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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제 자요!" 아빠보다 더 키가 크고 싶은 큰 아들은 일찍 자고 싶어한다. 늦은 퇴근 후라 피곤한 밤이지만 잠깐 읽겠다고 든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낮에 읽으면 되지 않냐는데, 요즘 그러지 못한다. 회사에 가면 필요한 에너지가 있고, 집에 오면 느껴야 할 에너지가 따로 있다. 회사에선 외향적인 인간으로 살아야 하고, 집에선 내향성이 짙은 인간으로 산다. 그래서 회사에서 읽는 책, 집에서 읽는 책이 다르다.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는 책은 그때가 아니면 다음 날 저녁에나 읽어야 했다.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이 책은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 저 책 아무 목적없이 검색을 하다가 만났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 위주로 찾다보니, 연관 검색 기능이 작동한 것 같다. 그런 에세이가 있다. 누군가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지만 쏙 빠져들게 하는 책. 글에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 글쓴이의 일상에 공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책 <이것이 다정입니다>가 그랬다. 작가의 솔직한 일상과 생각을 보여주는 책인데, 왠지 친근감이 느껴진다. 그냥 편하게 공감하며 본 책이다.
인생의 별일을 이겨 낼 수 있게 하는 건 오늘처럼 별일 없는 평온한 하루다. 나는 시시한 일요일을 좋아한다._(p.026)
매일 새로 태어나는 우리다. 언제부터인가 매일 나는 다른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 나름 큰 깨달음이라 여긴다. 덕분에 나는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볼 지 매일 아침 정한다. 딱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을 때는 그 순간 필요한 책을 꺼내본다. 단 한 가지라도 영감을 줄 만한 문장을 담은 책은 따로 모아두었다. 언제든지 뽑아 볼 수 있게. 오늘 어떤 마음 가짐으로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서면, 다른 하루가 시작된다. 일상을 다른 시각으로 만난다. 그렇게 시작한 하루는 다른 날과 확연히 구분 된다.
무관심해서 볼 수 없었던 풍경에서 하루쯤 시선을 옮겨 보는 것. 마음의 눈을 뜨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_(p.116)
그렇게 매일 달라진다. 아니 원래 달라지고 있었으니 더 달라진다고 하는 게 맞겠다. 다른 마음가짐, 다른 시선으로 일상을 바라볼 수 있다. 훈련하듯 매일 생각을 다듬고, 책을 들춰보는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무심한 눈으로 틀에 박힌 눈으로, 세상을 보고, 내가 만든 습관 안에서 살아 버리기 때문이다. 매일 달라지라는 말, 인생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라는 조언은 그것을 접한 그 순간 잠시 나의 두뇌를 자극할 뿐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삶을 더 깊이 경험하려면, 치열한 훈련이 필요하다.
가끔씩 찾아오는 삶의 특별한 순간이 아름답게 빛날 수 있는 것 역시 너무도 평범한 보통의 날들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_(p.232)
글로 만나는 일상. 어느 누구의, 어떤 이야기라도 그것은 특별하다. 일기를 쓰면 주목받지 못한 사소하고 소소한 일상이 특별해지는 것처럼. 하현 작가의 특별한 순간들이 글을 읽는 내 일상도 특별하게 만든다. 내가 이 책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나도 작가와 비슷한 사피엔스라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인 것 같다. 작가의 솔직한 고백들을 만나 그런 것 같다. 덕분에 나도 몰랐던 일상의 소중함을 꺼집어 내는 기회가 됐다. 평범한 보통의 날에 더 의미를 부여 하게 된다. 오늘도 그런 하루를 시작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한 걸음 물러날 때마다 나라는 사람과 내가 쓴 글 사이에는 어떤 괴리가 생긴다. 둘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지면 그건 더 이상 내 글이 아니다._(p.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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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추천해줘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제목부터 너무 마음이 드네요 잘 읽을게요. ㅎㅎㅎㅎ ‘어떤 다정은 꽃처럼 피어나고 어떤 다정은 비처럼 내립니다. 우리의 다정은 이토록 멀지만, 당신에게는 진정으로 다정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이 구간이 제일 좋다고 추천해줬는데 항상 다정한 사람이 추천해주는 책이라 바로 읽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ㅎ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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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필요로부터 찬란히 멀어지는 삶의 방식이라던가, 조금씩 각색된 거짓이 더해진 추억이라던가, 외면하는 것으로선 풀리지 않을, 온전히 아프고서야 치유될 수 있는 마음이라던가, 나이를 더하고 더할 수록 찾아보기 힘든 미시감이라던가, 익숙함이 이미 나의 세상을 다 채워버려서 낯설음이 너무나 그리워진다던가. 항상 좋아하는 에세이를 여러모로 읽는 편이지만 마음에 맞는 작가를 만나면 그저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친구와 떠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