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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구름을 안고』는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구입한 책이다. 이 책은 중학시절에 읽은 거의 유일한 청소년 소설이 아닌가 싶다. 초판이 절판된 뒤에도 그 뒤 여러 출판사에서 속간되고 절판이 되기를 거듭하다가 작년에 동서출판사에게 발간되었기에 선택한 것이다. 그렇게 만난 작품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겠다.
첫째, 어린 시절의 흑백 사진을 만난 듯한 느낌이다. 이 책은 내가 읽은 작품으로 지금까지 기억하는 줄거리를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작품 중에 하나이다. 이 책을 처음 만난 것은 1960년대인 듯하다. 당시 우리 집에서는 시골에서 서점을 겸한 매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대부분 성인소설이었는데, 학원물의 현대 소설은 이 작품 한 권뿐이었다. 어쩌면 재미있었다기보다는 볼 만한 책이 이 책뿐이었으므로 여러 번 탐독했으므로 그리웠는지 모르겠다. 수십 년 만에 다시 만나는 마음은 감개무량 그 자체라고 할까.
둘째, 우려가 불식되어서 다행이라고 느낄 만큼 걸작이었다. 예전에 읽었던 책이나 보았던 영화를 다시 만날 때는 기대 반 걱정 반일 때가 많았다. 어린 시절에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몸과 마음도 자랐고, 시대도 바뀐 상황에서 예전의 재미나 감동을 되찾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가 허다했다. 옛 영화는 마치 북한 영화를 보듯 생경했고, 만화나 소설은 하나도 재미가 없고 유치해서 차라리 아니 만나느니만 못했다는 생각이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과연 이 작품은? 이라는 우려 속에 펼쳤지만, 마지막까지 몰입하면서 책장을 넘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미진하거나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없지 않았으나 미리 긴장을 한 탓인지 실망은 없었다. 반세기가 지나도 여전히 흥미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작품성을 지녔다는 의미일 것이다.
셋째, 편집자의 윤색이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거부감이 없이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초판이 반세기 전의 작품이니 그 사이에 맞춤법도 바뀌거나, 사회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풍습도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색한 느낌이 거의 안 드는 것은 새로 조판하면서 문맥이나 맞춤법 등을 교정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일례로 표지가 『얄개 푸른 구름을 안고』되어 있는데, 저자의 대표작이 『얄개전』이고, 이 책은 『푸른 구름을 안고』이다. 두 책은 별개의 다른 작품인 것이다. 그럼에도 제목을 이렇게 붙인 이유는 아마도 『얄개전』의 유명세를 활용하려는 출판사의 전략이 아닌가 싶다.
넷째, 작품에 대한 설명이 짜임새 있었으면, 이라는 생각을 했다. 책의 서두에 작가(조흔파)의 서문이 있는데, 거의 40여 년 전에 작고한 분이다. 이 서문을 직접 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작가의 서문은 언제 쓴 것인가? 1960년대의 초판, 1970년대 이후의 재판들? 그런 설명이 전혀 없고, 서문에는 쓴 날짜도 없다. 최소한 이 책은 언제 초판이 나왔고, 그 이후 몇 번의 개정판이 있었으며,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어떤 반응이 있었다 등의 해설이 있었어야 했다. 이 책에 실린 삽화들은 초판의 작품인가, 개정판에서 새로 그린 것인가, 누구의 그림인가 이런 설명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작가는 별세했고, 가족들도 초판을 비롯한 개정판들을 소장하지 못하고 있어서 그런 내력을 조사할 수 없었는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그런 사연을 적어야 할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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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구름을 안고』 여러 판본들 1960년대(초판), 1970년대, 2018년(이 책)의 판본들이다. 이외에도 몇 개가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터넷 서점들에 실린 출판사의 책소개를 인용하겠다.
『얄개전』이 2018년으로 조흔파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얄개전』은 전국민 환호속에 [학원]에 1954년 5월부터 1955년 3월까지 일 년 반 동안 연재되었으며 이를 책으로 묶어 펴낸 것은 1955년 4월이다. 1976년 한국일보 ‘신고전을 찾아서’란 코너에 따르면『얄개전』은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많이 판매된 책으로, 1955년에 출간하여 2004년까지 100만부를 돌파한 밀리언셀러였다. 세상에 선을 보인지 60년이 넘다보니 할아버지와 손자가 대물림하며 함께 웃으며 권위와 규범을 조롱하는 주인공 나두수(얄개)의 재기 넘치는 행동에 나란히 즐거워하며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 나두수가 2018년 얄개걸작시리즈로 우리 앞에 다시 돌아왔다.
이 책은 『얄개전』이 아니라, 『푸른 구름을 안고』이다. 그런데 인터넷 서점의 책소개에는 『얄개전』에 관한 내용만 있다. 이것은 이 작품에 대한 실례가 아닐까.
다섯째, 유족들의 후기가 있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즐거운 독서였다. 몰입해서 읽을 만큼 내용도 좋았고, 추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 다만 추억을 되살릴 사연을 좀 더 구성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복간본이니만치 유족의 인사말이나 회고담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아내분(정명숙)께서도 문필가로 알고 있는데, 아마도 연로하셔서 작고하셨거나 글을 쓰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자녀분이라도 선친을 회고하는 글이 있었다면 독자들의 반가움이 컸을 것이다. (고우영 화백의 작품이 복간되었을 때 자제인 고성언 화백이 인사말을 쓴 경우를 본 기억이 있음.)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나는 즐겁게 읽었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작품일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의 내용도 지금과는 다르니 마치 고전소설을 읽는 느낌일 수도 있다. 작가를 알고 있는 세대, 『얄개전』을 친숙하게 느끼는 독자들은 옛 친구를 만나는 정겨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