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난 "피에 젖은 땅"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을 읽고 우리가 아는 홀로코스트 사실보다 엄청나게 축소된 상태로 세상에 알려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마찬가지로 일본이 동아시아에 했던 착취와 학살을 서양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듯이 말이다. "블랙 어스"라는 책은 홀로코스트를 좀 더 구체화시키고 얼마나 극악무도 했는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견으로는 "피에 젖은 땅"을 먼저 읽은 후에 이 책을 읽으면 더욱 좋을 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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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학살에 대한 문제는 마치 이젠 더이상 생각할 여지도 없는 과거의 사실로 치부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젠 재발할 염려가 없는 단순한 과거의 일일까. 저자는 유대인 학살 및 집시, 세르비아, 동성애자 학살이 벌어지게 되는 과정을 전간기 정치 상황부터 살펴보면서 밀도있게 서술하고 있다. 전간기의 혼란과 의심, 정치상황을 볼 때 몇 가지 조건이 들어맞는다면 오늘날에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다. 이미 마녀사냥과 증오는 다시 부추겨지고 있기까지 하다. 이런 시기에 가장 심도있게 읽고 논의해야 하는 책이 아닐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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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 읽었던 서경식 작가의 <난민과 국민 사이> 라는 책을 머리 속으로 떠올리며 이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는데, 티머시 스나이더 작가의 요지는 “국가라는 체제가 붕괴할 때 즉 국민이 국적 없는 난민으로 전락 할 때 그들은 쉽게 공격받게 되고 타인의 책임을 자신의 것인양 강요받게 되는 희생양이 되고 만다. 이것을 자연 상태의 종족 사이의 생존 경쟁 관점에서 이해한 나치 독일과 히틀러가 사용한 방법이었다.” 라는 점인데, 아우슈비츠로 대표되는 1940년 대 중반 전후의 유대인 학살보다 그 이전에 독-소 전쟁이 발발했을 때 동부 유럽에서 자행된, 그러니까 과거 소련이 점령했다가 다시 독일이 점령하게 된 이중 점령 지역에서 살해된 유대인이 더 많고 광범위하다는 점은 놀랍다.
다른 작품을 또 떠올려 보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엄석대의 힘이 약해지자 그가 나쁜 새끼였다고 고발하는 동급생들의 얼굴은 나치 독일 앞에서 유대인을 적으로 고발해야 했던 이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살기 위해 나보다 약한 이를 희생양으로 지칭하고, 그 희생양을 나보다 센 이에게 고발하는 광경은 지나치게 자신의 생존 관점에서 솔직한 것이다. 그 솔직함은 우리가 경계하지 않으면 우리의 본성으로 쉽게 드러난다. 그것이 인간이 사회를 조직하고 삶의 양식을 계속 가꿔나가는 이유일 것이다. |
| 현대사에 대한 자료들이 워낙 많은지라, 이전의 역사에 비해 분명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방대한 자료를 통해 보다 더 다양한 역사 해석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어느 자료가 더 신빙성이 있는지를 매번 따져 보아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자료들이 나오면서 이전의 역사해석에 역사적 도전을 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히틀러와 유대인학살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관점을 제시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