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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A라는 집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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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의 느낌> 처음 A라는 글자가 보였을땐 주홍글씨의 A가 떠올랐으니 잘 학습된 효과?인가.  노란 띠지의 글씨를 읽으며 표지를 죽 훑어봤다. 참으로 요잡스럽고 정신산만한 그림이다. 저마다 출렁이는 머릿결과 간혹 반나의 여인이 걸친 드레스조차도 휘날린다. 욕망덩어리들이 한데 어우려진 모습으로 다가온건 책을 다 읽고난 후였다. 여자 얼굴들을 세어보니 24개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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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의 느낌>

처음 A라는 글자가 보였을땐 주홍글씨의 A가 떠올랐으니 잘 학습된 효과?인가.  노란 띠지의 글씨를 읽으며 표지를 죽 훑어봤다. 참으로 요잡스럽고 정신산만한 그림이다. 저마다 출렁이는 머릿결과 간혹 반나의 여인이 걸친 드레스조차도 휘날린다. 욕망덩어리들이 한데 어우려진 모습으로 다가온건 책을 다 읽고난 후였다. 여자 얼굴들을 세어보니 24개의 얼굴과 간혹 자궁에 안착한 모습일 법한 신생아 모습이 5 보인다.

 

<이책은>

권하은 작가님 연재글 '비너스에게' 댓글이벤트 당첨도서로 자음과모음의 선물이다.

 

<책 내용 맛보기>

출판사 리뷰중에서

1987년 8월 29일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에 있는 오대양(주)의 공예품 공장 식당 천장에서 오대양 대표 박순자와 가족 · 종업원 등 신도 32명이 손이 묶이거나 목에 끈이 감긴 채 시체로 발견된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는 집단 자살의 원인이나 자세한 경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채 수사가 마무리되었다. 그러다가 1991년 오대양 종교집단의 신도 몇 명이 경찰에 자수하면서 사건의 의문점들이 얼마간 밝혀지는 듯 보였으나 결국 여러 가지 논의만 무성했을 뿐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다.


집중된 관심과 기대 속에서 계간 『자음과모음』에 2008년 가을호부터 2010년 봄호까지 연재된 『A』는 이 전대미문의 참사인 ‘오대양 사건’을 모티프 삼아 쓰여진 소설이다. 실제로 『A』는 한 시멘트 공장 기숙사에서 24명(여자 21명, 남자 3명)의 사람들이 한날한시에 (자의에 의한 타살로) 사망한 사건을 중심에 놓고 있다. 또한 ‘오대양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처럼 소설 속에서도 이 사건은 전모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채 의문과 추측만을 남기고 마무리된다. 이 소설은 바로 그 미궁에 빠진 사건의 진짜 이유들이 하나씩 드러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물론 등장인물과 그들의 사연은 모두 작가의 상상에서 탄생된 허구다.

 

'신신양회'라는 시멘트 공장엔 아이들이 많았다. 그 아이들의 공통점은 다들 엄마의 성을 땄으며 아버지를 모른다는 사실. 공동체생활이다보니 자신들끼리 의지가 되었던지 아버지의 부재가 문제가 되지 않는 삶은 그들 어머니(이모들)와 같았다. 이모들도 각기 불우한 환경을 박차고 나온 천애고아나 다름없는 여인들로서 남자는 행복하기 위한 가족의 일원이 아닌 오로지 자식을 만들기 위해 제공되는 정자 주인일 따름이었다. 앞날을 약속하고 낳은 아이들이 아니고 그상황서 충실했던 사랑의 결실.따라서 아이는 거의 아비 모르게 혼자서 낳아 공동으로 사랑을 주며 키운다.때문에 그녀들의 대단한 결속력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잘도 굴러갔던 것이다. 집단 자살에 이르는 그 싯점까지.

 

'신신양회'라는 시멘트 공장에서 집단 자살로 추정되는 24구의 시체가 발견된다. 고용주('어머니'라 불린 여인)와 기숙사에서 20여년을 친자매처럼 지내던 엄마와 이모들이다. 타살의 흔적은 발견할 수 없는 가운데 여자21명과 남자 3명의 죽음을 두고 광신도들의 집단 자살이라는 추측성 보도만 나온채 증거 부족으로 수사는 종결되고 만다. 그 상황서 단 한 명 살아남은 '나'. 생존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후천적 맹인. 책보기를 좋아했던 내게 뇌종양이 발병해 결국은 앞을 보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는데 인간지사새옹지마 라던가. 집단 자살에서 제외되는 아이러니가  된다. 그러나 난 맹인인만치 남다른 감각과 느낌으로 남들이 범인으로 지목했던 삼촌이 범인이 아님을 알고 있다. 

 

집단 자살한 이모들의 제각각 사연 아래 태어난 그 자식들은 뿔뿔이 흩어져 여기저기 민들레 홀씨되어 살아간다. 그러던중 나의 배다른 언니 서정인의 의지가 신문광고를 내기에 이른다. 그 사건후 3년 뒤로 '신신양회의 아이들'이 모인다. 그림자처럼 조용하기만 했던 기태영이 나타나고 그의 놀라운 면모앞에서 다들 아이들과 잘 놀아주고 믿음직했던 삼촌을 자연스레 떠올린다. 기태영은 신신양회 시멘트 사업을 재가동시켜 번창하게 하면서 그 옛날 '어머니'처럼  신신양회 공동체 생활을 다시 부활시킨다.

 

무리한 확장이다 싶은 위험을 감수해가던중 '어머니'가 그랬듯 자신들의 공동체 동생들에게 성접대 내지는 성상납을 은연중 강요하는 경지에 이른다. '어머니'가 그랬듯 이미 굴러가기 시작한 탐욕과 욕망의 물결은 높은 파도를 치면서 그걸 지켜내기 위한 전진만 있을뿐이다. 자신들이 같은해에 4명이 그렇게 태어난 장본인들이면서도 아무런 느낌이 없고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는 사람처럼 행동된다. 묘한 집단학습의 병폐와 공동체 생활에서 은연중 답습된 거부할 수 없는 복종만이 있을뿐이다.

 

<책 읽은 소감>

  『울음을 멈추고 내가 맨 처음 본 것은 두 쪽짜리 작은 창에 와 튕기던 빗방울이었다. 비릿한 피 냄새와 시큼털털한 땀 냄새, 나를 받던 산파의 몇 개 남지 않던 이의 치석에서 나던 냄새와 함께 나는 식당 쪽에서 풍기는 냄새들을 빠짐없이 다 받아들였다. 물론 그땐 그 냄새들이 어떤 냄새인 줄 몰랐다. 나중에 하나씩하나씩 찾아내 기억하고 있는 냄새와 꿰맞추었다. 그리고 그 모든 냄새들을 잠재우듯 횟내 섞인 물비린내가 방 안 가득했다. 그 작은 방은 물에 잠긴 것처럼 축축했다. 가뜩이나 끓인 물의 수중기로 부옜던 데다 밖에는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게다가 방문 밖은 발목까지 물이 차오르는 식당 조리실이었다. 축축했고 기분이 나빴다. 나는 비 오기 전의 개구리들처럼 눈물도 흘리지 않으면서 바락바락 악을 쓰듯 울어댔다.』---17 페이지

 

'내'가 태어나던 날의 정경을 묘사한 부분이다. 어찌나 역겁고 매스껍던지 이 부분은 걍 건너뛰고 싶었음을 말한다. 그러면서도 기억에 남는건 그 열악한 환경에 대한 묘사다. 징글징글하게도 다 갖춘 산실이라니...세상에 태어날때 많은이의 축복된 웃음과 한사람만의 울음, 죽을땐 많은이의 안타까운 눈물과 한사람만의 미소 지음이 아름다운 마무리라 했던가. 그 경이롭고 신비한 순간을 저렇게 태어나야 한다면 차라리...그마저도 복에 겨운 소리라 하기엔 지독한 밥벌이의 지겨움이 있다는 것과는 무관하게도 엄마와 이모들은 그 축복받아야 하는 탄생의 순간도 새털같이 많은 날들의 한 부분처럼만 생각한다는 것. 그게 더 참을 수 없었다.

 

어차피 남자란 같이 가야할 행복한 앞날의 동반자가 아니고 충실한(충실했다고 믿는) 순간들의 결실이자 자신들의 자식일뿐이라는 생각으로 낳는다는 것.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죄의식이나 도덕성과는 전혀 의미를 두지 않는 집단에서의 보고들음이 다인 삶의 굴레를 철저히 순응했다는 것. 같이 어울리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니 자신도 그렇게 하는게 당연시되는 생활. 공동체를 벗어난다는건 꿈에서조차도 생각지 않는 그녀들의 결속력앞에서 난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렇게도 살 수 있구나. 이렇게 살 수 있는 인생도 있구나.

 

처음 시작이 잘못된 단추는 둘째 번 단추부터 잘 채우면 된다는 말이 있다. 참 쉬울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일임을...애당초 천애고아나 다름없는 자신들을 거둬준 곳이라서 몸바쳐 맘바쳐 삶을 영위하는 그곳도 분명 사람 사는 곳이며 정이 있는 곳이었다. 조종되는 로보트들처럼 당연시 해야하는 일로 치부되는 것은 뭐였을까?에 오래도록 의문이 일었다. 그건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답습되는 가운데 공동으로 같이 나누는 삶이 빚어낸 광기였다. 광기인줄 모르고 서서히 젖어드는 광기. 공동체가 존립하기 위해 생각이나 감정같은건 가미될 수 없는 상태에서의 한 계단 한 계단 그 강도를 알 수 없는 가운데서의 진전은 모르면서 빠져들고 나 아닌 친자매나 다름없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면에서 오히려 떳떳함이나 자부심을 갖게 된 건 아닌지. 그런 행위들이 그녀들이 가장 예뻤을때 말이다. 

 



k******5 2010.11.09. 신고 공감 20 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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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도 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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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도 살게 되는구나...    신문이나 TV를 통해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난다. 방송매체가 발달함에 따라 우리가 몸담고 사는 곳만이 사람사는 모습이라 여기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차츰 허물어지고 인간의 삶에 대한 이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직접 겪지 못한 지구촌 구석구석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방안에서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때론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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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도 살게 되는구나...

 

 신문이나 TV를 통해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난다. 방송매체가 발달함에 따라 우리가 몸담고 사는 곳만이 사람사는 모습이라 여기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차츰 허물어지고 인간의 삶에 대한 이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직접 겪지 못한 지구촌 구석구석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방안에서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때론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그들의 삶 속에 우리를 대입해 보기도 한다. 지금 나라면 저렇게 살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품어보며 말이다. 어디든 사람사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환경과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무수히 많다. 우리와 다르게 사는 사람들을 볼 때 나는 저렇게 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많다. 그런데 내 어린 시절만 돌아봐도 그런 생각은 부질 없는 생각임을 당장 알 수 있다. 지난 날 경제적으로 어렵고 빈약한 환경 속에서도 그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살았던 것이다. 우리 어린 시절과는 다르게 풍족함을 맘껏 누리고 사는 아이들을 예전 우리 시절로 돌려놓는다면 분명 경악할 지도 모른다. 먹을 것 입을 것 사는 환경까지도 부족하고 누추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생활이 지속되고 익숙해지면 적응하고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사는 게 인간이다.

 

 문득 군시절이 떠오른다. 처음 입대했을 때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지내던 대학생활과는 정반대로 통제되고 상하간의 관계가 엄격했던 군생활은 처음 나를 어리둥절하고 당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견디기 힘들고 탈출하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지만 시간이 갈수록 서서히 나는 그 작은 조직사회에 적응하고 있었다. 심지어 외부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채 보낸 몇 주간의 훈련병 시간만으로 사회인 시절은 더듬고 더듬어야할 머나먼 기억이 되었을 뿐 아니라 때론 군에서 태어나 줄곧 살아온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현실에 대한 만족 여부를 떠나 거의 적응해서 살아나가게 됐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소설로는 김훈의 《공무도하》를 통해 던적스러운 인간세상을 만났었다. 이번엔 하성란의 《A 에이》로 다른 던적스러움을 만났다. 폐쇄된 조직 속에서 그들 나름의 통제된 생활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문득 내 군생활을 회상케 하기도 했지만 이들에겐 평생에 걸쳐 피할 수 없는 운명과 같은 삶이었고 누구도 인정하기 힘든 그들만의 삶을 살고 있었기에 내 군생활에 비할 바는 못된다. 내 기준에 봐선 비참해 견디기 힘들 것만 같은 던적스러워 보이는 삶을 사는 사람들. 그들나름대로 유지해야 할 이유가 있었던 삶이리라. 어떤 환경에 있던 사람은 이렇게 적응해 산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할 운명과 같은 삶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이렇게도 살게되는구나'하는 삶을 누군가는 어디선가 살고 있다. 내 좁은 삶의 경험때문에 유별나게 보이는 것이라. 내게는 비참하고 초라해 보이는 삶이 누군가는 다시 일으켜보고싶은 추억과 같은 삶이되기도 하나 보다. 나는 소설의 배경이 된 신신양회가 의문의 비참한 사건과 함께 문을 닫은 이후 이 곳의 재건을 꿈꾸는 아이들의 꿈과 노력에 의문이 들었지만 그들을 굳이 이해하고 싶진 않았다. 살아온 환경과 그 속에 담긴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추억들이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A들이 있었다. 너무 성가셔서 별수 없이 나는 조그맣게 말해 주었다. 믿지 못하겠다는 듯 최영주가 소리쳤다. "거짓말!" 주홍글자 A가 뭔가 큰 뜻을 담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건 그 글자를 보는 사람들이 제멋대로 생각한 거였다. (P.276)

 

 엄마와 이모들의 땀과 사랑이 배어있던 그 곳을 재건하기 위한 아이들의 노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 방법을 동원한 것이다. 불가능할 것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그들"과 거래를 하려는 이들을 나는 이렇게 부르고 싶다.

 

 "A 특공대"

 

 A의 비밀은 이게 아니었을까? 나의 추측이다. 얘기 해 놓고 보니 소설 속 최영주처럼 나도 어처구니가 없다.

 


YES마니아 : 골드 l*****j 2010.09.23. 신고 공감 12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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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에이~, 도대체 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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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수갈채를 보낸다. A 꼬리 없는 원숭이. A 격정 혹은 정열. A 날개를 빼앗긴 아르케. A 만물의 생성과 소멸. A 찬양, 숭배. A 위무. A 이상을 추구하다. A 안달루시아의 개. (중략) A 매력적인. A 공기의 요정 아리엘. A 새벽의 노래. A 독재자... A 혹시 아메바? 그렇다면 A 외롭다?... A 외롭다. ….외롭다? A가 뭘까? A가 무엇을 뜻하는지 주절거리다가 책을 읽는데 지루해질지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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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수갈채를 보낸다. A 꼬리 없는 원숭이. A 격정 혹은 정열. A 날개를 빼앗긴 아르케. A 만물의 생성과 소멸. A 찬양, 숭배. A 위무. A 이상을 추구하다. A 안달루시아의 개. (중략) A 매력적인. A 공기의 요정 아리엘. A 새벽의 노래. A 독재자... A 혹시 아메바? 그렇다면 A 외롭다?... A 외롭다. ….외롭다? A가 뭘까? A가 무엇을 뜻하는지 주절거리다가 책을 읽는데 지루해질지 몰라서 삭제했단다. A가 뭔데? 도대체 무슨 뜻인데… Angel A? 아니라고, 그럼 Amazones? Adultery? 도대체 A가 무엇이냐고?

 

소설의 배경이 되었다고 하는 오대양 사건. 그러나 소설은 어쩌면 사교집단의 자살사건과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 단지 그것들을 차용해서 한번 사용했을 뿐.. 헌데 그들은 왜 죽었을까? 왜 죽어야만 했을까? ‘신신양회란 시멘트공장에는 8명의 여자가 있다. 화자()가 어머니라 부르는 여자와 그리고 엄마와 이모라 불리는 7명의 여자가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미혼인 채로 아이를 낳아 기르지만, 그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지는 모른다. 아니 어머니와 엄마와 이모들은 알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리고 이모의 아이들은 자신들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다. 아니 알 필요가 없다. 아버지가 없이도 잘 살아가고 있으니까. 어느 날 8명의 여자와 공장 간부 등 24명이 교살된다. 누구 하나 반항한 흔적도 없이 죽은 사건 속에서 시각장애인인 화자만 유일하게 살아남는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괜찮다는 말을 듣고 살아난 나.. 신흥종교의 광신도들의 집단적인 히스테리로 추측되며, 증거부족으로 아무것도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체 수사는 종결되고, 사건은 흐지부지 기억 속에서 멀어져 간다.

 

3년 뒤, 엄마와 이모의 아이들이 다시 모였다. 그들의 어머니와 엄마와 이모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일로에, 욕망과 탐욕의 상징인 사일로 앞에 모여 신신양회의 부활을 꿈꾼다. 그들의 엄마와 이모들이 했던 것과 똑 같은 방법으로, 아이들을 낳아 기르고, 똑 같은 방법으로 시멘트회사를 키워나간다. 자금이 부족하면 은행에서 대출을 해준다. 단지 그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발신인이 A라 적힌 편지를 받은 사람들은 일부는 읽어보지도 않고 버리지만, 어떤 사람들은 A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 발버둥친다. 원초적인 욕망과, 탐욕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현대인은 과연 얼마나 될까? 소설은 오대양사건이라는 한 종교집단의 집단자살을 차용했지만, 은밀하게 거래되던 성(), 그 성을 매개로 이어지던 인간들의 탐욕을, 그리고 그 탐욕의 끝이 결국은 파국뿐임을 나타내고 있다.

 

엄마와 이모들이 자살하던 때처럼, 또 회사는 잘못되어가고 있었다. 결코 나타나서는 안되는 존재들이 나타남으로 인해서 불편한 사람들은 그들을 그냥 두지를 못한다. 3년전 신흥종교의 집단자살사건처럼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그들을 파국으로 몰아넣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녀들은 단지 그들이 선택한 남자의 아이들을 임신하기만 바랬지만, 그래서 그녀들만의 공동체를 꾸려가고 싶었지만, 그것을 용납할수 없는 것은, 사실을 알게 된 아이들의 아버지와, 그리고 점점 더 커져만 가는 그녀들의 욕심 이었다.

 

작가는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 A는 무엇을 뜻할까? A는 그저 편지를 받는 사람이 생각하는 그것 이란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탐욕 속에서 이루려 한 것은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자신과 모두를 망치는 것 이라는 것을 말하려 했을까? 작가가 실제로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모르지만, 난 아직도 안개속을 헤메고 있는 기분이다. 작가가 소설 속에서 주장하려 한 것은 어쩌면 새로운 세계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책을 읽고 있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그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난 아직도 모르겠다. A가 무엇을 뜻하는지, 그리고 작가가 주장하는 새로운 세계가 무엇인지? A를 보고서 무엇이 떠올랐던 것일까?



k*****1 2010.09.10. 신고 공감 10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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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진실 그러나 허망한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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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종교적 광기에 사로잡힌 사교집단 35인이 타살된 혹은 자살한 사체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사회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최루탄에 사망한 이한열 열사, 민주화운동과 넥타이부대, 참교육의 전교조 등 곤로위 양은냄비에서 라면물이 끓듯 다갈다갈 가열차게 끓어올랐었다. 가느다란 실 한 올이 톡, 하고 끊어지며 세상이 확 달라질 듯한 뜨거운 열기속에서 사람들은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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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종교적 광기에 사로잡힌 사교집단 35인이 타살된 혹은 자살한 사체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사회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최루탄에 사망한 이한열 열사, 민주화운동과 넥타이부대, 참교육의 전교조 등 곤로위 양은냄비에서 라면물이 끓듯 다갈다갈 가열차게 끓어올랐었다. 가느다란 실 한 올이 톡, 하고 끊어지며 세상이 확 달라질 듯한 뜨거운 열기속에서 사람들은 희망을 열망하며 목말라했다. 시절의 웅성거림속에 뜨악하게 내던져진 사건은 다름 아닌 이 오대양집단자살사건이었다.

 

6월 항쟁으로 명명되는 민주화투쟁의 열기가 8월의 막바지 무더위속에 스며들어 모지락스럽게 덥던 어느 날, 가슴팍에 척척 엉겨붙은 땀에 젖은 속옷에서 냉랭한 한기를 느끼게 했던 괴기스럽기 그지없는 오대양집단자살사건이 이 소설 A의 모티브이다. 아마조네스의 A인지 주홍글씨의 A인지 가능하다의 A인지 아니면 아무 의미도 없는 ABC의 A인지 끝까지 알 길은 없으나, 그녀들의 A는 1962년 ‘어머니’김순옥 여사가 시발자동차에서 검정가죽구두 신은 조그만 두 발을 내리면서 시작되었다.

 

화자(話者)인 가 삼촌이 어머니와 엄마를 포함한 이모를 교살하고 목을 매어 자살한, 이른바 종교적 광기에 사로잡힌 사교집단의 자의에 의한 타살 및 자살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그녀가 이 끔찍한 살인 현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엄마와 이모의 입과 코에서 생명의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목격한 유일한 생존자였음에도 목격자가 될 수 없었다. 뇌 속에서 자란 종양덩어리가 시신경을 눌러 앞을 볼 수 없는 나의 목을 강하게 졸랐던 축축하고 미끌미끌한 교살자의 손바닥이 남긴 촉감으로 살인자가 삼촌이 아님을 알았으나 눈 먼 소녀의 감각은 그녀의 뇌를 짓누르던 종양덩어리가 일으키는 한낱 코르사코프증후군으로 치부되고 말았을 터이니 말이다.

 

전쟁이 끝나고 채 10년도 되기 전, 태풍이 지나면 마을의 인명과 지형이 바뀌고 마는 등 모든 재난에 취약한 깡촌에 시발자동차를 타고 등장한‘다른 별에서 온’듯한‘조선 여자 맞나?’싶은 어머니의 등장과는 달리 의 엄마와 이모들은 최영주의 말대로 더는 도망갈 수도 버려질 수도 없는 비천하고 비참한 삶의 벼랑 끝에 몰려 집을 떠나와 신신공예공장이나 신신양회로 흘러들어 어머니와 함께 신신양회의 신화를 이룩하였다. 그러나.

 

남자들 절반 크기 밖에 안 되는 어머니의 끈적거리는 탐욕과 그릇된 선택이 그들 모두에게 비좁은 다락방에서 아무런 저항도 없이 교살자에게 제 목숨을 내어주게 하였는지는 어머니의 밝혀지지 않은 근본처럼 모호하기 그지없으나, 남자에게서 아이만을 받고 남자 없이 삶을 이어가는 아마조네스의 여인들처럼 엄마와 이모들의 삶이 그녀들의 딸에게로 계보를 그리며 이어진다는 작가의 상상력에서는 그만 헉! 호흡이 끊어지고 허리가 꺾이는 기분이었다.

 

김준의 메니저 말대로‘단추 하나 떼어갈 정도가 아닌’그녀들이 그들에게서 한 찻숟갈 분량의 정액을 떼어(?)간 일이나 전대미문의 사건 이후 기태영이 살려낸 신신양회가 다시 기우뚱할 때 그녀들의 선택 또한 십 수 년 전 그녀들의 엄마들이 받아들였던 어머니의 방식이었다는 것은 차라리 무참함이었다. “세숫대야 물속에서 흔들리는 대추나무 이파리를 보는 일을 좋아”하는 (를 포함한 신신의 아이들)가 바라는 평화로운 삶과는 동떨어진 A라는삶 (지극히 주관적인 독자로써의 명명이지만)은 피자두의 핏빛 즙처럼 붉디붉은 업보의 굴레도 아니고 대체 뭐란 말인가. 비좁은 다락방에서 살인자에게 순순히 목숨을 내어주고 빠르게 강직되는 몸을 파리 떼에게 내어준 엄마와 이모들의 비극적 종말과 노란 보습학원 버스를 타고 보습학원으로 숨어들어가 세간의 시선으로부터 숨어사는 아이들의 삶에서 독자(讀者)인 나는 어떤 차이를 느끼며 그녀들의 비의에 찬 삶을 위로해야 한 단 말인가.

 

그녀들의 자유로운 사랑, 사랑할 때 아름다워지는 싱싱한 젊음, 불 꺼진 창 같은 눈빛을 가질 줄 아는 여자들의 겨드랑이에서 나는 시큼털털한 냄새, 쨍알거리는 웃음소리 가득한 공장식당의 축축한 물비린내, 시금치된장국이 졸아드는 냄새가 가득한 부엌뒷방에서 세상에 태어난 ‘나’가 맡았던 강렬한 생의 냄새들은 불현듯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에서 그루누이가 세상에 태어나던 날, 그 어미가 자신의 자궁에서 방금 쏟아낸 아이를 생선쓰레기더미에 밀어넣고 생선을 내리치던 그 생선토막에서 훅 끼치는 역한 비린내를 맡게 했던 것은, 역시나 세간에서 극찬하는 평가대로 하성란의 매우 조밀하고 정성들인 세심한 묘사와 필력 덕분일테지만,

 

어머니의‘아가’는 어디로 가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 어머니와 엄마를 포함한 이모와 삼촌을 목졸라 죽인 그 차갑고 축축한 손의 임자가 과연 그였는지, 그랬다면 그가 생모를 죽이면서까지 감추어야 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작가는 일말의 귀띔이 없다. 화자인 의 입을 통해 “사람들은 잊지 않아야 될 것은 쉽게 망각하지만 망각해도 좋을 것들은 두고두고 기억했다”고 말하는 작가는 엄마들의 삶을 답습하는 그녀들에게 어머니의 전철을 밟지 말았어야 했다는 도덕적 가르침을 위해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면 지독하게 불친절하거나 상상력이 달렸던 걸까? 소설이라는 그럴법한 변호장치에도 불구하고 불투명한 유리창위에다 덧바른 꽃무늬 시트지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그녀의 소설은 그래서 2% 부족한 밍밍한 물 맛 같다. 마치 태풍을 동반하지 않은 뇌성벽력이 지축을 뒤흔들며 요란하게 시작했다가 맥없이 흐지부지 되어버리는 여름날 성마른 소나기속 천둥번개처럼.



b******0 2010.10.28. 신고 공감 10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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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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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많이 봤던 현상들을 한 곳에 모아놓았다. 한 사회의 음습한 공간이 있고 그 안에 갖가지 캐릭터가 등장하고 과거와 현재가 넘나드는 시간적 개념이 있다. 문제는 제대로 엮이지 못하고 불분명한 상황과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분산된 캐릭터들의 요란함만 난무한다. 그래서 읽다보면 길을 잃어버리는 오류를 자주 범한다.    작가가 독자에게 되묻는 에이의 존재를 정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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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많이 봤던 현상들을 한 곳에 모아놓았다. 한 사회의 음습한 공간이 있고 그 안에 갖가지 캐릭터가 등장하고 과거와 현재가 넘나드는 시간적 개념이 있다. 문제는 제대로 엮이지 못하고 불분명한 상황과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분산된 캐릭터들의 요란함만 난무한다. 그래서 읽다보면 길을 잃어버리는 오류를 자주 범한다. 

 

작가가 독자에게 되묻는 에이의 존재를 정의하기엔 한참 무리가 있다. 작가가 주고자 한 힌트에 공감하기엔 턱없이 빈약한 내용인데다 상황묘사도 안되는 언젠가 봤던 적이 있는 기사성 글에 의존하여 창의적인 발상이나 참신함은 거의 잃어버렸다.

사회성 짙은 소설처럼 가다가 후에 미스테릭한 추리소설로 쟝르를 바꾸는 이 모호한 경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모르겠다.

한 사회의 이면에 경각을 일으키는 혼미한 상황을 전하고자 한다면 처참하고 비루한 광경과 캐릭터에 확실한 전권을 줘야했고 미스테리물로 갈려면 추리하고 상상하게 만드는 과감함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손에 땀이 나지 않겠는가.

 

내가 장편소설을 읽는 일에는 몰입할 수 있는 한가지가 필요하다. 극적인 상황, 매혹적인 캐릭터, 일관성을 지키는 다양한 소재들, 간결하거나 혹은 복잡다단한 묘사, 사실적인 묘사나 기막힌 상상력, 시공을 초월하지만 현재성을 잃지 않는 단단한 구성, 가슴이 아리거나 슬프거나 웃기거나 찢어질 것 같거나 짜증이나 분노가 남아있어야 하는 것...등등 꽤 여러가지가 나오지만 이 중 한 가지라도 있다면 소설 읽는 일에 언제나 여운은 남는다. 하지만 오늘 선택해서 읽은 <에이>속에는 내가 바라는 덕목이 한가지도 없다. 아쉬운 일이지만 도대체 뭘 읽은 건지 모르겠어서 더욱 심란하다.

 

강력추천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름있는 작가의 글이면 무조건 기준이 되는 것인지, 베스트를 만들기 위해 미리 계획하는 것인지 의혹이 깊다.

개인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일은 다르지만 세상에는 보편타당함이란 것이 있다.

망설임없이 주저함없이 공감하는 글이나 책이 아니면 강력추천이라는 라벨은 털어내길 바란다. 



b*******e 2011.02.11. 신고 공감 10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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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여자들이 남기고 간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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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있고 아기를 받치고 있는 여자가 얽혀있는 표지. 게다 색도 특이하고 각도에 따라 책 표지에 산호 빛이 보인다. A라는 글자가 도드라지고. 궁금증이 생기는 제목. 현재 예스에서 연재중인 권하은 님의 ‘비너스에게’ 댓글 이벤트로 받은 A. 아무런 기본 지식 없이 이 책을 대했다. 물론 친구들의 리뷰를 슬쩍 보긴 했다. 채널예스에서 작가 하성란 님의 인터뷰가 나왔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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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있고 아기를 받치고 있는 여자가 얽혀있는 표지. 게다 색도 특이하고 각도에 따라 책 표지에 산호 빛이 보인다. A라는 글자가 도드라지고. 궁금증이 생기는 제목.

현재 예스에서 연재중인 권하은 님의 비너스에게댓글 이벤트로 받은 A.

아무런 기본 지식 없이 이 책을 대했다. 물론 친구들의 리뷰를 슬쩍 보긴 했다. 채널예스에서 작가 하성란 님의 인터뷰가 나왔고 책을 다 읽은 후에 훑어보았다. 편견 없이 이 책을 대하고 싶어서.

 

1962년 허허벌판 읍내에 들어선 자그마한 한 여자. 시멘트를 만드는 공장 신신양회를 만들고 마을 길도 닦으며 새로운 마을을 만들게 되고, 마을은 신신양회의 시작과 더불어 발전한다. 그리고 서울엔 공예공장도 운영한다. 아이들이 자라는 대추나무집, 신신양회 식당에서 일하는 엄마와 이모들. 자유로운 연애를 하며 우리들은 엄마와 어머니만 알고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리고 같은 해에 태어난 4명의 아이들. (서정인 안은영 김준희 기태영) 그러나 무리한 사업확장과 한 기자의 실종으로 위기에 처한 신신양회. 모두들 등을 돌리고 남은 24명은 다락방에 숨어 지내고 어느 날 모두 죽는다. 앞이 안 보이는 나만 빼고.

 

머리 속에 혹이 나고 그게 시신경을 눌러 점차 시력을 잃은 나는 엄마와 이모들 속에서 언니 오빠 동생들과 생활한다. 그리고 기적처럼 마흔여섯 살에 시력을 되찾고 우리들의 이야기를 글로 남긴다.

나는 늘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해했다. 그러나 지금부터 생각할 건 우리가 어디로 갈 것 인가이다. 지금 나는 이야기를 쓰고 있다. 물론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이번엔 끝까지 다 쓸 생각이다. 어떤 글이 될지 나도 잘 모른다. 훌륭한 글이든 아니든 진실된 글을 쓰기만 바랄 뿐이다.

 

영화배우 겸 가수 은 주홍글자로 알파벳 A가 적힌 편지를 받지만 뜯지 않고 버린다. 허나 머리 속에선 A와 연관된 단어들이 떠오르고 긴장한다. 친구이자 기자인 최영주에게 편지를 이야기하고 최영주와 이마의 주름이 닮은 여자를 언급한다. 그리고 갑자기 사라진 코디 안은영.

 

신신을 다시 부활시키고자 광고를 내는 정인과 은영. ‘창립 42주년 기념 행사 개최 다 모여라 손에 손잡고 사일로는 넓고 아이들은 부족해’ 4명이 모이고 이제는 모두 성장한 다른 아이들도 기태영을 중심으로 신신을 다시 일으켜 새운다. 다단계판매 혹은 신생 종교 포교자라는 오해를 받고 같이 사는 우리들. 하지만 기태영의 욕심도 과해지고 최영주는 신신양회의 시작과 끝을 거슬러 올라가며 7명의 여자들 사진을 갖게 되고 새로운 신신을 지켜본다.

 

우리에게는 젊은 피가 필요했다. 젊고 명색하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한 새로운 식구가 필요했다. ()

(중략)

김준 앞으로 배달되었다던 편지. 주홍글자 A는 혹시 아마조네스의 A였을까? 종족을 불리기 위해 자신이 딸들을 많은 남자들에게 선물로 보냈다던 아마조네스 부족처럼 자신을 닮은 여자 역시 스스로 김준의 선물이 된 건 아닐까? (최영주)

엄마와 이모들이 자신을 키우고 돌보듯이 나와 신신의 아이들은 비슷한 생활을 하며 그렇게 관계를 이어가며 가족을 만들어간다. 그들은 그렇게 자랐기에 그게 당연하다 생각하나 보다. 기태영이 사업자금을 마련한 것처럼 어머니도 그렇게 돈을 마련한 것일까? 왜 그들은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그리고 내가 느꼈던 그 차갑고 축축했던 손의 주인은 누구일까?

과정은 명쾌하지 않지만 지금 그들은 그들의 삶을 그렇게 이어간다.

 

어머니의 말은 군더더기가 없었다. “피하지 말고 똑바로 남자들을 쳐다봐. 싫으면 싫다고 말하고 좋으면 좋다고 말해.”



s******a 2010.10.13. 신고 공감 6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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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수정^^ 에이를 읽고. 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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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을 헤맨다.     시간 속을 헤맨다. 이야기의 앞뒤, 순서를 끼워맞추기 어렵다. 정답을 아는 사람은 작가 밖에 없다. 문제를 낸 사람은 작가이고 이야기의 순서를 끼워맞추고 정답을 찾아야 하는 몫은 독자에게 주어졌다. 문제는 독자가 결말로 가는 동안 게속 헤맨다는 것. 의문 투성이 속에 가둬놓고 나보고 길을 찾아 떠나보라 한다. 그러나 나는 의문에 휩싸여 의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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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 속을 헤맨다.

 

  시간 속을 헤맨다. 이야기의 앞뒤, 순서를 끼워맞추기 어렵다. 정답을 아는 사람은 작가 밖에 없다. 문제를 낸 사람은 작가이고 이야기의 순서를 끼워맞추고 정답을 찾아야 하는 몫은 독자에게 주어졌다. 문제는 독자가 결말로 가는 동안 게속 헤맨다는 것. 의문 투성이 속에 가둬놓고 나보고 길을 찾아 떠나보라 한다. 그러나 나는 의문에 휩싸여 의문을 해결해야한다는 생각보다 지금 이런 불확실한 상황을 즐기고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읽는 동안 그러고 있더라.

 

  이 책을 읽는 내내 정리가 되지 않았다. 시간 상으로 앞 뒤를 두서없이 왔다갔다하는데 이야기는 되고 있다. 작가도 헷갈리지 않았을까. 그런데 시간상의 앞뒤 순서를 꼭 맞추고 나열해야할 필요는 없다. 이건 객관식 문제가 아니니까. 맞는 순서대로 나열하시오.라는 문제를 낸 것은 아니니까. 그런데, 도대체 A는 무엇이라는 말인지. 명쾌한 결론을 바랐던 나는 실망하고 말았다. 아마도 '문제에는 답이 있다'에 적응해서 살아와서 문제를 낸 작가가 답도 가르쳐 줄것이라 믿었나 보다. 그런데 답은 "당신은 어떤 A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되려 질문을 던지며 결국 답은 내가 생각하는 것 그 무엇이던 되버리는 것이다. 작가의 의도는 확실치 않지만. 풋.

 

  스물 네명의 신신양회 직원이 집단 자살을 하였고 거기서 살아남은 장님 '나'는 A라는 상징적인 공동체를 꿈꾸며 신신양회의 재건에 합류한다. 도대체 왜 죽었을까, 과연 자살일까,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죽음일까, 왜 나를 살게 그냥 두었을까? 하는 물음들은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것을 파헤치고 싶다. 비밀의 껍데기를 하나씩 벗겨나가는 시선처리는 등장 인물들을 통해서 각자의 이야기 속에서 드러난다. 완벽한 의문을 해결하기 보다 독자에게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만든다. 실제 있었던 사건(오대양사건)을 모티브 삼아 작가나름의 방식대로 상상력을 펼쳤다. 종교에 의거한 집단적 광기일까, 아니면 배후에 무언가 있는 것일까. '나'는 그때 죽었던 엄마들의 자식들을 모아 시멘트 공장 신신양회를 재건한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아본다. 그리고 그 자식들마저 엄마들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들의 공동체는 독특하다. 아빠가 없다. 생물학적 아빠는 있으나 가족적 의미의 아빠는 없다. 사랑의 흔적만 남긴다. 미련따위는 서로에게 없다. 그렇다고 엔조이 관계라고 할 수도 없는 독특한 관계. 이 책에서 언급되는 모계사회의 특징도 반영되어 있다. 엄마의 성을 따르고 서로가 도와가며 육아를 하고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어린이들도 밥값해야하기에 신신양회에서 일을 해야한다. 독립적이면서 엄격한 집단이다. 그러나 신신의 가족 관계도 의문이지만 신신을 이끌어가는 '어머니'라는 사람의 존재도 의문투성이다. 도대체 무슨 능력으로 저렇게 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가. 왜 그들은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가.

 

  어렵다. 하성란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지 명확하게 파악하진 못하겠다. 어렴풋이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측면, 여성의 억압적인 구조, 거기에서 다른 세상을 꿈꾸는 새로운 공동체 등 우리 시대 자체가 불명확하기에 우리는 명확한 힘, 권력을 갖고 싶어한다. 그러나 돈과 권력이라는 것이 결국 우리의 목적도 흐리게 하고 자멸로 이끌어가기도 한다.

 

  즐겁게 읽기는 했지만 어떤 판단을 서지 않는 독서였다. 감히 평한다면 나는 B를 주겠다. 다른 사람들의 감상도 궁금하다.

 

 

 

 

 



YES마니아 : 로얄 g********s 2010.09.03. 신고 공감 6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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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 발생할 수도 있는 대한민국의 추악한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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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양 집단자살 사건을 아는가?1987년에 발생한 일이니 나 역시도 초등학생 때의 일이라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고, 단지 집단 자살이있었고 종교가 관련된 사건이었던 것으로만 기억이 난다.자세히 찾아보니, <오대양 집단자살 사건>이란...1987년 8월 29일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에 있는 오대양(주) 구내식당 천장에서 32구의 시체가 발견된 사건. 오대양 대표 박순자(朴順子)가 17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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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양 집단자살 사건을 아는가?

1987년에 발생한 일이니 나 역시도 초등학생 때의 일이라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고, 단지 집단 자살이

있었고 종교가 관련된 사건이었던 것으로만 기억이 난다.


자세히 찾아보니, <오대양 집단자살 사건>이란...


1987년 8월 29일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에 있는 오대양(주) 구내식당 천장에서 32구의 시체가 발견된 사건. 오대양 대표 박순자(朴順子)가 170억 원의 사채를 갚지 못하고 3명을 살해한 뒤 범행과 조직의 전모가 공개될 것을 우려해 집단 자살극을 벌인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 

이런 내용이 발견되었다. 초기에는 종교적인 이유로 생각되었으나, 생존자의 진술로 타살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이 글을 쓰기 위해 찾아보게 된 이 시점까지도, 이 책의 소재가 그 사건인 줄 모르고 

있었다. 비슷한 사건을 찾아서 글로 옮겨보려는 생각에 검색한 후, 사건 개요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알고 

보니, 이 소설의 내용은 상기 사건을 배경으로 하여 쓰여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스테리로 남아 있는 실화 배경 소설, 정상인의 사고 방식으로는 일어날 수 없는 집단 자살극.

그 이유는 무엇이고, 그 이면에는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작가의 상상력이 보태어져서 한편의 흥미로운

소설이 탄생되었다.


시멘트 공장인 신신양회, 한 지역 전체를 먹여살릴만한 규모의 이 거대 공장의 최고 주인인 어머니..

이모라고 불리우는 7명의 추종자들, 그들을 중심으로한 여성 중심의 조직 구조,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들... 어머니와 이모들의 집단 자살 후에 신신양회는 문을 닫게 되고,

그녀들의 아이들은 뿔뿔히 흩어져서 성장하다가 신신양회의 재건을 꿈꾸게 되는데...

그녀들은 왜 집단자살을 한 것인가..? 자살이 아니라면 누가 살인을 한 것인가..?

아이들의 아버지는 누구인가..? 


작가는 이런 배경에다가 A라는 글자를 통해 하나의 미스터리를 더 불어 넣었다.

'A'라는 글자는 <주홍글씨>에서 간통을 범한 여인의 이마에 찍은 낙인이었다고 하나, 책 말미에도 있듯이 

'A'로 시작되는 수 많은 의미들이 있으며, 책 내용에서도 여성사회였던 '아마조네스'를 언급하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명확한 의미를 알려주고 있지는 않다.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 것이리라.


아버지가 없는 아이들이라는 배경으로부터, 아이들을 고위 관리들의 성적 욕망의 산물로써, 혹은 누군지 

알길 없는 남자의 욕정의 씨앗임을 그려내고, 당시의 가부장적 사회 통념을 무시하고 성적인 측면에서

자유롭고 의지대로 강하게 살아가는 어머니와 이모들의 모습을 담았다는 점에서 간통을 범한 여인들과 

모계 중심 사회를 모두 나타내는 다중적인 의미로 사용된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소설 속의 주 화자(話者)는 눈이 멀어버린 어머니의 딸이다..

주 화자(話者)라고 표현한 이유는, 이 책의 화자가 한 명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애매하기 때문인데,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이 섞여 있다고 해야 할런지... 굉장히 독특한 구성으로 이어진다.


전체적으로 배경 자체가 궁금증을 자아내고,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요소임에, 재미 있게 볼 수 있지만,

이모라고 불리우는 존재들에 대한 설명과 이야기들, 그녀들의 아이들의 이야기들이 시공간적으로

오락가락 하면서 설명이 되고 있고, 아버지가 없는 존재들이라는 배경 탓에 아이들의 이름이 어머니의 

성을 따라가다 보니, 전체적인 계보도나 관계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조금 아쉬운 점이다.


진실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당시 시대 상황으로 봤을 때, 아니, 어쩌면 현존하고 있는 일일수도 있다.

아버지를 알 수 없는 아이들, 돈 많은 재벌이나 고위 관리층들의 접대문화와 정경유착, 끊임없는 비리 등은

여전히 추악함과 더러움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이런 내용들이 단순 흥미거리 소설로만 치부될 수 없고, 읽으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한 것은..

상상력의 산물이 아닌, 현실에서의 존재감을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기 때문이리라..



d******4 2012.05.15. 신고 공감 5 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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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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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러운 집단 A의 꿈과 욕망, 그리고 추락...이 책을 통하여 처음 알게 된 오대양 사건... 1980년대 후반에 일어난 사건이기에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야기는 1987년에 일어났던 오대양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쓰여졌고 이모들과 엄마가 죽어가는 것을 느끼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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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러운 집단 A의 꿈과 욕망, 그리고 추락...

이 책을 통하여 처음 알게 된 오대양 사건... 1980년대 후반에 일어난 사건이기에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야기는 1987년에 일어났던 오대양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쓰여졌고 이모들과 엄마가 죽어가는 것을 느끼며 공포에 떨기는 했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머니에 의해 살아남게 된 여자 아이가 이 책의 화자가 됩니다. 후반부에는 다른인물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작은 마을에 어떤 여인이 나타나 시멘트 회사 신신양회를 만들게 되고 이 회사로 인해 마을은 차츰 발전하게 되면서 마을과 회사는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됩니다. 신신양회는 보통의 회사와는 다른 특징이 있었는데 바로 여사장을 어머니라 불렀으며 식당에서 일하는 이모들과 아버지를 알수 없는 아이들과 삼촌이 함께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암묵적으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모두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궁금해 하지도 않고 찾지도 않습니다.

회사가 커지자 어머니라 불리는 여인은 탐욕과 권력에 눈이 멀어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게 되고 산업폐기물이 첨가된 일명 쓰레게 시멘트를 만들어 유통하게 됩니다. 이로인해 인근의 토양과 농작물은 물론 아이들의 피부에도 큰 위험을 초래하게 되어 신신양회는 한순간에 무너지게 됩니다. 이후 발견되는 24구의 시신들... 스물 네명의 사람들이 좁고 낮은 다락방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삼촌이라고 불리우는 사나이에게 교살된 사교 집단이라는 내용으로 언론에 보도된 신신양회... 과연 그들의 죽음 뒤에 감추어진 진실은 무엇일까요?

3년의 시간이 흐른 후 죽은자들의 아이들이 다시 모여 시멘트 공장을 되살리기 위해 A라고 쓰인 편지를 보내기 시작하며 자신들의 어머니와 같은 삶을 이어가려고 하는데...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과 그들의 사연은 모두 작가에 의해 탄생한 허구이지만 치밀한 구성과 섬세한 묘사로 인해 모두 사실처럼 느껴지기도 해 섬뜻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소설이기에 확실한 사건의 결말을 예상하기도 했는데 실제 사건처럼 두리뭉실 애매모호한 결말로 끝나 아쉬움과 함께 사건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기도 했습니다. 진실은 그들만이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 

천사(Angel)인가, 아마조네스(Amazones)인가, 간통(Adultery)한 자들인가...

마지막 책장을 덮은 후에도 결코 쉽게 정리가 되지 않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제목 A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책을 처음 본 순간부터 마지막 책장을 넘기기까지 궁금했는데 작가가 의도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습니다. 위의 세가지 모두를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구성도 그렇지만 내용 역시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 많은 내용의 이야기였습니다.

s*******3 2010.08.24. 신고 공감 5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말하기엔 너무 흙탕물 범벅인 이야기' - A 에이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말하기엔 너무 흙탕물 범벅인 이야기' - A 에이" 내용보기
주홍글자의 붉은 문체에 매료되었던 기억, 하성란 작가의 매력적인 외모, 어딘가 조잡해보이면서도 만화적인 디자인 등에 이끌린 겁니다.   책을 펴고 추천사에서 발췌한 글이 첫페이지부터 펼쳐지는 순간,'아, 이 책 역시 아픈 책이구나..' 느끼고선 며칠간 이 작품을 멀리 했습니다.   다시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그런 아픔을 즐기고 있는 제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성인영화의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말하기엔 너무 흙탕물 범벅인 이야기' - A 에이" 내용보기

주홍글자의 붉은 문체에 매료되었던 기억, 하성란 작가의 매력적인 외모, 어딘가 조잡해보이면서도 만화적인 디자인 등에 이끌린 겁니다.

 

책을 펴고 추천사에서 발췌한 글이 첫페이지부터 펼쳐지는 순간,'아, 이 책 역시 아픈 책이구나..' 느끼고선 며칠간 이 작품을 멀리 했습니다.

 

다시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그런 아픔을 즐기고 있는 제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성인영화의 잔혹하거나 선정적인 장면을 보면서 그것 역시 긍정하고 받아들이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 안 보고 살 수는 없을까요?

그냥 아이처럼 선악, 흑백이 명백히 나뉘고,

선한 것만 좇아 살면 칭찬받고, 인정받는 삶을 살 수는 없는 건가요?' 

이런 퇴행적이고 바보같은 질문이 없겠지만, 책을 읽어가며 아이마냥 투정을 부리고만 싶습니다.

 

세상은 왜 이리도 왜곡되고 뒤틀려 있을까요? 이 책과 세상이 별개의 세계가 아니라서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남자주인공인 기태영은 자신에게 유산을 물려준 '어머니'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욕망을 절제할 줄 모르고, 야망 속에 파뭍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주변 사람들의 조언에 귀기울일 줄 모릅니다.

 

"가족이 저지른 과오를 어떻게 하면 반복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나아가서 다소 비약이 심한 논리일 수 있겠지만, 곧 선조가 저지른 과오를 인간은 어떻게 하면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증이 이어지더군요..

 

 인간 속에 있는 악한 본성은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을 만큼 뿌리 깊은 거니까, 순수하고 좋은 목적이 있다면 가끔은 수단이 나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래서 잘못을 범해도 그러려니 한다면, 인생에는 희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덜 도덕적이어도 된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기 때문입니다. C.S.Lewis가 언급했듯이 '도덕적'이라는 말 속에는 이미 그 길밖에 없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지하철을 타고 가는 길에 'A'속 '어머니'가 연상되는 여자분을 발견했습니다. 제 맞은편에 앉아 있었는데, 단아한 외모에, 옛스러운 옷을 입고 특유의 카리스마를 풍기는 분이었습니다. *교회 신문을 들고 계셨는데, 어떤 '포스'같은게 느껴지더군요.. 그 분의 삶 속 일부에서나마 어떤 권위에 의존해서 그것을 힘으로 이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직관 혹은 편견이 작동했습니다.

 

저는 교회를 사랑하지만 가끔은 지나치게 권위적이어서 폭력적인 분들도 만나곤 합니다.. 그 분들 중엔 저보다 나은 가치관을 가지고 더 훌륭한 삶을 사신다고 여겨지는 분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그 분들의 전체적인 삶을 두고 비판할 수는 없지만, 때로는 권력자로 군림하는 그 분들 역시 연약한 인간임을 인정하고 대해야 할 때가 있거든요..

 

무서울 때가 있죠. 교회라는 곳이 어떨 때는 단순하고 단면적인 사람이 권력을 잡고 휘두를 위험성이 있는 공간이니까요. 물론 교회의 선별능력이 사회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지도자의 영향력은 더 파괴적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부패한 교회 지도자에 대해서 준엄한 심판을 말하기도 하는 것 같구요.


편견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인간들의 노력과 그들간의 사랑.. 불완전한 인간을 향한 연민에 온전치 못하지만 아름답고 사랑스럽다고 말하기엔 지나치게 흙탕물 범벅인 것 같습니다. 모든 아픔과 아픔이 낳은 결과물을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어딘가 공허하고 애처롭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그들을 이해하고 보듬어 안게 만들어 준 이 작품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그리 희망적인 결말은 아니지만, 그것도 우리의 생이라면 화해하고 새로운 기대감으로 삶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이 책의 주인공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교훈이 아닌가 싶습니다.

YES마니아 : 골드 s*******1 2010.09.13. 신고 공감 4 댓글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