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을 깎았다. 온 정신을 집중해서, 손이 다치지 않게, 커터칼로 조심스럽게 앞으로 밀면서 깎아냈다. 생각하고 싶은데 생각이 막히고 멈춰버렸을 때, 이게 아닌데 싶으면서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주춤거리고 있을 때, 집중할 게 필요하다. 다양한 방법으로 그 순간을 흘려보낼 수 있겠지만, 가끔 나는 그 순간을 연필을 깎으면서 흘려보낸다. 오직 이 연필을 깔끔하고 예쁘게 깎아내는 일만 생각한다. 다 깎고 나면 쓰던 메모지에 뭔가를 끼적이기도 한다. 펜으로 마구 휘갈겨 쓰는 촉감과는 사뭇 다르다. 연필 특유의 사각거리는 소리, 종이에 잉크가 번지는 것이 아닌 연필심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가루들, 펜을 사용했을 때 보다는 연하게 써지는 글씨들이 눈에 들어온다. 뭔가가 맘에 안 들면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쓴다. 어렸을 때 처음 글씨를 배울 때의 마음 같다. 네모 칸 반듯한 노트에 연필로 꾹꾹 눌러 쓰고, 틀린 글자를 지우고 다시 쓰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글씨를 다 익히게 된다. 가끔 맞춤법이 틀리기도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떤가. 지우고 다시 쓰고, 틀린 것을 또 배우면서 쓰면 되겠지.
뭐든 거기에 맞는 게 있다. 틀릴 수도 있고 지워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연필을 사용해야만 하는 것처럼, 처음부터 거기에 맞는 사람이었던 게 아니라면 맞춰가야 한다. 그것도 아니라면, 인정해야 한다. ‘다름’을... 손이 예쁜 사람 발이 예쁜 사람, 글을 잘 쓰는 사람 노래를 잘하는 사람, 공부를 잘하는 사람 잡다한 지식이 많은 사람. 다양한 가능성과 다른 점으로 살아가는 세상인데 유독 내가 가지지 못한 것만 눈에 더 들어올 때는 생각이 나아가질 못한다. 일시정지 같은데 영원히 정지가 될까봐 가슴이 막혀온다. ‘이렇게까지 하는데 나는 왜 안 되지? 왜 느리지? 왜?’ 하는 마음들이 벅차서 터질 것만 같을 때, 알면서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어 숨이 가빠져 올 때, 나에게만 적용되는 법칙들이 따로 있는 것만 같아서 혼란스러울 때, 느려터진 내가 한심스러워 보이던 그런 때... 저자 윤석미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왜 이런 문장은 띠지에 떡 하니 버티고 서서 내 눈길을 잡아끌고 있나?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괜찮단다. 달팽이걸음이라도 느려도 갈 길 다 가니까, 각자에게 맞는 옷이 있으니까, 인생은 오래달리기니까... 참 적절하게 들려준 이야기에 눈물 한 방울이 핑 돈다. 겉으로 보기에 똑같아 보이는 지게도 산길을 오르기 위한 지게와 들판을 다니기 위한 지게의 길이가 다르단다. 평지를 다니기 위한 지게는 다리가 좀 긴 편이고 산길을 다니기 위한 지게는 다리가 좀 짧은 편이라고, 수풀을 헤치고 다니는 그 길에 걸리지 말라고 지게의 다리가 좀 짧단다. 똑같은 지게가 아니었다는 것을 나는 이제야 알게 된다. 아마도, 맨 처음에 그 지게는 길이가 똑같지 않았을까. 사용하다 보니 산길을 다닐 때 거치적거려서 다리를 조금 잘라낸 것은 아닐까. 그러다 보니 산길에 딱 적당한 지게로 맞춤형이 된 것이겠지. 사람도, 그 사람을 둘러싼 많은 것들도 그렇게 적응하고 맞춰가는 거겠지 싶은 마음에, 점점 저자의 이야기에 동화된다. 지금 뭔가가 좀 안 맞아도 괜찮을 것 같고, 느리고 또 느려도 괜찮을 것 같고, 무엇 하나 옆에 붙어지거나 나가떨어진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고... 무조건 다 괜찮은 거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가는 데 이삼일, 오는 데 또 이삼일. 우체통에 넣은 편지가 서로에게 오가는 데는 보통, 일주일이 걸립니다. 그것도 편지를 받자마자 답장을 써서 그 길로 우체통에 넣었을 때만 그렇습니다. 이 느림보 편지를 두고 ‘달팽이 편지(Snail Letter)’라고 부릅니다. (110페이지)
손쉽게 문자 한통, 전화 한통, 실시간 이메일 전송, 더 빠르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SNS. 세상이 점점 빨라지고 간편해진다. 내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두통일 생길 지경이지만, 지금이 그런 세상이라는데 부정할 수가 없다. 다만, 내가 그 속도에 맞추지 못할 뿐이다. 그렇게 빠른 세상에서 손으로 편지를 써서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고, 상대방에게 배달되기를 기다리고, 또 상대방이 답장을 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상대가 내 편지를 받고 바로 답장을 썼다고 했을 경우의 시간을 계산한 것이 일주일이다. 물론 바로 답장이 오지 않을 경우,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 기다림의 시간이 더 길어지겠지. 그리고 마냥 기다리겠지. 답장이 올 때까지...
그런 달팽이 편지의 마음으로, 천천히, 조금은 느리게, 저자가 한 문장 한 문장 들려준다. 가만히 듣고 있다 보면 누군가가 한 말이기도 하고, 어디선가 한번쯤을 들어봤음직한 말이기도 하고, 대책 없이 긍정적인 말이기도 하다. 지금을 살아가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냐고, 여기에 맞춰야만 제대로 가는 길이 아니겠냐고, 이대로 가도 정말 괜찮은 거냐고 물어야 했을까. 그러면서도 수도 없이 묻고 싶었던 순간들을 뒤로 하고 자꾸만, 자꾸만 그 자리에서 듣고 있게 된다. 듣고 있으면서 나도 모르게 혼자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고 있다. 그래서요? 이렇게 하면 될까요? 그건 아니지 않나요? 쉽지가 않아요. 틀린 것 같아요. 다른 것은 안 될까요? 그래요, 어쩌면 그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시작도 끝도 내가 해야 한다는, 채우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 비우는 것이라는, 내 발끝이 향하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가슴 속을 들여다보라는,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을 담아두라는 것도.
조금만 앉아서 쉬었다가 가더라도, 잠시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더라도,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더라도 괜찮을 것 같은, 그런 안식... 저자가 조근조근 들려주는 한마디에 조금씩 마음을 내려놓는다. 편지를 보내고 다시 받기까지의 시간이 그렇게 느릿느릿 흘러가니, 덩달아 기다림의 시간도 길어지고, 진심을 가득 담은 한 마디가 더 값지게 담겨 있을 것만 같아서, 답장을 기다리는 그 시간이 그리 지루하지는 않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 순간을 감당하게 만든다.
고인 눈물은 다 쏟아내야 합니다. 쏟아 내지 못한 눈물은 저 혼자 마르지 못하고, 마음 안에 고여 또 다른 상처를 만듭니다. (175페이지)
이상하게, 뭔가를 계속 끼적이면서 읽었던 책이다. 책의 문장을 필사한 것이 아닌, 읽으면서 자꾸만 다른 생각을 하기에 그랬다. 한 문장 읽고 이 생각, 다른 한 문장 읽고 저 생각, 그러다가 뭔가를 적어가고 있는 내 손가락. 어느 순간 보니 메모지에는 형체와 내용을 알 수 없는 글자들이 빼곡하다. 무슨 생각인가를 열심히 적었던 것 같은데, 알아볼 수 있는 글씨는 거의 없었다. 저자가 들려주는 문장에 빠져 나만의 생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던가 보다. 세상에 좋은 말, 좋은 얘기, 참 많다. 그런 긍정적인 얘기를 듣고 있는 그 순간의 내 마음까지 긍정적이 된다면 더 없이 좋겠지. 하지만 같은 말이라도 언제 듣느냐에 따라 다르게 들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제는 응원이 되었던 말이 오늘은 거추장스럽게 들릴 때가 있고, 아무렇지도 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 유독 거슬릴 때도 있다. 이 책 속에서 저자가 하고 있는 말들도 마찬가지일 테다. 이렇게 좋은 말들도 딱 적용할 수 있는 타이밍에 들려와야만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천천히 흐르는 저자의 목소리를 제법 좋은 순간에 만난 듯하다. 늘어지고 싶고, 아무 것도 손에 잡기 싫고, 두통이 머리 한 구석을 갉아먹고 있을 때, 저자가 나에게 달팽이 편지를 보내주었다. 천천히 써져 느리게 배달된 이 편지처럼, 나도 천천히 읽고 또 읽고 곱씹어보면서, 연필로 느리게 답장을 써야겠다. 쓰다가, 이게 아닌 것 같다는 마음이 들면 지우고 다시 쓰면서, 느리더라도 하고 싶은 말로 다시 채워 넣으면서. ‘내 마음, 잘 들여다볼게요.’ 라고...
![]()
|
|
달팽이 편지 제목이 참 이쁘다. 그래서 맘에 든다. 저자가 왜 하고 많은 글 중에서 <달팽이 편지>를 제목으로 삼았는지 책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정말이지 빨리 읽혀지지 않았다 달팽이 편지의 글처럼 가는 데 이삼일 오는데 또 이삼일이 걸리는 손 편지처럼 느릿느릿 읽어야 제맛인 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재미 없다? 전혀 아니다. 글은 간결하고 ,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너무나 좋은 문장들이 많아서 좋았다. 그리고 이쁜 사진도 함께 있으니 이런 종류의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꽤 좋아하지 않을까 한다. 나는 뭐 워낙에 소설을 좋아하고 이렇게 짧은 글의 에세이를 많이 좋아하지는 않지만 <달팽이 편지>는 꽤 괜찮았다.
달팽이 편지를 쓴 작가 윤석미 알고보니 꽤나 유면한 작가다. 비록 나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남녀의 심리를 잘 표현한 글로 유명한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을 쓴 작가였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삶에 지쳐 있는 이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글을 썼다. 바로 <달팽이 편지>다. 정성스럽게 읽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쓰고 고치기를 반복하고 전할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빨간 우체통에 넣은 손편지 처럼 글 하나 하나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총 몇편의 글이 실려 있는지는 모르지만 100편의 글이 넘은 것은 확실하다. 뭐 글이 다 좋긴 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글이 있을 것이다. 나는 (고마워, 감사해, 행복해)란 글이 맘에 들었다. "닳어빠진 신발 때문에 투덜거리던 이가 불만을 접은 것은 다리가 없는 이를 보고 난 후라고 했던 명언도 기억납니다" <84쪽> 정말이지 이 글을 읽은 순간 내가 너무 투정을 부리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투정부릴 일이 아니라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데 말이다.
책 말대로 나는 이 책을 읽은 동안에는 무거운 생각과 걱정들로 가득찬 마음을 조금은 비워두고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음이 한결 차분해지는 것도 느꼈다. 책이 의도한 대로 난 이 책을 읽고 마음의 안정을 조금은 찾았고, 때로는 책을 읽으면서 의로가 되기도 했다.
요즘 달팽이 편지라고 하는 손편지를 받은 것처럼 나도 이 책을 아주 천천히 달팽이 처럼 느리게 읽었다. 그렇게 이 책을 읽어야만 할 것 같아서. 그게 또 이 책의 매력인 것 같아서 말이다. |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썼어도 지우고 또 지워가며 꾹꾹 손으로 눌러 쓴 편지를 썻습니다. 그래도 아쉬워 우체통에 넣지 못하고 도로 들고 온 편지봉투를 책상위에 올려 놓고 고민고민하던 때가 있었지요. 이 책을 읽는 내내 달퍙이처럼 느리지만 한자한자 정성들여 쓴 편지를 오랜만에 받아본 기분이 들었습니다. 밤을 고박 새워가며 쓰던 달팽이 편지를 쓰던 기억이 내게도 있기에 그 기억을 더듬어 가며 한 장씩 아겨가며 책을 읽습니다. 편지를 쓴이는 '가는데 이삼일, 오는데 또 이삼일. 우체통에 넣은 편지가 서로에게 오가는 데만도 보통, 일주일 정도나 걸리는 손으로 쓰고 빠알간 우체통에 넣은 느린보 편지를 그래서 ‘달팽이 편지’라고 부른답니다.
삶의 지혜와 명사들의 말들을 인용한 편지글을 곱씹어 가며 읽다보니 행복한 기분이 듭니다. 산다는게 별거 잇나 싶기도 하구요. 어떻게 하면 잘 사는 것인지 느리게 사는 방법을 배우기도 합니다. 책은 짧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한 편 한 편의 글들이 모여 손편지처럼 마음을 다독여 주고 때론 위로가 되어주네요. 토닥토닥, 조곤조곤 속삭이며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들과 소소한 일상들의 이야기를 쫒아가다 보면 문득 지치고 삶에 찌든 마음의 찌꺼기들이 비 온 뒤 비설겆이 하듯 그렇게 시원하고 깨끗하게 씻겨 내려가는 것같습니다.
행복해고 싶다면 나 자신에게 절대로 묻지 말아야 할 세 가지가 있다고 하네요. |
|
서점을 오가다 우연히 마주친 <달팽이 편지> 한 번, 두 번, 세 번째쯤 마주 했을때 구입을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라는 문구가 마음을 끌었던 것 같아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입니다. 삐삐, 시티폰, 핸드폰등 시대별로 발전하고 있는 통신기기들 그리고 다양화된 sns들 등 우리는 항상 무언가와 소통을 하고 싶어합니다.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과 적당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며 내가 어딘가에 속해있다는 것에 만족하기도 합니다. 소식을 전하기 위해 펜을 들어 종이에 몇 번이나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우체통에 띄워보낸 마음들, 그리고 답장을 기다리는 시간들이 문득 그리워지는건 왜 일까요? 가끔은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숨이 차오르는지도 모르고 보통의 기준이라는 것에 맞추기 위해 애쓰고 있는 나를 보게 되기도 합니다. 과연 괜찮은걸까? 하고 내 자신에게 물어보지만 뭐라 딱히 대답하긴 쉽지 않습니다.
변해 가는 게 슬픈 것은 아닙니다. 언젠가는 모든 게 다 변한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 일이 슬플 뿐입니다. 왜냐하면 변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p25
처음엔 무심코 읽어갔던 책장들이 어느새 눈과 마음을 한 페이지에 오래 머물게 되고 무언가를 끄적이고 싶게 만들게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손에 잡히는 노트들에 수첩에 그냥 생각나는대로 끄적이기도 많이 했습니다. 흘러가는 생각들 그때 잡아두지 않으면 스쳐지나가는 시간이고 찰나의 생각들일테니까요. 어쩌면 그 끄적임들이 '나는 이렇게 보내고 있다'고 애쓴 흔적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도 모르게 어디선가 방황하고 있던 마음 한 자락을 만나는 기분이 이럴까요? 지나고 보니 모든건 나로 인해 시작되었고 진행되었던 일들인데 그 탓을 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내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면서 실패나 상처가 두려워 머뭇거리는 일은 혹시라도 내일 지구가 멸명하지는 않을까, 싶은 걱정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벌벌 떨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p139
요즘처럼 몸따로 마음따로 하루에도 열두번씩 생각이 바뀌고 멍하게 있기를 반복한게 얼마나 갈지, 지금 내게 이러고 있을 시간이 있는건지 내게 질문을 하고 또하기를 반복해보기도 합니다. 십대때는 세월이 흐르면 어른이 되고 그만한 일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이십대에는 어느정도 내가 원하는걸 이루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의 나를 보니 무엇이 남아있는건지 나는 무엇인지 아득한 생각뿐입니다. 움직여야 한다는건 알고있지만 선뜻 움직여지지가 않네요. 저자는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내 발이 가보고 싶은 곳으로 가보기 위해선 무거운 생각들과 걱정으로 가득찬 마음을 조금은 비워두라구요...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건 흘러넘치려 하는 마음의 부스러기들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하지 못한 일들을 남기고 떠나는 여행길은 늘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정작 떠나고 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의 일들을 잊고 오늘은 그저, 오늘의 여행을 떠나는 것. 이것이 우리들의 길고 긴 삶, 그 여행입니다. /p151
어쩌면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이제 1/3 어쩌면 그보다 조금 더 많거나 적게 달려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일같이 모든이들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라는 시간을 지난 몇달간 어쩌면 조금은 막 써왔는지도 모르겠고, 나름 충전이라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의 산문집을 읽는다는건 그 작가의 인생 한 부분을 함께 공유한다는 기분, 일지도 모르겠어요.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간접 경험하고 그들의 글을 통해서 나를 들여다보게 되는... 책을 펼칠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
|
이야기가 좋다.. 정말..어디로 가야하는지.. 방황할때 마음을 방황이 일어날때..달팽이의 걸음으로 내 마음을 토닥이기에 적당한 책이 아닐까 싶다. 보통은 책을 고를때 출판사와 작가 인지도를 많이 보고 고르는데.. 이 책은 출판사도 작가도 잘 모르는..
그래도 달팽이 편지라는 소소한 제목이 좋아서 책 소개글을 좋아서 선택한 책인데.. 좋은 책이다. 잘 만난 책이다.
p28 내겐 한없이 고운 무엇이, 누군가에겐 독이 될수도 있는게 바로 사는일입니다. ----------------- 내겐 달콤한 말이라고 내겐 그냥 그런일이라고 뒤에서 한 담화가 많이 찔리는 그런것.. 그리고 나는 소중하지만 다른사람에겐 보기 싫은 무엇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
p74 실력이 붙을때까지 걸리는 최저의 시간이 바로 10년이라고 합니다. ...... 그동안 안달복달 마음 끓일 이유도 없었습니다. ---------------- 불안하고 초조하다고 내가 더욱 나아지지도 않는다. 10년시간...만시간의 법칙을 기억하고 불안하고 초조하지만 그럴때마다 더욱 노력해야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가슴에 세기게 된 그런 시간이였다.
p153 한치앞도 알수 없다는 것, 까불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도처에 거미줄이 널린 인생입니다. -------------------- 까불지 말아야한다는 것.. 자기가 잘랐다고 하지만 어차피 태산앞에 뫼이로다..라는 오랜 옛말이 생각나면서 아무데서나 너무 나대거나 남을 비하하지 말아야겠다는...
p237 이세상에 우연히 얻게 되는 일은 없는 모양입니다. 우연이라는 것도 지속적인 노력끝에 얻을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꼭한번 만나고 싶었던 그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된것도 당신의 그 오랜 바람이 있었기 대문에 이루어진 일일인것입니다. ------------------ 내 인생이든 내 인간관계든 우연은 없다. 그저 내가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노력하여 간절히 바래야만 이뤄지는 것이다.
기억하고 기억해서 마음에 깊이 담아두면 아픈마음을 지친마음을 돌아보게 도와주는 책이다.
|
|
자주 가는 까페에서 추천 받은 달팽이 편지를 읽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글쓴이는 이 달팽의 편지를 "서랍속에 있던 잡문을 엮게 되었다"라고 이책을 소개합니다.
하지만 이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그저 그런 잡문이라고 하기엔 아쉽고 진리를 소개하는 명작이라고 하기엔 부족합니다.
살짝 부족하고 살짝 넘치는 것 같기도 한 이 책은 책의 제목처럼 달팽이를 닮았습니다.
짧지도 않게 구성된 이 책속에 이야기들은 어쩐지 후루륵 읽고 던지기에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달팽이 인냥 천천히 읽고 싶은 책입니다.
우리는 참 열심히 삽니다. 아이의 엄마로 아내로 그리고 직장인으로 그런 나에게 쉬는 연습 무들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온전히 나를 위해 쉬는 연습 그것은 멈춤이 아니라 더 많이 채우기 위해 비워내는 연습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어제 하루 온전히 나를 위해 비우는 연습을 하고 휴식을 취한 탓인지 오늘은 몸도 마음도 정신도 가벼운 느낌입니다.
아이들이 돌아오고 신랑이 돌아오면 슬쩍 눈을 감아 줘 볼까 합니다. 다른 곳을 쳐다 보며 모른 척 해볼 심산입니다. 비우는 연습과 스스로 성장하도록 모른 척 하는 지혜가 필요한 요즘 저에게 딱 맞는 책이였습니다. |
|
보통 사람들이 하루에 6만가지 생각을 한다. 그런데 그중에서 95%가 어제와 같은 생각-즉 쓸데없는 생각을 매일 하고 있다. 부질없는 생각들로 머리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정말 좋은 것들로 채우기 위해서는 쓸데없는 생각들을 치워버리고 머리를 비우는 것이 필요하다. 윤석미작가는 이 비움을 얘기하고 싶어한다. 제목과 같이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자신의 길을 가는 달팽이처럼 자기 마음을 비우다보면 자신의 것으로 채울 수 있다고 말한다. 정감넘치는 사진들과 함께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도 편히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마치 일기를 써내려가듯 자신과의 대화를 풀어 쓴 산문들은 조용히 내 마음을 다시 한번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편지보다는 일기가 어울리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생각해야 하는 단어들, 인내, 기다림, 목표, 행동, 사랑, 희망 등을 잔잔한 이야기로 풀어 놓고 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써야하고, 우산을 쓰려면 손을 하나 비워야 한다. 가득이나 짐이 많은 날에 우산을 쓰려면 우산이란 짐이 더 무겁게 느껴지지만 이 비가 반드시 그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기다릴 수 있다라는 그녀의 말에서 이 책의 목표를 알게 해준다. 사이즈도 4*6판이어서 휴대하기도 편하다. 가지고 다니면서 하루의 삶이 고단하게 느껴질 때 읽어야겠다. 내 눈이 보고 싶은 것을 비고 위해서, 내 발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 무거운 생각과 걱정들로 가득찬 마음을 조금은 비워두기 위해 오늘도 이 책을 가지고 나선다. |
|
이메일이나 핸드폰으로 시시때때로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우체통은 존재하고 있다. 달팽이 편지는 저자이면서 방송작가인 저자가 오랜시간 조금씩 조금씩 적어 두었던 산문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책을 덮는 순간 달팽이편지는 정말 예쁜 편지 묶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
달팽이 편지
윤석미 지음 | 한정수 사진 | forbook
책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줍니다 그것이 지식이든 감성이든 깨달임이든 책을 읽는 순간 우리들은 책 안에 있는 무엇에게 매이고 그에게 귀 기울이며 그의 인생을 함께 바라보게 됩니다 몇 년전만해도 상상할 수도 없었던 많은 일들이 지금 일어나고 우리의 삶이 너무 빨리 앞으로 나감으로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지못할 수도 있고 어지럼으로 인해 멀미가 날 수도 있으며 다시금 생각의 줄기를 잡을 수있는 그런 여유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저자는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의 작가이기도 한데요 현재 MBC 표준FM 「성경섭이 만난 사람」 구성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달팽이 편지 라는 이름이 하도 곱고 따뜻해서 가만히 접어 가슴속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리곤 잠시 .....해묵은 기억 속의 풍경들을 꺼내 보았습니다 달팽이 처럼 느릿느릿 쓰고 지우던 편지들 쓰다 지우고,다시 쓰다 찢어 버리고,또 다시 쓰고...... 밤새 그 편지를 완성하고도 아침이면 부칠까 말까 망설였습니다
요즘 같아서는 쉽게 공감되지않는 이 우체통편지를 달팽이 편지라고 한답니다 가는데 이삼일 오는데 또 이삼일....우체통에게 넣은 편지가 서로 오가는데는 보통 일주일이 걸립니다 아마도 이렇게 느린 편지라서 달팽이 편지라고 하겠지요 급하게 순간적으로, 재빠르게 반응하는 것이 아닌 이 책은 긴 호흡으로 오래 생각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하고 우리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간혹 우리들보다 헐씬 오래 세상을 산 사람이 도란도란 해주는 이야기같기도 하구요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스쳐갔던 단편적인 생각들,삶의 후회들,잠시 우울할 때의 회한같은 것들을 다시 한번 차분하게 풀어낸 그런 이야기입니다 급하게 읽어내려갈 긴박한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깨알같은 지식으로 우리의 삶을 알차게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그런 책도 아닙니다 언젠가는 조용히 생각 좀 해봐야겠어, 했던 여러가지 일들과 다시 한번 꺼내어 그리워하고싶은 그런 추억의 문을 열어두는 일.... 조금은 부와 이익과 성급함과 경쟁을 접어두고 오래 손으로 쓴 편지를 정성이라고 생각하는 그 마음처럼 우리들의 보이지않지만 다쳤던 마음이나 드러내지 않았던 감추었던 여린 감성을 소중하게 보듬어주는 글이 참으로 아름답고 여립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은 편안하고 달콤했으며 흔들리지않고 고요했습니다 얼마만에 만나는 고요한 침묵인가.... 비로서 나의 내면이 고요해지자 마음 한 구석의 선한 얼굴 하나가 얼굴을 드러내는 듯합니다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하는 책..달팽이 편지 부질없는 생각들로 마음 속을 가득 채우고 살아가는 우리들 내 마음이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내 발이 가고싶어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무거운 생각을 ,걱정을 모두 버리고 우리 마음을 조금은 비워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
|
![]()
달팽이 편지.. 느릿느릿 하지만 열심히 기어가는 달팽이는 나와 많이 닮아 어쩐지 느낌이 좋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문득 요즘 유행하는 오디션 프로들이 생각이 났다. 제 각기 노래하는 창법이나 가창력, 스타일 등이 다른데 그 중 화려한 창법이나 기교를 갖춘 참가자가 있는가 하면 그런 테크닉은 없지만 어딘가 마음을 울리는 참가자가 있다. 가창력으로 보자면 그보다 훨씬 잘 부르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노래라는건 듣고 마음을 감동시키거나 좋으면 그만인 사람도 있다.
이 책 역시 그렇다. 처음에는 제치있거나 화려한 필체가 아닌 지극히 지루할 것 같았던 필체였다. 읽으면서 지루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생각은 읽으면서 점점 아주 큰 착각이라는걸 알았다. 읽으면 읽을 수록 "어.. 뭐지 이 느낌...?" 하는 마음속 깊이 먼가 울리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짧고 간결하지만 마음 깊이 남을 것 같은 문장들로 가득 차 있다. 잔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편만 들어주는 듯한 편안함이 느껴지는 글들이다. 무언가를 아주 정확히 제시해 주지는 않지만 살면서 천천히 시간을 들여 내 마음을 들여다 보고 간직하고 싶은 말들이다.
언젠가는 미워지리라는 생각으로 사랑하라 언젠가는 사랑하리라는 생각으로 미워하라 - 23p
가만히 어깨를 빌려주는 듯한 위로가 필요하다면 추천하고 싶은 에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