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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 분노는 들불처럼, 가자! 도청으로
"대동: 분노는 들불처럼, 가자! 도청으로" 내용보기
3권은 계엄군의 상무충정작전으로 마감한다. 2권에서 17일까지의 사건들이 주로 서술되고 있다면 3권에서는 20일 이후의 상황이 주로 묘사된다. 밀리던 공수부대는 시민들을 향해 발포를 하기 시작한다. 가장 공들여 서술하는 사건 중 하나는 21일이다. 그 날은 석가탄신일, 음력 사월초파일이어서 계엄군들의 무차별 발포로 인해 꽃잎처럼 스러져간 시민들의 죽음은 더욱 아이러니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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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은 계엄군의 상무충정작전으로 마감한다. 2권에서 17일까지의 사건들이 주로 서술되고 있다면 3권에서는 20일 이후의 상황이 주로 묘사된다. 밀리던 공수부대는 시민들을 향해 발포를 하기 시작한다. 가장 공들여 서술하는 사건 중 하나는 21일이다. 그 날은 석가탄신일, 음력 사월초파일이어서 계엄군들의 무차별 발포로 인해 꽃잎처럼 스러져간 시민들의 죽음은 더욱 아이러니컬하면서도 안쓰러울 수밖에 없다. 계엄군의 발포 사건으로 시민군들이 분연히 일어서게 된다. 13장의 제목이 피로 물든 초파일인데 3권의 가장 핵심적인 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3권은 작품 전체에서도 가장 인상 깊고 주목할 만한 많은 사건들을 담고 있는데, 고아였던 남매 대주와 순덕의 만남을 그 중 한 가지로 들 수 있겠다. 대주는 가장 악랄한 공수부대원으로 순덕은 몸 파는 여자였다가 주호를 만나 광주로 와서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각성한 노동자로 등장하는데, 광주민주화운동 중 임신했던 아이가 유산하자 그 분노로 가장 전면에서 시위를 하던 순덕은 공수부대원이 쏜 총에 죽게 된다. 오빠인 대주의 눈 앞에서 말이다. 가장 악랄했던 계엄군이었던 대주는 그토록 애타게 찾던 동생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도하게 된다. 공산당에 빨갱이라 생각했던 폭도중 하나로 동생을 대면하게 된 것이다. 역사의 비극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겠다.

과부인 춘양댁의 아들 상균도 화자와 산에 진달래꽃을 따먹으러 갔다가 계엄군에게 총살을 당한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생었던 상균의 죽음은 계엄군의 극악무도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꽃잎처럼이라는 이 작품의 제목은 그날 꽃잎처럼 스러졌던 모든 민중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한편, 도청 탈환 이후의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 운동 주체의 문제에 대한 작가의 평가 역시 주목할 만하다. 작가는 광주민주화운동을 무턱대고 미화하지 않고 객관적 시각을 유지한다
 

 

금남로는 조선 중기의 무신 정충신 장군의 호인 금남錦南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그리고 이곳은 유래 깊은 민주화의 길이었다.

1919 3 10, 이 도로에서 3.1운동의 대규모 군중집회가 열렸으며 대한 독립만세를 외쳤다. 그후 1929년의 광주학생독립운동에 이어 4.19혁명 때는 7명이 유명을 달리하고, 100여 명이 부상당하는 아픔을 겪었던 곳이다.

금남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전라남도 도청 건물이 있었고, 그 앞에 원형의 분수대가 놓여 있었다. 광주 사람들은 분수대가 위치한 이 광장을 민주의 성지로 여겼다(72).

 

두고 봐라. 역사가 그들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폭력은 단지 폭력일 뿐, 그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오늘 그들이 엄청난 폭력을 동원해서 우리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무릎을 꿇도록 강요하고 있지만, 그 모든 것은 머지않아 준엄한 심판을 받고야 말 것이다. 용준아, 우리는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절망하거나 좌절하지 말자. 정의는 항상 승리하는 법이니까 말이다.”(39)

 

민주택시기사들이다! 계엄공수의 저지선을 뚫기 위해 몰려왔다!”

누군가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흩어지던 시민들이 동작을 멈추고 시선을 한군데로 모았다. 대형 트럭 위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수십만의 시민들이 그 불빛을 향해서 우레와 같은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자들도 있었다.

윤상원의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금남로의 어둠을 가르며 서서히 밀려오는 거대한 불빛은 희망이었다. (중략) 그 불빛은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폭력에 맞서 애타게 외쳤던 시위가 마침대 민중항쟁으로 전환되는 위대한 역사의 첫 장이었다(99).

 

그 순간 콩 볶는 듯한 총성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일제히 울리는 그 총성이 귀를 멍멍하게 만들어서 혼이 빠질 듯했다. 금남로에 가로수로 심어놓은 은행나무 이파리가 후드득 떨어졌다.

순덕은 넋이 빠진 채 멍하니 서 있었다. 옆에 섰던 시민들이 고목처럼 쓰러지기 시작했다. 아스팔트가 온통 피바다였다. 봄날 세찬 바람에 의해 붉은 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듯했다(137).

 

사격은 지상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니었다. 도청에서 사직공원 쪽으로 이동하던 헬리콥터가 불을 뿜었다. 부동교 주변에서 모여 웅성거리던 시민들이 쓰러졌다. 바닥이 피로 흥건했다. 계엄군들이 달려들어 시체들을 트럭에 실었다.

금남로뿐만 아니라 도시 곳곳이 붉은 꽃잎으로 널렸다. 전남대학교에서도 총기발포가 있었다. 집 밖에서 남편을 기다리던 임신 8개월의 가정주부가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무등산도 폭력과 학살이 난무하는 도시를 차마 지켜보지 못하고 돌아앉았다. 피에 젖은 사월 초파일 오후였다(141).

 

1980 5, 광주에 계엄군들의 무자비한 폭력이 밀어닥쳤다. 그러자 광주 고유의 정서가 고개를 치켜들면서 급기야 하나로 변해 대동 광주가 되었다. 광주뿐만 아니었다. 광주를 둘러싼 화순, 나주, 영엄, 목포, 장흥, 해남, 완도, 함평 등지에서도 항쟁의 불길이 들불처럼 번져갔다(142-143).

 

징상시러운 놈들이구먼잉. 내가 군대생활을 해봐서 잘 아는디 말이여, 납탄은 제네바협정에서 금지된 탄알이랑께. 왜냐? 납탄은 몸에 박히는 순간 산산조각이 나고 또 살을 금방 썩게 만드는 잔인한 탄알이란 말이요.”

그려, 인도적인 차원에서 금지되었다는 탄알이 바로 납탄이랑께. 오메, 그 오살할 놈들!”(148)

 

태훈은 무장투쟁이 전개되었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있었다. 파리코뮌은 제쳐두고, 우리의 근현대사에서도 민족해방의 역사적 위업을 빛나게 실현했던 항일무장투쟁이 있었다. 그 전사들은 반제와 반봉건 깃발을 우뚝 세우고 혁명적 폭력과 무력으로 포악무도했던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항일무장투쟁은 과거에 파묻힌 한 토막의 역사가 아니었다. 이제 광주라는 땅에서 새롭게 부활하여 민주주의 쟁취를 외치며 군부독재와 당당히 맞서고 있었다. 태훈은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려면 자발적 자치연대와 민중의 유기적 연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173-174).

 

윤상원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미국인의 소개령이 내려졌다는 것은 신군부가 광주 진압작전에 대해 미국과 이미 상의를 끝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어쩐지 징후가 좋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김대중 선생을 체포해서 학원 소요와 극렬 시위 배후조종자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이라든지 김재규를 사형시키는 등 계엄사가 강경 일변도로 치달리고 있거든.”(250)



YES마니아 : 로얄 c*****g 2011.05.16.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