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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치 독일에 대한 비판이라기 보다는 인간의 목소리 분석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어느 고독한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책의 디자인이나 신문 리뷰에서의 초점을 여기에 맞췄더라면 아마도 지금처럼 책이 안 팔려 절판이 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아무튼 작품 외적으로는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내적 독백과 같은, 어느 독자에게는 지루할 수도 있는 것들의 시도가 내게는 상당히 재미있었고 또한 매력적이었다. 언론에 호평을 받은 작품이 이렇게 안 팔린다는 사실이 조금 안타깝다. 이런 책들이 시간이 지난 후에 고전이 되는 게 아닐까. 모르겠다. 잘 팔리는 일본 작가의 책들, 리뷰가 수십 개인 책들... 내가 성질이 안 좋아서 그런지 그런 것들만 보면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하하하. 아무튼 나와 같은 사람들에겐 이런 책들이 적당하다. 지금은 이제 팔지도 않지만... [인상깊은구절] 나라는 사람은 특별히 뭐라고 얘기할 거리가 없는 사람이다. 아무리 주의깊게 나의 내부에 귀를 귀울여 봐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그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둔탁하고 빈 울림이 있을 뿐이다. 그건 아마 뱃속에서 내장 기관들이 활동하며 출렁이는 소리일 것이다. 내가 느낌이나 인상에 예민하지 않거나 신경이 무디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나는 내 개처럼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주의를 집중한다. 늘 반짝 깨어 있는 상태여서 아주 작은 소리나 빛의 변화도 대번에 알 수 있다. 그러나 한 곳에서 무언가에 집중한 채 머물러 있기에는 아마도 지나치게 예민한 모양이다. 벌써 재빨리 그 다음 현상을 인식하려 들기 때문이다. 녹음 테이프 맨 앞에 붙어 있는 녹음 안 되는 부분 같은 인간이 나다. 아무리 노력해봐도 그 부분엔 어떤 티끌만한 소리도 녹음할 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