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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252 우주선의 첨단 기기에는 차가운 온도에서도 얼지 않는 '윤활유'가 필요했다. 미국항공우주국은 향고래 기름이 적합하다는 걸 발견했다. 항공우주국은 우주선의 첨단 부속품과 로켓 엔진에 고래 기름칠을 했다. 향고래 기름을 정제해 만들어진 이 윤활유는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불티나게 팔렸다. 고래 기름값은 5배 이상 뛰었고 포경선들은 다시 향고래를 잡으러 바다를 이 잡듯이 뒤졌다.
... 지금도 미국과 유럽이 제작하는 우주선에는 고래 기름이 쓰인다. 과거 60억 년 전의 별빛을 관찰하는 허브 망원경에도 막 이제까지 지구의 바다를 누볐던 고래 기름이 들어가 있다. 달과 화성을 주행한 우주 차량의 윤활유에도 고래의 유전자가 담겨 있다. 우주선 보이저 호가 고래의 노래를 외계에 전파했다. 외계인들이 발견한다면 그들은 인간 말고도 지구의 다른 생명체의 존재를 알아볼 수 있을지 모른다.
고래의 증거는 우주를 돌아다니고 있다.
p. 262 메트로폴 호텔 바깥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환경단체는 일제히 환영 성명을 발표했고, 도로를 채운 집회 참가자들은 뛸듯이 기뻐했다. 인간 의식의진보가 고래를 구했다는 자부심이 그들의 얼굴에 비쳤다. 호의 기간 내내 환경론자들의 마스코트가 되었던 고래 인형이 도로를 지나가자, 사람들은 손을 흔들었다. 고래 인형 위에는 '고래를 구하자' 라는 피켓이 떼어지고 새로운 표어가 걸렸다. '고래는 구출됐다 -1982년 브라이튼에서'
무엇이 고래를 구출했을까? 그건 인간들의 현명한 지혜도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도 아니었다. 그저 부족해진 자원량으로 인해 포획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에 작살을 던지지 않은것 뿐.
p.267 고래의 눈을 바라본다. 한가할 적마다 하는 습관이 되었다. 고래의 깊은 눈동자. 무엇도 이 깊은 심연을 담을 수 없을 것이다. 모순적인 추상어들이 고래의 눈에 담겨 있다. 슬픔과 지혜, 열정과 냉정, 이성과 분노가 혼재된 눈으로 고래는 나를 바라본다.
..... 고래와 돌고래 보존협회(WDCS)는 자신들의 반포경 캠페인 홈페이지에 대왕고래의 눈을 찍은 사진을 올려 놓았다. 바다 속에서, 아니 컴퓨터 스크린 안에서 고래가 천천히 움직이고 고래의 눈도 따라 천천히 흐르는데, 가상현실일망정 대왕고래와 눈을 마주치고 있는 순간은 오묘하다.
과연 우리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마,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따위는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한다고, 생각하고 위함이 담긴 행동을 한다고 그들의 생명을 지킨다고 - 그 밖에 모든 것들 ...
이것이 진정 그들을 위함인지 아님 스스로를 향한 자위의 행위인지 그 누가 명확히 말 할수 있을까.
인간처럼 우매하고 목적만을 추구하며 한시적인 존재들이 그들을 이해하기란 어쩌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
지금의 나는... 네가 아니라서 너의 마음을 모르겠지만 있는 힘껏 생각하고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진정 너를 위함인지 오늘도 매 순간 생각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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