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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뒤편, 영리! 책 제목이 영 와닿지 않고 퍼뜩 이해가 안되어 별 기대감없이 책을 펼쳤다. 사실 늘 3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보다가 100페이지도 안되는 요즘 책 같지 않은 책 두께가 만만하기도 했지만! 그런데 이 책, 번역이 참 잘 된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보통 번역서들이 글이 좋아도 번역이 영 어색할때가 많은데 이 소설은 작가의 문장과 내용에 딱 어울리는 번역이다. 배경이 되는 장면이나 주인공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눈에 보이는 듯 선하게 그려진다. 작가가 글을 잘 써서인지도! 문득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우리 속담이 떠오르던 이야기! 1장은 낚시 이야기를 시작으로 주인공이 이와테로 전근을 오고 새롭게 사귄 친구 히아사와의 낚시 이야기를 한다. 요즘 한창 도시어부를 즐겨보다보니 낚시 이야기가 은근 흥미롭게 들리기까지 하는데 히아시라는 친구는 붕괴되는 모습에 도취된 어딘지 남들과 다른 느낌을 준다. 물론 주인공도 마찬가지! 어느날 갑자기 히아사가 전직했단 소식을 접하게 되고 다시 상조회에 취직 한 그전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히아사와 재회를 하게 된다. 역시 사람의 놀라운 환경 적응 능력! 2장의 이야기는 히아사를 비롯 주인공의 애인과 여동생등 그동안 뜸했던 사람들로부터 연락을 받고 그들에 대해 생각하는 글이다. 히아사의 연락을 받고 간만에 나간 자리에서 어쩐지 사소한 일로 서로 어긋나게 되고 마는데... 이들의 관계는 아마도 히아사의 상조회 가입 부탁을 들어주게 되면서부터 틀어진게 아닐까? 같은 회사에 근무하다 직장을 그만두고 보험회사나 정수기 회사에 취직해 건수를 올려야 한다며 찾아오는 동료들과의 관계가 그렇듯! 또한 동성애인과의 서먹해졌지만 우정으로 이어가는 관계나 결혼소식을 알려 온 여동생과의 관계등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유지가 어느정도 거리를 두어야 적당한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3장에서는 지진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같은 건물에 사는 요주의 인물 ‘다음 사람’과의 불편한 이야기와 히아사의 실종소식! 한때 친구였던 히아사의 행방을 찾아 여기저기 수소문하던 주인공은 히아사의 본가에 찾아가게 되는데 아버지로부터 자기가 알던 히아사와는 전혀 다른 히아사의 이야기를 전해듣고 당황하게 된다. 어쩐지 뒤통수를 한대 얻어 맞은 느낌! 내가 아는 누군가가 내게 자신의 진실을 숨기고 거짓으로 나와 친해진거라면 나는 어떤 기분이 들까? 처음부터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친구와의 관계와 옛애인과의 이야기등으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게 만드는 작가의 작전! 전혀 다른 상황들이 전개되는 각 장의 이야기들은 미스터리하면서 스릴러적인 느낌을 약간 주기도 한다. 또한 내가 아는 사람들의 이면엔 어떤 다른 모습이 숨어 있을지 문득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낚시를 하러 가는 장면으로 시작해 낚시를 하며 직접 상류로 무언가를 찾으러 가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기법도 역시! 상받을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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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157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다. 거대한 재난을 겪어 낸 인간의 이면을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영리影裏, 그림자의 뒤편이라는 이 책의 제목이 어떤 의미를 던져줄지 궁금했고, 동일본대지진을 다룬 소설이라 읽어보고 싶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사점을 발견하는 의미가 있어서 소설 읽기를 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누마타 신스케 소설《영리》를 읽으며 인간 앞에 펼쳐진 대재앙의 그늘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데뷔작 한 편으로 아쿠타가와상과《분가쿠카이》신인상을 최초로 동시 수상한 누마타 신스케 작품 (띠지 中)
이 책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라는 점에서였다.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으로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이 있는데, 아쿠타가와상은 순수문학에 수여되고, 나오키상은 대중문학에 수여된다고 한다.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는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차이를 질문과 대답에서 찾는데, 순수문학은 옳고 그름을 넘어서 그 시대의 아픔과 문제를 잡아내어 독자에게 질문을 하며 고민거리를 안겨 주고, 대중문학과 대중 예술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며 마음을 풀어 준다는 것이다.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기에 좋은 작품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기에 눈여겨볼 가치가 있다고 언급한다. 이 책을 읽으며 작품이 던지는 질문에 집중해본다.
3장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는 단순하다. 이와테로 전근온 주인공이 히아사를 만나고 함께 낚시를 다닌다. 이후 퇴사한 히아사와 우연히 재회하고 다시 함께 낚시를 가기도 하고, 헤어진 옛 연인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의 모습을 본다. 그러다가 동일본대지진 이후 히아사는 행방불명 상태가 되고, 주인공은 그의 아버지를 방문하면서 지금까지 몰랐던 히아사의 또 다른 모습을 알게 된다.
얇은 소설이어서 단숨에 읽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시간이 좀 걸렸다. 행간을 읽고 의미를 파악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해서 그럴 것이다. 때로는 두꺼운 책을 금세 읽어나가며 스토리를 따라가기도 하고, 때로는 이렇게 얇은 책이지만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더디기도 하다. 속도가 느린 아날로그같은 소설이었다. 한 걸음 걷다가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특히 불교 선종의 용어, '電光影裏斬春風(전광영리참춘풍)'이라는 문장이 화두처럼 마음에 남는다. '번갯불이 봄바람을 벤다'는 뜻인데 인생은 찰나이지만 사람의 영혼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 문장을 곱씹으며 의미를 되새겨보아야 더 깊이 느껴지듯이 담담한 문체로 진술하고 있는 이 소설에서 주인공의 마음과 사람의 인생에 대해 가늠해본다. 때로는 떠먹여주는 소설에 그저 끌려가듯 따라가는 것보다는 이렇게 독서를 하며 뜻을 음미하고 내 생각이 더해져 완성되는 소설이 독자에게 보람을 준다. 이 소설처럼 말이다.
마지막에 담긴 '옮긴이의 말'이 소설을 한번 더 생각하게 해준다.《분가쿠카이》신인상 심사위원인 작가 마쓰우라 에리코가 이 작품에 대해 "대단히 우수한 마이너리티 문학이다"라는 심사평을 남겼다고 한다. 이 소설에 담긴 의미를 짚어주며 이 책을 다시 앞부분부터 읽어나가게 한다. 다시 시작이다. 스토리가 아닌 문장에 담겨있는 내면적인 질문에 다시 한 번 사색에 잠긴다. 절제된 문장으로 써 내려간 생의 자취와 존재의 그림자, 데뷔작 한 편으로 아쿠타가와상과《분가쿠카이》신인상을 최초로 동시 수상한 누마타 신스케 작품을 읽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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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 누마타 신스케의 소설 영리를 만났다. 영리라는 제목의 의미는 그림자의 뒤편을 의미한다고 했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한 것인지 궁금했다. 이 책 영리에서 저자는 거대한 재난을 겪어낸 인간의 이면을 그리고 있다는 책 소개를 보고 나니 궁금증은 더해갔다. 그리고 펼쳐서 읽게 되었는데, ‘나’라는 인물이 히아사라는 인물을 묘사하고 있었다. ‘나’에 의하면 히아사란 사람은 어떠한 종류의 것이든 뭔가 큰 것이 붕괴되는 모습을 보면 좋아하고 쉽게 감동하는 인물일 것 같다고 소개한다. 직장에서 오다가다 마주치던 그였는데 그 어느 곳에도 히아사가 없다니 ‘나’는 히아사와 마주쳤던 회사 이곳저곳을 찾아다닌다.
자연히 이전에 히아사와 빈번히 마주쳤던 회사 안 여기저기로 발길이 향했다. 단순히 추억에 잠겨 그러는 것이 아니었다. 아마도 히아사와 같은 인물을, 낚시를 좋아하고 운전을 잘하고 산길을 잘 알고 함께하기 좋은 또래의 독신 남자를, 함께 청주 됫병을 비워 버리기에 안성맞춤인 애주가를, 요컨대 친구를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중략) “박스 과장님 안 계신데 그러네. 그만뒀잖아요.” (중략) “하긴 두 분 사이가 여간 좋았어야지. 허전하겠어요.” -P. 16~17
이 책 서두에서 히아사를 소개하는 ‘나’가 누구인지를 알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그는 곤노 슈이치란 사람으로 제약회사에 다니는 독신남이었고, 수도권에서 근무하다가 지사 발령을 받고 동북부 지방의 이와테 현으로 온 뒤 히아사란 사람을 알게 된 것이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마주치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탐색이었던 것 같은데, 히아사와 곤노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처음 나누었던 대화 대용이나 느낌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날을 계기로 서로 말을 섞는 사이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2011년 3월 11일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란 사건과 그리고 그 후 남겨진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심리를 저자는 이 책 「영리」에서 등장인물을 통해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살아있지만 뭔가 더 이상의 희망보다는 점점 사라질 상실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지진이 일어난 뒤.... 그리고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댁만 그런 게 아니다, 연안 지역에서는 행방불명자가 여럿 나오지 않겠느냐, 모두 기도하는 마음이 아니겠느냐, 그렇게 니시야마씨는 말했다. 혹시 몰라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산재 인정은 어려울 것입니다. -P. 71
그림자 뒤편으로 점점 잦아드는 기분이 들게 하는 책 영리, 그림자의 뒤편을 상상하고 남음이 있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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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은 많은 사람들이 놀랐고 충격적인 자연재해였지만 그 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에겐 삶의 터전과 미래와 인생 전체를 잃은 일이기도 했을 것이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상처와 슬픔은 지금도 진행형이라는 것이 마음 아프다. <영리>는 자연재해가 지나간 동일본을 배경으로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나'는 본사에서 지금의 회사로 발령을 받고 도호쿠 지방으로 왔다. 그곳에서 '히아사'라는 남자를 만나는데 히아사는 뭔가에 쉽게 감동하고 순수한 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히아사가 전직을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히아사는 회사가 있는 지역 인근 출신으로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다 졸업한 후에는 고향 마을로 돌아왔다. 어렸을 때 엄마가 돌아가지고 아버지와 본가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런 히아사와 친하게 지내 회사에서도 소문이 날 정도였다. 그리고 얼마뒤 히아사를 만난다. 히아사의 명함에는 장례 매니저라고 되어 있었다. 회사를 그만둔지 이틀만에 재취업을 했던 것이다. 자랑하듯 팸플릿을 보여주고 방문 영업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이 월간 MVP에 선정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히아사는 자신의 위치에서 너무나 잘 지내고 있었다. 밤새 술을 마시고 자고 가라고 했지만 히아사는 대리운전을 불러 돌아갔다. 어느날 갑자기 옛지인에게 메일이 온다. 2년전 이곳으로 인사 이동이 정식으로 결정되었을 때 헤어진 이후 소식이 없던 소에지마 가즈야였다. 가즈야는 이곳으로 출장을 왔고 온 김에 만나고 싶다고 연락한 것이다. 그리고 또 한 통의 메일은 여동생에게서 온 것이었다. 여동생이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상견려에 참석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사실 가즈야와는 옛연인 관계였다. 2년이나 사궜지만 가족 아무에게도 소개할 수 없었다. 여동생의 결혼 소식에 가즈야와의 결혼이 가능했을지 생각해본다. 가즈야 역시 가족과 단절된 상태였고 둘은 그렇게 둘만의 관계로만 지내게 된다. 지방으로 발령이 나면서 가즈야와 헤어지게 되고 한편으로 심각하고 복잡한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날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었는데 히아사에게서 연락이 왔다. 은어 낚시를 하고 있으니 오라는 것이었다. 그때가 히아사가 연락이 없다 갑자기 나타난 때였다. 그런데 지진으로 거대한 쓰나미가 일어나고 마을의 사람들은 사라진다. 그 사라진 사람들 중에 히아사가 있었다. 나는 히아사를 찾아나서고 결국엔 그의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어렸을 때 엄마가 죽고 홀로 남게 된 아버지와 어린 동생을 돌본 히아사. 동생에게 히아사는 엄마이자 형이었고 아버지였다. 그런 히아사의 가정 환경을 알게 되고 아버지에게 실종신고를 하자고 하지만 아버진 히아사가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이라고 한다. <영리>는 '나'와 '히아사'를 둘러싼 이야기로 시간상의 흐름으로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과 일어난 후의 사람들 이야기다. 낯선 곳으로 발령받아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던 히아사와의 만남부터 지진후 행방불명이 될 때까지의 이야기는 슬프면서 가슴 아프게 한다. 너무 처참한 모습에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갖지 못하는 사람들. 하지만 자식은 절대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부모뿐일 것이다. <영리>가 비교적 짧은 분량의 소설이지만 그속에 그려진 심리와 사람들의 이야기는 길고 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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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 다읽고나서 사색에 잠기게 아쿠타가와상 영리 완전하지 않지만 완벽한 이야기
3장은 지진이후 행방불명상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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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 / 영리 / 누마타 신스케 소설
신인으로서 영향력 있는 상을 수상한 것을 차치하더라도
제약회사 영업사원인 곤노는 본사에서 근무하다
'인간은 누구나 고독하다'
두께감이 얇은 책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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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마타 신스케. 일본소설을 제법 오랫동안 꾸준히 읽어왔다고 자부하는 나에게도 낯선 이름이다. 알고 보니 2017년 데뷔작 <영리>로 분가쿠카이 신인상과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신인 작가라고. 100쪽도 되지 않는 짧은 소설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일본 문단에서 내로라하는 심사위원들이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으로 선정할 만큼 극찬했을까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누마타 신스케는 1978년 홋카이도 오타루 시에서 태어났다. 성장기와 청년기를 후쿠오카에서 보내고 현재는 일본 동북부 지역에 위치한 이와테 현 모리오카 시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와테 현 모리오카 시는 <영리>의 주 무대이기도 하다. 도쿄 출신인 주인공이 회사의 명을 받고 이와테 현 모리오카 시로 이주해 그곳에서 외지인 취급을 받으며 겉돌다가 히아사라는 친구를 사귀게 되고 마음을 채 열기도 전에 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혹시 작가의 실제 경험일지도 모르겠다. 도쿄에 있는 제약 회사에 다니던 곤노 슈이치는 어느 날 일본 동북부 이와테현 지사로 발령을 받는다. 이와테현에 아는 사람 하나 없어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지만 3년만 잘 지내면 본사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을 믿고 발령지로 간다. 이와테 현에서 외지인 취급 당하며 겉돌던 곤노는 얼마 후 물류과에서 박스를 빠르게 잘 접는다고 '박스 과장'으로 통하는 히아사라는 사내와 친구가 된다. 곤노와 히아사는 함께 낚시를 하거나 술을 마시며 여느 동성 친구들처럼 허물 없이 어울린다. 소설의 전반부에는 곤노와 히아사가 짬만 나면 오이데 강으로 낚시를 하러 가는 모습이 그림처럼 묘사되어 있다. 이와테 현은 삼림 밀도가 높은 곳이라서 산도 많고 강도 많고 어디든 생명의 기운이 가득한 고장이라고 한다. 곤노와 히아사는 이런 곳에서 자연을 만끽하고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 모습이 어찌나 편안하고 행복해 보이던지. 낚시는 물론 아웃도어 활동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내 눈에도 둘의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곤노는 히아사가 퇴사를 했다는 말을 전해 듣게 된다. 곤노는 히아사가 자신에게 일언반구 없이 퇴사해서 섭섭함을 느끼지만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으려니 하고 잠자코 있는다. 히아사의 새 직장은 장례 매니저. 곤노는 히아사가 실적을 자랑하고 행색도 말쑥해졌기에 잘 지내고 있는 줄 안다. 하지만 얼마 후 그에게 들려온 충격적인 소식...! 동일본 대지진과 그로 인한 '사고'보다도 이로 인해 비로소 드러난 히아사(&곤노)의 '진실'이 내게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때마침 곤노는 히아사의 본가 응접실에서 '전광영리참춘풍(電光影裏斬春風)'이라는 붓글씨를 본다. 이는 불교 선종의 용어로 '번갯불이 봄바람을 벤다'는 뜻이다. 인생은 찰나이지만 사람의 영혼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음을 의미한다. 비록 히아사가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어도 히아사와의 추억은 곤노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일까. 사회의 그림자에 주목하는 것이 문학의 역할인데, 그림자의 이면까지 보려 하는 신인 작가의 등장이 반가우면서도 무섭다. 수도인 도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일본 동북부 지역. 여기에 쓰나미까지 덮쳐서 더욱더 어려워진 아웃사이더의 삶을 작가는 담담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전한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용기 있고 실력 있는 작가를 더 많이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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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7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그림자의 뒤편 「영리」 누마타 신스케 소설
거대한 재난을 겪어 낸 인간의 이면 절제된 문장으로 써 내려간 생의 자취와 존재의 그림자.
이 책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을 전후로 삶이 변화된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재해가 일어났던 지역에 살고 있는 소설가, 누마타 신스케가 쓴 작품입니다.
이 책은 3장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1장에서는 이와테로 전근 온 '나'가 그곳에서 '히아사'라는 인물을 만나고, 함께 낚시를 가며 그의 면면을 발견해 나가고 새로운 거주지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되지요.
곤노 슈이치는 제약 회사에서 일하는 독신 남자이며, 수도권의 본사에서 근무하다가 지사 발령을 받고 동북부 지방의 이와테 현으로 온다.
히아사 노리히로는 삼심 대의 미혼 남자로 이와테 현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곤노가 발령받아 온 지사의 물류과에서 근무하다가 말도 없이 이직한다.
이와테 지역은 정말 나무가 많다는 사실을 여름이 오고 나서 새삼 실감한다. 인터넷 위성 사진으로 이와테뿐 아니라 도후쿠 지방 전역의 지표면을 뺴곡히 메운 그 짙은 초록빛 화상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무튼 산도 많고 강도 많다. 그만큼 삼림 밀도가 높아서 어디나 생명의 기운이 가득 차 있다.
원래 히아사라는 친구는 어떠한 종류의 것이든 뭔가 큰 것이 붕괴되는 모습을 보면 좋아하고 쉽게 감동하는 인물이었다. 일상생활에서 보고 듣는 모든 상실의 형태에 히아사는 순순히 반응하고는 일일이 감동했다. 그것이 일종의 장대한 사물에 한정되는 점이 나는 왠지 좋았다.
히아사는 모리오카 시에 인접한 다키자와 출신이었다. 모친을 일찍 여의고 본가에서 아버지와 둘이서 살고 있었다.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다 졸업한 후에는 고향마을로 돌아왔다. 그즈음에는 도후쿠 지방 사투리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고 본인은 말한다. 그러나 그 편리 같은 것이 말을 할 때 자주 튀어나왔다.
정장에 넥타이 차림을 한 히아사를 보는 것은 신선했다. 이전에는 여름이면 녹색 폴로 티, 겨울이면 두꺼운 캐주얼 셔츠를 입었다. 고풍스러운 페이즐리 무늬의 병 모양으로 잘록해지는 넥타이는 놀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광이 나는 왁스로 뽀족하게 곤두세운 닭 볏 같은 헤어스타일을 보고는 웃을 수가 없었다. 벌써 10년 이상 이발소에 가지 않았다며, 머리카락은 원래 스스로 자르는 거라고 호언하던 예전 히아사의 길들여지지 않는 자유직의 느낌은 흔적도 남지 않았다.
1장의 이야기를 보니 곤노 슈이치가 히아사와 함께 일하고 취미생활을 공유하며 일상을 지내며 그를 관찰하는 글을 볼 수 있네요.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듯한 느낌이 들며, 주인공의 회상과 독백의 글을 보며 여느 직장인처럼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거대한 재난이 일어날 거라는 상상을 할 수 없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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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아사의 퇴사로 그를 만날 수 없게되 그와 함께 지냈던 나날들을 기억해 여행을 다니는 이야기인데, 얇기도하고 금방읽혀서 좋더라구요 그리고 이런 강조하는 부분 ㅋㅋ 가만히 읽고있음 피식 웃음이 나오는것까지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영리 이유가있네! 여러번 읽고싶어지는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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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을 읽어봤냐구 묻는다면..
<영리>의 시작은 낚시를 하러 나간 '이와테'지역이 나와요. 작가의 섬세한 표현을 읽다 보면 초록의 숲이 빽빽하고 강물이 흐르는 고온의 후덥지근한 이와테 지역에 와 있는 느낌이 들어요.
친구인 하아사는 뭔가 큰 것이 붕괴되는 것을 좋아하고 쉽게 감동하는 인물.. 또는 자기도 모르게 호응하고 있는 마음을 가졌는지도 모르겠어요.
1년동안 함께 취미를 공유했던 하아사의 퇴사로 그를 만날 수 없게 된 주인공은 그와 함께 지냈던 허전함에..그의 자취를 따라 회사 이곳 저곳을 다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