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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허수아비 때리기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저자가 집필을 시작했을 당시와 지금의 사회가 너무나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인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한국은 헬조선이라는 말로 불리게 되었고 선비라는 단어는 엄근진 (엄격, 근엄, 진지) 의 부정적인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이런 현상에 선비와 그들의 국가 조선에 관한 신중한 학술적인 담론은 내재되어 있지 않지만, 여하튼 저자가 규탄했던 상황과는 그야말로 180도 달라진 모습이기 때문에 자못 인상적일 수밖에 없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른바 의병 운동 등에서 선비들이 지켜내고자 했던 대상이 오늘날의 의미에서의 국가와 민족이 아니었다는 진술이다. 저자에 따르면 선비들이 싸워 지켜내고자 했던 것은 중국의 천자에게 중개적으로 인정받았던 정통성과 정당성, 그리고 그것을 통해 이룩해낸 소小중화문명적 가치들이었다. 왜 나는 그동안 그들의 행위를 근대적인 의미로서의 애국 행위로서 이해해왔던 것일까? 오늘날의 국가와 옛날의 국가가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음을 지금까지 그 누구도 지적해주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국사 교육에 다시 한번 배신감을 느낀 순간이었다. 이후 조선을 "제후국"으로 지칭했던 한 선비의 글을 보면서 이러한 배신감은 다시 되풀이됐다. 제후라는 단어는 유럽, 일본, 중국의 역사를 공부할 때나 보던 단어였기 때문이다. 나는 조선의 자주성과 독립성만을 배워왔지 국제 관계 속에서 냉정히 어떤 위치에 자리하고 있었는지는 배운 적이 없었다. 또 하나 놀라웠던 것은 노비의 비율이 조선 전체 인구의 약 30~50%나 되었다는 것과, 상인商人이나 천민처럼 사회적으로 등한시되던 인구를 포함하면 이들이 전체 인구의 90%를 넘게 된다는 서술이었다. 이 문장들을 보고 나서 오늘날 어디 김씨요 어디 이씨요 하던 풍경이 떠올랐다. 그것은 웃긴 것을 넘어 씁쓸하기까지 했다. 그밖에 고려 시대의 결혼 생활이 처가 중심이었으며, 심지어 딸이 아들보다 은근히 더 선호 받았다는 서술은 의미심장했다. '당연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지나친 비약일까? 전반적으로 드는 감상은 이렇다. 조선은 관념의 나라였고 그 관념은 중화에 대한 스토커적인 사대주의였다. 그리고 이러한 나라를 이룩해낸 선비들은 위정자로서, 엘리트로서, 정치인으로서 대단히 추악하고 한심스러웠으며 도피적이었다. 그 결과 객관적인 모든 지표들에서 조선은 망할 수밖에 없는 나라가 되어갔다. 외부적으로도 내부적으로도 썩어버린다면 그것은 유기체로서 종말을 향해 달려가는 것과 같다. 그렇게 선비는 만들어졌고 그렇게 선비는 만들어갔다. 3.5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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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 참으로 듣기 좋은 단어이다. 우리는 선비에 대해 생각할 때 참으로 청렴결백하면서 바른 글을 통해 세상을 바로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로 그러했을까? 이 책은 바로 그런 선비의 진면목이 어떠한지에 대해 소개하는 사람이다. 과연 우리는 선비에 대해, 특히 조선의 선비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선비의 참 모습을 알게 하는 좋은 책이다. 여러분도 꼭 이 책을 구매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