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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에셔의 전시회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보게 됐죠. M.C.에셔의 그림은 워낙 유명해 익숙했지만, 미술에 조예가 없었기에 작가 이름은 몰랐거든요. 그러다가 정말 우연히, 여행 중에 에셔의 작품을 보게 된 거예요. 유럽의 어느 고성에서 열린 작은 기획전이었는데 손이 손을 그리고 있는 그림을 보고 '아, 나 이 그림 알아!' 싶었어요. 착시를 이용한 그림들, 예술이 아닌 놀이같은 그런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죠. 변화하는 패턴들을 길게 보여주는 영상을 보고 전시회장을 나올 때는 에셔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 <M.C.Escher Pop-ups>는 에셔의 작품으로 만들어낸 팝업북입니다. 에셔는 판화가입니다. 주로 시각적 착시효과의 사용과 반복되며 변형되는 패턴(프렉탈이랄까)으로 유명하죠. 그러다 보니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그림들이 많습니다. 내려가면서도 올라가는 계단 같은 것말이에요. 워낙 이상하고 말이 안 되는 그림들인 탓에 팝업으로 만들어진다는 데 궁금증과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그것들이 어떻게 입체로 구현될까? 가능하기는 할까? ![]() 이 책에는 펼치면서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팝업들도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약간 손을 대주어야 정상적이고 예쁜(?) 모양새를 갖추는 것들도 꽤 있습니다. 종이 용수철이라서 그런 걸까. 오랫동안 펼쳐지지 않은 채로 있다면 절대 튀어나오지 않을 팝업들. ![]() <도마뱀>으로 만든 팝업. 에셔의 기존 작품으로 팝업을 만들다보니 한계가 느껴집니다. 이 작품도 아까 말한 약간 손을 대야하는 팝업에 해당됩니다.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밑그림과 팝업한 그림 사이에 있는 간격도 조금씩 어긋납니다. 자세히 뜯어보지 않으면 잘 알아채지 못할 만한 것이기는 하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일. ![]() 그럼에도 이런 건, 진짜 대단하다 싶어요. 원작을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느낌. ![]() 새들의 패턴으로 만들어진 뫼비우스의 띠도 이렇게 구현되고요. ![]() <폭포>의 팝업. 이것도 간격이 아쉬운데, 작동시키기 위해서 어긋나야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전자겠죠? <폭포>가 에셔의 '물리 법칙이 무시되는 그림'을 잘 드러내주고 있는 작품이라는 걸 고려해보면 어쩔 수 없는 한계일 수도 있을 거예요. 위로 흐르는 물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는 전혀 감이 안 잡히니까요. ![]() 이 팝업북은 에셔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그 느낌을 온전하게 전해주지는 못합니다. 2D속의 기괴한 세계가 현실로 나오면서 정상적인 논리 법칙 속으로 돌아가버리는 결과를 낳았죠. 덜 이상해 보이거든요. 그럼에도 전 이 '시도' 자체가 감탄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에셔의 그 작품들을 입체로 만들어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고, 특히나 '팝업'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면 더욱 그렇기 때문입니다. 100퍼센트는 아니라도 70퍼센트는 구현해냈다는 게 내 의견. 하지만 이런 의견 따윈 중요하지 않겠지. 그리고 어쨌든 에셔의 작품은 매력적이잖아요. 이런 독특한 작품집 하나 정도 가지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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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너무 당연한 듯 느껴지지만, 원근법과 명함은 이차원 평면에 3차원적인 공간감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한 술 더 떠 평면에 3차원 공간을 만들어낸 판화가가 있었습니다.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aurits Cornelis Escher, 18980617-197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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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턴을 들어올릴 수 만들어 놓은 것이 이 팝업의 시작입니다.
얼마전에 오각형으로 반복적으로 만들 수 있는 15번째 오각형에 대한 기사를 보았는데, 심지어는 에셔 선생의 도마뱀 패턴은 커지기도 합니다.
워낙 입체화된 판화를 가지고 팝업으로 만들다 보니, 그 완결성을 따라가기는 어렵습니다만, 최대한 원작을 구현하려고 애 쓴 듯 보입니다.
이미 완성된 그림의 입체감을 다시 구현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요. Waterfall이라는 작품은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생각을 뒤집어 버리는데요.
아무래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팝업에 관심이 지대하거나 에셔 선생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권하기는 어려운 팝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