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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테니슨의『이노크 아아든』은 내게는 그리운 작품이다. 우연히 친척의 집에 가니 이 책이 있기에 추억을 생각하며 단숨에 읽었다. 리뷰라기보다는 추억을 나누는 마음으로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추억을 생각하면서 이 작품에 몰입했다. 내가 이노크 아아든을 처음 만난 것은 중학 1~2학년 무렵인 듯하다. 당시 유명한 학생잡지이던 「학원」에서는 매월 세계 명작을 한 편씩 소개하고 있었다. 서평 형식으로 소개되던 그 꼭지는 거의 보지 않았다. 1960년대인 당시에는 책도 귀했고, 학교마다 도서관이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매우 부실했다. 시골에 살던 나로서는 소개되는 책들을 만날 수도 없고, 일단은 소개하는 내용이 어렵기도 했다. 대개 앞에 몇 문장을 보다가 다른 꼭지로 넘어가곤 했다.
그러나 『이녹크 아덴(그때는 책의 제목이 ‘이노크 아아든’이 아니라 ‘이녹크 아덴’이었음)』을 읽는 순간 정신없이 빨려 들었다. 바닷가 어떤 마을에 이노크와 필립이라는 소년과 애니라는 소녀가 살았는데, 그들의 삼각관계가 줄거리의 중심이었다. 지금이야 영화나 텔레비전 등으로 많은 연애담이 소개되는 시대지만, 당시로서는 그 이야기가 매우 인상 깊었나 보다.
나는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고등학교를 춘천으로 진학하니 도서관에서 이 책을 읽었다. 약간은 실망했다. 학원 잡지에서 소개한 이상의 줄거리를 기대했는데 150쪽 정도의 얄팍한 책이었는데 그것도 영한대역이었다. 우리말로는 70쪽도 안 되니 중편 정도의 분량이었다. 그래도 옛 애인을 만난 듯 반갑기는 했다.
둘째, 아름다우면서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어린 시절 소꿉놀이를 할 때 애니는 항상 엄마였고, 이노크와 필립이 번갈아 남편과 아이 역을 했다. 그러나 어부의 아들로 힘이 센 이노크가가 완력으로 남편 역을 맡자 상인의 아들로 유약한 필립은 눈물을 흘릴 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애니는 이렇게 달랬다.
“제발 나 때문에 싸우지 마. 나는 이노크와 필립 두 사람의 아내가 될 테야.”
결국 애니는 두 사람의 아내가 되었다. 무심콘 한 아이의 말이 그대로 실현되었던 것이다. 이런 일화가 서너 번 이어지고 있었다. 그때마다 어떤 전율을 느끼곤 했다.
셋째, 지금 읽으니 역시 아름다운 작품이다. 고교시절의 그 책은 아니지만 내용이야 다름이 있겠는가? 저자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인 시인이라고 한다. 학창시절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문장이 유려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시인이었던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시적인 언어로 아름다운 정서를 표현했듯이……. 내가 매력을 느꼈던 것도 문장 때문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넷째, 이 작품이 읽히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다. 거의 반세기 전에 세계명작으로 알려졌던 작품이다. 그때의 세계명작은 지금도 대부분 명성을 유지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더 이상 출간이 되지 않은 듯하고, 지금 이 작품도 문학보다는 영한대역의 학습용으로 발간된 듯하다.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최근에는 읽히지 않는 것일까? 우리 사회가 그만큼 거칠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내 생각에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재미있게 읽힐 작품이 아닌가 싶다. 학창시절에 내가 읽은 책도 영한대역이었는데, 지금의 책도 그렇다. 그렇다면 이 책이 영어문장 텍스트로 훌륭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렇다면 영어공부가 필요한 사람들이 학습을 겸해서 읽으면 어떨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