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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골드마운틴입니다. 지난 주에는 과학 입문서를 속해 드렸죠. 원래 제 계획은 철학 입문서를 추천해 드리고 과학으로 넘어가는 것이었는데 음.. 그래도 지난 주 책에서의 문제의식이 이번 주로 이어지는 데 크게 어려움이 있지는 않습니다. 제가 리뷰를 통해 소개하고자 하는 책들이 전문지식을 쌓기 위한 책들이 아니라 독해를 위한 차원에서 책읽기에 흥미를 가지는 데 도움을 드리는 책을 권해보자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문제의식의 선상에서 읽어주세요. 단, 읽기의 순서는 철학 입문서를 먼저 보시고 과학 책으로 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철학은 다른 분야를 아우르는 보편 학문적인 성격이 있어서, 철학의 흐름을 대략 잡고 가면 미학이나 사회과학, 자연과학까지 이해의 밑거름을 제공해 줘서 책읽기에 상당한 도움을 줍니다.
제가 수업 시간에 몇 가지 철학 입문서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그 책들을 일람하려고 합니다.
1. 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 (강신주 저, 사계절, 2011 올해의 책 후보도서)
작년에 상당히 많이 팔린 책이라서 알고 접해보신 분들도 많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생들이 지식을 주입하는 게 아니라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하고 생각할 여유를 갖기 위한 수단으로 철학에 접근하길 권할 때 추천하는 책입니다. 언어이해 추천도서로서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했을 때도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자는 삶과 함께하는 철학적 사유와 철학사적 지식을 버무려서 이야기를 진행하는데요. 문체 자체가 딱딱하지 않아서 거부감 없이 철학적 사유의 세계에 들어갔다 나오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서양 철학과 동양 철학을 두루 넘나들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좋았는데요.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것 같습니다. 동양 철학 파트는 철학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은 힘들어 하셨어요. 순서대로 정독해야 하는 책이 아니라, 에피소드 단위로 마음에 드는 챕터 순으로 읽어도 되는 책이니 그럴 때는 과감하게 건너 뛰어가면서 읽으셔도 좋습니다. ^^
목차를 보여드릴게요. 목차를 읽어보시면 책을 잡고 읽기를 시작하고픈 욕구가 생겨날 것입니다. ^^ 그만큼 작가가 소제목을 잘 뽑아서이기도 하지만, 선택된 철학자들이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충분한 인물들로 선택되었기 때문입니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으로 고전부터 현대 철학가지 인문학 여행을 다녀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꼭 비행기를 타야만 여행인가요. 책 한 권을 잡을 정도의 시간과 약간의 상상력만 더하신다면 아주 멋진 여행을 하실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
<목 차>
머리말
2. 한 권으로 읽는 철학의 고전 27 (나이절 워버턴 저, 지와 사랑, 2011)
이 책은 <철학이 필요한 시간>보다는 더 건조하고 지적입니다. 하지만 개론서의 본래 목적에 충실한, 균형잡힌 책을 고르라면 이 책을 여러분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이 책에 대한 제 학생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습니다. 매우 구조독해에 도움이 되는 매우 유용한 책이라는 쪽과 책이 너무 딱딱하고 어려워서 끝가지 집중이 되질 않는다는 쪽이었서요. 앞서 추천한 책과 비교한다면 대중적 보편성은 떨어지는 것이 확실합니다.
왜 그럴까 이유를 생각해 보았는데요. 이 책이 번역서라는 점, 강의 노트를 기반으로 집필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야기 구조를 선호하는 한국 독자의 독서 맥락에 이 책의 편집 방식이 맞지 않앗다는 점 등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논픽션 분야의 도서보다는 소설 분야이 도서가 훨씬 많이 팔리는 한국의 출판 지형을 고려해 보았을 때, 이 책은 대중에게는 너무 닥딱하다는 느낌이 있었나봐요. 이는 목차를 비교해보면 한눈에 드러납니다.
<목 차> 1 플라톤 『국가』
^^딱 건조하게, 저자와 책 제목만 간결하게 나열했기 때문에 발췌독까지는 심적으로 감당이 되지만 통독하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그대였던 거지요. ^^
음... 그런데 두 책을 모두 재미있게 읽었던 제 입장에서, 여러분의 수험과 관련하여 더 도움이 되는 책을 고르라면 전 이 책을 선택하겠어요. 그건 이 책의 본문 구성을 보여드리면 바로 이해되실 겁니다. (제가 찍은 사진들은 발로 찍었는지 전부 어둡고 흐릿하게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예스24의 본문 제공 파일을 이용합니다. ^^;;)
(1) 철학 용어들이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모르는 용어를 찾아보면 정리하기에 유용하다. 본문에서 용어들을 쭉 풀어서 설명한 뒤, 챕터 마지막에서 용어 정리를 해둔 점이 눈에 띕니다. 이런 부분은, 나중에 발췌독을 할 때 유용하죠.
(2) 철학 고전의 주요 내용을 떠받들지 않고, 저서에 대한 비판을 실어 균형감을 살렸다. 일반적인 철학 입문서는 백과사전식 요약으로 치중하거나, 배경지식으로서 알지 못하는 부끄러운 것이라는 '교양'을 암묵적으로 강요합니다. 사실 이런 부분 때문에 철학은 고리타분한 학문이 되었어요. 그러면서도 모른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이 알면 어쩐지 없어 보여서 부끄러운 학문이 되기도 했지요. 철학은 진리가 아니라, 소통입니다. (이 부분은 지난 주의 추천 도서였던 <철학적 사고로 배우는 과학의 원리>와 공유할 수 있는 문제의식이군요.) 그래서 글쓴이는 각 저서에 대한 철학사에서의 주요 비판을 나란히 실어 두었습니다. 철학의 세계를 종횡으로 가로지르면서 균형 잡히 시각을 보여주기 때문에, 개론서로는 더없이 훌륭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철학을 접할 때 자칫 빠지기 쉬운 현학의 늪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순기능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대해서는 제게 개인적으로 뿌듯한 경험이 있어요. 제 학생 중에 공학을 전공하신 남학생이 한 분 계셨는데, 굉장히 성실하게 공부사히는 분이셨거든요. 그런데 모의고사 점수가 중간 정도에서 움직이지 않으니까 상담을 신청하셨었어요. 그 때 제가 이 책을 추천하면서 기본강의에서 배웠던 구조독해 기법을 이용해서 이 책을 한번 정독해보라고 권유했었어요. 그랬더니 그 분이 정말 성실하게 이 책 한권을 다 읽어오신 거에요. 그러고 나서 모의고사 성적이 반에서 2등으로 올라오시더니 실제 시험에서는 35문제 중에서 딱 하나밖에 안 틀리셨어요. ^^ 텝스 점수가 없어서 서울대 로스쿨 지망을 안 하셨다는 슬픈 전설이.. ^^ 대신 원하시던 자교 로스쿨에 특별 전형으로 붙으셔서 그해 겨울을 따스하게 보내셨어요. 합격하시고 제게 어머니 카드를 들고 와 밥을 쏘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 때 저녁 식사 대 들었던 얘기라서 더 기억에 오래 남나봐요. ㅋㅋㅋㅋ 이 책은 독해체(?^^)에 거의 가깝게 쓰여졌기 때문에, 처음에 잡기는 힘들어도 소화되고 나면 엄청난 내공 상승 효과 있습니다. 강추할게요!
그럼 둘 중에 어떤 책으로, 당신의 선택은?
선생으로서는 <철학 고전 27>을 추천하고 싶어요. 단, 서점에 가셔서 두 권을 놓고 꼭 비교하신 뒤 선택하셨으면 좋겠어요. 만일 <철학 고전 27>이 솔직히 나한테 버겁다거나 이거 손에 잡히지 않아서 사두면 책꽂이에서 영원히 잠들겠다 싶다면 <철학이 필요한 시간>을 보세요. 독서는 흥미에서 출발합니다. 흥이가 생기지 않으면 아무리 도움되는 책이라 해도 읽기 싫은 게 사람이니까요. <철학이 필요한 시간>은 철학이 이렇게 편하게 나에게 말을 걸수도 있구나 하는 느낌으로 다가오실 겁니다. 여유로운 사색과 반성을 유도하는 책이라서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효과도 있어요. 이 책으로 철학이라는 간깐한 녀석한테 접근한 뒤, 좀 더 친해지면 <철학 고전 27>을 읽으셔도 좋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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