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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백성을 근대시민으로 만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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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사회학 강의교재로 쓰임직한 책인데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저자로부터 간접적으로 선물받은 책이고 둘째는 '인민의 탄생'이라는 제목이 많은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이였다. 사실 우리가 학교 다닐때에는 인민(people)이라는 말 자체가 지닌 이념성 때문에 국민이나 시민, 백성과 같은 단어를 의식적으로의 선택해 사용하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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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사회학 강의교재로 쓰임직한 책인데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저자로부터 간접적으로 선물받은 책이고 둘째는 '인민의 탄생'이라는 제목이 많은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이였다. 사실 우리가 학교 다닐때에는 인민(people)이라는 말 자체가 지닌 이념성 때문에 국민이나 시민, 백성과 같은 단어를 의식적으로의 선택해 사용하던 기억이 난다.

 

책 제목이 암시하듯 역사성을 지닌 개념을 다루고 있다. 부제로는 '공론장의 구조변동'이라고 되어 있다. 좀 어려운 용어이지만 우리나라의 근대적 의미의 시민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는지를 거시적 구조변화의 측면에서 조망해 보자는 저자의 의도가 담겨 있는 말이다. 우린 구한말 외세에 의해 피동적 개방을 하고 일제 식민지 시대를 거쳐, 남북간 이념대결 속에서 서양에 비해 그럴싸한 시민혁명조차 없이 발전해 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서양의 사회학적 이론의 틀에서 보자면 한국은 극복할 대상의 나라였고, 부정적인 모습을 잔뜩 담고 있는 국가에 불과했다. 이러한 인식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과연 조선시대의 우리 백성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대의 시민으로 진화해 왔을까?' 하는 의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근본적 문제의식이다. 이 책은 근대 개화기로의 여행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모색하고 있다.

 

조선시대 인민(백성)은 통치의 객체이자 교화의 대상에 불과했다. 흔히 일반백성들은 갓난아이(赤子)에 비유되곤 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피동적 존재로서 국가와 사회로부터 끊임없는 보살핌을 받아야 하고 국가가 원하는 공역을 아무런 저항없이 제공하면 그만인 존재였다. 조선사회의 지배계층이었던 왕과 사대부들이 독점했던 지식권력(knowledge power)에 접근할 수단이 원천적으로 배제되어 있었다. 조선은 지식에 기반을 둔 성리학에서 출발했다. 성리학은 그 자체가 바로 정치이자 종교이자 지식이였다. 조선은 정치와 종교, 문예라는 '통치의 삼중구조'라는 거시적 골격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였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조선이 인민(일반 백성)들이 설 자리는 애초부터 없었다. 그럼 어떤 계기를 통해 이러한 지배구조가 와해되고 백성이 통치의 주체로서 참여하는 계기를 마련했던 것일까? 

 

조선의 통치의 삼중구조가 무너지는 데에는 3가지 요인이 있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첫째로 한글의 창제로 인해 글자를 읽고 쓸 줄 아는 ‘새로운 인민’이 출현했다는 점이다. 통치와 교화의 대상이던 일반 평민은 한문을 기반으로 하는 양반 공론장 안으로는 절대 들어갈 수 없었다. 그러던 것이 한글 창제를 계기로 인민도 그들만의 문자 수단을 갖게 되었고 이른바 언문에 바탕을 둔 새로운 문헌 공동체가 느슨하게 형성되어 갔던 것이다. 언문의 도움으로 조선의 인민들도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으며 소설, 가사문학은 시장의 발달과 함께 문예분야에 있어서의 평민담론장이 출현을 돕게 된 것이다.

 

둘째로 유교사회의 종교담론장을 균열시킨 서학의 역할을 들 수 있다. 18세기 도입된 천주교의 평등주의적 인간관은 신분위계적 사회관과 정면을 부딪히게 되었다. 비록 초기단계에서 카돌릭이 군신관계나 국가에 대한 충성을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천주교적 의식과 관습은 유교적 생활양식을 침해할 수 밖에 없었다. 조선의 인민이 유교적 사회질서를 뒤집고 피통치자에서 역사의 주체로서 등장하게 된 데에는 천주교의 역할과 이러한 교리가 평민담론장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만든 한글 번역 성서의 역할이 지대했다고 분석한다. 한글의 창제가 유교적 질서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교육수단을 마련하기 위한 방편이었음에도 결국은 유교질서를 무너뜨리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게 들린다.

 

셋째로 정치적 측면에서 저항인민이 탄생한 점이다. 19세기초 홍경래의 난으로 시작된 민란의 시기는 1894년 동학농민 전쟁을 계기로 폭발하게 된다. 이젠 인민이 통치세력과 통치이념을 이탈해서 저항인민으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여기엔 조선후기 경제적 수탈의 심화가 인민의 생존위기를 집단행동으로 표출되면서 조선의 인민은 정치적 인민으로서 진화하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시적 연구와 목적론적 연구를 추구하는 기존 학계의 경향에서 벗어나 ‘거시 구조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조선사의 총체적 조망을 시도하고 있다. 한글의 사용으로 인민들의 자유로운 감정의 표현이 가능하게 된 점을 ‘새로운 근대적 인민’의 출현을 위한 기본적 요건이었음을 밝히면서, 조선의 통치 축인 지식, 종교, 정치 분야에서 기존질서의 해체과정을 구한말 당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의 시각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의 의미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있을테니 별도의 언급을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일반인이 이 책의 흐름을 따라가는데에는 상당한 혼란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정리되지 않은 다양한 사례들을 중언부언하는 식으로 반복적으로 설명함에 따라 저자의 주장의 핵심을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c******4 2012.04.04. 신고 공감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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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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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섹시'해서 읽어 봤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고. 결과적으로 작은 기대마저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읽으면서 계속 가라타니 고진의 그림자가 아른 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고진 특유의 발랄함과 섹시함도 없고, 단지 그의 그림자를 추종한다는 느낌만 들었다. 아니, 그러나 둘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프라이드가 그 것이다. 고진은 스스로 탁월하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즐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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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섹시'해서 읽어 봤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고. 결과적으로 작은 기대마저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읽으면서 계속 가라타니 고진의 그림자가 아른 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고진 특유의 발랄함과 섹시함도 없고, 단지 그의 그림자를 추종한다는 느낌만 들었다. 아니, 그러나 둘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프라이드가 그 것이다. 고진은 스스로 탁월하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즐긴다. 이단 교주가 누릴 수 있는 영적 아우라를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송호근 역시 이점 에서는 동일하다.

 

" 근대 찾기에 나섰던 연구자들의 소중한 공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발견한 요인들은 조선 사회를 500년 동안 유지 존속시켜 왔던 가장 중요한 골격의 한 단면이나 부분을 언급한 것에 그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p 375 " 

 

유사한 표현이 여러 곳에 나온다. 미시사 연구와 목적론적 연구 경향이 근대의 '거시적 구조' 이해에 실패했는데, 본인은 그런 한계를 뛰어 넘어 '거시 구조의 변환'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다는 프라이드가 처음부터 마지막 챕터까지 여러 번 나온다.  프라이드 자체는 중요한 덕목이지만, 콘텐츠가 도와주지 않으면 웬지 어설퍼 보이는 법이다. 조선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과정을 분석하는 여러 서책들과 비교해서 특별히 '인민의 탄생'이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송호근은 송호근 방식으로 근대화 과정을 분석했을 뿐이다.

 

이 책의 부제는 '공론장의 구조 변동'이다. 담론이 공론이 되는 과정,  과정에서 언어(언문, 한글) 가 감당하고 있는 역할에 대한 분석이 기본 맥락이다언문이 조선 후기 인민의 삶, 유교적 세계관에 지배당한 인민이 종교적으로 문예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어떻게 담론을 생산해 내고 유통시켰는가를 분석하고 그 바탕위에서 담론이 공론이 되고 공론장이 근대로 이어지는 과정을 분석하는 것이 주된 의도다. 이런 분석을 위해서 하버마스와 푸코를 여러 차례 초대한다. 초대하는 것은 상관없는데, 거의 매 챕터마다 등장하다 보니 20 후반 어린 연구자의 박사 논문같은 느낌이 든다. 그나마, 전체 길이가 짧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중복되는 내용이 너무 많다. 매 챕터마다 개론적 설명이 반복된다.   

 

이 책 읽으면서 이삼성의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가 계속 생각났다. 그 책을 읽고 나서 블로그에  이렇게 쓴 적이 있다.

 

" 사회과학서라고 하기에는 이 책에 눈물과 애정이 너무 많다.  단순한 역사서라고 하기에는 학문적 구성이 너무 치밀하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 좋은 책이라고,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행복 중의 하나라고. 저자에게 감사드린다. "

 

이 책 역시 사회과학자의 '우리 다시 돌아보기' 버젼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눈물과 애정'이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독서의 즐거움도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내 잘 못일 수 있겠다, 기대를 어느 정도는 .  ++ 

 



b****l 2011.12.1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