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버려진 집 문제가 발생하는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로 차이는 있지만, 모든 국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심지어 외국에서는 이미 인구감소로 인프라를 감당하지 못해 사라지는 소도시나 마을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물론 한국도 이러한 시대적 추세를 거스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사회 상당수 지역이 인구 소멸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다는 연구결과가 2018년 나온 이후(‘한국의 지방소멸’,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 브리프) 사회적 관심사가 됐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대비 20~39세 여성 비율로써 인구소멸지수를 산출한다. 지수가 1.5 이상이 되면 소멸 위험 자체가 사실상 없다. 노인 인구보다 출산 가능성이 있는 여성 수가 50% 이상 많기 때문이다. 이 지수가 1.0 이하로 떨어지면 지역의 인구 소멸 가능성이 생겨난다. 0.5 이하로 떨어지면 인구 소멸이 시작되었다고 본다. 0.2 이하가 되면 소멸 고위험 지역에 속하게 된다. 2018년 228개 시군구 중 89개(39%)가 인구 소멸 위험 지역에 속한다는 결론이다.”1)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에게는 다행히도 우리보다 10년 정도 앞서 있다는 일본이라는 존재가 있다. 덕분에 일본 사회를 통해 앞으로의 우리 모습을 예측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인구감소에 따른 일본의 주택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의 거품 경기로 인해 도심지에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오피스 건물이 대량으로 들어섰다. 그 결과 도심지의 임대료 상승을 견디지 못해 사람들이 도심의 외곽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 도심의 외곽에 사람들이 거주할 집을 공급하기 위한 움직임이 거세게 일었다. 한국의 신도시 건설과 비슷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에 해당하는 일본의 단카이[團塊] 세대를 기점으로 인구감소가 서서히 대두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빈 집의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별장 개념으로 구입해놓고 일 년 중 특정 기간에만 머무는 집이 아니라 주인이 없는 빈 집, 즉 버려진 집이 문제다. 이런 버려진 집의 52.4%가 임대형이다. 이런 상황이 빚어진 이유는 간단하다. 임대를 통해 손쉽게 이윤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다.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 등으로 농사를 포기한 토지 소유자나 은퇴자들은 임대사업을 하고 싶어 하고, 임대아파트 건설만으로 이익을 얻게 되는 서브리스(Sub-lease) 회사[건물관리회사] 또는 관련 건설 회사에서 손쉽게 분양을 하고자 한다. 이런 욕망들이 결합하여 전대차 시스템을 지탱한다. 문제는 서브리스 회사의 영업 방식이다. 이들이 임대아파트를 짓고 분양해서 수익을 거둔 후 공실이 생기거나 관리에 문제에 생기면 소유자에게 교묘하게 문제를 떠넘기기 때문에 임대형 빈집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또 하나는 다수의 이해관계자의 존재다. 법적으로 건설한 지 30년이 넘어 ‘노후’ 판정을 받는 아파트[일본의 ‘맨션’]가 매년 13만 채씩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한 동의 건물에 수십 명, 수백 명의 소유자가 있으므로 개보수가 필요하거나 더 나아가 리모델링 혹은 재건축 시점이 되었을 때 수많은 소유자들이 합의를 도출하고 비용을 각출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재건축 시장이 ‘복마전(伏魔殿)’이라고 불리며 실제 공사에 착공할 때까지 장기간의 시간이 드는 것을 보면, 일본의 경우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재건축을 할 때 건축비를 상쇄하려면 용적률을 대폭 상향하여 추가로 건설된 주택을 팔아야 한다. 그렇다고 정부가 용적률 규제를 풀어주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노무라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빈집을 철거하거나 주택이 아닌 다른 용도로 전용하지 않으면 2013년에 약 820만 채였던 빈집이 10년 후(2023)에는 약 1,400만 채가 되어 빈집 비율이 21.0%에 이르고, 20년 후(2033)에는 약 2,150만 채가 되어 빈집 비율이 30.2%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된다.”[p. 11] 이처럼 주택과잉 상황에서는 누구나 선호하는 입지가 아니라면 추가된 세대수를 시장에서 소화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기존 주택의 재건축률은 지난 수년간 10%에 그쳤다.
뿐만 아니다. 고도성장기 주로 건설한 초등학교, 주민센터[일본의 ‘공민관’], 도로, 다리, 상하수도 시설 등 공공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갱신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노인 인구 급증으로 사회보장 예산은 급증한 반면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세수가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원래 주택이 없었던 교외와 농지에 주택 난개발이 확산되면서, 새롭게 개발한 지역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추가되고 있다. 그러니 '주택과잉사회'라고 할 수 밖에.
주택과잉사회에서 벗어나려면
주택과잉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규 주택 총량 규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저자도 우리가 해야 할 7가지 방안을 얘기한다.
첫째,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데 관심을 갖는다. 둘째, 주택 수와 거주지 면적을 더 이상 늘리지 않는다. 셋째, 생활 서비스를 유지하는 마을 정비 구역 설정 넷째, 주택 입지 유도를 위한 인센티브를 도입한다. 다섯째,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적극 추진한다. 여섯째, 수리나 철거 등 주택 말기 대응책을 조속히 마련한다. 일곱째, 주택을 구입할 때는 수십 년 후를 생각한다.
1) 정재훈, “지방 소멸 위기론을 보면서”, <한국일보> 2019.02.22 |
|
실로 충격적이다. 일본이 인구와 세대수가 계속 감소하여 결국 2035년 경 세집 중에 한집은 빈 집이라고 한다. 지금도 180만채를 넘어서고 있단다. 그럼 우리는? 인구 감소 추세와 노령화 비율이 일본을 훨씬 앞서고 있는데 여기저기 아파트를 짓고 분양하는 꼬라지하고는... 기존 주거지역을 리모델링하지 않고 새로운 택지를 개발하여 또 다른 공간을 결국 버려진 땅으로 만드는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일본보다 심각한 부동산 폭락과 빈집 공포로 인한 지역사회 갈등과 거주 불안을 떨칠 수 없을 것이다. 결론은 하나? 기존의 환경을 살리는 재생운동을 펼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