 것처럼. 우리에게 일부러 시험을 하게끔 하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현대식 동화에서 튀어나온 자랑할 만한 커플. 아름다운 커플. 고양이는 있어도 아이는 없다. 아이를 가질 수 없거나 뭔가 잘되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녀가 ’정말로’ 아이를 원할 때 그는 ’아직은’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한편 그가 "나는 이론적으로는 아이를 상상할 수 있어"라고 말하면. 그녀는 자극을 받은 듯 "나는 그럴 수 없어. 더 이상은 아니야. 책임을 진다는 것은 사물을 정신 차려 보는 것을 의미해. 당신은 어떤 미래를 아이에게 주고 싶은 거지? 미래는 없어. 아이들은 이미 충분할 뿐 아니라 지나치게 많아. 인도, 멕시코, 이집트, 중국에 말이지,

이 부분은 이 책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부분이었다. 아이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아이를 가지지 않는다는 이야기. 언뜻 보면, 정말 아이를 위해서 낳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개인적인 이유에서 출발한다. 아이를 하나의 책임감으로 여겨야 하고, 부담스러워하게 되는 현실이 있기 때문에 출산은 더 이상 ’의무감’ 이 되지 않는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출산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것만은 아닐 것이다. 다만 출산 이후 가져오게 되는 어려움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남자와 여자가 갖게 되는 출산의 의미도 다르다. 남성에게는 출산 이후 가정을 책임져야 할 의무감에 더 많은 비중이, 여성에게는 아이를 보살펴야 할 양육의 책임이 출산을 기피하게 하는데 한몫을 하는 꼴이다. 출산 이후에 더 큰 기쁨과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의 배려가 절실하게 느껴진다. 이외에도 체외수정에 따른 부부의 고통, 아이를 자신과 동일시하면서 겪게 되는 아이들의 고통까지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는데, 아이를 낳기 전, 출산 후 양육 과정 등 모든 과정들이 갈등의 연속이라 한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은 결코 손해라고 보기도 어렵지 않을까?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만큼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도 없다 하니 말이다. 아이는 한편으로 삶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정과 같은 재미없는 개념도 부활되어야 한다. 사랑처럼 매혹적이고 위험한 것이 아니라 정직하게 생각을 나누는 두 사람 사이에서 의도적으로 추구되는, 따라서 더 오래 지속되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 관계로서의 우정 말이다. 헨리 밀러의 말대로 "친구는 당신에게 인드라 여신처럼 수천 개의 눈을 갖게 해준다. 다신은 친구를 통해 무수한 삶을 산다."

책에서는 사랑의 보완점으로 ’우정’을 소개하지만, 이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을 품게 되었다. 사랑의 부분집합이 우정의 부분집합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한 인터뷰에서 작가 백영옥은 ’우리가 사랑의 빠지다고 얘기하지 우정에 빠지다고 얘기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사랑과 우정의 차이는 ’깊이’에 차이가 있을 뿐이기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우정만큼 사랑할 필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단지 위에서 얘기했듯, 배우자와 자신의 관계가 서로 불충 족적인 사랑을 통한 배려와 이해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신뢰할 만한 파트너 관계로서의 우정’은 부부가 정을 나누기에 배고픈 방법 같다. 펄펄 끓는 물이 뜨겁다는 것은 꼭 살갗을 데여 봐야지만 알게 된다. 아프지만 다음에는 덜 아프게 다가가는 뜨거운 양은 냄비와 같은 사랑을 다룰 줄 아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이제는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배우자와 평생 사는 일이 기적 같은 일처럼 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한평생 한 사람만을 보고, 그 사람과의 동반자의 길을 걷는 것만큼 기적 같은 일이지 않을까. 하지만 기적이기 때문에 아름답고, 끝까지 지키고 싶은 이상향이지 않는가.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가족해체’ 현상과 이혼이 말할 수 없는 이유와 힘에 겨운 사연이 있겠지만, 이혼 또한 결혼만큼 또 다른 많은 갈등과 후회를 낳을 것이다. 책에는 소개되어 있지 않지만 애초에 인생은 갈등의 연속인 만큼. 얼마나 더 참고 잘 다루느냐가 ’사랑’의 시험으로부터 통과하는 방법이라 생각해본다. 고백하건대, 아직 결혼을 안 해본 내게 쉽게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였는지 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10%도 하지 못한 것 같다. 책이란 읽고, 또 읽을 때마다 보이지 않는 부분을 읽게 되고, 새로운 느낌을 받는 것처럼. 후에 다시 읽을 날을 기다려본다


w******b 2020.07.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