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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읽은 <고독한 군중>을 통해 사회와 집단의 영향으로 형성되는 사회적 성격을 연구하는 사회심리학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문화심리학자의 이 책에 관심이 가는 이유도 사회심리학에서 느낀 호기심의 연장선이다. 또한 무의식적으로 적응하고 살아온 한국 사회에 대해 고정관념을 깨는 데 도움을 준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궁금하고 답답하게 여겨온 몇 가지 문제의 진실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었다.
문화심리학자인 저자는 인간과 인간이 만들고 살아가는 사회의 모든 일들은 문화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그는 한국인으로서 내가 사는 곳과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이해하고 제대로 설명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1부에서는 문화가 무엇이고, 사람들은 어떻게 문화를 만들었으며, 문화는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다루고 있다. 2부 '가깝고도 낯선 우리 문화, 한국인의 마음'은 한국인으로서 궁금했던 한국 사회와 한국 사람에 대해 나름대로 찾아낸 흥미롭고 설득력 있는 답들을 제시한다.
먼저 기원전 이천오백 년경 세워진 이집트의 피라미드 이야기다. 규모로나 정교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 의문을 안고 있는 피라미드는 최근까지 두 가지 가설을 품게 했다. 하나는 외계문명설이고, 다른 하나는 구약성경의 [출애굽기]에 근거해 만들어진 영화 <십계>에서 보듯이 잔혹한 파라오 밑에서 이스라엘 노예들이 동원되어 건설되었다는 노예 동원설이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서구의 시선으로 왜곡된 동방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즘적 사고라고 지적한다. 피라미드 건설 현장에서 의미 있는 발굴을 한 스핑크스 덕후인 레너 교수 일행에 의하면, 피라미드 건설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파라오와 자유 계약을 맺고 참여했음을 증명하는 자료가 나왔다고 한다. 자료를 바탕으로 추측하면 피라미드 건설은 1930년대 대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시행한 뉴딜 정책과 비슷한 것이었으리라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는 콘텐츠에는 동시대 사람들의 욕망이 담겨있'다고 한다. 그래서 '문화 현상을 잘 읽어내면 그 문화 구성원들의 심층적인 심리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슈퍼맨, 베트맨, 원더우먼, 스파이더맨 등 미국 영화에서 인기를 누린 초능력 있는 영웅들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에 해당하는 대공황 중인 1938년 슈퍼맨의 등장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1차 세계대전 후 승승장구하던 미국인들의 대공황으로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시켜주는 전지전능한 영웅들이다. 특히 이 영웅들은 누군가를 구한다는 점에서 프로테스탄트의 나라 미국에서 최고의 영웅인 신의 아들 예수가 슈퍼맨의 원형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한다.
반면에 한국의 영웅은 전지전능한 영웅이 아니라 서자 신분인 의적 홍길동이다. 임꺽정, 장길산, 일지매 등도 모두 의적이라는 점이 공통된다. 이 영웅들에는 부의 분배가 불공평하다는 인식과 나도 잘살고 싶다는 욕구가 투사된 것으로 파악한다. 부의 불공평에 대한 한국인의 민감한 인식은 21세기 현재에도 수저계급론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마다 노벨상 수상을 두고 콤플렉스를 느끼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저자는 의미 있는 진단을 한다. 노벨상 수상에서 한국과 일본의 중요한 차이가 '문화적 동기'에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오백 년 넘은 우동가게가 있을 만큼 '장인' 정신으로 알려져 있다. <국화와 칼>에서 루스 베네딕트가 지적하듯이 일본인들에게는 '모든 사람들은 정해진 곳에서 정해진 일을 다해야 한다'는 강한 인식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동기는 '군인 정신'이나 '상관의 명령' 이전에 일본인들에게 내재화한 문화적 동기라는 것이다.
반면에 한국인의 문화적 동기는 '잘 살아 보세'로 요약할 수 있는 부와 명예의 추구에 있다고 한다. 한국인의 공부와 흥미는 돈과 성공을 위한 목적을 지향하고 국가의 교육정책도 '돈도 안 되는' 분야는 깊게 팔 수 없는 환경이다. 이러한 동기가 바뀌지 않는 한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요원하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견해는 '모든 문화는 저마다의 이유를 갖고 발전해 왔으며 하나의 기준으로 줄 세워서는 안 된다'는 '문화상대주의'다. 문화상대주의는 진화론의 관점에서 벗어나 역사라는 개념으로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설명하고자 하는 역사적 특수주의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따라서 어느 문화에 대해 좋고 나쁨이나 옳고 그름을 배제하는 개념이다. 글로벌 시대에 요구되는 문화상대주의의 감성을 갖추기 위해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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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들어가서 타과[사회학과]의 ‘문화인류학’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 강의를 진행하던 분이 권장도서로 제시한 책 가운데 하나가 미국의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Marvin Harris, 1927~2001)가 지은 <문화의 수수께끼>(한길사)였다. 그가 얘기한 것을 모두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문명-야만의 이분법적 구도로 세상을 보는 서구중심주의에 대해 비판한 것은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사회진화론에 근거한 서구중심주의나 중화사상에 기반을 둔 화이론(華夷論) 모두 자문화 우월주의로 다른 문화를 미개, 야만으로 간주한다. 한국의 문화심리학자인 한민의 <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부키)에도 이를 보여주는 사례가 여러 건 등장한다. 서구 중심주의에 기반을 둔 영화 <300>에서의 역사 왜곡이나 그리스 문명보다 앞서 건설된 고대 문명을 외계인의 유산으로 간주하려는 그레이엄 핸콕(Graham Hancock, 1950~ )의 <신의 지문> 등. 안타갑게도 우리는 우리에게 맞지 않는 이들의 색안경을 쓰고 낯선 문화를 보고 있다. 그러니 낯선 문화를 제대로 볼 수 없을 수 밖에.
문화상대주의의 입장에서 보게 되면, 우리 안에 내재된 서양인 혹은 중국인, 보다 정확하게는 한족(漢族)의 시선에서 낯선 문화를 판단하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런 문화상대주의적 입장에서 글을 쓴 것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마빈 해리스의 저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마빈 해리스는 한 지역의 문화적 전통은 인간이 주어진 환경에서 효율적인 생존 전략을 찾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문화유물론’의 관점을 취하고 있다. 다른 저서에서는 어떤지 몰라도 <문화의 수수께끼>에서는 억지로 껴 맞춘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드는 사례도 보였다.
지금 읽고 있는 한민의 책은 마빈 해리스와 문화상대주의적 입장은 동일하지만 다소 노선이 다르다. 즉, 한민은 문화심리학자라는 소개처럼 다른 나라 사람들이 뭘 좋아하거나 믿는지 알면,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그들의 속마음까지 엿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좋아하거나 믿거나 집착하는 것들은 모두 그 시대 사람들의 심리를 그대로 투영해서 보여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이를 ‘문화심리학자’라고 보면, 유물론보다는 유심론쪽에 가깝지 않을까 왜냐하면, 문화심리학이란 문화란 무엇이고, 그 문화가 어떻게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사례를 읽으면서 문화심리학과 낯선 문화를 보는 관점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 |
| 책의 서문부터 마음에 들었다. 겸손하게 '부족한 자신의 책을 봐줘서 감사하다'가 아니었다. 자신감에 걸맞게 정말 책을 잘 썼다.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로웠고 편하게 방구석 문화여행을 즐겼다. 비록 책을 구독서비스에서 빌려서 읽었지만 너무 마음에 들어서 소장하려고 구매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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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피라미드나 잉카 문명 등 고대 발전된 문명을 외계인이 만들었다는 설에 대하여 여전히 어렴풋이나마 그래, 그옛날 사람들이 어찌 그런멀 만들어, 외계인이라면 그럴수 있겠다..라고 믿는 독자였겠지요.. 모두들 알고있던 사건에 뒤집어 생각할 수 있게 문화 심리학의 관점에서 풀어주시는 책입니다.. 내용이 중요하지만 지루하면 책을 잘 못넘기는데, 작가님이 글을 재미있게 잘 쓰셔서 술술 읽게 되는 재밌는 책입니다. 한번더 읽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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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우는 가짜 칼로 싸운다? 한국 영웅은 죄다 도둑들이다?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발견한 적 없다? 아프리카엔 하얀 흑인이 있다? 서양인들은 왜 피라미드에서 외계인을 찾을까? 여자를 때리는 문화가 있다? 심지어 귀신까지 나라마다 다 다르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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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라는 제목과 함께 붙은 부제 "방구석 문화여행자를 위한 58가지 문화 패키지 여행 "을 보니 여행을 자주 가긴 힘든 내가 읽어야 할 책 같아서 구입했다. 문화에 대해 인류학적, 심리학적으로 접근하여 설명하는 작가의 해박함에 감탄했고 나라마다 문화권마다 다른 삶과 사회, 문화의 여러 모습들을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 서평을 읽어보니 지루하다는 평도 있던데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꽤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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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여러가지 관습이나 문화를 문화심리학적 관점에서 흥미롭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문화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생소하긴 하지만 우리로써는 이해되지 않는 다른 나라의 관습이나 문화를 이방인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그 나라 또는 해당 문화권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새로웠다 또한 우리가 다른 문화를 바라보는데 있어 그 기준을 얼마나 서양인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있는지 새삼 느낄수 있었다 많은 분량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으며 읽고나면 상식이 좀더 풍부해진 느낌이 드는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