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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10년이 이상 탄생 100주년이었다고 한다. 1910년 한일합방 되던 해 태어난 이상을 우리는 그의 작품을 통해서만 알고 있다. 그러나 [오감도], [날개], [건축무한 육각면체]등으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은 난해하기 그지없고, 그의 짧은 생애는 흔히 천재들이 그러하듯 우리에게 기이함만을 안겨준다. 요절한 천재가 박제가 되어버린 이유가 무엇일까? 동경에서 폐결핵으로 죽은 것으로 알려진 이상, 그는 왜 동경으로 가게 되었고, 또 그곳에서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이 책은 1936년, 폐결핵을 앓는 몸으로 동경으로 건너간 이상이 그곳에서 무엇을 했는지, 그는 왜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죽었는지를, 2009년 소설가 정문탁을 등장시켜 그로 하여금 동경에서 이상의 자취를 더듬으며, 그의 행적을 하나하나 밝혀가는 역사추리소설이다. 두 권으로 되어있는 이 책의 1권을 읽고, 난 잠시 망설인다. 리뷰라는 것을 2권을 마저 읽고 쓸 것인가, 아니면 1권은 1권대로 쓰고 넘어갈까 하는 어쩌면 사소한 고민을 한다. 그러다 1권을 쓰고 난 후, 2권을 쓸 때는 리뷰가 어떻게 달라질까 하는 생각이 들어 따로따로 쓰기로 해본다. 저자는 책을 읽으면서 많은 추리를 하게 만든다. 1920년 만주 용정에서 한 가족이 일본군에게 몰살을 당한다. 여덟살짜리 창범은 부뚜막에 숨어서, 다섯살난 동생이, 아버지가 일본군 소대장에게 죽어가는 모습을, 어머니가 겁탈을 당하고 죽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본다. 2009년 한 노인이 칠십이년전을 회상한다. 이상의 심문을 담당했던 노인은, 이미 죽을 지경에 이른 이상이 공책에 뭔가를 쓰기 시작하자, 공책을 사다 준다. 그런 이상이 풀려나 도쿄대학병원에서 일개월 동안 투병생활을 하다 숨지자, 그가 쓴 여섯권의 노트를 자신이 간직한다. 저자는 1930년대 동경에서 이상이 겪는 일상과 사건을, 시간을 달리하여 2009년 정문탁이 겪게 되는 사건들과 대비하여 진실이 무엇인지를 찾아간다. 백범이 조직한 암살단의 일원인 까마귀, 그가 어느 곳엔가 까마귀 표식을 남기면 반경 5키로 이내에 있는 악질 일본인이 한명씩 잔인하게 살해된다. 어느 날 야스쿠니 신사에서 까마귀 그림이 발견된다. 천왕을 노린다고 생각한 일본군부는 그 사건을 만주에서 지휘관으로 있다가, 지금은 문서들을 분류하고, 보관하는 노무라에게 맡긴다. 노무라는 까마귀를 검거하려 애를 쓰지만 단서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가, 이상이 쓴 오감도를 보고 나서 이상이 까마귀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까마귀가 누군지는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1936년 폐결핵을 앓고 있던 이상은 훗날의 귀향을 꿈꾸며 동경으로 건너간다. 허름한 하숙집에 머무르던 이상은 어느 날, 그의 옛 여인이었으나, 지금은 중국거상의 아들인 방지온과 결혼하여 신혼여행차 동경에 와 머무르고 있던 금홍을 만난다. 이상은 방지온이 가지고 있던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김구에 대해 처음 알게 되고, 민비 살해에 연루되었으나 지금은 속죄의 삶을 살고 있는 하숙집 주인 이시카와의 과거 이야기를 통해 조선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을 먼저 지배하는 생각은 자주국으로써의 조선이 아니라, 일본 식민지로써의 조선일 뿐이다. 자주국 조선을 온전히 접해보지 못한 그는 어쩌면 식민지시대 지식인의 표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의 작품이 난해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너무 앞서나간 것일까? 이상의 행적을 쫓기 위해 동경에 온 정문탁은 무사시 대학 한국학 담당교수인 우에하라의 호의로, 그의 친구의 빈 아파트에 머무르게 된다. 또한 이상에 관심을 가진 대학원생 가와무라 소조를 소개받아 그녀의 도움을 받는다. 할머니가 한국인인 소조는 할아버지의 유품정리를 하다가 할아버지가 이상의 신위를 모시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대학연합 연극서클에서 활동하는 그녀는, 어느 날 메이지 대학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용의자로 교포3세인 도리타니가 연루되었음을 알고, 도리타니를 정문탁이 거주하는 집에 숨기게 된다. 사건을 담당하는 오가사와라 다케오는 고등학교 시절 야구선수 이었으나, 자신이 친 공에 상대방 3루수가 맞고 죽자, 야구를 그만두고 귀화하여 형사가 된 재일교포 2세 이었다. 신문에서는 한국인에 의한 일본인 살인과, 한국인 형사의 늦장수사를 문제 삼기 시작하며, 엉뚱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어찌 보면 1권에서는 변죽만 울린 거나 다름 없다. 이상이 어떻게 체포되고, 메이지 대학의 살인사건에 어떻게 정문탁이 휘말리는지는 아마 2권에서 나올 것이다. 1권에서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2권을 읽기 전 나는 창범이 까마귀가 되어 그의 가족을 죽인 노무라를 노리는 것은 아닌지, 정문탁은 소조 할아버지의 유품을 통하여 이상에 다가서는 것은 아닌지, 나만의 상상 속으로 빠져든다. 어차피 2권을 읽으면 다 들어나겠지만 말이다.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결합한 팩션이지만, 이 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간단치가 않다. 시도때도없이 역사적 사실 때문에 충돌하고 있는 한일 양국의 입장이, 작가가 그려낸 지식인들을 통하여 그대로 드러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역사적 진실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군국주의 파시즘에 함몰된 일본 우익들의 행태도 전율스럽지만, 입으로는 반일, 극일을 내세우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은 우리네 지식인들의 이중적인 삶 또한 씁쓸하기 짝이 없다. 언젠가, 어느 글에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 내용은 까먹었지만 재일한국인 문제는 2세, 3세로 내려갈수록 더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것 이라고.. 저자는 이 책에서 제일교포 2세, 3세들이 겪는 아픔을 다루고 있다. 도리타니나 오가사와라 다케오, 그들이 겪는 고통은 재일한국인들이 일상에서 겪어야 하는 사소한 부분일지도 모르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원히 서로에게 쪽발이이고 조센징일수 밖에 없는 현실이 서글프기만 한 이유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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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李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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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권과 2권으로 구성되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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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를 거슬러가보면 2011년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 알고 있는 진실이 과연 진실이라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나올 때가 있다. 아직도 밝혀지지 않는 역사의 진실속으로 들어가 역사 이면의 진실을 밝히려는 소설들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상은 왜?>이 작품도 그런 이면의 진실을 밝히고자 함으로 이상에 대한 진실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이 소설의 특히한 점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굵직한 사건들의 연관성을 개연성있게 잘 표현하고 있고 시공간을 초월하는 시점으로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 주인공 이상과 노무라와 소설가 정문탁이 이야기를 해 나간다.따라서 시기는 이상이 1937년 죽기 전 도쿄에 간 이유를 2009년 합방 백주년을 맞이하여 도쿄에 출장가게 된 소설가가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1930년대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공황의 여파와 전쟁의 공포가 감도는 암울한 시기였다. 일본에서는 팽창주의 정책으로 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돌기 시작할 즈음 이상은 도쿄행을 결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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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이란 영화가 있었다. 그 영화를 보고서는 이상이란 자가 너무 너무 궁금했었다. 알고 싶었다. 그치만 그때는 그 마음이 다였었는데.. 이 책.. 잊고 있었던 그 호기심에 다시 슬며시 불을 지피고 있다. 아직 1권이라 전개가 천천히 가고 있는데도 손에서 떨어지지가 않는다. 궁금하고 또 궁금해서 떼어놓을 수가 없다.
이상, 그가.. 알면 알수록, 자꾸 더 알고 싶어진다.
p.276 2층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밟으면서 이상은 혼자 중얼거렸다. "완전 우물 안 개구리였어." 발을 헛디뎌 자칫하면 아래층으로 구를 뻔했다. 간신히 균형을 잡은 이상이 지옥문으로 올라가는 듯 시커먼 어둠이 도사리고 있는 계단을 우러러보았다. "조선에서는 정작 조선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더니, 조선을 벗어나니 이제 조선이 보이는구나."
p.349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이면서도 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일말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정답을 찾고도 검산에서 자꾸 틀리는 학생의 심정이었다. 불길하게 자신을 감싸는 의혹이 떨쳐지지 않았다. 마치 캄캄한 어둠 속에서 방향을 모르고 가는데, 분명 이 길이 목적지가 아니라는 강한 확신이 드는, 그런 기분이었다.
** 찾아보고 싶어진 책 ** 276페이지에 나온 참고 도서 『조선을 죽이다 - 명성황후 살해 기록과 역사의 진실]』(혜문엮음, 동국대학출판부, 2009) 『명성황후 시해의 진실을 밝힌다』(최문형 지음, 지식산업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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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그곳에 가서 죽었을까? 요절한 사람에 대한 시각은 제 각각이지만 때론 한가지로 모아지기도 한다.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주목받으면서도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다 다양한 이유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 특히 한창 자신의 세계를 꽃피울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 것 자체부터 안타까움을 자아내기 마련이다. 하지만 먼저 간 사람을 기억한다는 것은 녹녹치 않은 일일 수밖에 없다. 기껏해야 주변사람이나 그가 남긴 흔적을 쫓아 조각조각 이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역사에서 비교적 가까운 시절, 뭇 사람들에게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들었던 사람 중 이상(1910년 8월 20일 - 1937년 4월 17일) 만큼 흥미를 일으키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상은 왜?’라는 작품은 바로 그런 점을 동기로 해서 출발한 것이 아닐까? 그는 시인으로 그가 발표한 작품뿐 아니라 평범하지 않았던 그의 삶 또한 주목받았던 사람이다. 이상의 본명은 김해경이고 한일합방해인 1910년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건축을 전공하고 총독부의 건축기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폐병으로 인한 고통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난해한 그의 시와 혼란스러운 사생활은 당시 많은 화제를 불러왔다. 폐병치료차 일본에 간 그는 불온사상 혐의로 체포되어 병보석으로 풀려나 동경대학교 병원에서 병사했다. 그가 남긴 주요작품 중에서 시(詩)로는 ‘이상한 가역반응(可逆反應)’, ‘건축무한 육면각체(建築無限六面角體)’, ‘오감도(烏瞰圖)’, ‘날개’를 비롯하여 소설로는 ‘지주회시(鼅鼄會豕)’, ‘환시기(幻視記)’, 수필로는 ‘산촌여정(山村餘情)’, ‘조춘점묘(早春點描)’, ‘권태(倦怠)’ 등이 있다. 이 작품은 이상이 일본에 건너가 병사하기까지 몇 개월간의 행적을 더듬고 있다. 무엇 때문에 병든 몸으로 일본으로 갔는지? 그곳에서 누굴 만나고 무엇을 했는지? 그것보다 더 왜 그렇게 죽어갔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그려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 작품은 이상의 일본행적을 그려가면서 현시점에서 이상의 흔적을 찾아 떠난 소설가를 등장시켜 이야기를 전개하는 이중의 시점을 가진 작품이다. 1부에서는 일본으로 진출한 이상이 일본에 하숙을 구하고 일본 유학생과 교류하며 몇몇 문인들과 편지로 소식을 주고받으며 병마와 낫선 생활에 지쳐간다. 어느 날 하숙집 주인과의 술자리에서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당황스러워한다. 조선에서는 보지 못했던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보게 된다. 또한 현 시점에 한일합방 100주년을 맞아 현 일본의 지식인들 사이에 한일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와 이상의 흔적을 찾아가던 소설가 정문탁이 현지 안내인 주변에서 이상과 관련된 단서를 찾고 관심을 보이던 중 대학생 살인사건에 연루되는 부분까지를 담고 있다. 대부분 문학작품을 대할 때마다 어려움을 느끼는 개인적 경험이 이 작품에서도 여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중시점에서 오는 혼란스러움도 있지만 이야기의 전개과정을 따라가기가 여의치 않다. 작품의 도입부분을 넘어서기까지 인내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흐름을 파악해 갈 수 있었고 점점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역사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의 이 작품이 주는 매력은 ‘이상’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익숙하지만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이상에 대해 작가의 상상력은 현 시점으로 이상을 불러와 함께 호흡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또한, 한일관계에서 늘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정부의 정책과 일본 내 한국을 대하는 정서 등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에 보다 깊은 이해를 촉구하는 의미에서도 소설 그 이상을 넘어서는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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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누구나 한번 보았을 법한 날개의 작가였던 이상을 가리켜 일부에서는 박제가 되어버린 비운의 천재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한편에서는 시대가 낳은 기형아라며 다소 폄훼하는 시각이 있는 등 여러 인식들이 있는듯해 보인다. 시인 이상의 작품을 두고 국내 문학계에서는 지금까지 수백편의 논문들을 발표하여 왔지만 그의 문학에 대한 해석은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보이며, 다만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불치의 병마로 인한 짧은 생애와 더불어 격동적인 시대상황에 임하면서도 치열한 문학적 삶을 지탱해 온 것만은 확실해 보이지 않나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읽고 싶었던 것은 문학가로서 그의 평범하지 않았던 삶이 우선하여 궁금한 점이 많았고,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쉽게 이해하기 힘들었던 그가 발표한 여러 작품들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상기해 보고자 했던 이유에서였다. 물론 이 책이 나의 바람대로 그의 지나온 문학적 행보들을 충분하게 보여주었다고는 생각지 않으나, 이 작품이 비록 허구적인 가상적 상황을 담은 소설의 형태를 빌렸다 해도 우리에게는 행여 잊혀져버렸을 수도 있는 이상이라는 인물을 새롭게 부각시켜 생명력을 불어넣음으로서, 색다른 각도에서 그를 바라보고자 했던 작가 나름대로의 자구적인 노력과, 또한 작품의 내용을 통해서 지난 우리의 쓰라린 과거 역사의 내용을, 단지 불미스러웠던 일로 치부하려는 일부 위험하고 그릇된 인식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는 점에 그 의의를 두고 싶고, 더 나아가서는 독자의 입장에서 문학적 상상력을 키워주는 이런 형태의 문학의 시도들이 더러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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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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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이 태동하던 일제강점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가장 “특이(特異)”한 문학인을 뽑으라면 제일 먼저 시인 “이상”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여기서 “특이” 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 “한국 근대문학사가 낳은 불세출의 시인”이라는 그의 “천재성(天才性)”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근 1 세기가 지난 지금 - 작년(2010년)이 그의 탄생 100주년의 해였다 - 도 난해(難解)하기만 그의 시(詩)에 대한 평가가 나와 같은 범인(凡人)들에게는 호불호(好不好)에 따라 엇갈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그의 난해한 시와 파란만장 - 시 만큼 이해하기 힘든 - 했던 그의 삶 또한 화제꺼리가 되기도 하는 데, 그가 1933년 발표한 “건축무한육면각체”라는 시를 모티브로 그가 한때 조선총독부에 소속된 건축 기사로 재직했다는 점을 결합한 팩션 미스터리 소설과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이상과 야수파 곱추 화가 구본웅, 그리고 기생 금홍의 충격적인 성 스캔들을 그린 영화 <금홍아 금홍아(김유진 감독/1995)>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번에 읽은 임종욱 작가의 <이상은 왜? 1,2(자음과모음/2011년 5월)>은 역시나 베일에 쌓여 있는 이상의 죽음, 즉 1936년 9월 3일 일본 동경으로 건너가 이듬해 1937년 2월 사상 불온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구금되었다가 3월에 건강 악화로 출감되어 4월 17일 오전 4시, 동경제대 부속병원에서 향년 만 26년 7개월의 나이로 객사(客死)한 그의 마지막 생애 7개월 여를 팩션 미스터리 형식으로 구성해낸 소설이다.
책은 1936년 이상이 도일(渡日)하던 시기와 2009년 현재, “나(정문탁)”가 이상의 행적을 조사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가 겪게 되는 살인 사건이 교차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1936년 9월 상순 어느날, 이상은 아내가 몰래 넣어둔 지폐를 여행 경비 삼아 경성을 떠나 평생을 각혈과 과로에 시달린 심신이 안식과 건강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 여긴 일본 동경(東京)으로 건너간다. 동경 시내 허름한 하숙집에 여장을 푼 이상은 자신의 전처(前妻)이자 조선을 들썩이게 한 성 스캔들의 대상이었던 “금홍”과 그녀의 새 서방 “방지온”등을 만난다. 그때 백범 김구가 이끄는 암살단 소속으로 여러 건의 일본 고위층 암살로 악명(惡名) 이 높았던 암호명 “까마귀”의 예고장이 일본 천왕가 인근 야스쿠니 신사에서 발견되고 까마귀가 일본 천왕 암살을 예고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동경은 벌집 쑤신 듯이 발칵 뒤집히고, 1920년 간도 학살로 일선 부대에서 쫓겨나 한직(閒職)에 머물고 있던 “기무라” 대위에게 까마귀 체포를 위한 특별 수사 본부가 맡겨진다. 그 무렵 일본으로 건너온 조선인들과 외국인들의 행적을 조사하던 기무라와 수사팀은 까마귀를 소재로 한 “오감도(烏瞰圖)”라는 시(詩)를 발표했었고 마치 암호(暗號)처럼 난해하기만 한 시를 썼던 이상을 주목하고 그의 주변에 수사요원들을 배치해 이상을 감시한다. 그저 자신의 감정에 매몰될 뿐 빼앗긴 조국에 대해 별 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이상은 방지온에게서 건네 받은 “백범일지(白凡日誌)”와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참가했던 과거를 괴로워하는 하숙집 주인, 그리고 밤중에 그를 찾아온 “까마귀”를 통해 조선의 현실에 조금씩 눈을 뜨게 된다. 한편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인 2009년 현재, 소설가인 “나”는 이상의 마지막 행적을 조사하기 위해 도쿄를 방문하게 되고, 한국에서 같이 동문수학했던 일본인 교수에게서 숙소와 함께 그의 연구를 도와줄 “가와무라 소조”라는 여학생을 소개받게 된다. 소조와 함께 그녀의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신사(神社)에서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이상”의 이름이 새겨진 위패(位牌)를 발견하게 되고, 이상과의 인연의 한 자락을 발견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소조의 친한 동생이자 재일교포 3세 “도리타니 다다오”가 같은 연극 동아리 선배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게 되자 확인은 미뤄둔채 그 살인사건에 휘말리고야 만다. 과연 이상의 마지막 생애 7개월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09년 현재에 일어난 살인사건과 이상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야기는 페이지를 거듭할 수 록 점점 더 흥미진진해진다.
독립운동도 가담했다는 사실도 없고 당시 시대적 상황에 대한 비관을 담은 글 또한 찾아 볼 수 없는 이상이 사상 불온 혐의로 체포되어 구금되었다가 불과 2개월 여 만에 이국 땅인 동경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이상의 죽음은 여러모로 미스터리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작가는 이런 이상의 죽음이라는 사실(事實)에 당시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본 천왕 시해 기도를 결부시켜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런 미스터리가 숨어 있었다는 “팩션 미스터리”로 재구성해내고, 거기에 2009년 현재 발생한 살인사건이 사실은 재일 교포가 우익 열혈 청년을 살해한 사건으로 위장하여 한일(韓日)간에 새로운 갈등을 야기해 군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 극우(極右) 세력의 음모가 숨어 있다는, 그리고 그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이상의 미스터리한 죽음에 얽힌 비밀도 함께 밝혀지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책은 두 권 800 여 페이지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몰입감이 있고 재미도 있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우선 1936년과 2009년의 빈번한 시점 교차를 들 고 싶다. 책에서는 1936년의 이상과 기무라 대위, 그리고 현재 정문탁, 세 가지 시점으로 교차되면서 전개되는데 너무 시점 변화가 빈번해서 한 쪽 이야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이 부분은 이렇게 별개의 사건들을 교차하는 방식의 서술을 싫어하는 내 개인적인 취향 탓으로 볼 수 있겠다. 두 번째는 딱 2% 부족한 이야기를 들 고 싶다. 작가는 충실한 고증과 조사를 통해 이상의 마지막 생애 7개월의 미스터리를 재현해냈다고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매력적이거나 충격적인 결말은 아닌 오히려 밋밋함마저 느껴졌고, 2009년 현재 시점에서 정문탁이 겪게 되는 살인 사건의 결말과 이상의 죽음이 남긴 비밀도 별 감흥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평범한 수준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읽으면서 이상의 정체가 사실은 전설의 암살자 “까마귀”였다는, 그가 일본으로 건너간 이유도 천왕 암살을 위해서인데 발각되어 고문 끝에 죽었다는, 그가 남긴 난해하기만 시들이 사실은 임시정부와 독립군들에게 보내는 암호문 - 책에서도 이상이 암호문 형식으로 썼다는 가상(假想)의 시가 등장하긴 하지만 - 이었을 것이라는, 지극히 만화(漫畵)적인 상상을 하면서 읽었기 때문일까? 이렇게 써놓으니 자기 혼자 지레 짐작하고 그 짐작에 맞지 않다고 실망스럽다고 투정하는 꼴 밖에 되지 않는 것 같지만 좀 더 흥미롭고 재미있을 이야기를 기대 -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기대이다 - 만큼 제대로 마무리해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워하는 독자의 푸념 정도로 이해해 주길 바래본다.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부담없이 쉽고 재미있게 읽어볼 만한 팩션 미스터리 소설이다. 임종욱 작가 작품은 <1780 열하(생각의 나무/2008년 8월)> - 이 작품도 박지원의 “열하일기” 속에 숨겨진 비밀을 그린 팩션 미스터리 소설인데 여기에도 “정문탁”이 등장한다. - 에 이어 두 번째 작품인데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낸 팩션 소설들을 전문적으로 쓰는 작가여서 팩션 장르를 즐겨 읽는 나로서는 앞으로 자주 만나게 될 그런 작가로 생각된다. 전작보다 이번 작품이 훨씬 나은 재미와 성취를 보여준 만큼 앞으로 더 멋지고 흥미로운 작품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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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이상은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배운 “날개”라는 아주 난해한 시를 쓴 시인으로만 기억되어 있었습니다. 이해조차 할 수 없었던 그의 시에 질려버린 탓인지 그동안 도망만 다니다가 이번 소설에서 다시 접하게 되었습니다. 소설은 자신의 왜곡된 자서전을 쓰기위해 경성을 떠나 동경으로 떠나는 폐병을 앓고 있는 이상과 그런 이상의 마지막 육개월에 관심을 가진 현대의 어느 한 소설가를 따라 도쿄로 가면서 시작이 됩니다. 이 “이상은 왜?”는 1936년의 이상과 노무라 고이치로라는 일본군 대위, 2009년의 정문탁의 세 가지 시점으로 이리저리 타임머신을 타듯 옮겨 다닙니다. 작가의 후기에도 밝히듯 우리의 가장 큰 문학상이 그의 이름을 빌리고 있지만, 정문탁의 입을 빌려 말하는 이상에 대한 견해를 보면 그에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글을 읽으면서 들었습니다. 이상은 합방이 되던 해에 태어났다. 그리고 일제의 야욕이 극으로 치달아가는 시점에서 삶을 마쳤다. 그것도 도쿄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한 달을 조금 넘게 심문을 받고 석방된 뒤 한 달을 병자로 살다가 죽었다. 고은의 말처럼 이상은 온전하게 식민지 시대 지식인이었다. 합방 조약이 1910년 8월 2일에 체결되었고, 이상은 그해 9월 23일에 태어났다. 그가 순수한 ‘조선인’으로서 산 기간은 생애의 단 하루도 없었다. 그는 민족이나 식민지 문제와는 걸가 먼 삶을 살았다고 말해지지만,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이런 문제에 대한 아무런 인식도 가지지 못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접근해보아도 그는 식민지 시대가 낳은 가장 큰 피해자였다. (p. 87) 소설 속에서 이상이 주인공이지만, 위의 노무라 대위도 그에 못지않게 자주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천황의 암살기도가 있다는 소문에 백범 김구 선생이 설립한 비밀암살단의 단원인 까마귀를 찾는 임무를 부여 받게됩니다. 그래서 1권의 제목이 그해 겨울의 까마귀인가 봅니다.^^ 또 다른 주인공 소설가 정문탁은 이상의 마지막 육개월을 찾기 위해 도쿄로 건너와 자신을 도와주던 재일교포의 지인이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어 얼떨결에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사건들이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이상이라는 시인을 중심으로 얽혀있습니다. 그동안 저에게 난해한 작품으로 인해 많이 접하지 못한 작가 이상의 시가 암호문이라는 독특한 발상으로 하여 흥미로운 것은 틀림없으나, 배경의 어둡고 아픈 과거와 아직도 심시치 않게 하고 있는 극우주의자들의 쓸데없는 발언들 때문에 분개하면서 읽은 작품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제3국인이었다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현대의 소설가 정문탁의 사건이 너무 싱겁게 마무리 되는 점입니다. 살인사건보다는 이상의 발자취를 조금 더 세밀히 따라 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문탁과 소조가 도쿄대 산시로 호숫가에서 나눈 대화가 생각할 것을 많이 던져 주었습니다. 동시대를 살다간 근대문학의 거장들, 우리나라의 춘원 이광수와 중국의 루쉰, 나쓰메 소세키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한 줌의 땅도 제 것이 아니었던 춘원과 비록 침략은 당했지만 전 국토가 유린당하지는 않았던 루쉰, 침략국의 입장이었던 나쓰메 소세키에 대한 한국적인 시선이 신선하다 못해 통쾌하기까지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