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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합격, 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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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합격, 계급장강명민음사/2018.5.22.sanbaram   해마다 신년이 되면 신춘문예 당선작이 발표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법시험이나 국가 공무원 시험, 대기업 공채 시험을 보는 날이 그렇고, 제일 큰 관심을 받는 것은 수학능력시험 날이다. 나라 전체가 시험 열기에 휩싸이며 출퇴근 시간까지도 조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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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합격, 계급

장강명

민음사/2018.5.22.

sanbaram

 

해마다 신년이 되면 신춘문예 당선작이 발표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법시험이나 국가 공무원 시험, 대기업 공채 시험을 보는 날이 그렇고, 제일 큰 관심을 받는 것은 수학능력시험 날이다. 나라 전체가 시험 열기에 휩싸이며 출퇴근 시간까지도 조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험 열기가 생긴 원인과 그 결과로 생기는 문제점과 그 해결방법을 집중 탐구한 책이 당선, 합격, 계급이다. 저자는 동아일보에서 11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정치, 사회, 산업분야을 취재하며 이달의 기자상, 과훈언론상, 씨티대한민국언론인상 대상 등을 받았다.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등이 있으며 뮤지션 요조와 독서 팟캐스트 , 이게 뭐라고를 진행한다.

 

내가 이 취재를 통해 보려 하는 것은 한국 사회였다. 공채라는 특이한 제도, ‘간판에 대한 집착, 서열 문화, 그리고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된 시스템이 어떻게 새로운 좌절을 낳게 되는 지에 대해 쓰고 싶었다.(p.22)” 이렇게 말하는 저자는 대규모 동시 시험으로 합격자 또는 당선자를 선발하는 방식이 문학계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어떻게 해서 서열구조와 관료주의를 불러왔는가. 이걸 어떻게 깨트려야 할까.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다양한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그 대안을 하나씩 풀어 놓는다. 문학과 출판에 관한 내용은 자연수 차례에 모아 설명하고, 문학과 출판계가 아닌, 각종 시험으로 뽑는 수능시험, 회사 공채, 사법시험, 공무원 시험 등의 내용은 0.5의 숫자에 정리해서 한 눈에 자기가 알고 싶은 영역을 파악하여 읽을 수 있게 구성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로스쿨, 대학 총장 추천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는 따져 보면 다 같은 내용이다. 첫째로는 못 믿겠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가진자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로스쿨과 학생종합전형은 모두 각종 부정 의혹을 사고 있다. 그 두 제도에 붙는 명칭도 같다. ‘현대판 음서제이다.(p.233)” 장편소설공모전이든, 공채 제도든, 대학 입시든, 시험의 형식만을 바꾼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거의 없다. 그 시험은 많은 부조리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결과이자 타협점이기도 하며, 여러 주체들과 거의 한 몸처럼 묶여있다. 이 점을 무시하고 피상적으로 접근하면 기기묘묘한 편법과 부작용만 잔뜩 낳기 일쑤라고 저자는 말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한국 사회에 시험을 통해 획득하는 간판이 존재하며, 그 간판이 곧 신분이 되고, 그로 인해 계급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주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듯하다. 인터넷에서 대학 순위’, ‘직업 서열등의 검색어를 치면 다양한 도표들을 볼 수 있다. 누리꾼들은 그런 계급 구조를 카스트나 골품제에 빗대기도 한다.(p.294)” 한국에서 간판이 만드는 차별과 서열의 구조는 거기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유지 된다. 그런 합의는 여러 각도에서 공고히 맞물려 있다. 왜냐하면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실제로 그 간판에 힘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간판을 믿고 선택하는 것이 각자에게 최선의 선택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판 외에 달리 더 좋은 선택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독서 생태계나 노동시장은 너무 깜깜하다. ‘무슨 무슨 시험에 합격했다는 간판들만 빛나는 어두운 거리 같다. 안내소에 있는 지도는 부정확하거나 누락된 정보가 많다. 얼마간은 그런 지도를 그리는 일 자체가 어려워서 그렇기도 하다. 부분적으로는 간판으로 득을 보는 이들이 정확한 지도 제작과 보급을 반대하고 있어서 그렇기도 하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나는 모험을 하게 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믿을 수 있는 정보는 그중 하나다. 다른 두 가지는 충분한 보상과 실패했을 경우의 대비책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는 그 세 가지가 부족하고, 평범한 사람과 기업들은 모험을 극히 꺼린다, 그 결과 역동성이 점점 사라지고 우리 공동체가 계급사회 같은 모습으로 굳어지는 중이다. 상속, 혼인, 시험과 같은 이벤트가 아니면 신분을 바꾸기 어려운.(p.429)” 이런 문제점을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 우선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실행해 나가면 될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알릴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정보를 공개해 나간다면 취업준비생이나 중소기업 등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모험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려면 중소기업의 특허를 빼내는 대기업이나, 납품단가를 후려쳐서 중소기업이 설자리가 없게 한다든지, 골목상권까지 대기업이 차지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또한 충분히 생각하고 실패했을 때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 마련 등이 꼭 필요하다.

 

대체로 어떤 시험을 치고 특정 집단의 구성원이 됨으로써 그 신비로운 권위를 얻는다. 그 집단은 주류 문단일 수도 있고, 명문대일 수도 있고, 대기업일 수도 있다. 시험에 합격해서 그 단체에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만 한번 들어가고 나면 쉽게 퇴출되지 않는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그 단체 구성원이 되는 입시에 통과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일종의 자격증처럼 작동한다. 이 신비로운 권위를 간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p.289)” 왜 중견, 중소기업에 잘 다니고 있는 젊은 회사원이 삼성과 LG신입사원 공채에 입사 지원서를 내는가? 내부 사다리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채에 한번 합격한 뒤에도 다른 공채에 재도전 한다. 채용 담당자들도 그 트랜드를 받아들이고,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경력자를 뽑으려 한다. 공채 시험이 바로 과거제도의 잔재라 할 수 있다. 수시 채용을 못하게 막는 사회의식이 문제다. 대학 입시처럼 채용시장도 다변화 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취업준비생이나 수능시험을 앞둔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살펴볼 여유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이들이 읽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달의 사락 k******4 2018.07.28. 신고 공감 8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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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합격, 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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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취재를 통해 보려 하는 것은 한국 사회였다. 공채라는 특이한 제도, ‘간판’에 대한 집착, 서열 문화, 그리고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된 시스템이 어떻게 새로운 좌절을 낳게 되는 지에 대해 쓰고 싶었다.(p.22)” 이렇게 말하는 저자는 대규모 동시 시험으로 합격자 또는 당선자를 선발하는 방식이 문학계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어떻게 해서 서열구조와 관료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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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취재를 통해 보려 하는 것은 한국 사회였다. 공채라는 특이한 제도, ‘간판에 대한 집착, 서열 문화, 그리고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된 시스템이 어떻게 새로운 좌절을 낳게 되는 지에 대해 쓰고 싶었다.(p.22)” 이렇게 말하는 저자는 대규모 동시 시험으로 합격자 또는 당선자를 선발하는 방식이 문학계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어떻게 해서 서열구조와 관료주의를 불러왔는가. 이걸 어떻게 깨트려야 할까.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다양한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그 대안을 하나씩 풀어 놓는다. 문학과 출판에 관한 내용은 자연수 차례에 모아 설명하고, 문학과 출판계가 아닌, 각종 시험으로 뽑는 수능시험, 회사 공채, 사법시험, 공무원 시험 등의 내용은 0.5의 숫자에 정리해서 한 눈에 자기가 알고 싶은 영역을 파악하여 읽을 수 있게 구성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로스쿨, 대학 총장 추천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는 따져 보면 다 같은 내용이다. 첫째로는 못 믿겠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가진자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로스쿨과 학생종합전형은 모두 각종 부정 의혹을 사고 있다. 그 두 제도에 붙는 명칭도 같다. ‘현대판 음서제이다.(p.233)” 장편소설공모전이든, 공채 제도든, 대학 입시든, 시험의 형식만을 바꾼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거의 없다. 그 시험은 많은 부조리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결과이자 타협점이기도 하며, 여러 주체들과 거의 한 몸처럼 묶여있다. 이 점을 무시하고 피상적으로 접근하면 기기묘묘한 편법과 부작용만 잔뜩 낳기 일쑤라고 저자는 말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한국 사회에 시험을 통해 획득하는 간판이 존재하며, 그 간판이 곧 신분이 되고, 그로 인해 계급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주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듯하다. 인터넷에서 대학 순위’, ‘직업 서열등의 검색어를 치면 다양한 도표들을 볼 수 있다. 누리꾼들은 그런 계급 구조를 카스트나 골품제에 빗대기도 한다.(p.294)” 한국에서 간판이 만드는 차별과 서열의 구조는 거기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유지 된다. 그런 합의는 여러 각도에서 공고히 맞물려 있다. 왜냐하면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실제로 그 간판에 힘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간판을 믿고 선택하는 것이 각자에게 최선의 선택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판 외에 달리 더 좋은 선택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독서 생태계나 노동시장은 너무 깜깜하다. ‘무슨 무슨 시험에 합격했다는 간판들만 빛나는 어두운 거리 같다. 안내소에 있는 지도는 부정확하거나 누락된 정보가 많다. 얼마간은 그런 지도를 그리는 일 자체가 어려워서 그렇기도 하다. 부분적으로는 간판으로 득을 보는 이들이 정확한 지도 제작과 보급을 반대하고 있어서 그렇기도 하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이달의 사락 k******4 2018.10.05. 신고 공감 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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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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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제에 관심이 생긴 사람에게 추천. 가슴 아픈 이야기일까 걱정하지 말고 읽으세요. 공채 기자 출신이고 문학공모전으로 작가로 등단한 작가의 공시, 공채 에 대한 문제제기. 공정하다고 믿는 공시, 공채 제도가 어쩌면 우리 젊은이들의 가능성을,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가로막는 존재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한 번의 실패가 바로 절망의 낭떠러지로 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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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제에 관심이 생긴 사람에게 추천. 가슴 아픈 이야기일까 걱정하지 말고 읽으세요. 공채 기자 출신이고 문학공모전으로 작가로 등단한 작가의 공시, 공채 에 대한 문제제기.
공정하다고 믿는 공시, 공채 제도가 어쩌면 우리 젊은이들의 가능성을,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가로막는 존재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한 번의 실패가 바로 절망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게 너무 안타깝지요. 실패하고 실패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널리 퍼지길 기대합니다. 실패하는 인간이 성공한다 이런 믿음이 있다면 우리 젊은이들이 다양한 길로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로도 가고자 하지 않을까요?
지금 내가 데리고 있는 아이들이 나중에 자라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고 실패해도 또 도전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도 하게 되네요.
426쪽 " 어쩌면 사람의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환상인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어떤 시대가,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는데, 그때 필요한 능력을 어떻게 미리 알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런 미래 불확실성은 점점 커지는데, 출제 위원이나 심사위원의 사고는 어떤 상상력의 한계선을 넘지 못한다. 애초에 어떤 조직도 전복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인물에게 문제 출제나 심사를 맡기지 않는다,
한국 사회는 그런 식으로 유능한 인재를 많이 놓쳤을 것이고, 앞으로는 더 많이 놓칠 것이다 이 제도가 시험일 훨씬 이전부터 젊은이들의 가능성과 도전을 봉쇄한다. 공모전과 공채가 아닌 다른 길로 성공하기는 거의 힘드니, 당연하게도 많은 젊은이들이 다른 길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공모전과 공채에 온 힘을 쏟게 된다. 너무 절실하게 힘을 쏟은 나머지 괴상한 미신까지 믿는다. "
이 책의 레이더 차트
지식성 :★★★
감성성 : ★
오락성 : ★★
실용성 : ★★★
읽은 기간 : 3일
읽을만한가 : 읽을만 합니다. 공채와 공시 제도. 인재등용에 대한 한번은 다른 시각이 필요합니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a********1 2021.01.1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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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 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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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사 봤습니다제목도 특이하고요소설을 일단 재밌게 읽었고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도 읽은 터라 믿고 샀어요역시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였어요저와는 상관없는 세계의 이야기였지만뭐랄까, 이런 세계를 알게 되어 재밌다고나 할까아무튼 문창과 다니는 학생들한테는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될 거 같아요그리고 약간 슬픈 현실도 재밌게 보이고요여러번 뭔가 정리하는 듯한 느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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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사 봤습니다

제목도 특이하고요

소설을 일단 재밌게 읽었고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도 읽은 터라 믿고 샀어요

역시

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였어요

저와는 상관없는 세계의 이야기였지만

뭐랄까, 이런 세계를 알게 되어 재밌다고나 할까

아무튼 문창과 다니는 학생들한테는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될 거 같아요

그리고 약간 슬픈 현실도 재밌게 보이고요

여러번 뭔가 정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래서 더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재밌었어요

왜냐하면 표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거든요

그러면서 아, 이 작가들 대단하다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b*******2 2018.09.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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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강력한 믿음을 파헤쳐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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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대에서 먹고 살 궁리를 해야하는 인간 중, 비판적이고 과학적인 사고가 가능한 사람이라면 해봤을 만한 의문을 적당한 선에서 해결해 준 고마운 책입니다.어떤 간판은 왜 그렇게도 강력한지, 간판 문화가 사회를 어떻게 병들게 하는지, 그래서 어쩌면 좋을지 까지 이야기합니다. 그동안 작가님의 이야기가 르포같은 소설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아예 르포네요. 작가님께서 현실감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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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대에서 먹고 살 궁리를 해야하는 인간 중, 비판적이고 과학적인 사고가 가능한 사람이라면 해봤을 만한 의문을 적당한 선에서 해결해 준 고마운 책입니다.

어떤 간판은 왜 그렇게도 강력한지, 간판 문화가 사회를 어떻게 병들게 하는지, 그래서 어쩌면 좋을지 까지 이야기합니다. 그동안 작가님의 이야기가 르포같은 소설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아예 르포네요. 작가님께서 현실감을 가장 잘 전해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심히 게으르신 전문직 종사자 또는 조직의 고위직 분들이 읽으시기엔 정말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d******4 2018.05.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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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의 르포르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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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 간 한국에서 장편 소설을 가장 꾸준하게 그리고 왕성하게 써낸 소설가를 한 명만 꼽으라면 단연코 장강명이 아닐까 싶다. 좋은 쪽으로든 안좋은 쪽으로든 장강명은 스톱 워치로 시간을 재면서 정해진 시간안에 정해진 분량을 써내는 훈련을 할 정도로 열심히 써내는 작가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되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모든 작품을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댓글부대]를 시작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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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 간 한국에서 장편 소설을 가장 꾸준하게 그리고 왕성하게 써낸 소설가를 한 명만 꼽으라면 단연코 장강명이 아닐까 싶다. 좋은 쪽으로든 안좋은 쪽으로든 장강명은 스톱 워치로 시간을 재면서 정해진 시간안에 정해진 분량을 써내는 훈련을 할 정도로 열심히 써내는 작가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되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모든 작품을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댓글부대]를 시작으로, [한국이 싫어서]와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우리의 소원은 전쟁] 그리고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까지 5편이나 읽었다. 냉정하게 평가해서 장강명이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좋아하는 한국 소설가인 김영하나 은희경 같은 작가의 글솜씨에 비해서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김영하를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국내 소설가들 중에서 장강명의 작품을 가장 많이 읽었다. 왜일까?

 

그것은 장강명이 이야기의 소재를 찾는 능력이 탁월해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서 여러가지 사건사고를 취재해본 저널리스트로서의 경험이, 그가 다른 소설가와 달리 비범하면서도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의 소재를 잘찾아내는 비결인 것 같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소설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닌, 르포르타주로 찾아왔다. 최근 10여년 문학 공모전에 최다 입상한 장본인인 그가, 문학 공모전의 실상과 우리나라 대기업의 공채 시스템의 현실을 비교 분석하는 묵직한 리포트를 들고 나타났다. 일간지 기자 출신의 소설가이자, 문학 공모전 최다 입상자로서 이건 장강명만이 할 수 있거나, 아니라면 장강명이 가장 잘해낼수 있는 프로젝트가 아니였을까 생각해본다.

 

문학 공모전에 참여해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한번 나만의 이야기로 장편 소설을 한권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던 나에게, 그 쪽 세계의 인사이더인 장강명이 아웃사이더와 외부인을 위해 발로 뛰어 취재해 풀어놓은 내밀한 이야기들을 당장 읽고 싶었다. 그리고 평소 장강명의 글쓰는 스타일로 보았을때, 소설보다 오히려 르포 문학 쪽이 더욱 완성도가 높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민음사와 문학동네, 거대 출판권력의 대표들에 대한 인터뷰에서, 스스로 문학상 심사위원이 되어 50편이 넘는 출품작을 하루 종일 며칠에 거쳐서 평가해보고, 그리고 대기업 공채 시스템에 대한 전방위 취재까지 이어가며 흥미진진하게 문학공모전과 대기업 공채 시스템을 비교하며 분석해준다. 일간지나 주간지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분량의 글이며, 월간지 같은 곳에서도 몇개월에 걸쳐 시리즈로 진행해야할 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장강명 혼자서 이런 글을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써준 것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장강명의 문제의식은, 문학에서의 공모전과, 대기업의 공채 시스템, 그리고 사법고시나 공무원 시험과 같은 각종 공개적이고 공정한 방식의 시험이 모두 유교적 과거제의 유산이고, 그것에서 당선, 합격 그리고 계급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지점에서 출발한다. 그의 문제의식에 매우 공감한다. 일견 매우 공평하고 공정해보이는 이 공개적 시험 시스템이, 오히려 수 많은 부작용과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그것을 고치려는 시도조차, 피해자로 생각되는 그 시스템에 들어가고자 하는 준비생들에게 거부되는 현실.

 

장강명은 그것에 대한 대안을 글의 말미에 투명한 정보의 공유로 제시한다. 사법 서비스 시장에서, 어떤변호사가 유능한 변호사인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유통되지 않다보니, 전관 위주로 간판에 의존하는 구매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며, 여기에 변호사의 소송 승률이나 서비스 태도 등을 매우 객관적이게 빅데이터화하여 공개할때 소비자의 선택권도 늘어나고, 전관들의 불공정한 우대 등도 없어지리라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본다.

 

한번 들어가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번 그 속으로 들어가고 나면 스스로도 나태해지고 그 시스템 속에서 기득권이 되어가는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보았던가? 문학 공모전도 마찬가지다. 물론 문학 공모전으로 훌륭한 작가들이 많이 배출되기도 하였지만, 문학 공모전 자체가 독서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주체인 독자를 배제한 문인들끼리의 파티가 되어 버린 측면도 있다고 본다.

 

정보의 투명한 공유라는 측면에서, 장강명은 문학과 영화를 대비하여 특징을 너무나 명확하게 보여준다. 한국 영화 시장에서 볼만한 영화냐 그렇지 않냐는 정보는, 전문가들의 영화평을 비롯하여 수 많은 개인들의 적나라한 리뷰를 통해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반면에 문학에 관한 정보는, 전문가들의 리뷰는 꽤 있지만 그것을 독자들이 100% 신뢰하기에는 개인과 개인간에 취향차이가 크다. 그리고 영화는 2시간 남짓만 투자하면 되지만, 왠만한 장편소설 한편을 읽는 데는 며칠의 시간이 요구된다. 투자에 더욱 신중을 기할수 밖에 없다. 그럴수록 책의 내용에 대한 리뷰가 풍성하고 내용도 알차야 하는데, 한국 문학 작품에 대한 리뷰는 그 수도 적고 대게 출판사와 도서 판매회사가 판매를 위하여 좋게 좋게 윤색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것은 다시 리뷰 전반에 대한 신뢰도 저하를 낳게 된다.

 

끝까지 읽고 나서 장강명의 문제의식은 물론, 그 해결 방안에 대한 제언에 대해서도 상당히 공감하게 되었다. 그가 나름의 문제의식과 참여의식으로 [댓글부대]로 수림문학상을 받은 상금 2천만원을 투자하여, 한국 소설에 대한 리뷰만을 엮은 이북을 제작하여 무료로 배포하였다는 사실에 다시금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w****y 2018.12.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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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합격, 계급-장강명]수도꼭지가 아니라, 파이프, 나아가 수원을 바꿔야 한다.
"[당선, 합격, 계급-장강명]수도꼭지가 아니라, 파이프, 나아가 수원을 바꿔야 한다." 내용보기
공정함, 정직, 성실함 등등. 이러한 자질을 가지고 우리는 덕목이라 해서 필수적으로 가져야하는 가치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덕목이야 말로 우리가 무리를 짓고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다. 서로를 이어주고, 함께 살아갈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가끔 이 덕목이 모든 것을 옥죄는 모습을 종종 본다. 조선시대에 충효인의 덕목을 다룸에 있어서 충이나 효가 비 정상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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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함, 정직, 성실함 등등. 이러한 자질을 가지고 우리는 덕목이라 해서 필수적으로 가져야하는 가치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덕목이야 말로 우리가 무리를 짓고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다. 서로를 이어주고, 함께 살아갈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가끔 이 덕목이 모든 것을 옥죄는 모습을 종종 본다. 조선시대에 충효인의 덕목을 다룸에 있어서 충이나 효가 비 정상적으로 강했다. 덕분에 지금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복을 몇년 입는가에 따라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에는 무엇보다 중요했지만, 수백년이 지난 지금본다면 왜 그랬을까 답답할 지경이다. 성실도 마찬가지다. 산업화 시대에 성실보다 중요한 덕목은 없다. 물론 '돈'일 수 있지만, 덕목이라 하기에는 민망하다. 그래서 주어진 임무를 묵묵하게 견뎌내는 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정해진 업무를 담당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리를 이탈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덕목이었다. 개근상이 하나의 좋은 보기다. 성실하지 못하다면 어딘가 하자가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간주했다. 죽어도 내 자리에서 쓰러진다는 일념으로 학교나 일터로 나갔다. 지금 그렇게 산다면 (그래도 아직은 충분히 존경 받겠지만) 바보라는 소리 듣기 딱 좋을지 모른다. 성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과니까. 어쨌든 성실이라는 덕목에 대한 평가도 바뀌고 있다.

<합격, 당선, 계급>을 보며 다른 것보다 '신뢰'라는 덕목이 떠올랐다. 공모전과 문단권력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것이 문학계에만 존재하는 사고 방식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 사회는 급속한 성장을 이룬 만큼, 급속하게 변해왔다. 여기서 결과보다 과정이나 합법, 협동, 협치는 비교적 덜 중요했다. 성과로 증명했다. 남을 속이더라도, 조금은 비겁해도. 결과로 모든 것을 합리화했다. 승자, 1등 외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기에. 정해진 규칙에서 이긴 사람만이 당당할 수 있다. 나에게 설사 승리할 기회가 없더라도. 그렇기에 '공정성'이라는 덕목이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 어떤 경우 건 '공정한 시험'을 통해 선발해야 하고, '공정한 결과'를 보여야 한다. 하지만 이 공정성은 어떻게 담보한다는 말인가.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데, 선발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 없는데 말이다. 어떤 제도가 생기더라도 악용하는 사람은 나타날 것이고, 어떻게든 막으려 해도 막아질 수 없다. 승리의 방법이 하나고, 승리자만이 모든 영광을 차지하는 구조라면, 어떻게든 결과를 취하려는게 인지상정이다. 어떠한 불편과 비합리가 있더라도, 심지어 더 나은 대안이 있더라도. 서로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 시대의 미덕의 비애가 있다. '공정하다고' 믿어지는 방법을 택한다. 실제 공정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공정해 보여야' 한다. 정실주의나 발탁인사에 대한 합리화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제도만으로는 <삼국지>의 와룡과 봉추는 영원히 날지 못할테다. 왜냐면 지금의 '공정한' 방법으로는 모실 수 있는 인재가 아니니까. 엄백호 군도 토익을 보는 세상이라고 만화가가 말하지 않았던가. 방법이나 제도의 문제가 아님은 이 책을 통해서 확실해 보인다. '황금 수도꼭지'에서 황금물만 나오란 법은 없다. '공정성'이라는 수도 꼭지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모두가 그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꿔야 할까. 매번 수도꼭지만 바꾸다가 말아야 할까. 수도꼭지가 그 물이 흘러들어오는 파이프, 나아가 수원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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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가 무조건 나쁘고 직무 중심 채용 방식이 언제나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공채에도 장점이 많다. 우선 많은 인원을 짧은 시간에 선발할 수 있다. 스페셜리스트를 찾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괜찮은 제너럴리스트를 추리는 데에는 무척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공정하고,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 p.32

그렇게 '고액 상금 공모전'은 한국 출판계에서 일종의 시장 개척 모델이 되었다. p.57

다들 상금만 크게 걸면 좋은 원고가 알아서 찾아올 거라고 믿는 것 같았다. 그리고 몰락이 시작되었다. p.59

혼자 고민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싶었다. 기자생활을 하면서 얻은 지혜다. 모르겠으면 물어라. p.73

이미 등단한 작가들이 소설공모전에 계속 원고를 보내는 이유는 "신인 작가의 책 출간을 꺼리는 출판계 상황에서 책을 내기 위한 수단이나 두둑한 상금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이다. ... 내부 사다리가 너무 허약하기 때문에 복권이나 다름없는 공모전이 오히려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유능한 인재(p.74)들이 투고보다는 공모전 도전을 택하면서 업계의 내부 사다리는 더욱 부실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공모전 경쟁률은 점점 더 높아지며, 신인들은 여기에서 경력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p.75

예술가들은 모두 근본적으로 엘리트주의자다. p.106

나는 장편소설 공모전이 출판인과 평론가 들의 문예운동이었다고 생각한다. p.117

과거제도에 대해서는 심지어 조선 시대에도 그 폐해가 심각하다고 부르짖는 사람들이 많았다. ... 첫째, 사회적 낭비가 심했다. 조선 시대 문과 급제자의 나이는 평균 36.4세였다. ... 둘째, 정작 필요한 인재는 뽑지 못했다. ... 그들은 현실을 몰랐고, 현실을 제대로 살피는 능력도 키우지 못한 인간들이었다. ... 세 번째 문제점 ... 과거제도는 사회의 창조적 역동성을 막았다. 이 제도는 블랙홀처럼 온 나라의 젊음과 재능을 빨아들였다. 철저한 계급사회에서, 시험만 잘 치면 순식간에 기득권 핵심부로 들어설 수 있다는 약속만큼 달콤한 것도 없다. ... 합격자들은 그 질서의 가장 열렬한 수호자가 되었다. p.121~124

21세기 대한민국 공채 제도는 조선 시대의 과거제도와 얼마나 다를까? p.126

장편소설공모전을 공급자가 주도한, 계몽적, 엘리트주의적 문예운동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p.164

<히트 메이커스> 데릭 톰슨- 대중문화의 메가히트작들이 어떻게 해서 성공했는지 과정을 분석한 이 책에서 저자는 문화 시장은 카오스 그 자체"라고 간단히 정의한다. "창의력이 곧 상품인 문화 사업은 확률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이른바 '창의력 시장'에 내재한 카오스 특성을 치유할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카오스를 이겨내는 불굴의 투지와 끈기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이다." p.166

전문가들의 합의제 심사로는 놓치기 쉬운 뛰어난 신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대중문화 영역에서 그렇고, 아주 낯선 주장을 펼치는 신인인 경우에 그렇다. 그러(p.176)니 신인이 데뷔하는 방법이 공모전밖에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p.177

상상을 뛰어넘는 혁신은, 시도 단계에서 '어처구니없다, 황당하다'는 핀잔을 듣는다. 상상을 뛰어넘으니까. 아무도 그걸 이해 못하니까. 특히나 두툼한 인사 평가 매뉴얼을 가진 대기업이나 공기업의 관료 조직이 그런 혁신과 혁명가를 알아볼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세상을 바꾸는,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원하는가? 그러면 또라이, 반항아, 괴짜들이 설칠 땅을 마련해 줘야 한다. 한국 기업이 모두 공채를 없애고 또라이들을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전문가들이 많은 후보 중에서 신인을 선발하는 공채 시스템은 공정하고 치열하다. 과거에 성공적인 제도였고, 현재도 효율적이며 믿을 만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p.200)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공채와 별개로 또라이들이 사회 한구석에서 무모한 모험과 실험을 더 많이 벌여야 한다. 대담한 아이디어들은 실재로 구현해 보기 전에는 괜찮은 것과 황당한 것을 구분할 길이 없다. 모험가들이 황당한 아이디어를 성공시키면 그다음에 더 큰 화사가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인수하거나 창안자를 영입해야 한다. 또는 모험가들이 직접 자기 회사를 키우거나, 그런 과정이 더 쉬워지고 더 많아져야 한다. 어떤 아이디어들은 그런 식으로만 건질 수 있다. p.201

장편소설공모전에서는 예심 심사위원 운이라는 게 생기고야 만다. 토너먼트 방식의 스포츠 대회에서 대진운이라는 요소가 발생하듯. p.229

장편소설공모전은 어떤 종류의 좋은 원고를 발견하는 도구로서는 분명히 뛰어나다. 그러나 공모전으로만 신인을 뽑게 될 때, 그래서 공모전이 배제의 도구가 될 때 거기에는 허점이 있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다른 신인 발견 시스템이 잘 작동해야 한다. 그것이 장편소설공모전이 장점 위주로 잘 작동하게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p.250

나는 개인적으로 로스쿨이나 학생부종합전형에 찬성한다. 잘만 운영되면 사시나 수능보다 더 나은 선발 제도라고 본다. 문제는 바로 그 '잘 운영되는가'다. 한국 사회는 그 문제에 굉장히 민감하다. 왜냐하면 경쟁은 치열한 반면 신뢰 수준은 아주 낮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지금 상당수의 사람들은,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공정성을 확실히 담보하지 못하는 제도보다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더라도 획일적으로 시험을 치러 점수를 기준으로 뽑는 게 차라리 낫다고 여긴다. 이런 분위기가 공채제도를 유지하는 큰 힘이기도 하다. p.296

노동 착취를 꿈이라는 단어로 포장하는 것만큼 역겨운 일도 없다. 동시에 나는 이들 업계에서 '지망생'들이 자기 착취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 현재 각 분야의 채용 또는 신인 선발 시스템과 상당히 연관이 있다고 본다. p.330

내가 내린 결론은 이러하다. 첫째, 미등단 작가는 불이익을 당한다. 그 불이익의 내용은 미묘하다. ... 둘째, 그런 불이익은 누군가의 거대한 악의 없이도 발생한다. ... 매커니즘 자체는 굉장히 익숙하지 않나? 한국 사회가 명문대 출신과 비명문대 출신을 차별 대우하는 방식과 무척이나 흡사하지 않은가. p.359~360

'누군가의 거대한 악의가 없어도 부조리가 발생할 수 있다.'라는 말은, '현재 아무도 악의가 없다.'라는 뜻이 결코 아니다. ... 흉한 생각을 품은 자들이 싹 사라진다 해도 여전히 이런 구조에서 배제와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생기리라는 이야기다. p.362

문학 권력, 또는 문단 권력은 존재하는가? 문학공모전과 등단 제도는 이 권력을 지지하는 큰 도구인가?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며, 그 권력의 실체는 '좋은 간판을 부여하는 권위'라고 본다. p.375

역설적이지만 나는 사람들이 한국 소설을 읽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문예지의 영향력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p.389

간판은 왜 중요할까? 어느 때 간판이 가장 중요한가? 가게 안에 들어가서 내용물을 확인할 수 없을 때다. 그럴때 우리는 간판을 큰 기준으로 삼는 수밖에 없다. 책은 특성상 내용물의 질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품이다. p.390

한국 소설 시장과 노동시장에서 간판이 그토록 중요한 근본 원인은 그곳이 '깜깜이 시장'이기 때문이다. ... 정보가 적은 쪽은 손실을 피하는 안전한 선택을 하려 한다. 여기서 간판은 그 상품이 안전한지 그렇지 않은지 알려 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그리고 그 간판으로 인해 신분 사회가 만들어진다. (p.397) 그것만 해도 충분히 부조리한데, 그 부조리를 더 키우는 공통점이 한 가지 더 있다. 어지간해서는 그 간판을 떼거나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간판의 영향력이 아주 오래간다. 이로 인해 시장 전체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 시험을 치고나면 그걸로 끝이다. 이후에는 모두 게을러 진다. p.398

공식적인 채널은 거의 다 어렵고 따분해 보이는 '좋은 책'들을 권한다. 그럴수록 소설에 대해서는 일종의 공부, 정신노동이라고 여기게 된다. 독서 문화가 침체된 원인이 이것 때문만은 아닐테지만, 이런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늘 심심한데 극장이나 갈까'라는 생각은 들지만 '서점에, 도서관에 갈까'라는 생각은 좀처럼 안 드는 것이다. p.441

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 새로운 운동을 '독자들의 문예운동'이라고 부르고 싶다. p.476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비평의 민주화는 필요합니다. 여러 독자 공동체 중에서 문단은 비평을 중심으로 '비판적으로' 운영되도록 되어 있었죠. 독자들 신뢰도 있었고요. 요즈음 문단 권력 비판은 결국 문학 자본이 비평을 매수해서 비평이 이런 기능을 잘 못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높은 성의 출입구를 동문에서 서문으로 바꾼다 한들, 또는 문을 통과하는 절차를 복잡하게 추가한다 한들 성벽을 둘러싼 차별(p.547)은 달라지지 않는다. 간판을 다 없앤다 해도 사람들은 새로운 표식을 찾아낼 것이다. 성이 높이 서 있고 성 밖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것들이 그 안에 있는 한, 새로운 간판 후보는 무궁무진하다. p.548

한국에서 간판이 만드는 차별과 서열의 구조는 거기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유지된다. 그런 '합의'는 여러 각도에서 공고히 맞물려 있다. 왜냐하면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실제로 그 간판에 힘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간판을 믿고 선택하는 것이 각자에게 최선의 선택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판 외에 달리 더 좋은 선택 기준이 없기(p.548)때문이다. p.549

간판의 본질적인 힘을 허물어야 한다. 그래야 간판의 중요성이 모든 방향으로 동시에 낮아진다. 간판의 힘은 정보 부족에서 나온다. ... 모험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지도를 그려 제공하자는 게 나의 제안이다. 지금 한국의 독서 생태계나 노동시장은 너무 깜깜하다. '무슨 무슨 시험에 합격했다'는 간판들만 빛나는 어두운 거리 같다. p.549

사람들이 모험을 하게 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믿을 수 있는 정보는 그중 하나다. 다른 두 가지는 충분한 보상과 실패했을 경우의 대비책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는 그 세 가지가 다 부족하고, 평범한 사람과 기업들은 모험을 극히 꺼린다. 그 결과 역동성이 점점 사라지고 우리 공동체가 계급사회 같은 모습으로 굳어지는 중이다. 상속, 혼인, 시험과 같은 이벤트가 아니면 신분을 바꾸기 어려운. p.550


YES마니아 : 플래티넘 s*******1 2018.11.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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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챙이 적을 기억하는 흔치않은 개구리 - 좋은 선배 장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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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문학공모따위(?)관심도 없습니다만.... 장강명 작가님 책을 좋아해서 읽게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문학 공모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않습니다. 공모, 나아가 공채 시스템의 기원과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제대로 분석하는 흔치않은 르뽀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가진 것, 아는 것을 인생 후배들과 나누려는 작가님의 선의가 깊게 느껴집니다. 안타깝게도 살다보면
"올챙이 적을 기억하는 흔치않은 개구리 - 좋은 선배 장강명 " 내용보기
애당초 문학공모따위(?)관심도 없습니다만....
장강명 작가님 책을 좋아해서 읽게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문학 공모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않습니다.
공모, 나아가 공채 시스템의 기원과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제대로 분석하는 흔치않은 르뽀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가진 것, 아는 것을 인생 후배들과 나누려는 작가님의 선의가 깊게 느껴집니다.
안타깝게도 살다보면 이런 선배 잘 없죠.

챕터 하나, 문단 하나하나마다 자기 것을 나눠주려는 태도에서 감명받았네요.

장강명 작가님은 한국 사회에 흔치 않은 작가이고 인생선배인 듯 합니다.

계속 좋은 작품 많이 써주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실용적인 정보도 아주 아주 많습니다.

c****4 2020.06.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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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문제 [당선, 합격, 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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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웃 블로그 강력 추천에 홀려 도서관에 대출하러 갔었다. 장강명 작가는 댓글 부대로 먼저 만났는데 소설이 그다지 내 타입의 글이 아니었다. 그래서 인지 사는 것보단 대여를 택했는데 초반에 몇 장을 읽고 책을 덮었다. 사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란 판단이 들었다. 한국문학계를 위태롭게 만든 건 공모전이다란 화두를 두고 그에 따른 문학 생태계의 변화, 한국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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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웃 블로그 강력 추천에 홀려 도서관에 대출하러 갔었다. 장강명 작가는 댓글 부대로 먼저 만났는데 소설이 그다지 내 타입의 글이 아니었다. 그래서 인지 사는 것보단 대여를 택했는데 초반에 몇 장을 읽고 책을 덮었다. 사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란 판단이 들었다.

한국문학계를 위태롭게 만든 건 공모전이다란 화두를 두고 그에 따른 문학 생태계의 변화, 한국 사회를 병들게 하는 공채시험과 계급을 나누는 국가고시 등 사회적인 문제까지 점진적으로 짚어준다. 간판 지상주의로 병든 한국 사회의 실태에 대한 이야기는 기사나 칼럼으로 많이 접했기에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문학계에 공모전을 도입했을 때의 일어나는 부작용에 관한 디테일한 이야기는 어디서나 볼수 있는 글이 아니다.

이름있는 공모전의 수상 타이틀을 가져오기 위해 자신만의 글을 쓰기보다 수상작에 어울리는 글을 쓰는 작가들. 이미 책을 낸 작가지만 수상을 하지 않으면 등단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수상을 하지 않으면 책 한 권 출판하기 어려운 현실. 문학계에 몸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내용들을 인터뷰와 취재를 통해 날것 그대로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글로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사람들이 막상 자기들 세계에서 어떤 이들보다 편견으로 얼어있었다. 대중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충고식 글쓰기보다 자신들의 썩은 고름부터 도려내는 것이 먼저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물론 힘없는 작가들보단 문단에서 영향력 있는 작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신경숙 작가의 표절 사건이나 고은 시인의 미투 사건을 미루어 봤을 때 어떤 곳보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곳이 한국문학계인데 변화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런 상황에 남들이 말하기 껄끄러운 문제를 제기한 책이 출간되는 것 자체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우리나라 출판계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있었는데 장강명 작가가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었다. 전 신문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소설보다 이런 책을 더 재밌게 잘 쓰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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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밌는 르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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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만드는 책 때문에 잠도 잘 못자고 힘들어 오늘은 꼭 일찍 자려고 했는데...그런 내가 자지 않는 것은 축구 때문이 아니다!바로 요 책, 장강명의 르포 당선 합격 계급 때문에!... 오늘 퇴근 길 버스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버스에서 낄낄거리고 말았다!르포가 이렇게 웃겨도 되나요!우리나라 문학상과 공채 제도의 문제점을 다룬 르포집이다.내로라 하는 출판사 대표들에 대한 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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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만드는 책 때문에 잠도 잘 못자고 힘들어 오늘은 꼭 일찍 자려고 했는데...

그런 내가 자지 않는 것은 축구 때문이 아니다!

바로 요 책, 장강명의 르포 당선 합격 계급 때문에!

...

오늘 퇴근 길 버스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버스에서 낄낄거리고 말았다!

르포가 이렇게 웃겨도 되나요!

우리나라 문학상과 공채 제도의 문제점을 다룬 르포집이다.

내로라 하는 출판사 대표들에 대한 첫인상이나 느낌에 대한 솔직한 표현도 웃겼고(울 회사 대표님 첫인상에 빵 터짐ㅋㅋ)

전 세계 어디에도 찾아보기 어려운 공채로 사람을 뽑는 한국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좋다.

고려부터 시작된 과거제도가 백성들의 삶과는 거의 상관없는 학문에 대한 시험이었던 것처럼 실제 업무와 상관없는 시험으로 사람을 뽑는 공채제도나

독자들의 니즈를 반영하지 못하는-사실 관심없는 -엘리트가 작품을 선정하는 문학상이나

참 묘하게 닮아 있다!

그걸 간파하고 책을 쓴 장강명 작가!

자칭 문학상의 최대 수혜자의 문학상 비판이라니!

뭔가 앞뒤가 안 맞는 행동인 듯하면서도 수혜자이기에 쓸 수 있는 글 같다. 출판 관계자들의 인터뷰도 흥미진진!

문학상에 당선되기 위해 당선작을 연구하고 전략을 짠다는 이야기는 사실 좀 충격! 원하는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취업전략을 짜는 것과 너무 비슷하잖아!

일독을 권합니다!

a*****0 2018.06.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