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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레 시리즈 중 『제1호 수문』이 가장 모호한 줄 알았더니 그것보다 더 아리송한 이야기가 있었다. 『누런 개(열린책들)』의 애매모호함은 『제1호 수문』과 비교했을 때 더하면 더했지 전혀 뒤쳐지지 않았다. 매그레 시리즈를 읽으면서 지루함을 느낀 경우도 처음이다. 어찌나 진도가 나가지 않던지 며칠 밤을 『누런 개』만 붙들고 있었다. 지루해서인지 책만 펼치면 졸렸다. 간신히 읽고 나서 보니 그때서야 비로소 불행했던 남자와 여자의 삶이 눈에 들어왔다. 매그레를 만나서 이제라도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있게 되어 안도했다.
「누가 총을 쐈어요. 웬 구두장이인데, 누런 개가 지나가는 것을 집 창문에서 보고는….」 「죽었나 」 「다쳤습니다. 허리 쪽이 부러졌어요. (…) 짐승은 길 한복판에 있어요. 지금 유리창 너머로 녀석이 보입니다. 울부짖고 있어요. 이거 어떻게 해야 하죠 」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쓰는 형사의 음성에서는 짙은 불안감이 베어났다. 그 다친 누런 개가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이기라도 한 듯이. p.265
『누런 개』는 작고 조용한 마을 ‘콩카르노’에서 ‘모스타구엔’이라는 사내가 기분 좋게 술에 취해서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총상을 입는 것으로 시작한다. 길에 쓰러져있던 사내 옆에 어디서도 본 적 없고 주인이 누군지도 알 수 없는 누런 개가 나타나서 냄새를 맡고 다녔다. 다음 날 매그레가 콩카르노에 도착했을 때 호텔에서 독극물이 발견되었다. 호텔에서 파는 술병에서 독이 발견되었을 때도 계산대 옆에 누런 개가 엎드려있었다. 다음 날 아침 매그레가 누런 개의 행방을 찾자 누군가 닥터 미슈 집 정원에서 보았다고 말한다. 닥터 미슈 집 안에서 엄청난 크기의 구두가 찍힌 자국과 개 발자국이 발견되었다. 다음 날 신문사 기자 세르비에르 씨의 차 안에서 핏자국이 발견되었는데 남자의 행방은 찾을 수 없었다. 며칠 사이 연이어 발생한 사건은 콩카르노 마을에 공포를 몰고 왔다. 마을 시장은 매그레에게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누구라도 좋으니 붙잡아 들이라고 다그친다. 매그레는 시장의 압박에도 꿈쩍하지 않는다. 게다가 누런 개와 함께 다니는 발이 큰 사내를 쫓는 일에도 관심이 없다. 매그레가 무엇을 하고 다니는지, 누구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난 공포에 대해 좀 더 얘기해 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불행한 사건들의 밑바탕을 이룬 것이 바로 공포이기 때문이죠. 미슈는 공포에 떨고 있었습니다. 결국 미슈는 자신의 적보다도 자신의 공포를 이겨 내고 싶었던 겁니다. p.384
매그레는 억울한 사연을 가진 발이 큰 사내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사내는 세 남자에게 속아 미국에서 감옥살이를 하며 강제노역을 했다. 콩카르노에 돌아와서 사내가 한 일은 고작 세 남자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뿐이었다. 감옥에서 스무 번이나 자살을 기도했던 사내는 세 남자에게 자신과 똑같이 감옥을 체험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들 앞에 나타났다. 세 남자가 겁에 질려 자신에게 총을 쏘길 기다렸던 것이다. 사내의 예상대로 세 남자는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한 사람은 죽은 척 꾸며놓고 콩카르노에서 도망쳤고 다른 사람은 공범을 죽였다. 매그레가 없었다면 마을 전체로 퍼진 공포가 누런 개에게 총을 겨눴듯이 발이 큰 사내의 목숨까지 앗아갔을지도 모른다.
‘누런 개’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결말이 꽤 만족스럽다. 매그레 덕분에 억울함을 해소한 사내는 사랑하는 여인과 재회하여 가정을 꾸렸고 죄 지은 사람은 벌을 받게 되었다.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들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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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심농이란 작가는 내가 주목해온 사람이 아니다. 그저 추리소설 작가로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이고, 이번에 그의 책들을 읽은 것도 저렴한 가격의 두꺼운 책을 발견했다는 이유 하나였다. 그의 ‘메그레 시리즈’는 파리 경찰청의 메그레 반장이 펼치는 추리소설로 장편 75편, 단편 28편, 이렇게 모두 103편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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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심농 작가닝믜 갈레 씨, 홀로 죽다입니다 이번 갈레 씨, 홀로 죽다는 열린책에서 30주년기념 특별판으로 나왔는데 기존에 나왔던 갈레 씨, 홀로 죽다,누런개,센강의 춤집에서,리버티 바 4권을 한권으로 묶은책으로 책의 재미뿐만 아니라 가성비도 좋습니다 고전 추리물을 읽어보시고 싶다면 가격적으로도 이득인 이책으로 입문해보는것도 좋아보입니다 저에겐 이번에 처음 접한 작가님인데 책을 잘 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르주 심농 작가닝믜 갈레 씨, 홀로 죽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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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수록된 네 편의 `소설 갈레씨`, 홀로 죽다, `누런 개`, `센 강의 춤집에서` 그리고 `리버티 바`는 매그레 시리즈에 포함된 작품들이다. 매그레 시리즈를 이어 가는 핵심 인물인 매그레 반장은 1929년, 당시 젊은 심농이 유럽 북부의 운하들을 여행하던 중, 네덜란드에서 그 캐릭터를 떠올렸으며, 1930년 `불안의 집`에서 처음 등장한다. 초능력도 없고, 특별하지도 않은 매그레 같은 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추리 소설에 출판사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심농은 이에 굴하지 않았고, 결국 출판을 수락한다. 육중한 체구, 벨벳 칼라가 달린 묵직한 외투, 중절모 차림에 항상 파이프를 뻐끔거리는 파리 경시청의 매그레 반장, 도무지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이 의뭉스러운 사내야말로 이 시리즈의 성공을 이끈 열쇠가 아닌가 한다. 기존의 탐정들이 현란한 지적 추리를 통해 범인을 드러내는 데 반해, 매그레는 인간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를 통해 사건의 본질에 도달해 가는 것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범죄를 감추는 교묘한 트릭을 밝혀내는 게 아니라, 그 범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었던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이다. 범죄자에 대한 시각도, 기존 추리 소설에서 범죄자는 합리적 질서 위에 세워진 정상적인 일상을 흩트리는, 따라서 청소되어야 마땅할 일종의 괴물인 반면, 심농의 소설에서 죄인들은 있는 그대로의 인간, 기질에 의해, 상황에 의해, 운명에 의해, 내적 논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범죄에 내몰리는 가엾은 중생들일 뿐이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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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강의 춤집에서(열린책들)』는 매그레가 연민의 정을 느끼는 사형수 장 르누아르가 처형되기 직전 매그레에게 과거 자신이 목격했던 살인사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시작한다. 르누아르와 친구 빅토르는 파리 근교의 어느 강변에 <두 냥 춤집>이라는 곳에서 한 남자가 마네킹처럼 뻣뻣해진 사람을 부축하며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두 사람은 남자의 뒤를 쫓아갔고 생마르텡 운하에 사람을 빠뜨리는 걸 목격했다. 이후 2년 동안 남자를 협박해서 푼돈을 갈취하는 재미를 보았지만 어느 날 자취를 감추는 바람에 놓쳐버린다. 그런데 3개월 전에 <두 냥 춤집>에서 남자를 다시 보았다. 남자는 르누아르를 알아보지 못했다. 르누아르는 매그레에게 <두 냥 춤집>에서 보았던 남자 이야기를 들려주며 살인자가 버젓이 살아있는데 자신은 처형되는 것에 대해 억울해했다. 하지만 <두 냥 춤집>이 어딘지 남자의 인상착의는 어떤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매그레는 우선 <두 냥 춤집>부터 찾아보았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생마르텡 운하에서 발견된 시신도 조사했지만 특별히 눈길을 끄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중산모를 구입하러 들어간 모자점에서 먼저 온 손님이 ‘친구 몇 명이서 두 냥 춤집에서 가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소(p.404)’라고 하는 말을 듣게 된다. 매그레의 수사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수사랄 것도 없었다. 매그레는 모자점에서 만난 사내의 뒤를 따라 다니다가 우연히 그들의 무리에 끼게 되었다. 그들은 주말마다 <두 냥 춤집>에 모여 놀고 마시며 스트레스를 푸는 듯했다. 매그레는 그들 패거리와 함께 <두 냥 춤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평화롭게만 보이던 <두 냥 춤집>에서 총성이 울렸다. 패거리 가운데 한 사람이 총에 맞아 죽고 다른 한 사람의 손에는 권총이 쥐어져있었다. ‘난 아무 짓도 안했어요! 맹세코 그를 죽이지 않았어요!(p.443)’라고 외치던 바소 씨는 도주한다. 패거리 중 한 명인 제임스는 바소의 아내와 아들을 경찰의 눈길을 피해 도망치게 돕는다. <두 냥 춤집>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일주일 후 그곳을 다시 찾은 매그레는 르누아르의 친구 ‘빅토르’를 만난다. 빅토르가 생마르텡 운하에 사람을 빠뜨린 남자가 누구인지 알려주면 모든 게 끝나는데 빅토르는 공짜로 알려줄 생각이 없다. 다만 운하에서 죽은 사람이 누군지 알려주었을 뿐이다. 하지만 매그레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두 냥 춤집>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살인사건 즉, 르누아르와 매그레가 각각 목격한 살인사건은 하나의 사건이다. 두 건의 살인사건의 공통점은 혼외정사와 돈이 연결된 낯 뜨거운 사건이라는 것이다. <두 냥 춤집>에서 주말마다 모여서 즐기던 사람들은 일주일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모였던 게 아니다. 그들이 <두 냥 춤집>에 만들어 놓은 작은 세계는 난잡하고 어수선했다. 비밀로 가득 찬 역겨운 세계였다. 그런 세계가 언제까지나 영원할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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