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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신고리 5,6호기 원자력발전소의 건설여부에 대하여 공론조사를 통하여 결정한 적이 있다.
공론조사 결과는 건설재개였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확정된 것이다. 이는 국가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확정하여 집행하거나, 많은 국민의 반대가 있을 경우 마지못해 공청회 혹은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토의만을 거친 후 시행하던 과거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우리가 말로만 들어왔던 숙의 민주주의가
비로소 우리사회에 공식적으로 등장한 것이 아닌가 싶다.
숙의 민주주의는 대의 민주주의에서
흔히 모든 것을 숫자로 정해버리는 다수결식 결정을 보완하기 위하여 생겨났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숙의란
‘무작위로 선출된 일반 국민들이 모여서, 이성적 토론을 한
이후에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그렇다면
숙의는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고, 또 숙의를 통한 결정은 옳기만 한 것일까? 바로 이 책 [시민의 이야기에 답이 있다]는 이런 숙의 민주주의에 대하여 알려주고 있다.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숙의 민주주의를 가능케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숙의 민주주의의
역사와 함께 숙의 민주주의가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진행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있다. 한마디로 숙의 민주주의에 대한 지침서이자 안내서인 셈이다.
숙의 민주주의는 현재 실험과정에 있다고
한다. 국가의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 단순히 다수결이 아닌 숙의과정이 의사결정의 중심에 서기 때문이다. 숙의의 방법들은 나라와 지역 그리고 이슈의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한가지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공공정책 문제라는 것은 그저 전문가나 공무원들끼리 모여 쑥덕쑥덕 결정하는 것보다 배경이 다양한 일반시민들이 함께
모여 토론하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다’ (10쪽)는 것이다. 이런 숙의 민주주의를 실천함에 있어 실질적인 문제 두
가지는, 누가 숙의토론을 주최하는가와 누가 그 숙의토론에 참가하는가 이다. 주최자로서는 풀뿌리 시민단체와, 비정부기관, 정부기관 모두가 될 수 있고, 참가자는 스스로 선정하거나, 무작위추출 혹은 이해당사자가 될 수 있지만, 관건은 해당문제를 공익의
관점에서 진정한 숙의토론을 할 수 있는 중립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볼
때 무작위추출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자기만 옳다고 우기는 소위 전문가라는 패널들의 공개토론이나
일방적 홍보에 그치는 공청회보다도 훨씬 공익에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전문적 지식이 없는
일반 국민들에게 중요한 결정을 맡겨서 되는가라고 숙의 민주주의를 폄하하지만, 이것은 전문가주의, 엘리트주의로 모든 것을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한다. 숙의 민주주의 운동은 바로 이런 전문가에 의한 정책 결정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체시민들의 평등한 참여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숙의 민주주의를 방해하는 요소들
또한 만만치가 않다. 권위주의 정권에서는 여러 사상이 자유롭게 토론되는 것을 국가가 나서서 감시하거나
막아버린다. 도시의 급격한 팽창은 지역 주민들 사이의 소통을 어렵게 만들며, 정치지도자들은 시민들보다는 전문가를, 활동적인 대중보다는 정책 엘리트들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또한 로비스트를 활용하는 이익집단의 증가도 숙의 민주주의의 실행을 방해하는데 한
몫을 한다. 따라서 숙의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도 중요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제도와 민주주의 시민문화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우리의 경우 많은 정책들이 정치인들이나
일부 전문가들의 의도대로 결정된다. 그리고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 형식적인 공청회나 결론이 나와있는
전문가들의 토론을 거치곤 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시행된 정책은 수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음을 우리는
익히 보아왔다. 특히 환경문제에 있어서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기도 한다.
그렇게 볼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숙의 민주주의가 아닐까 싶다. 시민들이 모여서
토론을 하고, 토론의 결과가 정책으로도 반영된다면 정책의 효과는 물론,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도 그만큼 성숙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우리가 말로만 듣던 숙의
민주주의를 이해하게끔 도와준다. 또한 각 나라에서 시행되었던 숙의 민주주의의 모델들이 숙의에 참여했던
시민들에게 어떻게 민주주의의 본질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그 동안
피땀 흘리며 힘들게 가꾸고 지켜왔던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절차나 원칙들이 이념에 따라, 정파의 이익에
따라 훼손되는 것을 보아왔다. 그런 우리에게 숙의 민주주의는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다수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숙의를 거쳐
나와 상대방의 차이를 확인하고 서로를 이해한 상태에서의 의견차이는 오히려 민주주의의 동력이 되리란 생각이 들었다.
‘역사에서 어떤 일들이 썰물과 밀물처럼
오가는 것은 부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저자의 말이 지금이야말로 숙의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하고 실천할 때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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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이야기에 답이 있다
더 섬세하고 아름다운 민주주의를 위한 숙의의 힘
■ 민주주의의 진화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uksama79/221333081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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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이야기에 답이 있다.' 숙의.. deliberation. 이 책에는 한 문장 문장마다 숙의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책에 등장하는 숙의라는 단어를 다 세보면 만 번정도는 되지 않을까? 숙의라는 단어를 국어 사전에서 찾아 보면 '깊이 생각하여 넉넉히 의논(議論)함' 이라는 뜻이다. 숙의 민주주의 또는 심의 민주주의란, 숙의가 의사결정의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의 형태이다. 합의적 의사결정과 다수결 원리 요소를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써 기존의 전통적 민주주의라는 그 차이가 있다. 우리 사회에는 복잡한 문제가 너무도 많다. 일반 시민들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 관계가 상충되어 첨예하게 얽혀있는 문제들도 있다. 이런 문제들을 잘 해결하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봐야 할 것이다. 이런 방식이 숙의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 번 문재인 정권은 기존 정권과 달리 시민들과의 다양한 의사 소통 채널을 마련하였다. 청와대 민원이 그 대표적인 예이며, 10만명 이상 청원 참여를 하면 직접 민정 수석이 브리핑까지 해준다. 아직 나 또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올바른 민주주의의 모습인지 알지 못 한다. 민주 주의의 형태 또한 다양하고 계속 연구되고 있기 때문에, 건전한 생각을 가진 우리 시민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우리가 이를 위해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내용은 비교적 어렵기 때문에 고등학교 고학년 및 대학생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좋은 책들이 아이들에게 읽힐 수 있도록 가벼운 책으로도 많이 출판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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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에 1987이라는 영화가 개봉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희생을 주요 소재로 전두환 독재정권이 시민들의 각성과 봉기로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렸는데 직선제 개헌 수용을 담은 6‧29선언이 나오기 전까지의 상황이 잘 묘사되어 있다. 현실에서는 1987년 7월 이후 사측의 폭력과 강압에 억눌려 표출되지 못했던 노사간 갈등이 표면화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노동계의 움직임이 활발해져 일터 민주화를 향한 운동이 거세졌다. 다른 부문의 갈등과 다툼도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났다. 민주화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불가피한 현상이고 권리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하기도 했지만 이런 상황이 확대되면서 님비로 대표되는 공공시설의 유치 반대,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정부 또는 기업과 시민사회의 대립 등 다양한 사회적 갈등의 양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는 정책 추진시 그 성격에 따라 갈등관리를 위한 설명이나 설득, 홍보 등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정책수립과 결정과정에도 점차 시민들의 참여가 확대되기 시작했는데, 지난 신고리 5,6호기 공론조사에서 보여주듯 시민들이 더 이상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들러리가 아닌 실질적 결정권을 갖게 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시민참여와 통제력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각 국의 숙의 민주주의 사례를 다룬「시민의 이야기에 답이 있다」가 출간되었다. 책은 우선 미국을 중심으로 숙의 민주주의의 탄생 및 쇠퇴 그리고 확산의 배경과 유형, 가치를 다루고 있다. 미국내 산업변화로 인한 도시화와 그 도시민들의 인종적‧문화적 다양성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대표적 모델로 꼽히던 뉴잉글랜드의 타운미팅 방식이 유효하지 않음을 깨닫고 진보 개혁 운동가들이 열린 포럼과 같은 시민참여의 새로운 방법을 개발한 것이 숙의 민주주의의 시발점이다. 그 뒹 연방포럼 프로젝트로까지 발전을 거듭하며 시민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까지 담당하던 숙의 민주주의는 20세기 중반 냉전체제와 그로 인한 반공주의 강화, 대중 언론기술 발전 등으로 인해 의미를 잃어갔다. 하지만 점차 확산되어가던 다문화주의와 시민의 힘을 통해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활용하면서 집합적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최적의 수단으로 대화와 숙의가 다시 부상하면서 1990년대 이후 다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숙의 민주주의의 방식으로는 참가자 선정의 세가지 방식과 주최기관의 세가지 유형을 조합하여 9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주최 기관들이 숙의민주주의 행사의 종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미리 알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언급되고 있다. 또한 숙의 민주주의는 높은 정당성을 바탕으로 더 나은 정책을 만들 수 있다는 도구적 관점보다는 사회적‧정치적 책임감, 사회적 신뢰와 공감, 사회적 정치적 참여의 증가라는 민주주의 문화 강화의 측면에서 가치가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이런 이론적 배경을 토대로 여러 나라에서 실행된 숙의 민주주의의 사례를 기술하고 있다. 1970년대 미국 앨러배마 총장과 교육보건부 장관을 지낸 데이비드 매슈스가 시민참여 방법을 고민하면서 시작된 국가이슈포럼은 1981년 ‘날개를 펼친 총회’에서 처음 발족한 이래 다양한 참가자와 협력‧개최기관의 증가로 2003년도 기준으로 수천번에 걸쳐 개최되었으며 콜럼비아‧러시아‧뉴질랜드 등의 시민들과 비정부조직들이 이 포럼을 응용해 자신들만의 고유한 숙의 민주주의 토론회를 개발하고 있다. 국가이슈포럼과 마찬가지로 1989년부터 장기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스터디서클은 건설적인 소통 등을 위한 대화와 비판적 사고와 근거있는 논증을 권장하는 숙의토론을 결합한 뒤 지역사회조직과 연계하여 대규모 참여를 유도하므로써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가동 문제에서도 활용되어 우리에게 친숙한 공론조사의 경우, 구조화된 토론행사로 참가자의 무작위 선출, 양측 주장을 균형있게 담은 자료집, 공식적 조사 등의 두드러진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유럽의 정책결정과정에서 실제 실행된 적이 있으며 일반시민을 정책숙의에 포함하고자 하는 구체적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합의회의와 플래닝 셀은 기존의 민주적 의사결정을 보완하는 형태에 가깝지만 무작위로 일반시민을 선정한 다음 사나흘동안 토론을 거치고 여러 가지 형태의 정보를 받아서 활용하는 등 고도로 체계화된 숙의과정을 통해 직접 정책제안을 만들어내고 보고서 형태로 정책결정자들에게 제출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밖에도 브라질의 상파울루 보건협의회, 호주의 공병보증금 관련 법률개정, 필라델피아 해안 도시계획 등 많은 사례가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결론에서는 숙의토론에 대한 선호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고 참여자들이 잘 조직된 숙의토론을 선호하며 성과를 거두는 사례가 꽤 되지만 완전한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하고 숙련된 조직자들이 많이 필요하며 규모확대와 공적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결정력 높은 숙의과정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며 책은 끝을 맺는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의사를 정책에 반영하는 시스템이나 제도를 구축하지 못한 후진적 정치체제와 문화로 인해 소수 전문가와 관료가 폐쇄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이른바 기술관료주의에 의존해왔다. 그에 따라 정책의 효과성이 떨어지면서 국민의 삶이 개선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해왔다. 공론조사를 창안한 제임스 피시킨 교수는 정치인은 토론보다 다음 선거 승리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정보가 충분하다면 대중이 더 책임감 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지난 2016년말부터 2017년 초까지 계속된 촛불집회가 시민들의 깨어있는 의식과 잘못된 정치와 정책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보여주었듯이 책에서 다룬 숙의민주주의의 사례나 기법 등을 제도화하고 문화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게 지원한다면 우리 사회도 공동체의 문제를 고민하는 그리고 공익을 추구하는 마음이 강하게 발현되는 단계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숙의민주주의를 향해 내딛는 걸음에 「시민의 이야기에 답이 있다」는 좋은 밑거름과 길잡이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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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신고리 5,6호기 원자력 발전소 건설 재개 관련하여 정부에서는 공론조사 방식을 사용하여 정책을 결정하였습니다. 위원장 1명을 포함해서 총 9명으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는 인문사회, 과학기술, 조사통계, 갈등관리 분야에서 각 2명씩 중립적인 인사들과 471명의 시민참여단이 함께하였는데요. 시민 참여단은 약 3개월간 공론화위원회가 엄선한 전문가를 통해 학습한 후 공론화위원회에서 제시하는 의제 등을 기반으로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쳐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에 대해 '건설 재개'라는 권고안을 내 놓았습니다. 사실 공론화위원회가 구성되었을 때만 해도 저는 '아무리 민주주의 절차를 지킨다고 하지만 '원전 재개, 건설'이라는 국가의 중차대한 문제를 관련 분야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국민들을 참여시켜 결정하는 것이 올바른 일인가?' '관련분야에 대해 3개월간 학습한다고 한다 할지라도 그 짧은 시간에 전문 지식을 갖추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는가?' 라고 회의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10월, 대표성을 갖고 열심히 참여한 시민 참여단의 모습과 이를 토대로 한 공론화위원회의 투명한 결과 발표, 그리고 결과에 대해 큰 반대 없이 수용한 양측의 태도 등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숙의 민주주의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 '시민의 이야기에 답이 있다'는 막연하게 느낌만 가지고 있던 숙의 민주주의의 힘에 대해서 보다 자세하게 알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옮긴이 허광진 작가가 언급하였듯이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토론은 소수 전문가들의 질 높은 토론과 참가자는 많으나 질은 떨어지는 대중 공청회인데요, 소수 전문가의 심화 토론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진실을 왜곡한 토론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공청회의 경우는 중구난방이 되어 어떤 의사결정을 하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신고리 원전 공론화 위원회에서 보았듯이 '비교적 소수의 참가자를 무작위로 선정'하는 숙의 민주주의 방식은 정말 좋은 해결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우리 나라는 '중요한 결정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엘리트주의가 강해 국민의 의사결정 능력을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신고리 공론화 문제에서 저 또한 같은 입장이었고요. 인간을 '자기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의사결정을 하는 합리적 인간'으로 보는 자본주의 경제학과 달리 '자기 이익을 극대화 하지만 그 뿐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마음'도 있다고 보는 숙의 민주주의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좀 더 나은 결론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은 민주주의가 가장 발전한 미국의 역사 속에서 숙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태동하고 발전하였는지, 이론적 측면에서의 숙의 민주주의의 유형, 호주, 브라질 등 다른 나라에서 숙의 민주주의가 적용된 사례 등을 총 망라해 소개하였습니다. 특히 숙의 민주주의는 쉽게 달성할 수 없으며 성공이 보장된 것도 아니고 그 시도조차 버겁고 힘겹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겸손한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제 개인의 노력에 대해서는 특별히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비판적인 열린 마음을 갖추어 문제를 대하고 사회 현상을 바라보며 조직과 가족 내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곰곰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