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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샀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처음에 이 책을 샀을때 '자기계발서' 라고 생각했다. 약간 과격한 제목을 가진 회사생활, 처세술에 관한 책이라고. 요즘에는 워낙 특이한 제목을 가진 책들이 많으니까. 특히, 일본 책들 중에서는. 그런데 책을 읽게 되니, 중국 소설이였다. 나는 태어나서 중국 소설을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었다. 남들은 한번씩 완독했다는 '삼국지' 나 '초한지'도 읽지 않았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이 나오고, 서점에서 파는 외국작가들의 책은 일본, 아니면 서양권의 작가들이 대부분이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중국 작가가 쓴 소설이라고 하면 당연히 낯설 수밖에. 심지어 추리나 미스터리 분야에서 대부분이 일본 작가들의 작품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서점에서는 더 찾아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니, 한국 추리소설들은 왜 찾기 힘든거야?) 주인공인 위바이롱은 런던에 있는 작은 극단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양안옌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자신을 초 엘리트 금융맨으로 만들어준다는 제안을 한다. 갑자기 들어온 제안에 미심쩍기는 하지만, 지금보다 형편이 나아질거라는 생각에 위바이롱은 양안옌과 새로 개업한 예정인 양안옌의 사무실 건물에서 만나기로 한다. 그런데 들어가봤더니, 양안옌은 죽어있고, 먼저 찾아온 다른 사람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서로가 범인이 아니라고 하면서 부정하다가 현장을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양안옌의 손님들과 마주치게 되고, 갑자기 찾아온 정정으로 인해 사람들은 건물에 같히게 된다. 살인범과 같이 있다는 불안감을 가진채 하룻밤을 건물에서 자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양안옌의 시체가 없어지게 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재밌는 소설이였다. 한정된 장소 안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본격파 미스터리 소설의 형태를 잘 따라가고 있으면서, 범인이 언제 나타날지, 또 사건 현장 안에서 사람들이 서로 추리를 하는 장면들이 꽤 정밀하게 쓰여져 있어서, 읽는 동안 궁금증을 유발하게 한다. 그리고 책을 보면서 현재 중국인들의 삶을 어느정도 볼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맞벌이 생활 때문에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는 젊은 부부들, 예전에 살던 동네가 개발되면서 집값이 오르고, 위바이롱이 한때 추억으로 간직했던 공원이 없어지는 것들은 뭔가 익숙한듯 하면서도 새롭다. 내가 생각했던 중국의 이미지는 아직까지는 '쿵푸허슬' 이나 '신서유기'에서 가끔 보았던 그런 이미지들인데, 사람사는 곳 변하는 거는 어느 나라던 비슷한가 보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추리' 나 '트릭' 이외에도 또 다른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바로 '허위'에 관한 것이다. 책속에서 자주 언급되는 직업인 금융맨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소위 말하는 '엘리트' 직업군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인터넷이나 지인들을 통해 얘기를 들어보면, 실제로 우리가 보는 금융맨들중 대부분은 그저 평범하게 출퇴근하는 회사원일 뿐이다. 양안옌 역시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려 한다. 거대한 금융회사를 세운것처럼 하여 투자를 들어오게 하고, 비전공자에 금융쪽으로는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을 고용하고, 그 뒤에 '그림자'들을 배치해, 마치 엘리트 금융맨들이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는 것처럼 꾸밀 계획이였다. 회사의 인테리어도 홀로그램 같은 최신 기술을 이용해, 좁은 건물이지만 마치 88층의 빌딩에서 근무하는 듯한 인테리어를 꾸몄다. 위바이롱을 고용하려고 했던 이유도 그러할 것이다. 잘나가지는 않지만 '연기자'였기 때문에, 자신의 계획 안에서 충분히 이용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말 그대로 허위일 뿐이다. 장미란 꽃은 이름을 바꾸어도 향기는 그대로 남는 것처럼. 만약 가짜 장미를 사서 그 장미에 진짜 꽃향기가 나게 한다면, 그걸 진짜 장미라고 할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