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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끔 그런 날이 있지 않나요? 슬픔에 잠기고 싶은 때 말이에요. 오늘같이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하루종일 날도 어둡고 한 날은 흐릿한 날씨처럼 내 마음도 흐릿하고 추적추적 비가 내리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때가 없었나요? 저만 그런 거였나요?....^^ 제가 유독 특이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 그런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기분이 들 때면 일부로 슬픈 소설이나 영화를 봐서 마음을 울적하게 만들어요. 그런 때를 대비해서 미리 슬픈 감성을 유발하는 소설이나 영화가 무엇이 있는지 찾아두기도 하죠. 이제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읽었던 눈물콧물 쏙 빼는 소설이나 영화보다 더한 우울함을 유발하는 책을 찾았거든요. 우울함을 느끼고 싶다면 더는 슬픈 소설이나 영화를 찾지 마세요.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 이라는 비문학을 읽어보세요.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 에서는 현 경제 시스템의 모든 것을 비판합니다. 제대로 작동하고 경제 시스템이 아무것도 없다고까지 하죠. 문제는, 미래에도 경제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 에 따르면 노동 조건은 앞으로 더 열악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일과 생활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노동자들은 앞으로 깨어있는 모든 시간 동안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플랫폼 경제의 등장으로 앞으로 빈부격차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밖에도 이 책에서 묘사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읽다보면 마음이 물 먹은 솜처럼 점점 무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은 딱히 우울감을 굳이 찾아서 느끼고 픈 날이 아니었음에도, 우울감을 유발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 를 끝까지 읽었던 것은 희망을 찾고 싶어서 였습니다. '이렇게 미래 사회의 암울한 모습을 쭉 이야기하다가, 마지막에는 이 암울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약간의 해법이라도 알려주겠지' 하는 심정으로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 의 마지막 장까지 읽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헛된 희망이었습니다.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 는 현재의, 그리고 미래의 암울한 상황만 이야기하다가 끝이 납니다.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실낱만큼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 점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더 우울해졌던 것 같습니다. 결국, 현재와 미래는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문제들로 둘러 쌓여 있는 곳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특별히 오늘이 우울함을 찾아서 느끼고픈 날이라면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 을 읽으시길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그렇지 않은 날에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 의 첫 장도 펼치지 마세요. 이 리뷰도 읽지 마세요. 그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