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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가필드의 책으로 『지도 위의 인문학(On
the Map)』과 『당신이 찾는 서체가 없네요(Just Your Type)』을 읽었다. 우리가 흔하게 접하지만, 흔하게 쓰지는 않는 소재와 주제에 대해
책을 쓰는 사이먼 가필드가 ‘편지’에 대해서도 책을 냈다. 읽기 전부터 이-메일 말고 편지를 써
본 게 얼마나 되었나 생각해봤다. 결혼하고 몇 년이 지날 때까지 고향의 부모님께 보냈던 편지가 있었고, 딸과 아들이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까지 썼던 편지가 있었고, 그리고
아내에게 썼던 편지가 있었다. 그리고는… 없는 것 같다. 6, 7년 동안에도 편지지에 무언가를 쓴 기억은 있는데, 누구에게
보냈었는지, 무슨 내용이었는지 알 수 없다. 아마 통상적인
편지는 아니었던 셈이다. 그만큼 편지는 멀어졌다. 생각해보면, 학창 시절에도 편지는 별로 친숙한 수단이 아니었다. 일단 보낼 데가
별로 없었다. 무슨 글이든 꾸준히 써왔지만 편지는 지금의 아내와 만나면서 시작하여 아이들이 조금 클
때까지, 그 10년 정도만 내게 의미 있게 존재했던 것이다.
그래도 편지에 대해선 누구라도 아련한 느낌이 있지 않을까 싶다. 또박또박 썼든, 마구 흘려 썼든 손글씨에 담긴 마음을 읽는다는 느낌! 시간과 공간을 소비하고서야 나에게 도달하는 사람의 마음과 세상의 소식!
사이먼 가필드는 고대 그리스와 고대 로마에서부터,
당연히 현대의 이-메일(사실 사이먼 가필드는
이-메일을 ‘편지’로
인정하기 싫어한다)까지 이어지는 편지에 얽힌 사연들을 다루고 있다. 어느
시절에는 편지 자체가 작품이 되어, 편지작가들이 존재했던 시절이 있었으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인 편지로 명성을 얻은 이들도 있었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던 유명인의 속마음이 그대로 표출되어 나온 편지를 통해 그 사람의 또 다른 면을 볼 수도 있다. 그런
편지들은 경매에 나와 비싸게 낙찰되기도 한다.
우편 제도의 정비가 편지 쓰기를 대중화시킨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이먼 가필드는 다루고 있지 않지만, 찰스 다윈의 자신의 자연선택설을
입증하고, 정교화하는 데 편지는 필수적인 수단이었다. 그걸
가능하게 한 것은, 영국의 저렴하고도 정교한 우편 제도 덕분이었다. 어찌
보면 그 역사가 오래 되어 보이기도 하고, 또 편지라는 역사 전체를 비추어 보면 별로 오래 되어 보이지
않기도 한다. 그래도 이러한 수단을 통해서 수많은 개인들이 연결되어 사연이 전달되고, 마음이 받아들여지고, 서로를 거부하기도 하고, 혹은 사기를 치기도 하는 온갖 역사가 만들어졌다. 그것을 생각해보면
경외로운 일이다.
끝에는 결국 이-메일 얘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사이먼 가필드는 이-메일의 편리함이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써야만 하지만, 그게 편지를 대체할 수 없다고 본다. 대체할 수는 없는데, 편지는 사라져가는 현실을 보면서 씁쓸해 한다. 편지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어떤 효용을 가지게 되는지는
지켜보아야 한다.
주제넘게 평가를 해 보자면, 이 책은
이미 내가 읽은 『지도 위의 인문학(On the Map)』이나 『당신이 찾는 서체가 없네요(Just Your Type)』보다 재미가 없다. 잘 모르는 이름들과
잘 모르는 사연들 때문일 수도 있고, 편지라는 것 자체를 좀 고리타분하게 여겨서인지도 모른다. 딴에는 다양한 사연들과 내용에 대해서 썼다고 하겠지만, 그게 별로
다양해 보이지 않는 것도 그 이유일 수 있다.
그럼에도 가장 따분할 것 같았지만, 가장
흥미로운 것은 각 chapter의 뒷부분에 실어놓은, 일련의
크리스 바커와 베시 무어의 편지들이었다. 전쟁터로 떠난 크리스 바커는 (시간이 남아돌아서?) 전쟁 전에 알던 베시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편지를 쓰기 전에는 연인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편지를 쓰면서 감정은
사랑으로 변한다. 이어지는 편지를 나눠 읽으며, 나는 응원했다. 그들이 이어지기를. 잠시 크리스가 포로가 되는 위기를 겪으며, 만났지만 열정이 금새 식는 위기도 넘기며, 결국 그들은 결혼했다. 그리고 아들에게 편지를 남겼다. 편지가 아니었으면, 그들의 사연은 그들 밖에는 아무도 기억을 못했을 것이다. 아니 사연
자체가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의 편지 뭉치(남긴 것만
501통)는 평범한 이들의 사랑 이야기이지만, 시간과 공간을 넘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아무래도 편지는 포기할
수 없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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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두께에 비해 표지가 얇아 읽는 내내 불편했다 양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마땅한 종이가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런 종이를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잡으면 겉표지랑 따로 놀아서 책이 밑으로 쑥 빠진다 악악악
* 재미있게 읽었는데 표지가 나를 화나게 해
* 하지만 엽서는 무방비하게 공개된 글쓰기 양식이어서, 배달되는 여정의 매순간에 캐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시선에 열려 있었고, 그래서 이따금 좀 더 은밀한 메시지가 필요했다. 이건 암호 형태로 나타났다. 1840년 이전, 편지에 표시한 짧은 선이나 부호가 미리 정해둔 메시지를 숨기고 있었던 것과 거의 똑같은 방식이다. 이 암호는 우표의 기울기로 전달됐다
* 너무 재밌다 세상에 표지만 아니었으면 진짜 세상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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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인은 서간문을 참 좋아하는데, 이 정도면 내년까지 서간문은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흥미로운건 흥미로운건데 책 표지를 대체 누가 이렇게 얇게 만들었지요? 오래 된 편지와 편지봉투 치고는 책이 너무 두꺼워서 애지중지 모셔야 하지요? * 편지 시작 부분은 편지 쓰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신분에 따라 써야한다. 자기보다 높은 사람에게는 편지지의 어느 쪽 끝도 아닌 오른쪽에 '가장 미천하고 순종적인 아들 또는 하인이'라 쓰고, 신분이 같은 사람에게는 종이 한가운데 쪽으로 '언제까지나 충실한 친구가'라고 쓰며, 아랫사람에게는 왼쪽 위에 써야 한다. * 나쁜놈들... 하인이 편지 쓸 시간이나 있었겠냐.. * 우체통 발명 기쁘다. 21만 2,000통 가운데 단 한 통도 도둑맞지 않았어! * 얼마나 훔쳐봤겠어.. 나였으면... 엄청 훔쳐봤겠지... |
| 사랑과 위트가 담긴 정보성 인문학입니다. 좋아하는 작품을 쓴 작가가 참고도서로써 읽었다는 정보를 알고 냅다 구입해 읽은 건데, 어쩜 디자인과 편집이 기가 막히더군요 일단 눈은 즐거웠습니다 글자크기와 분량의 압박에 때로는 지루해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 말그대로 편지의 역사에 대해 알게 돼서 보람찼다고 봅니다. 러브레터의 주인공들의 자손이 작가와 대화를 나누는 그 부분 참 찡해서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