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속의 속삭임은 스티븐 킹과 더불어 모던 호러(Modern Horror)쟝르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D.R Koontz의 1980년도 소설이다. 20여 년 전에 나온 작품임을 감안하고 보면, 쿤츠는 벌써 20여 년 전에 20세기말 대두될 많은 영상, 인쇄물의 세기말적 코드를 예견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소설의 도입부는 그 어느 범죄 소설과 비슷하게 전개된다. 힐러리란 헐리웃의 전도 양양한 작가가 어느 괴한으로부터 폭행을 당할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난다. 힐러리는 이미 얼굴을 알고 있는 범인을 지목하지만 그는 사건 당시 200마일이나 떨어진 자기 집에 있던 것으로 알리바이가 확인되고, 경찰에 의해 힐러리는 자작극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받는다. 그러던 차에 동일범이 다시 힐러리를 공격하고, 그는 이번에는 힐러리의 손에 최후를 맞는다. 그런데 며칠 후 죽은 줄 알았던 동일범이 세 번째 공격을 가해오면서 이 소설은 일반적인 범죄소설과는 다른 미스터리로서 새로운 형상을 지니게 된다. 20년이 지난 지금 이 소설은 더 이상 소장 가치가 있을 리 도 없고, 장거리 여행의 지루함을 잊게 할 새로운 통속적인 요소도 남아 있을 리 없다. 그러나, 이 소설은 최근에 접한 그 어느 미스터리보다 독자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또 그 의혹을 충족시키는 개연성의 구조는 훌륭하게 짜여져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어떻게 하면 독자의 관심을 끝까지 잃지 않을지 잘 알고 있고 그가 세운 의혹의 질문들을 훌륭한 논리로서 해답을 제시해 준다. 오히려 너무 완벽한 '씨뿌리기'와 '거두기'의 방식이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읽자마자 처분대상 도서 목록에 올리기는 했지만, 읽는 동안만은 긴장감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통속소설이 이만하면 된 것 아닌가? 그것도 20년전 작품인데... 이런 소설은 사실 제 값주고 보기는 아까운 면이 있다. 20년이나 지난 소설이고 통속소설이라면 우리도 외국같은 페이퍼 백제도가 생겨서 싸게 널리 읽히는 방안이 생겼으면 한다. 하기사 수십년간 몇 부분 개정하지도 않고 계속 가격만 올리는 출판 관행이 계속된것이 현실이기도 하지만 장정본과 페이퍼 백이 구분되는 외국 출판계의 모습과 양식은 참 부러운 것이다. 고려원에서 한번 시도한적이 있는것 같은데, 요즘은 어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