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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이젠 사라하면 마광수가 아니라 심오의 사라가 생각날 것 같다. 이 책은 직장생활 특히 광고회사라는 공간을 차용해서 일상과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한 권의 소설집에 담고 있다. 이 책을 읽다가 문득 예전의 광고디자이너 팀장이 생각났다. 그녀는 나와 한 빌딩에서 각기 다른 회사에서 근무했는데 어찌나 화장실에서 줄담배를 피워대던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당당하게 밖에서 피우면 될 것을, 그도 아니라면 아예 피우지를 말든가 깨끗한 화장실 공기를 늘 탁하게 만들던 그녀를 오래 참다 못 해 화장실 안에 쪽지를 남겼다. “이제 그만 하시죠! 담배는 이 곳 아니어도 피울 곳이 많거든요.” 저녁 퇴근 후 집에 막 도착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여기에 다 적긴 그렇고 거두절미하고 자신의 자유권 침해와 담배에 대한 개인적인 것까지 내가 건드렸다는 것이고 아무도 자기 자신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사람이 없었는데 내가 과민반응을 한다는 것이었다. 여차저차 1시간 가까이 통화를 마친 후 다음 날 우연하게 엘리베이터에서 탁 마주했을 때 그냥 우리 둘은 서로 웃고 말았다. 이 책을 두 번 읽었는데 그것은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작가가 하고 싶은지 알고 싶어서였다. 별점에 관해서도 고민이 깊었다. 서두와 중간 부분의 장대한 이야기 구조를 결말에 너무 싱겁고 시시하게 끝낸 것이 아닌가 싶어서이다. 그런 걱정을 작가도 느꼈는지 후기에서 “작가의 스타일이나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소설이 아닌가 싶어서 내심 못마땅하기도 했습니다.(중략) 애초에 이러한 세상에서도 꿋꿋이 역전을 이뤄내는 결말을 쓰고 싶었지만, 한 권의 책에는 하나의 비전을 담아야겠기에, 외형상으로는 한 걸음 물러나는 결말에서 멈추었습니다.”라고 고백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나는 작가의 결말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품어야 할 것인가. 실로 고민이 깊었다. 그간 많은 소설들을 읽어 왔지만 이렇게 당황스러운 결말은 글력이 받쳐주는 심오가 밍밍하게 끝내기에는 뭔가 아쉬운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신의 재능의 깊이를 잘 알고 있고 광고회사에서도 빛을 발한만큼 실감나는 직장 생활의 이모저모를 사실감 있게, 혹은 적절한 소설의 형식을 빌려 이야기 하고 있는데 뒤늦은 갑작스러운 결말은 나를 이틀 동안 힘들게 했다. “누군가 내 소설을 읽고 나에게 전화하고 싶어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서두 글도 있어서 많이 망설였다. 용두사미의 소설이 되어 버린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왜 마지막을 그렇게 맥없이 써버렸을까? 그렇게 많은 좋은 이야기들과 스토리텔링을 가지고서, 바로 광고시장에 내 놓아도 손색없을 명카피들을 김대리 그녀를 통해 주구장창 쏟아 냈던 그 열정과 광기는 어디에 가고! 솔직히 허무했다. 비하인드가 뒷담화 수준에 머물지 않으려면 뭔가 더 나은 결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아쉬움이 컸다. 이 소설은 백(빽,이라고 읽어야 실감 난다)있는 사라의 등장으로 팽팽한 긴장감에 맞딱드린 김대리와 그녀들만의 리그이다. 광고회사에 실제로 다니는 친구를 알고 있는데 정말 살벌하고 전쟁터였다. 그래서인지 작가가 많은 부분을 알고 있다고 여겨졌고 일상 자체가 글의 소재가 되고 다시 상상력을 덧입혀 자신만의 이야기 구조를 완성해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글쎄 내가 이혜경 소설에 너무 탐닉해서일까. 젊고 발랄한 기운은 느껴지는데 뭔가 언어를 갈고 닦는 느낌은 확연히 차이가 났다. 그것은 어떤 상황을 제시하고 독자가 그것을 연관지어 생각했을 때의 방식인데 굳이 집을 그려 두고 사람을 전부 나열하지 않아도 문 밖에 신발만 그려 두어도 대략적인 사람 수를 헤아릴 수 있는 게 요즘의 영리한 독자들인데 작가는 지나치게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주인공들을 관찰하며 개입한다.
< 그녀는 내가 봐왔던 어떤 상사들보다 묘하게 매력적이기도 했지만 인간적인 무언가가 결여된 사람이라 나를 움츠러뜨렸다. 그녀에게는 나의 결핍을 감싸줄 인덕이, 또한 나에게는 그녀의 결핍을 받아들일 인덕이 결핍되어 있었던 것이다. P. 63 (중략)김대리도 조심해. 직장이 돈을 주지. 하지만 병도 줘. 몸 여기저기가 매년 더 나빠져. 눈앞에 당장 보이는 것 때문에 아옹다옹하는 동안 정작 중요한 건 다 사라져. 사라지고 나서야 그 많은 걸 내가 갖고 있었구나 깨닫게 돼. 인생이 그렇게 잔인한 거다. P. 177 치졸하다고 해서 가해자가 덜 고통스러우리란 법은 없었다. 인간은 산에 걸려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법이라지 않나. P.198 나는 카피라이터 일이 힘든 이유가 ‘입이 찢어진 것들’은 죄다 한마디씩 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P.285 >
나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들과 싸웠고 이겼다. 직접적으로 이야기 했고 해결이 안 되는 부분들은 따지고 들었고 모든 법률을 동원해서 해결해 나갔다. 꼭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보니 그것만이 정답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할까. 어디든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은 있는데 굳이 맞추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살피고 상사의 의견에 무조건 동조, 내지는 거부만 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되는 게 직장이기 때문이다. 균형이 필요하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다부진 결정 뒤에도 맺고 끊음은 확실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가슴 속에 사랑을 품는 것이다. 이 책 비하인드는 직장생활의 이모저모를 담고 있어서 책 읽는 재미가 실감나게 좋았고 더불어 내 주변의 친구들도 살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어서 와 닿았다. 김대리의 카피처럼 이 세상 단 하나의 소중한 공간엔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 맨 먼저 들어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비열한 세상이다. 소설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주인공들도 살아가는 게 쉽지 않고 어디 하나 쉬운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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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에 한 번씩은 직장을 다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아마도 모든 직장인들이 그러지 않을까. 자기가 진짜 좋아서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드물거라 생각된다. 생활 때문에 어쩔수 없이 다녀야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 또한 몇 개월에 한 번씩 그만두고 싶어도 애써 참는다. 한동안 괜찮다가 요즈음 아침마다 출근하기가 싫다. 출근할 때마다 출근하기가 싫어 휴가라도 낼까 싶다. 출근하면 보기 싫은 사람이 있는데 아주 미치겠다. 몇 일만이라도 어디든지 다녀오고 싶다. 꾸물거리는 날씨 탓인지, 그 사람들이 보기 싫은 것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이럴 때는 입을 다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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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원 출신의 나는 B사에 본부장과 함께 스카웃 된 5년차 카피라이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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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연상시킬 정도로 지독한 직장에서 살아남기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 이 소설의 작가인 '심오'는 너무도 생소한 작가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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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내다보이는 39층 SY빌딩 25층에 소재한 광고회사 B사의 카피라이터 김준희(나) 대리는 경쟁 피티를 위해 통상 새벽 2~3시까지 야근을 하고 다음날 아침 9시까지 정상출근을 하는 등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회사원이 주는 안정적인 단어의 느낌과, 가족이 없는 나에게 외톨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있도록 회사에 소속감을 갖고 그곳 구성원이 되었지만, 모두가 환상이었고 생존과 직결된 밥벌이의 문제라 끝낼 수도 없다. B사는 광고주들을 상대하고 전략을 짜는 기획팀과 제작물을 담당하는 내가 소속된 제작팀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1년 전, 제작팀 본부장과 나는 B사에 파격적인 조건으로 스카우트 되었지만, 첫 피티를 멋지게 승리로 이끈 후에 아홉 차례나 연속으로 미역국을 먹곤 사장에 등살에 못이긴 본부장이 돌연 사퇴를 한다. 박힌 돌 세력들에게 치도곤 당할 판국에 놓인 것보다 더 무서운 존재감은 새로 온 본부장 사라의 등장이다. 나와는 동떨어진 눈부신 백그라운드, 부회장의 딸이라는 로열패밀리라는 뼛속까지 부유한 배경과 자신감 뒤론 아랫사람들로부터의 존경심과 인덕은 찾아볼 수 없고, 단순하고 직접적인 것을 선호하며, 새로운 시도나 감성적인 접근을 싫어했으며, 그조차 시시때때로 변했다. 특히 나에게 지나친 악감정을 비쳤다. 있지도 않은 부모님이 나 땜에 고생을 했겠다는 둥의 인신공격도 모자라, 쇼윈도에 진열된 ‘점포정리 오천원’ 짜리를 입어보라며 덜떨어진 패션센스쟁이로 순식간에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온갖 구실로 쐐기를 박아 아이디어 싹부터 잘라냈다. 우즈베키스탄 보드카보다 더 독한 년을 만나 회사를 그만 두고 싶어졌다. 대학시절부터 짝사랑하고 있던 기획팀 최 대리가 본부장 사라와 사귄다는 가혹한 시련이 찾아오고, 회사 영업보다 부회장 딸한테 잘 보이고 싶은 사장의 저열한 물밑작업으로 인해 사라와 경쟁하던 피티 건은 매번 사라 쪽의 승리였다.
이 분노의 축적으로 인해 복수를 결심한다. 초인적인 암기력을 발휘해 사라의 기본정보를 수집하고 국정원에 다니는 H까지 끌어들여 복수극을 모의한다.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H는 일련의 모든 하소연을 들어주는 가족과 같은 편한 사람인데 사랑의 감정으로 내게 입을 맞춘다. 고아라는 출신을 떠올리는 게 싫고, 윤택한 배경에서 자란 남자랑 결혼하고 싶다며 H의 마음을 거절한다. 그런 H에게, 최 대리와 사라를 갈라놓을 요량으로, 사라와 바람을 피우도록 연극을 시켰는데, 다른 여자와 가까이 있다는 사실로 기운이 빠진다. 내 복수극의 비하인드는, 꼭두새벽에 야식을 여러 차례 배달시켜서 한밤중에 잠들어 있는 사라를 깨우고 음식 값을 지불시키고, H오빠를 통해 장난문자와 전화로 수면을 방해시킨다. 또한, 사라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카드분실신고를 하고, 카드사용을 하려는 순간, 당황케 한다. 애완고양이 라라와 닮은 길고양이가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는 사진을 메일로 보내 경악케 하고, B사에 포진된 동료 직원, 선후배들에게 사라에 대한 증오심을 일일이 심어주어 이간질 시킨다. 사라에 대한 미움과 의심이 폭발해 가짜 로열패밀리였다는 검증되지 않은 소문이 사실화되어 버렸고, 윗사람들은 서로 신경을 거슬리게 하도록 약간만 손을 썼더니 금세 선린관계에 금이 갔다. 어디서 굴러먹었는지 모를 여자 하나가 로열패밀리라는 거짓 백그라운드를 만들어 별 경력도 능력도 없이 뻔뻔스럽게 본부장 자리를 꿰찼다. 그래놓고는 사장의 금쪽같은 엔조이와 거래를 끊고 자기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그러나 엔조이보다 더 능력없다는 소리를 듣고 만 트라이에 사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고집스럽게 외주를 주어 수익을 챙겨오다가, 금이야 옥이야 지켜온 B사의 밥줄 오드리 사모님의 약을 살살 올려 다른 대행사와 접촉하도록 만들어놓았다. 하지만 내가 파놓은 함정으로 인해 도리어 사라에게 들키게 되고, 난데없이 최 국장의 비보를 전해 듣자, 스스로 만족스런 카피를 쓰고 싶어진다. 어린 시절 H와 머물던 고아원 터와, H와 함께 갔던 도서실 잡지에서 찢어낸 아름다운 한 채의 집을 떠올리게 되고, 최고급 아파트 광고 E-스토리를 표현할 힌트를 얻는다. E-스토리는 최 국장이 준 마지막 선물이었다. 도서관에서 15년 만에 찾아온 그림(H가 잡지에 끼워놓은 그림)을 H에게 얘기하고 뒤늦은 사랑을 고백한다. 당신이 전부였던 남자가 짓고 싶었던 스토리, E-스토리. 애틋한 사랑의 종착점이 결국 집이라는 것으로 표현될 수 있다. 한 사람만을 전부로 알고 사랑했던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꿈꾸었던 집, 하나부터 열까지 그 사람만을 위해 마음속에 지었던 아파트, E-스토리. 폼 클렌징 ‘백’의 경쟁 피티를 제작팀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 이 건을 따오는 경우, 사라는 능력이 있는 것이니 P사에 남고, 사장은 SY 광고를 후지게 만든 것과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반대의 경우, 사라가 회사를 떠난다. 아무 카피도 없이 그냥 ‘백!’하고 읽어주는 식으로 프리젠테이션 하고난 직후, 못 보던 파일이 있어 열었더니 스크린에 갑자기 여자 하반신 나체 사진 옆으로 ‘백’이라고 써있는 바람에 사라는 나가버린다. 결국 사라 본부장은 백으로 와서 백으로 갔다. 사장은 오드리가 떨어져 나갈 위기를 맞은 것에 책임을 지고 회사를 나갔고, 더불어 엔조이도 떨어냈다. 다소 치졸하고 처절했지만 로열패밀리라는 강적을 물리쳐 어릴 때의 내 소박했던 꿈을 지켜냈고, 나름대로 B사의 무너진 정의를 지켜냈으며, 그 와중에 나만을 사랑해주며 꿈의 집을 함께 만들어갈 남자까지 알아보았으니까. 사라가 B사에서 껴안은 불명예에도 불구하고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메이저 광고회사의 제작본부장으로 갔으며 그곳에서 기막힌 아파트 광고를 만들어내 해외 광고제까지 참가하게 됐다는 소문이 들린 후, 내 삶이 녹아 있는 두 번 다시는 만들지 못할 일생일대의 아이디어가 사라의 화려한 경력이 되어 TV 광고에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베껴 나오면서 끝을 맺는다.
“직장이 돈을 주지. 하지만 병도 줘. 몸 여기저기가 매년 더 나빠져. 눈앞에 당장 보이는 것 때문에 아옹다옹하는 동안 정작 중요한 건 다 사라져. 사라지고 나서야 그 많은 걸 내가 갖고 있었구나 깨닫게 돼. 인생이 그렇게 잔인한 거다.” -P177
카피라이터 김준희는 유능한 워커홀릭이지만, 로열패밀리 사라의 등장으로 인해 수난을 겪는 동시에 조직에서 쫓겨날 위기까지 놓인다. 승자독식구조는 누구라도 깊이 체감할 수 있는 사회적 규칙이다. 출발선이 다른 경쟁은 애초에 공정과는 거리가 멀다. 누구는 미리 이뤄놓은 출발선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평생 이를 수 없는 꿈에 불과하다. 비참하지만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준희가 안정성과 소속감을 꿈꿔온 회사는, 끔찍한 배신을 안겨준 이중성으로 다가온다. 준희가 사라에게 표했던 복수는 사라가 아이디어를 훔침으로써 역전한다. 작가의 말처럼 한걸음 물러난 결말이었다. 현재의 내가 김준희처럼 약자에 놓여있는 상태지만 현실이 구차할 만큼 피폐한 것도 아니요, 염세주의자가 될 처지는 더더욱 아니겠기에, 사회적 환상을 심어줄 광고 소재로 부담없이 읽힌 소설이었다. 책에서 소개된 기발한 광고 카피를 보면서 많이 웃었다. 관절염 패치 아이언니, 알고 보면 따뜻한 여자 선샤인 좌훈 패드, 혈액의 형 기큐란 혈액순환제 등 광고계 사람들의 뛰어난 재치와 위트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H의 존재를 좀더 부각시키지 않은 부분이다. 작가의 차기작이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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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치열한 광고세계에서의 스트레스란 일반회사보다 더 할것이다. 이런 곳은 능력위주의 평가로 능력이 없으면 도태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스스로 몸값을 높이지 않으면 밥줄보전이 어렵게 된다. 유행에 민감해야 하고 날마다 쏟아지는 신제품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소비자들의 성향까지 고려해야하는 광고회사안으로 들어가 본다. <비하인드>의 주인공 김준희는 카피라이터로 본부장과 함께 스카웃되어 B사에 입사하게 되지만 본부장이 배신을 때리고 퇴사를 하면서 끈떨어진 연 신세가 되면서 그녀의 직장생활의 비하인드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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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계가 워낙 아이디어로 승부하고 힘들게 일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어도 책 속에 등장하는 김준희 대리의 회사는 정말 광고회사의 환상을 깨주기에 충분할 정도로 힘들게 몰아부치는 회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팀 전체를 이끌어간다 싶을 정도로 주인공 김대리의 실력은 탁월한 수준이었다. 소위 빽이라 말하는 배경이 너무나 빈약했음에도 그녀는 자신의 실력 하나로 어릴 적 꿈이었던 "회사원"이 되어 밤샘을 밥먹듯이 하면서도 일과 사랑을 모두 손에 넣을 그런 꿈에 다가가고 있는 서른살이었다. 어느 날 그녀 앞에 그녀가 가지지 못한 너무나 큰 후광을 뒤에 입은 로열패밀리가 상사로 부임해온다. 부회장의 딸인 사라. 그녀보다 나이도 다섯살밖에 많지 않고, 몸매마저 육감적이다. 많은 남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못해 그녀가 오랜동안 짝사랑하고 고백도 못한 최대리마저 가로채가버린다. 그리고 어디서고 들어보지 못했던 너무나 가차없는 질타와 모욕, 믿었던 라인이 사라지고 난 후 버려진 정도가 아니라 이것은 정말 김대리가 견뎌낼 수 없는 극상의 고통이었다. 물론 나중에 그녀가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친구들의 회사 고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녀는 정작 명함도 못 내밀 상황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능력을 무시 당하고 백으로 통하는 사회에서 사라라는 이름의 로열패밀리 상사 앞에 철저히 뭉개지는 것은 김대리를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아마 김대리만큼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상황을 경험해본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도 로열 패밀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사 중에 자신의 위치를 충분히 악용해 부하직원들을 괴롭히는 사람 밑에 있어 본적이 있는 터라 김대리의 고충이 참 뼈저리게 느껴졌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은 맘대로 부려먹어도 되고, 일 안하고 뺀질뺀질 잘 놀아도 자기 눈에만 들면 얼마든지 예뻐하는 그런 세태. 물론 이 책에서도 그런 라인을 잘 탄, 그리고 회사에서 하는 일 없이 잘 버티고 있는 조부장과 이차장의 이야기가 그려지기는 한다. 그 후 아무 힘도 못 쓰고 그냥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지란 식으로 회사를 떠났던 나와 달리, 끝까지 남아 당당히 사라에게 맞설 생각을 한 (물론 정면 승부가 힘든 상황이라 그녀처럼 교묘한 술책을 쓰기 시작했다.) 자체가 놀라웠다. 소설이라 가능했을 상황들이 여럿 보였지만 사실 읽으면서 대리만족이 되어 무척이나 후련한 것은 사실이었다.
철저히 복수를 하면서도 김대리가 정말 중요한 것을 잃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꼬이고 꼬인 드라마와 달리 이 책은 마무리도 참 깔끔해 좋았다. 실천하기는 힘들 그런 대안들이었지만 말 그대로 혹독하게 그녀를 당하게만 만들지는 않아서 그게 더 좋았는지 모른다. 도대체 로열 패밀리에 맞설 생각을 하는 평범한 대리가 과연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녀는 꿋꿋이 그녀의 자리를 지켜 나갔다. 때로는 같이 웃기도 하고, 때로는 직장인들이 처한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져 그 웃음이 씁쓸해지기도 했지만.. 매끄러운 문장력과 스토리에 읽는 재미가 꽤나 좋았던 소설이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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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아픕니다.준희를 만난 후 더 묵직하게 아파옴을 느낍니다.준희를 통하여 우리사회에 로얄페밀리를 만나게 되고 나랑 다른 세상에 사는 그들을 만낫을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아가는 듯 하다가 나도 모르고 있던 아니 인정하고 싶지 않던 내 속에 짓눌린 구정물 속에 가라앉은 찌꺼기처럼 그저 잔잔하게만 보였던 로얄페밀리에 대한 상사에대한. 목구멍이 포도청인 모습들이 있었음에 놀랍고 부끄럽고 당황스럽고 아프고 겸언쩍고 그 와중에 까발려져 후련한 느낌도 있다는걸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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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보든, 나는 대개 거의 주인공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