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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는 이유도 다양합니다. 사진작가이면서 여행작가인 권기왕님의 <느리게, 작게, 깊숙이>를 골랐던 이유는 아마도 제가 다녀왔던 스페인, 포르투갈, 터키 등의 지명이 눈을 끌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같은 작가가 같은 해 내놓은 <유럽 마을 산책>에서 다루고 있는 장소가 동일하고 사진도 같은 듯 한데, 다만 소제목만을 달리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불과 7개월 정도의 차이밖에 없고, 출판사까지도 같은데 말입니다. 저자는 유럽 16개국의 32곳을 방문하여 느낀 점을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 수록된 장소들은 유럽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라는 점이 독특합니다. 저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유럽의 진짜 매력은 수백 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옛 도시와 마을들, 그 마을이 품고 있는 풍성한 문화와 이야기에 있다(7쪽)” 그래서 대도시가 아닌 작은 마을에서 서른 두 곳만을 꼽았다고 합니다. 여행 중에 우연히 들른 곳도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저도 네 곳은 가보았기 때문에 저자의 느낌이 동참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 책에서 독특한 점은 사진작가답게 아름다운 사진을 풍성하게 담고 있는 점과 이들 장소에 갈 수 있는 교통편을 요약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곳에서 산책하기에 좋은 장소를 안내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숙소를 정하지 않은 채 여행을 다녔습니다만, 유럽에서는 아직 그럴 엄두를 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만, 저자는 대범하거나 유럽 여행에 도가 트였기 때문인지 현지에 도착해서 숙소를 구하는 편인가 봅이다. 읽어가면서 풀리지 않은 의문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설명이 끝나는 부분에서 무언가 미진한 느낌이 꼭 남는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 독일의 바하라흐에서 만난 중세 고성에서의 하룻밤에 관한 글은 이렇게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조그만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와, 눈앞에 끝내주는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것이 아닌가! 슈탈레크 성의 아랫부분은 발 아래로 한참이나 내려앉아 있고, 라인강과 마을, 구릉의 초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순간, 나는 이 세상 어떤 특급호텔의 비싼 방이라 할지라도 이 작은 방과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이면 다시 길을 떠날 여행자인 나는 반더포겔처럼 고성의 탑 꼭대기에 하룻밤 둥지를 튼 것이다.(12쪽)” 16개 국가도 산발적이지만 32개의 장소 역시 공통점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자의 설명을 따라 읽다보면 나름대로 독특한 점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 장소들을 꼭 찾아가야 하는 이유를 발견해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탈리아의 베로나, 스페인의 론다, 독일의 하이델베르그와 같이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장소들은 예외로 하고 말입니다. 다만 책장의 뒷면에 적어 놓은 책 제목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 조금은 공감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더 느리게; 거대한 유럽의 수도들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대도시에서는 심호흡 한번 어렵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천천히 걷고 천천히 보고 천천히 잠드는 그런 여행. 조금 작게; 화려한 수도에 비하면 너무나 수수한 마을들, 하루 이틀이면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작은 이 곳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시간이 나를 따라 흐른다, 그리고 깊숙이; 마티스를 사로잡은 프랑스의 작은 마을, 방스. 소설 <향수>의 배경이 된 그라스. 파스칼의 산책길이 있는 그의 고향, 클레르몽페랑.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의 베로나와 시에나. 헤밍웨이가 사랑한 낭만 도시 론다.” 그래도 북적이는 수도조차 보지 못한 상황에서 느린 여행을 사치처럼 느껴지는 것도 해외여행 초짜인 때문일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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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떠올려본다. 유명 관광지에 발자국을 남기는 여행도 했고, 길을 잃어 엉뚱한 곳에 들어서기도 했다. 일부러 골목 여행길에 나서기도 했고, 걷다 지쳐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 마시며 다시 길을 나서기도 했다. 추운 겨울날 길거리에서 파는 따뜻한 와인 한 잔에 얼어버린 몸을 추스르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나는 이제 유명 관광지 여행은 흥미를 잃었다. 기억에서 빨리 사라져버리는 것도 한 몫 한다.
이 책은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나보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하는 말에 동의하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파리와 런던, 로마와 베를린이 싫은 사람이 아니라, 그게 유럽의 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 고공행진하던 물가와 소매치기, 북적거리는 관광객들로 넘쳐나던 거리에서 가이드북에 그토록 충실하게 돌아다녔건만, 진짜 여행은 아니었노라 하는 사람, 그래서 이제는 온전히 나만의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을 위해.
느리게 작게 깊숙이 프롤로그 中
이 책 속의 유럽 마을은 생소한 곳과 익숙한 곳이 적절히 섞여있다. 특히 베로나와 시에나를 보며 나의 여행도 떠올려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도 2010년 가을에 개봉한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을 보고 그곳에 가게 되었는데, 감성적이고 로맨틱한 영화에 빠져든 많은 사람들이 있었나보다. 추운 겨울에 가서 약간 아쉬웠지만, 그곳을 느릿느릿 걷던 시간은 생생하게 기억난다. 특히 시에나. 시에나를 본 순간, 나는 주저 없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 목록에 그것을 포함시켰다.(120쪽) 이 문장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이었다. 캄포광장의 비둘기들, 시에나의 두오모. 기억이 추억으로 떠오르는 시간이다.
이미 가본 곳을 빼고 나면 안가본 곳이 더 많다. 가보고 싶은 곳 목록에 추가될 곳이 많다는 것은 또 한 번 이상의 유럽 여행을 꿈꾸게 된다.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어도 갈 곳은 많다. 이미 가볼만한 곳은 다 가본 것도 아니다.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이 책을 보며 가고 싶은 곳을 추려본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다. 이 책의 용도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가보고 싶은 곳과 이유를 정리하는 것이다. 보다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면 더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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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유럽여행을 준비하는 나에게 처음 가는 여행이라 막연히 유럽에 가고싶다고만 생각했지 어디를 구체적으로 가고싶다라는 생각이 부족했던 것같다.
그런데 이 책엔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유명한(?) 사람을 가고싶게하는 마력을 가진 곳들을 나에게 소개해주었다. 나는 성격상 책에 줄을 긋고 접고 하지않는다. 하지만 이 책에선 포스트 잇을 붙였다. 이곳은 내가 꼭 한번 가봐야지라는 마음을 먹으며
예쁜사진, 저자의 경험, 그 지역에 관한 세세한 설명이 날 그곳으로 가고싶게 했다. 막상 가게 되었을때 그곳이 내가 상상하던 곳이 아닐 수도 있지만 지금나는 그곳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나의 여행이 잘 풀릴 것만 같다^,^ 물론 사진이 그만큼 예쁜이유는 그곳이 그만큼 예쁘기 때문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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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여행 소개로 뒤덮인 고만고만한 여행서에 싫증이 난 독자라면 눈여겨 볼 만한 책이다. 하지만 여행지에 대한 '정보'보다 장소에 대한 '에세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정확한 여행정보는 따로 찾아봐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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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마음에 와닿던 책, [느리게, 작게, 깊숙이]를 만나게 되었다.
여행에서 느끼는 개개인의 마음 또한 다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나 또한 굵직한 관광 명소 여행보다는 조그만 마을, 시골길을 둘러보는걸 좋아하다보니 책을 읽는 내내 설레이고, 여행했던 순간들이 스치면서 잠잠했던 마음들이, 또다른 특별한 여행을 꿈꾸는 시간들을 가지게 된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짧게 설명되어 있는 내용들이었지만, 충분히 음미할수 있었던 저자의 글 또한 매력적이었던것 같다.
얇은책은 아니지만, 더 느리게, 더 깊숙이 느끼면서 천천히 읽어봤던... 소중한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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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유럽여행을 앞두고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가이드 북' 용도로 쓰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며, '문학' 감상용으로 읽기에는 내용이나 주는 감흥이 그리 깊지 않다는 점이다. 사진 또한, 아무래도 오랜기간 유럽을 여행하며 필자의 경험을 응축해서 쓴 글이다 보니, 요즘 블로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젊은 사진 여행가들의 작품처럼 정말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쿵쾅거리게 해주기에는 좀 산뜻하게 이쁘지가 않다. 약간 오래된 교과서나 토익 듣기파트에 나올듯한 그런 사진?
새로운 곳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 유럽 여행의 동기를 더 자극해 해주고 좀 더 풍성한 여행이 되게 도움을 준다는 정도의 의미를 두면 좋을 듯 하다. 섹션별로 스토리가 이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어디든 관심가는 부분부터 읽으면 된다.
아기자기한 유럽의 마을들을 살짝씩 맛볼 수 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