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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으로 딴 귄터 그라스의 흡사 영화를 보고 있는 느낌을 주는 '나는 에스컬레이터에 서 있는 것을 좋아한다' 를 비롯 하여 토마스 만, 볼프강 보르헤르트. 프란츠 카프카, 크리스타 볼프, 릴케등등 저명한 독일 작가들의 단편들을 모아 놓았다. 단편 하나로 작가를 이해 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지만 다른데선 보기 힘들었던 작품들이 많아 반가움이 앞선다.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자주 눈에 띄는 것이 반갑다. 단편과, 작가의 간단한 (정말 간단한!) 소개를 곁들여 놓았는데, 잘 몰랐던 작가의 경우 한번 읽어 볼 책들을 알아보는데 도움이 되었다. 평소 독일, 독일어권 문학을 좋아하던 터라 '좋다' 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인상깊은구절] 그는 다정하고 상냥했다. 그의 두 눈은 간격이 좁았다. 그건 성격이 교활함을 나타낸다. 그의 양쪽 눈썹은 미간에서 서로 이어져 있었다. 그건 화를 잘 낸다는 뜻이었다. 그의 코는 길고 뾰족했다. 그건 억제할 수 없이 호기심이 강하다는 걸 말해 준다. 그의 귀는 뾰족하게 솟아 있었다. 그건 범죄적 성향이 강하다는 걸 말해 준다. 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질 않지? 사람들은 그에게 그렇게 묻곤 했다. 그는 거울을 들여다 보면서 저기 입가의 모양새가 잔인해 보인다는 걸 알아차렸다. 난 좋은 사람이 못 돼. 그는 그렇게 말하곤 했다. 그는 책만 파고 들었다. 자기가 가진 책들을 모두 다 읽고 나자 그는 새 책을 한 권 사려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나와야만 했다.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말아야 할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사람들 틈에 섞여 들어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