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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문호라 일컬어지는 문학가들이 이렇게 깜찍하고 때로는 절절한 연애편지를 쓸 줄은 몰랐다. 사랑은 누구에게나 다가'오고' 그래서 누구나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이지만, 작가에게 있어 그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역시 여느 사람과는 달랐다.
특히 시마무라 호게쓰가 자신의 제자 스미코에게 보내는 편지와 아쿠타가와가 후미에게 보내는 편지가 기억에 남는다.
당신을 생각하면 그저 너무 기뻐. 세상의 이목도 소문도 상관없어.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안고 올까 생각할 정도예요. 당신은 귀여운 사람, 기쁜 사람, 그리운 사람, 그리고 나쁜 사람, 나를 이렇게 혼란하게 하고, 이 이상은 이제 어떻게든 해서 실제의 아내로 맞이하는 수밖에는 나의 마음을 진정시킬 길은 없어요. 나는 어떻게 해서든 시기를 만들 테니까 그때까지 꼭 기다려줘요. 오늘 편지에 썼던 것처럼 그런 희망은 없다는 말일랑 하지 말고, 아내가 되고 말 거야 하고 말해줘. 경우에 따라서는 나의 몸과 마음만이 함께라도, 이름 따위 어찌 되든 상관없잖아. 그리고 세계 어느 끝에 가서 살게 되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해주지 않을래?
문체를 보면, '~예요.', '~거지?', '~해줘요' 등의 소녀적 말투가 눈에 띈다. 원문은, 세다 대학 출신의 유명한 수재이자 모교 교수인 호게쓰가 제자이자 사랑하는 여인 스미코의 수준에 맞춰 읽기 쉽게 가나로 풀어서 편지를 썼다고 한다. 이미 아내와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스미코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대문호 호게쓰는 온통 낯간지러운 문장으로 깜찍한 연애편지를 만들어내고 만 것이다.
이렇듯 연애편지는 문학작품에서와는 또 다른 작가의 모습을 발견하게 만든다. 특히 이지적이고 염세적이며 냉소적인 인물로 알려진 아쿠타가와가 사랑하는 여인 후미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데, 편지 내용이 너무나도 따뜻하고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후미 양 후미 양을 색시로 삼고 싶다고 제가 오빠에게 말한 지 몇 년이 지났을까요. (이런 것을 후미 양에게 드리는 편지에 써도 좋을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색시로 삼고 싶은 이유는 오직 한 가지 있을 뿐입니다. 다름 아닌 그 이유는 제가 후미 양을 좋아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옛날부터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좋아합니다. 그밖에 다른 이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는 세상 사람들처럼 결혼이라고 하는 것과 여러 가지 생활상의 편의라고 하는 것을 하나로 뭉뚱그려 생각할 수 없는 인간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장사는 지금 일본에서 가장 돈이 안 되는 장사입니다. 게다가 저 자신도 변변한 돈은 없습니다. 따라서 생활 형편 면에서는 앞으로도 별로 희망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몸도 머리도 그다지 상품(上品)은 못 됩니다. (머리 쪽은 그래도 아직 조금은 자신이 있습니다.) 집에는 아버지, 어머니, 백모, 노인 분이 세 분이나 계십니다. 그래도 괜찮다면 와주십시오. 저는 후미 양 자신의 입을 통해 꾸밈없는 답장을 듣고 싶습니다. 반복해서 적습니다만, 이유는 하나밖에 없습니다. 저는 후미 양을 좋아합니다. 그것으로 괜찮다면, 와주십시오.
단 둘이서만 언제까지나 이야기하고 싶은 기분입니다. 그럴 때 키스해도 괜찮겠지요. 싫다면 그만두겠습니다. 요즘 저는 후미 양이 과자라면 머리꼭대기부터 깨물어먹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럽습니다. 거짓말이 아닙니다. 후미 양이 나를 사랑해주는 것보다 두 배 세 배나 제 쪽이 사랑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 편지는 후미 양 혼자만 보세요. 다른 사람이 보면 좀 그러니까.
과자라면 머리꼭대기부터 깨물어먹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럽다,며 다른 사람이 보면 좀 그러니까 혼자만 보라, 는 아쿠타가와의 편지는 역시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달리 '연애의 기술'이 있을 수 있을까? 그저 진심을 다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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