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7.0
  • 50대 0.0
리뷰 총점 종이책
다도해의 작은섬, 거금도가 품은 큰 이야기
"다도해의 작은섬, 거금도가 품은 큰 이야기" 내용보기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등장하기 전까지 전라남도 고흥은 나에게 그저 먼 곳으로만 인식되고 있었다. 거금도라는 이름은 더더욱 낯설었으니 책을 읽다가 뒤늦게 궁금증이 생겨 지도를 검색해보고야 말았다. 많은 이들에게 서글픈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소록도보다 조금 아래쪽에 자리 잡은 거금도는 그 크기만 놓고 보자면 소록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듣자하니 우
"다도해의 작은섬, 거금도가 품은 큰 이야기" 내용보기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등장하기 전까지 전라남도 고흥은 나에게 그저 먼 곳으로만 인식되고 있었다. 거금도라는 이름은 더더욱 낯설었으니 책을 읽다가 뒤늦게 궁금증이 생겨 지도를 검색해보고야 말았다. 많은 이들에게 서글픈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소록도보다 조금 아래쪽에 자리 잡은 거금도는 그 크기만 놓고 보자면 소록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듣자하니 우리나라에서 10번째 즈음 되는 큰 섬이라고 한다. 2002년 공사가 시작해 지금은 굳이 배를 타지 않아도 섬으로의 진입이 가능하게 되었으니, 섬인 줄도 모르고 들어서서는 어디가 섬이냐 무식하게 되물었던 돌산도 생각도 찔끔 나려고 한다. 아직은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섬. 약 6천명의 사람이 산다 하였고 그 둘 중 누군가는 여전히 박치기 레슬러 김일과 동초 김연수 선생을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서울로 올라와 도시내기가 다 된 저자에게 고향 거금도는 어떤 곳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서울 출신인 나는 명절이면 그리워할 고향 따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알게 모르게 열등감을 느끼고는 했더란다. 아무리 깊은 숨을 들이켜 가며 예전을 기억하려 들어도 가장 최초의 기억은 언제나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연립주택 정도였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도 과거 우리 부모 세대가 읊조릴 법한 시골 풍경은 좀처럼 떠올릴 수 없을 내 영혼을 불쌍히 여기는 일은 책을 읽는 내내 계속되었다. 1970년대 혹은 그보다 더 이전 세대는 사실 가난이 일상이었는지라 되돌아가라 명한다면 누구나 달가이 여기진 않을 듯하다. 국민교육헌장이 아이들에게 필수였듯 경직되어 있기까지 했던 그 시절이 대체 무슨 재미가 있었겠는가. 도시에서의 삶도 그러할진데 섬은 아마도 더욱 열악했을 것이다. 하지만 열악이라는 단어보다 더욱 큰 감정이 바로 아련한 그리움인 듯했다.

섬 자체의 이야기이기보단 저자의 어린 시절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이야기였다. 지금도 여전히 아름다울 걸로 짐작은 가나 그 시절에는 더더욱 인간의 능력이 미천하였을 것이기에 자연으로서는 파괴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적적한 분위기마저도 초록빛 바다를 오염시키기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다소 밋밋했을 그 곳에서의 삶을 달군 것은 어린 아이의 감수성과 호기심이었다.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자로서 그와 같은 시선은 오래 전 상실한 것일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한때 자신의 눈과 귀로 바라보았던 세상을 기술할 때만큼은 어린 아이로 돌아가는 혜택을 저자는 누리고 있었다. 양말 하나도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계란 반찬은 모든 아이들에게 환희의 대상이었던 그 시절을 제대로 느끼려면 다시 아이의 눈을 하는 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한 편으로는 고향을 떠난 어른의 입장도 느낄 수 있었으니, 사투리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이 그러했다. 특색 없는 표준어를 구사하는 서울 사람인 나는 사실 사투리에 밝은 편이 아니어서 가끔씩은 격한 억양에 이질감마저 느끼고는 한다. 반대의 입장에 처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 저자가 남긴 짧은 이야기들은 가벼운 듯하면서도 유쾌했다. 서울과의 물리적 거리가 먼만큼 표준어와의 괴리도 클 듯한 그 곳의 언어. 이제 웬만한 거리는 차를 타면 하루 안에 다녀올 수 있으니 사투리의 정체성도 왠지 엷어질 것만 같다. 어찌 보면 딱딱하기까지 한 표준어가 지니지 못한 인간미를 그 곳 언어는 왠지 상실치 않았을 것만 같다. 그래서 그 곳은 누군가에게 그리움인 모양이고 나처럼 그 곳을 전혀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이유 모를 친근감으로 다가오는 모양이다.

혹 섬을 알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 바로 부록이었다. 실질적인 정보가 되어줄 부록 부분을 보다가 민박도 펜션도 적당히 많은(?) 곳이 되어 있는 거금도의 새로운 모습을 만났다. 차츰 더 변화할 것이다.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자연은 그리 바람직하지만은 아니한 방향으로 변화하기에. 따라서 작가가 그리워하는 거금도는 작가의 글 속에서 가장 생생하게 살아 있을 뿐이라는 극단적(?)인 생각마저도 들었다. 그래도 부러웠다. 그리워할 대상이 있는 저자가...


이달의 사락 q*****2 2012.03.11.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