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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통해 다시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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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성의 소설은, 어렵다. 그의 소설은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지’와 ‘관념’으로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낯선 시간 속으로》는 네 개의 소설이 시간적으로 ‘희미하게’ 이어져 있는 연작소설이다. 그러나 소설 속에 흔히 말하는 ‘사건’과 그것의 ‘전개’는 나타나지 않는다. 한 마디로 낯설다. 소설 속에서 시간은 뒤죽박죽으로 뒤틀리며 완결된 서사를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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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성의 소설은, 어렵다. 그의 소설은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지’와 ‘관념’으로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낯선 시간 속으로》는 네 개의 소설이 시간적으로 ‘희미하게’ 이어져 있는 연작소설이다. 그러나 소설 속에 흔히 말하는 ‘사건’과 그것의 ‘전개’는 나타나지 않는다. 한 마디로 낯설다. 소설 속에서 시간은 뒤죽박죽으로 뒤틀리며 완결된 서사를 이루지 못한다.


 네 개의 소설 속에 드러난 ‘나’를 둘러싼 상황은 이렇다. <길, 한 이십 년>에는 군복무를 마친 한 제대병이 등장한다. 나이는 스물 셋. 그는 아버지의 부음 때문에 의가사 제대를 하고 귀환하는 중이다. 그 제대병의 서술은 분절되어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창 밖의 풍경에 대한 묘사가 이어지는 듯 하다가, 대학시절의 연극반 활동에 대한 언급을 하다가, 다시 서울과 춘천의 풍경을 동시에 그린다. 늙은 사람의 차분한 회상과는 달리 술에 취한 젊은이의 두서없는 넋두리에 가깝다. <그 세월의 무덤>에서는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가는 짧막한 여정 속에서 '나‘의 회한과 회상이 그려진다.


 ‘나’는 아프다. 왜냐하면 그 다음 소설 <지금 그가 내 앞에서>에 서술하듯이 아버지는 ‘나’ 때문에 돌아가신 것 같기 때문이다.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민주화운동에 몸을 담았던 ‘나’는 체제에 의해 강제로 입대를 했는데, 그것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생각으로 죄책감에 시달린다. 더구나 ‘나’는 군대에서 여자에게 버림 받았다. 사랑의 상실과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연극에 대한 열망의 좌절과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 속에서 ‘나’는 죽음을 결심한다. 죽음의 결심한 ‘나’가 여행을 떠나는 기록이 마지막 소설 <낯선 시간 속으로>이다. 낯선 공간에서 떠돌면서 낯선 방식으로의 언어를 내뱉으면서 ‘나’는 어렵사리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서술해 놓고 본다면 ‘사건’과 ‘전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필자의 말이 무색해진다. ‘상처-떠남-치유’라는 성장소설의 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전개는 네 개의 소설들 속에서 파편처럼 흩어진 ‘나’의 진술들을 퍼즐처럼 짜맞춰서 ‘줄거리’를 애써 설명하기 위한 몸부림일 뿐이다. 동시에 스치는 생각들, 이어지지 않는 진술,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관념의 동시다발적인 공세.

이 소설은 사건을 관통하는 자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 상처를 관통하고 있는 자의 시선으로 쓰여졌다. 누구든 상처를 관통하는 와중에는 상처의 의미와 원인을 관망하고 객관화하기 어렵다. 마치 사랑이 끝나기 전에는 그것이 사랑인지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젊음처럼. 이 소설의 문체는, 서른 살 이후의 어느날, 자신이 더 이상 젊지 않다고 갑작스럽게 깨닫는 당혹스러움과 흡사하다. 다만 그 당혹스러움의 감정이 지난 후에, 사람들은 깨닫는다. 상처를 아프다고 외쳤던 시간들이 지나면 그 상처들은 자신을 다시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상처의 틈은 균열과 아픔이지만 동시에 외부와의 소통을 가능케 하는 이중적인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음을. 상처는 소멸과 생성 사이에 놓여 있는 것이다. 상실은 아픔으로 다가오지만, 시간과 성찰은 상실이 다른 세계와 타인을 안을 수 있는 ‘공간’으로 대체시키지 않을까. 그 과정에서 인간은 ‘낯선 시간 속’을 떠돌아야만 한다. 《낯선 시간 속으로》는 그 방황의 기록이자 파편화된 기억들의 틈새에 흩뿌린 언어의 향연이다. 젊음이 아픈 것은 그것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일 터. 이 소설의 파편화된 언어들은 정리되지 않은 젊음의 한 상징으로 다가온다.

2*****h 2012.07.15.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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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적인, 그리고 도발적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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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1학년 때, 문학개론 발표수업을 맡으면서 접했던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포스트모너니즘과 문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 책을 분석했었는데, 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주제 또한 어려워서 발표를 엉망으로 했던 악몽이 있다. 소설책이 어렵기는 이 책이 처음이었다. 4부로 이어져 있는 이책을, 나는 밑줄을 쳐가며 읽었었다. 이런 구성과 이런 서술방식을 당시 처음 접했기 때문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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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1학년 때, 문학개론 발표수업을 맡으면서 접했던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포스트모너니즘과 문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 책을 분석했었는데, 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주제 또한 어려워서 발표를 엉망으로 했던 악몽이 있다. 소설책이 어렵기는 이 책이 처음이었다. 4부로 이어져 있는 이책을, 나는 밑줄을 쳐가며 읽었었다. 이런 구성과 이런 서술방식을 당시 처음 접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도대체, 주인공이 무얼했다는 것인지, 또 독백인지, 대화인지, 아니면 과거의 일인지, 현재의 일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기억의 단편들만 가득한.. 그런 책이다. 그렇다고 크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 서술방식을 익히면 의외로 술술 풀리는 것이 이 책이다. 그러니 독자는 반드시 읽고 있는 문장이 현재의 일을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과거의 것인지를 구분해야 하며, 또 자기 내면과의 대화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과의 대화인지도 살펴야 한다. 설마 소설이 어려워봤자, 얼마나 어렵겠냐고 생각한다면 정말 큰코 다친다. 내가 이렇게까지 이야기는 하는 이유는 정말 읽어본 사람만 안다.
b***a 2000.07.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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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성을 위한 전위, 실험을 위한 이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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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성은 1980년대로부터 자유로운, 지극히 1980년대적인 소설가이다.이 소설이 특히 그렇다.분명히 이 소설은 1980년대를, 사람들이 사는 1980년대와는 사물 다른 1980년대를 열어 젖혔다.그것은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롭다는, 새로운 이데올로기의 힘으로 열어 젖힌 신시대였다.나는 그 시대가 온전하게 비평되기를 기도한다.그를 제대로 독해 할 줄 아는 비평가가 한국에서 얼마나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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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성은 1980년대로부터 자유로운, 지극히 1980년대적인 소설가이다.

이 소설이 특히 그렇다.

분명히 이 소설은 1980년대를, 사람들이 사는 1980년대와는 사물 다른 1980년대를 열어 젖혔다.

그것은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롭다는, 새로운 이데올로기의 힘으로 열어 젖힌 신시대였다.

나는 그 시대가 온전하게 비평되기를 기도한다.

그를 제대로 독해 할 줄 아는 비평가가 한국에서 얼마나 될까?

아마도 정과리뿐이리라.

이 소설의 기괴한 힘에 존경의 인사를 보낸다.

p*****1 2016.05.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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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한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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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느낌은 읽는 내내 독자를 지배한다. 낯설음. 처음 이 책을 몇 페이지 읽어나가면서 느낀 것은 정말 "낯설다"는 것이었다. 보지 못하던 형식의 소설. 마치 내 자신이 끝없이 깜깜한 "시간"의 미로 "속에서" 답을 찾으려 애쓰는 것같이 생각되었다.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게 생각되어 무작정 그 단어들만을, 뜻을 제외한 그 말들만을 읽어나갔다. 한참 후에야 알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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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느낌은 읽는 내내 독자를 지배한다. 낯설음. 처음 이 책을 몇 페이지 읽어나가면서 느낀 것은 정말 "낯설다"는 것이었다. 보지 못하던 형식의 소설. 마치 내 자신이 끝없이 깜깜한 "시간"의 미로 "속에서" 답을 찾으려 애쓰는 것같이 생각되었다.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게 생각되어 무작정 그 단어들만을, 뜻을 제외한 그 말들만을 읽어나갔다. 한참 후에야 알았지만 시간이 뒤죽박죽 섞여 있었던 것이다. 섞여있는 시간들, 분열된 인물, 사방에 흩어져있는 사건들. 차례대로 정리도어 있었던 이전의 소설들과는 사뭇 달랐다. 작가가 의도한 바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나처럼 소설을 읽어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의미없는 단어들, 낯설음 속에 느껴지는 공허함. 언어라는 것이 사람 사이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 사이의 관계가 의미없어진다면 언어 또한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것. 그러나 그 '전체를 밀고 나가며' 혹시 이해할 독자가 있어줄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작가는 이런한 낯선 시간 속으로 우리를 손짓해 부른다. 연극의, 꿈의, 현재와 다른 시간이 흐르는 세계로. 나는 한 순간 한 순간 다른 행동을 했을, 다른 생각을 했을, 내가 살고 있는 우주가 아니라 다른 우주에서 각각 존재할 나의 파편들을 상상하며 이인성이 제시했던 낯선 시간을 잠시 즐길 수 있었다. '잠시', 그것도 '즐길' 수조차 있었던 것은 '내'가 나라는 의식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가벼이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게도 어려운 일이 닥칠 때, 내 의식은 갈갈이 찢길 테고. 그것을 극복한 후 그것은 자랑스러운 상처로 남으며 나는 한층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j******0 2002.05.0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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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읽다가~~ 읽다가~~ 하두 어려워서!! 도대체 어떻게 되는 상황인지 머리가 어지러워져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읽었는지, 리뷰가 어떻게 돼 있는지 궁금해서 들어와 봤습니다. 인내를 가지고 읽어야 할 책은 맞는거 같군요.. 낯선 시간속에서 헤매어 결국은 길을 찾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일이 없이 끝까지 완주 한번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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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읽다가~~ 읽다가~~ 하두 어려워서!! 도대체 어떻게 되는 상황인지 머리가 어지러워져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읽었는지, 리뷰가 어떻게 돼 있는지 궁금해서 들어와 봤습니다. 인내를 가지고 읽어야 할 책은 맞는거 같군요..

낯선 시간속에서 헤매어 결국은 길을 찾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일이 없이 끝까지 완주 한번 해 보겠습니다..^^

r*******2 2010.01.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