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픈 눈망울의 소녀를 따라 책장을 열면 다섯 가지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반달>의 첫 번째 이야기는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로부터 시작된다. 책임과 미안함으로부터 도망쳐 버린 아버지와 지하 술집에서 살게 된 소녀 송이. 밤마다 오지 않는 아버지를 기다리며 송이는 자신의 불행에 주문을 건다.
나는 도깨비니까.
시간이 흐르고 송이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헤어진다. 첫 번째 친구는 바로 ‘선영’이다. 따돌림의 당하는 친구 선영의 편에 서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비겁한 아버지의 뒷모습을 발견한 송이는 죄책감을 느낀다. 유년의 기억은 이렇듯 타인의 불행을 눈감은 미안함으로 시작된다. 강한 사람만이 마주 할 수 있는 유년의 회상은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더욱 아름답게 펼쳐진다. 선영에게 건네는 위안의 말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선영이가 모든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세상의 모든 숫자를 전부 모아서 선물로 주고 싶은데.....
송이가 두 번째로 마음을 준 친구는 바로 ‘미쓰리' 언니다. 마을금고를 턴 브래드 피트 오빠와 사랑하는 사이였던 미쓰리 언니. 그런 언니를 부끄럽게 여긴 것이 미안했던 송이의 두 번째 고백이다. 세 번째 에피소드 역시 작은 소녀의 죄책감에 관한 이야기다.
미쓰리 언니를 창피하게 느낀 것에 대한 미안함과 이제 소문날 일이 없다는 안도감이 뒤엉켰다.
네 번째 이야기 속에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어른들이 나온다. 그런 어른들의 비해 어린 소녀들은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고 마음을 나눈다. 친구의 불행의 깊이를 느끼는 송이의 모습을 보며 짧은 지면에서 그사이 키가 자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불행의 지하실 같은 게 있어서 내가 이 쯤에 있다면 숙희는 나보다 조금 더 아래, 더 컴컴한 불행의 지하실에 있는 느낌이었다.
마지막 이야기 졸업에서 송이는 반달 안에서 밝게 웃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나는 반달은 보름달에 비해 밝지 않고 초승달에 비해 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책의 마지막 장면에 떠 있는 반달은 보름달보다 밝고 초승달보다 더 아름다웠다. 세상 모든 송이에게 보내는 늦었지만 따뜻한 편지처럼 말이다.
저 반달 속의 친구들을 나는 내내 기억할 거라고 생각했다.
|
|
재밌게 잘 보고 여러번 또 보게 되고, 그림을 자세히 보게 되고, 그렇더라고요. 잊었던 감정이 생각 났습니다. 저도 그런 친구가 있었죠. 말을 한번 걸어보았다가 반 아이들에게 집중이 된 적도 있었습니다. (쟤 왜 저래?) 그런 눈빛이었죠. ..
중학생 아이가 보면 또 어떤 감정일까 하여 선물로 제 친구 아이에게 줬습니다.
김소희 작가님 좋은 책 감사합니다.
|
|
아이들이라고 해서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동화책에서는 밝고 따뜻한 내용을 주로 다루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많지요. 그런 아이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질 수 있고, 또한 그런 경험을 해보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상처입은 이웃이나 친구의 아픈 마음을 이해하고 달래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법한 심리와 문체로 이야기를 끌어나가서 좋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