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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의『엄마를 부탁해』를 읽고는 정말이지 펑펑 울었다. 엄마가 바로 옆에 계신데도 불구하고 엄마가 많이 생각나는 책이었다. 서평을 쓰면서도 더 늦기 전에 정말 엄마에게 잘해야겠다고 했지만, 사실과는 조금, 아니 많이 다르다. 그 글을 쓸 때였나. 엄마가 나를 불렀는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바쁜데 왜 부르냐고 말이다. 옆에 계신 엄마와 많이 생각나던 엄마와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언젠가 올케한테 했다. 순전히 웃기려고 한 얘기였는데, 반응이 의외였다. “언니, 저도 그랬는데, 아기 낳으니까 엄마에 대한 마음이 달라져요.” 올케는 자신의 엄마에게 그 달라진 마음을 얼마나 표현하고 사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나는 나의 엄마에게 그런 마음을 영영 품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래서 죄송하면서도 여전히 엄마가 싫어하는 짓을 골라서 하고 있다.
엄마와 나는 다르다. 우리는 서로 다른 만큼이나 서로를 걱정하고 사랑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토록 가까이에서 이토록 부딪히는지도 모르겠다. (p.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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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나의 엄마는 조울증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나에 대한 반응이 온탕과 냉탕을 오간다. 그로 인해 나는 보물이 되었다가 곧바로 퇴물이 되고는 한다. 어제만 해도 저녁을 안 먹는다고 했을 때는 보물이었다가 다시 저녁을 먹는다고 해서, 그리고는 아주 많이 먹어서 퇴물이 되었다. 나보다 더 엄마가 내 몸매에 예민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딸이기에 느끼는 더 서운한 것들이 있다. 엄마이기에 느끼는 더 안타까운 것들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원망들이 있다. (p.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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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이민혜 작가는 엄마와 자신의 일상, 싸움, 숨겨 놓은 마음 같은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 정성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유쾌하면서 가끔은 야릇한 그림이 재미를 더한다. 읽으면서 계속 웃게 되는데, 마지막에 나오는 그림에는 그럴 수가 없다. 딸과 사위를 보내고 홀로 집에 있는 엄마의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지기 때문이다. 다들 엄마가 자신의 엄마라서 고맙지만, 그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고 살고 있을 것이다. 이제라도 그 마음을 표현하는 건 어떨까. 나 역시 엄마가 싫어하는 짓을 그만하고 계속 보물로 남아야겠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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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러스트 이민혜 씨의 글과 그림이다. 결혼해서 엄마를 새김질해 보고 엄마의 존재와 그 실상을 그려보고 있는 글이다. 결혼하지 않고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생각들이 잔잔한 일상 속에 묶여 현대판 순애보로 표현되고 있다. 그림이, 그 생각들이 따뜻하게 마음에 부딪혀 온다. 딸과 엄마, 가정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엄마를 보고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고 하던 어느 사람의 얘기가 떠오르는 장면들이다. 장면 장면이 뭉클하고 향기롭게 전해져 온다. 딸의 입장은, 큰 딸의 입장은 가정에서 다른 모양이다.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지극하다. 물론 충돌도 있고 감정도 흐르고 하지만 그 기저에는 피붙이라는 따스함이 머물러 있다. 그러기에 어떤 말을 해도 어떤 상처가 되는 상황이 있어도 쉽게 치유가 된다. 자정 작용으로 붙어 흠결이 있는 바둑판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누가 말하더니만 큰 딸과 엄마의 관계가 그렇지 않을까 생각이 되어 진다. 엄마의 자랑스러움과 딸의 현실이 어울려 미묘한 흔들림이 전해져 오기도 한다. 딸은 확실히 아들과는 다른 듯하다. 솜처럼 섞이고 녹아드는 엄마와 딸의 관계라면 아들은 엄마의 지붕과 같은 것인 듯하다. 엄마와 딸은 친구라 한다. 특히 성장한 큰 딸은 엄마의 모든 것을 닮아 있다. 그림 속에서도, 삶 속에서도 그들은 많이 달아 있다. 세상을 보는 눈도 비교적 비슷하게 나타나고, 행함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판박이란 말을 이런 경우 사용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두 사람은 많이 비슷하기 때문에 좋은, 나쁜 감정일 교차하여 머물러 있는 듯하다. 그림과 함께 짧은, 작은 이야기들이 두 부분으로 나눠 전개되고 있다. 짧은 글 속에는 촌철살인 하는 지혜가 담겨져 있다. 사랑이 들어 있다. 감사하는 마음이 들어 있다. 30여 년의 애증이 들어 있다. 쉽게 읽으면서 지면을 오래 붙들고 있다. 그 향기에 취하고 있는 것이다. 각각의 단편들은 우리들 일상의 냄새가 난다. 그 일상이 조각되어 구수함이 되고 있다. 딸이 가슴으로 생각하는 엄마가 넉넉히 나타나 있다. 다 자란 딸을 아직도 어린아이 같게 느끼는 마음이, 어딜 가면 물가에 내어놓은 아이 같은 느낌으로 바라보는 행위가, 사랑한다고 남자를 데리고 올 때 미래의 환경부터 생각하는 어쩔 수 없는 정서가 물결처럼 그윽하게 전달되는 글이다. 그 엄마의 마음을 딸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그리고 있다. 엄마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라고 할 수 있는 글이다. 글을 읽으면서 그 따뜻함에 행복해 졌다. 집의 큰 딸이 이런 마음을 가질 것이라고 지식을 얻으며 마음을 넉넉하게 지녔다. 문장 문장이 달콤하게 다가왔다. 그 맛은 감사함으로 내게 남았다. 이런 글은 이렇게 잔잔함으로 우리의 피부에 스며드는구나 하고 생각을 하면서 책 소에 들어 있는 그림을 한참이나 쳐다본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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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산 시간의 절반가량을 엄마와 떨어져 살고 있다. 멀리 사는 딸 걱정하실까봐 항상 전화로 “괜찮아.”를 외다 보니 어느덧 엄마와 어색한 사이가 돼버렸다. 그래도 가끔 제목에 ‘엄마’가 등장하는 책을 읽는다. 그래야 가끔 안부전화라도 하지 않겠나 내가 자라는 동안 나 말고도 돌볼 사람이 많았던 엄마는 내 마음속에 있는 방에 머무를 여유가 없었다. 그리 서운하지는 않았다. 그랬던 엄마가 요즘은 자주 내 어두운 작은 방을 기웃거린다. 그럴수록 나는 더 방문을 꼭꼭 걸어 잠갔다. 내가 틈을 보여주지 않을수록 엄마는 조바심을 냈다. “왜 더 자주 전화하지 않니? 잘 지내니?”, “엄마는 항상 네가 보고 싶은데 왜 더 자주 내려오지 않니?” 내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저는 잘 지내요. 필요한 일 있으시면 전화하시면 되잖아요. 바빠서 내려갈 틈이 없어요. 알아서 잘하는 똑똑한 딸은 가져선 안 될 못난 감정들이 그 방에 나뒹굴고 있었다. 나는 엄마에게 그런 마음을 보여줄 자신이 없다. 힘들어요. 고민 돼요. 일이 잘 안 풀려요. 괜히 그런 말을 꺼내 걱정을 끼쳐드리기엔 엄마와 내 사이가 너무 멀었다. (나에게는)애석하게도 이민혜 작가의 이 책을 읽고서 알아버렸다. 이건 엄마 나름의 친해지려는 시도라는 것을. 내가 힘들다고 칭얼대는 게 엄마 마음을 놓이게 한다는 것도. 이 책은 엄마와의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로 가득 차 있다. 집에 있으면 나가 놀라고 구박하고 나가면 안 들어온다고 구박하는 엄마에 대한 투정, 잔뜩 지쳐 집으로 돌아온 다 큰 딸을 돌봐준 고마움, 친구들과 놀러 가서는 나처럼 별 쓰잘머리 없는 걸 사오는 귀여운 엄마……. “넌 부족한 딸이야! 고마운 줄 알아야지! 빚진 감정을 느끼면서 잠자코 엄마한테 전화나 하란 말이야!” 하는 책이 아니어서 참 좋았다. 하지만 가슴에 무겁게 남는, 그래서 여러 번 다시 펼쳐 본 이야기는 역시 엄마에게 못해서 미안했던 일들이다. 남자친구 문자엔 10분 안에 답장을 하면서 부재중 전화 목록에 찍힌 엄마 번호는 보고도 그냥 내 할 일을 해버렸던 것, 엄마가 아픈데도 곁에 있어줄 수 없어서 미안한 마음에 괜히 몸생각 나이생각 안 한다고 신경질을 부렸던 것, 엄마의 갱년기를 모르는 것. 그래도 작가는 엄마 곁에 있어 주었는데 나는 그마저도 못했던 것. 그래서 많이 울었고 울다가 중간중간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어쨌거나 나는 부족한 딸이어서, 빚진 감정을 느끼면서 잠자코 엄마한테 전화나 해야겠다. 이번에는 책을 한 권 보내겠다는 말도 덧붙여야겠다. 차마 내 입으로는 말 못하겠지만 그동안 죄송했다는, 앞으로도 죄송할 거라서 더 죄송하다는 마음을 꼭꼭 눌러 담아 책을 포장한다. 내가 못한 위로를 남의 집 딸이 대신 전해주길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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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뭉클하네요 .. 내딸에게도 꼭 들려주고 싶은 .. 여자라면 누구나 느낄만한 감동입니다 우연히 마주친 엄마로서는 작가의 내면이야기를 아주 쉽고 짧게 잘 그려내엇네요. 엄마와 딸의 소중한 느낌들이 삽화와함께 너무 잘 그려져서 읽는 내내 행복햇답니다 우리시대의 엄마와 딸의 진정한 모습 누가누구이전에 같이 공유할까 있는 감동입니다 엄마라서 |~~~~ 꼭 추천하고 싶네요. 젊은 엄마는 친정엄마를 회상하고 친정엄마는 그들의 엄마를 그리워하고 또 미혼들은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수록 있는 폭 넓은 이야기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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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색깔과 비슷한 연한 노란책인
눈칫밥
이걸 보는 순간 정말 "아~! ㅋㅋㅋ"하면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청개구리들
아빠와 나,여동생 (남동생은 어려서 해당이 안됨)
내 결혼식 전날은 요러지 못했다.
엄마가 바란 건 단 하나였다.
나의 엄마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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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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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시절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다가 엄마에게 걸려온 전화를 무심코 받은 적이 있다. 일상적인 몇 마디를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곁에 있던 남자친구가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물었다. 누군데 전화를 그렇게 받느냐고. 별 생각 없이 툭툭 내뱉는 무뚝뚝한 말투와 신경질이 묻어난 대답, 짜증 섞인 표정까지... 나는 회사에서도, 친구들에게도, 연인에게도 하지 않는 말과 행동을 엄마에게만 하고 있었던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 왜 엄마는 이기적이고 틱틱거리기나 하는 딸을 아끼고, 챙기고, 사랑하는 걸까. 그런데 나뿐만이 아니었다. 평상시에는 정말 사근사근한 말투와 상냥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누군가도, 자신의 엄마와 통화할 때만큼은 나랑 별 다를 바가 없었다. 왜 우리의 엄마들은 자식들에게 이런 취급을 받는 걸까. 또 우리는 왜 매번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이 모든 것이 다 허용되고 묵인되는 거라고 이기적으로 생각해왔던 걸까.
이민혜 작가의 그림 에세이를 보면서, 나는 새삼스레 엄마에 대해 생각해본다. 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우리들의 엄마 이야기가 매 페이지마다 내 마음을 쿡쿡 찔러 댄다. 유쾌하고 시니컬한 모습으로 그려진 일러스트들이지만, 함께 있는 글들을 통해서 전달되는 것은 엄마를 잊어 버리고 사는 당신에게 건네는 따뜻한 이야기들이다. ![]()
사람들은 왜 아이를 낳는 걸까.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생을 다시 살고 싶어서가 아닐까.라고. 왜냐하면 그 누구도 자신의 어린 시절을 또렷하게 기억하지는 못할 테니 말이다. 자식을 통해서 나는 이맘때 목을 가눴고, 내가 이렇게 옹알이를 하고, 걸어 다니기 시작했고, 내가 저런 눈으로 엄마를 보았겠구나. 하며 자신이 보지 못한 자기를 다시 보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되면서 다시 한번 더 자식이 되어, 내 부모의 소중함과 가치를 깨닫게 되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부모들이 내가 속을 썩일 때마다 한숨처럼 내뱉던 그 말, "너도 너랑 똑같이 닮은 자식 새끼 낳아봐라. 그때는 내 마음 알 거다."라는 대사가 비로소 체감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당연하게' 늘 곁에서 보살펴주고 무한정한 사랑을 주기만 하는 존재가 엄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 엄마의 입장을 알게 된 이후로는, 가족 누구에게도 이해 받지 못한 채로 오로지 희생만 해야 했다니 어찌 보면 부당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당연히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는 그냥 처음부터 엄마인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이가 어디있겠는가. 처음부터 자신의 모든 걸 희생하고, 손해보면서도 티내지 않고, 억울해도 참고, 힘들어도 아닌 척 하고.. 그렇게 정해져 태어나는 사람이 있느냐는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엄마가 얼마나 자식들을 힘들게 키웠는지.. 우리는 누군가의 부모가 되어 보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내가 속 썩이고 걱정끼치는 건 생각지 않고, 오로지 엄마가 하는 잔소리만 듣기 싫어 하면서, 나중에 언젠가 내가 엄마가 되면 저런 소리 안 해야지하는 생각 따위는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엄마와 얼마나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걸까. ![]()
내가 이렇게 불면증에 시달리는 건, 아직도 여드름이 올라오고 배가 나오고 못생긴 건, 마음에 들었던 소개팅 남에게서 연락이 없는 건, 클라이언트의 지나친 언사에 매번 말 한마디 못 하는 건, 마감이 코앞인데 아무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건! "다, 엄마 때문이야!" 못난 딸의 분노는 왜 늘 엉뚱한 방향으로만 향했을까.
우리 엄마는 아직도 내가 뱃속에 있을 때의 태동이 어땠는지를 기억하신다. 하도 요란하게 엄마 배를 발로 뻥뻥 차서 길을 걸어가다 깜짝 깜짝 놀라서 멈춰야 했다면서 말이다. 처음으로 젖을 떼려고 할 때 어떤 방법을 썼고, 그게 싫어서 아기였던 내가 어떤 얌체 같은 행동을 했었는지, 등에 엎고 시장에 데리고 나가면 사람들이 북적대는 틈이 싫어서 사람들을 하도 꼬집어대서 미안해했다는 사연까지.. 엄마는 그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아직 생생하게 내가 아기였을 때의 기억을 가지고 계셨다. 매우 유순한 편이었던 동생과 달리, 나는 어딜 가도 맘에 드는 걸 사달라고 떼쓰며 보채는 고집쟁이였던 터라 엄마를 매우 힘들게 했다고 한다. 하지만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엄마의 얼굴에는 자연스레 미소가 번져있다. 이런 게 바로 엄마라는 존재의 위대함인 것이다. 평생을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면서 살았지만, 절대 억울하지도 그 시절이 불행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하시는 것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이 모든 걸 생각하면서도 나는 오늘도 엄마에게 짜증섞인 말을 내뱉고 말았다. 대체 나는 언제 철이 든 듬직한 딸이 되는 걸까. ![]()
어느 일요일 아침, 이불을 널기 전에 물기를 털어내고 있었다. 힘껏 털 때마다 이불과 함께 나도 날아갈 것 같았다. 팔과 어깨가 뻐근해왔다. 남편이 문득 말했다. "엄마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 나는 대번에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았다. 이토록 끝없이 반복되는 고된 집안일을 엄마는 어떻게 몇 십 년간이나 혼자 해왔단 말인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 일, 청소해놓아도 바로 난장판이 되어 버리는 집, 한 번에 너무 많은 일을 한꺼번에 감당해야 하는 우리의 엄마들. 하지만 자식들, 남편을 포함해서 가족들은 엄마니까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우리의 엄마들도 평생 나를 그렇게 키워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뭐든 그저 '당연한' 일이란 없다.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족들이 매번 따뜻한 밥에, 깨끗한 공간에서 지낼 수 있었다는 걸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은 엄마를 까맣게 잊은 채 그저 사는 게 급급한 우리에게 여전히 우리 곁에 엄마가 있다는 걸, 엄마라는 '사람'이 있다는 걸 말해준다. 그리고 이젠 엄마 옆에 우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딸이라서 더 서운했던 것들, 엄마라서 더 안타까운 것들, 그것들이 한데 섞여 원망이 되고 후회가 되었던 시간들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세상의 모든 딸들과 모든 엄마들이라면 비슷한 상황들을 경험해왔을 것이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연애하느라 정신없다고, 사는 게 녹록치가 않아서, 결혼 후에는 남편과 아이를 챙기느라, 어쩌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제일 먼저 엄마라는 존재를 미뤄왔던 게 아닐까. 나부터 미안하고, 부끄러운 감정이 들었다.
굉장히 뭉클하고 감동적이고, 울컥하게 만드는 순간들을 그리고 있지만, 이민혜 작가의 그림들은 매우 기발하고, 유머스럽고, 예리하고 날카롭다. 가끔은 너무 적나라한 표현에 서글퍼지고, 또 가끔은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결혼 전 불평 많고 철없는 딸과 그런 딸을 걱정하는 엄마의 일상과 딸의 결혼 후 이제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끊임없이 만나는 딸과 엄마의 일상들은 이거 전부 내 얘기아닌가 싶을 정도로 공감 또 공감의 연속이다. 그리고 이제 가끔은 뒤 돌아서서 걸어가는 엄마의 뒷모습이 쓸쓸해보이기도 하고, 또 가끔은 소녀같은 감성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엄마의 젊은 시절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세월이라는 무게가 서글퍼지기도 한다. 수십 년 전에도, 몇 년 전에도, 평일에도, 주말에도, 어제도, 오늘도.. 하루도 빠짐없이 가족들일 위해 밥을 짓는 엄마의 모습에서 이제는 미안한 감정도 든다. 우리들을 위해서 엄마의 청춘이 다 지나가버린 것 같아서.. 이제는 어른이 되고 누군가의 부모가 된 나에게 아직도 얼굴만 보면 밥 먹었냐고 챙기는 그 마음이 너무도 고맙고 먹먹해서 말이다. 내일은 엄마에게 꼭 말해야겠다. 고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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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도대체 왜 그래??!!” ... “엄마라서” 제목과 소개 문구에서부터 가슴이 뭉클해지는 책이다. 어릴 적부터 결혼하기 전까지 그리고 결혼하고 나서도 엄마는 나의 엄마이다.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응석을 부리게 되는 존재 엄마. 내가 엄마가 되고나서 그 고단함과 힘겨움을 이해해가는 중이다. 엄마이기 때문에 우리가 당연히 기대하고 의지하며 많은 상황과 일들. <엄마라서>는 딸의 입장에서 엄마를 바라보고 생각한 것을 짤막한 글과 그림으로 나타낸 그림에세이이다. 나도 딸이고, 또 딸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기에 모든 글 하나하나에 참 공감이 간다.
에세이는 크게 두 가지 주제로 나뉘어져 있다. 1부. 엄마의 청춘은 밤으로 바뀌었다 2부. 끝과 시작 돌이켜 봤을 때 엄마의 낮 시간은 온전히 가족을 위한 시간이었다. 청소, 빨래, 요리, 각종 공과금 정리 등등. 엄마를 위한 시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나는 내 할 일이 있으니까 엄마도 엄마의 일을 해 주는게 당연한거야... 라며 철부지로 지내왔던 오래 시간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을 꼭꼭 찌르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눈물이 나왔다. 내가 아니면, 딸이 아니면, 누가 우리 엄마를 알아줄까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었을텐데, 어린 시절 엄마는 항상 천하무적이었고 못 하는게 없는 완벽한 슈퍼우먼이었다. 엄마와 내가 나이가 들어가며 엄마가 참 많이 힘들었겠다 절감하는 요즘의 나날이다. 고된 엄마의 마음과 상황을 잘 헤아리며 풀어나간 글들에 나의 요즘 나날이 겹쳐지며 슬프기도 하고, 엄마에 대한 죄책감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그럼 삶을 그녀가 원한 건 아니었다.” 이 문구와 사진에서 눈물이 펑펑 흘러나왔다. 엄마에게도 분명 꿈과 하고픈 일들이 많이 있었을 텐데 엄마가 되면서 포기해야 했을 많은 일들. 그리고 원하지 않았지만 매사에 만능이 되어야만 했던 엄마의 상황. 한 없이 죄송하고 내가 미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도 저런 엄마가 되어야 하는 걸까.. 하는 불안과 걱정 또한 밀려오는 순간이기도 했다. 엄마에 대한 죄책감과 고마움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정말 효도해야지 생각하지만, 여전히 힘든 상황이 닥쳐오면 기대고 응석을 부리게 되는 존재 엄마. 딸이라면 모두가 공감하고 가슴이 뭉클해질 그림에세이 <엄마라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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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었다.
결혼을 하기 전 몇년간 평생 하지 않던 엄마와의 다툼이 있었다.
나이 든 엄마들에게 혼자만의 공간은 필수적이다.
평생을 저리 살아야하는구나.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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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독특한 그림이었다. 다양한 일러스트레이터를 봤지만 이번처럼 독창적이고 작가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 그림을 본적이 별로없었다. 저자인 이민혜는 엄마로서 책을 쓰고 그림을 그린것이 아니다. 집에선 무뚝뚝하다는 소리를 들을정도로 무신경한 딸이었던 그녀가 겉으로는 강하지만 마음은 여려보이는 엄마를 보고 그리고 쓴 책이 바로 이 작품이었다. 엄마의 일상을 딸의 시점에서 유쾌하게 그려냈는데 오직 엄마만을 위한 61편의 글과 그림을 쓰고 그렸다. 엄마를 표현한 독특한 그림속에는 여러 상황과 감정까지 고스란히 담아낸다. 마치 편지를 써내려가듯 익숙하고 편한 문체의 글들은 시라고 생각되기도하고 간단한 에세이처럼 느껴지기도한다. 엄마라서 그래야만 했던걸까? 딸로서는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엄마를 지켜보며. . . 그렇게 보고있노라니 엄마를 조금씩 이해해가는 자신을 보며 조금쯤은 대견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과 작가의 심성이 느껴지는 좋은 책이었다. 특히 그녀의 그림들은 어디서 보지못한 독특함을 지녀 나중에 다른곳에서 보더라도 단번에 그녀의 작품임을 알 수 있을것 같았다. 우리도 엄마를 잘 지켜보면 그녀의 일상이 그리고 그녀의 생각과 인생이 전달되지 않을까? 엄마를 이해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따라해보면 좋겠다. 그리고 표현을 꼭 하기를. . .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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