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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소금'이나 '옥떨메'가 별명이라면 좋아할 여고생이 과연 얼마나 될까. 물론 별명이 다 자기 원하는 대로 지어지는 건 아니지만은, 이 소녀들처럼 딱 맞는 별명에 함박 웃으며 장난을 치기는 힘들 것 같다.
정말이지, 유쾌함도 이정도면 국가에서 나서서 지켜줘야 되는거 아니냐, 이말이다. 또랑또랑 재치와 잔머리의 원천인 주근깨를 스스로 깨소금이라 부르는 복주리. 정직이 재산이며 그에 따르면 정말 빌게이츠와도 맞먹는 옥상에서 떨어진 메주 안공주. 그다지 공부에 적을 두지 않은 이 아이들은 그 어느 여고생보다 더 발랄하고 그 둘을 보는 것만으로도 유쾌하고 웃음이 나는 단짝이다. 이렇게 죽이 잘 맞을 수도 있을까. 공주와 주리가 서로의 눈짓만봐도 마음이 통하고 머리를 맞대지 않아도 하는 생각도 똑같은-물론 잔머리로 치자면 주리가 훨씬 우위겠지만- 두 소녀. 그리고 그 소녀의 주변에서 함께 햇살 가득한 나날을 채워주는 반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둘도 없는 가족들까지도. 이 책을 우연히 발견한 게 얼마나 내게 큰 행운으로 느껴졌는지 모른다.
박범신 작가님을 좋아하면서도 그다지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다고 말하는 내가, 우연히 서가에 꼽혀있는 박범신 작가님의 책들을 보고 우연히 제목에 이끌려 폈을 때도, 그리고 표지와 박범신 작가의 그동안의 글이 매치가 되지 않아 다시 꽂으려 했을 때에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그렇게 무작위로 핀 곳에서 통통, 그야말로 통통 튀는 주리를 만났고 그렇게 단숨에 책을 다시 펴 들었다.
나도 여고에 다니면서 생겼던 추억들이 정말 인생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입시에 찌들어 기계같은 삶을 산다고 해도 여전히 우리는 사춘기였고, 모두가 친구였고, 함께 웃었으니 행복하고 즐거웠다. 그 시절을 떠올리는 내 마음을 더욱 담아 책을 읽었더니 나는 마냥 말괄량이같던 소녀들이 한뼘씩 마음이 자라고 결국 남은 페이지가 몇 쪽 되지 않음에 한없이 우울해졌다. 그렇게 즐겁게 보던 이야기가 끝나가는 것이 아쉬운 건지, 내 사춘기가 끝난 것 같아서 슬픈건지는 잘 모르겠다. 주리와 공주는 그대로인데, 나만 어른으로 쫓겨난 것 같기도 했다.
요즘이라면 생각도 못할 우정을 보여주고, 얄궂고 밉지않은 장난을 치던 말괄량이 여고생들의, 정말 말그대로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다. + 그녀들이 쓰는 '은어'라는 것이 지금과는 좀 다른 방식이라 쉽게 적응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것도 그저 재미있게 느껴진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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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상태는 최근에 나온 것 같은데, 몇 페이지 읽다보니 왠지 70년대 냄새가 폴폴~ 아니나다를까 원래 1970년대 유행했던 작품이고, 1982년에는 드라마로 만들어졌던 것을 다시 출간한 것이라한다. 어쩐지 등장하는 고등학생 여주인공들의 대사나 학교에서의 생활, 선생님과의 관계 등등이 지금의 그것, 심지어는 내가 학생이던 그때하고도 너무 다른 느낌이라했다. 4~50대 주부라면 추억에 빠져들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젊은 사람들이 읽어서 나쁘냐하면 그건 또 아니다. 지금 학생들한테서 느낄 수 없는 진한 우정과 교사와 학생사이의 따뜻함까지도 간접적이나마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다. 거기다 당시 유행했던 많은 말장난들을 옅보는 것도 쏠쏠하다^^
예쁘장한 얼굴에 주근깨가 잔뜩인 '깨소금' 주리와, 옥상에서 떨어진 메주 '옥떨메'라는 별명의 공주 두 친구의 우정과 장난,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 우리 아이들도 한 번 읽어보고 따뜻함을 충전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남학생들한테는 별로 맞지 않을 것 같아 추천은 못하겠지만.. 여학생이라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양갈래 머리에 남색 교복을 입은 70년대 여고생이 되어보고 싶다면, 적극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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