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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가 이빨이 아프다고 해서 함께 치과에 갔다. 아이가 치료를 받는 동안 신문을 펼쳤는데, 눈을 사로잡는 기사 제목이 하나 있었다. '우리 아이의 하루 13분'. 아빠라서 눈이 간 제목이다. 아이라는 말만 들어가면 자기 아이를 떠올리는 부모 마음이다. 기사 첫 줄이 제목의 의미를 바로 알게 한다. 13분. 국내 초·중·고교생이 하루 중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다. 기자는 놀랍기 그지 없다고 했지만, 이런 기사가 사실 낯설지 않다. 밥벌이에 바쁜 부모들의 가정이 대부분 이런 모습일테니 말이다.
부모와 대화가 부족할 때 생기는 가장 큰 문제가 있다.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내야 할 세상에 대해 이야기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 성장기에 삶의 길잡이가 되어줄 사람은 부모가 유일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살면서 겪게 되는 많은 문제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가장 가까이서 보여주고 이야기해 줄 사람들이 바로 부모다. 그런 부모와 소통할 시간이 없다면 아이들은 준비되지 않은 채, 낯선 세상을 마주해야 한다. 기본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 모습을 흔히 보는 이유일 것이다.
당연한 것들을 지키지 않는 지금의 세상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정확하게 가르치지 않은 결과다.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하면 훗날 진짜 어른이 될 수 없다._(p.16)
살면서 당연한 것을 지키도록 해주는 사람이 바로 부모다. 특히 아빠의 중책 중 하나다. 이 책 <아빠 식사하세요>를 읽으면서 나는 온전히 아빠 역할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나는 이 책 작가의 아빠처럼 아이들에게 일상의 길잡이, 삶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 것이다. 부모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아이들에겐 그렇지 않다. 알려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모른다. 알려주지도 않고, 아이들 잘못을 나무라는 어른들이 많다. 이것은 부모로서 무책임한 행동일 뿐이다.
인생을 살면서 정말 중요한 가치들은 실행하기 어려운 것들이 아니다. 알고 보면 그리 거창한 것도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들을 중요하게 여기며 사는 것이 핵심이자 잘 사는 비결이다. 살면서 우리가 만나는 많은 문제들은 알고보면 기본만 지키면 해결되는 문제들인 경우가 많다. 즉 아는 대로 실행하지 않아서, 그리고 좋은 습관을 가지지 못해 생기는 문제들을 안고 살게 된다. 좋은 습관은 어릴 때 만들수록 좋고, 그것은 부모가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는 인생의 길을 가는 자식들에게 등불을 대신 들어 주는 것보다 스스로 들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_(p.178)
굳이, 중국 어느 고승이 얘기했다던 '선을 행하라'고 했던 교훈이나, 찰리 멍거가 '우리는 명백한 것을 항상 기억하는데서 더 큰 이익을 얻는다We try more to profit from always remembering the obvious'고 했던 말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짓는 이런 중요한 한 마디가 바로 부모의 입에서 나와야 하고, 부모가 직접 실행하면서 가르쳐야 할 것들이다. 이런 단순한 사실을 알고 실행하면 자녀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진정한 어른이 되려면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해주신 말씀들을 소중하게 기억해야 한다. 결국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은 그 말씀들이 기본 중에 기본이 된다._(p.248)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피와 살'이 될 이야기를 반복하고 또 반복해야 한다. 그러려면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가정은 '하루 13분'이란 시간도 갖기 힘들다. 이 책<아빠, 식사하세요>가 이 시대 우리 아빠들이 밥벌이에 바쁘다는 이유로 내려놓고 있는 중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거창한 것을 이야기하라는 것이 아니다. 아빠가 경험하며 깨달은 것들을 자주 아이에게 전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온전한 아빠 자신의 이야기를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