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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대한 나의 외사랑의 뿌리는 단연 신계(New territories)에서 보낸 교환학생 시절이다. 누군가에겐 조금 생소한 이름일 ‘신계’는 무려 홍콩땅의 4분의 3(이상)을 차지하는 지역구로, 번잡한 홍콩섬, 구룡반도와는 다르게 지하철역이 겨우 닿는, 일반 버스는 역과 역 사이가 너무 멀어 (광동어를 못하면 내리는 정류장을 놓치기 일쑤인) 미니버스가 필수인 신기한 동네이다. 대만의 유명 여행작가인 류커샹은 그런 신계에서도 특히 더 인적이 드문 산과 들의 구석구석을 탐험하고, 그 안의 산물, 동식물의 생태를 삽화와 함께 기록하며 홍콩의 사라져가는 시골 마을들을 여행한다. 재미있게도 하필 저자가 대만인이라 글 곳곳에서 익숙한 지명들이 튀어 나오고, 두 나라의 비교글이 나오는 대목에서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등산, 새, 습지, 나무, 옛마을에 대한 저자의 절절한 사랑과 해박한 지식,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자연환경의 기록을 아름다운 문체로 풀어낸 그의 내공은 필히 단순 여행작가 이상. 저자가 책에서 ‘유일하게’ 언급한 카페가 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름이 또렷히 기억나는 나의 찐한 라마섬 추억의 일부임을 알았을 때의 짜릿함, 정말 아름다운 책이라며 호들갑 떠는 나에게 넌지시 저자를 저녁자리에서 만나 얘기를 나눈적이 있다는 남편의 말에 왠지 더 이 이국의 책에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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