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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은 국제적이었지만 그의 작품은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그는 우울했던 어린 시절로부터 영원토록 벗어나지 못했다. - 사키에 대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말 -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에 22번째로 소개되는 작가는 바로 토버모리이다. 본명은 헥터 휴 먼로이지만, 필명인 사키로 알려진 인물이지만, 나에게는 생소한 작가이다. 1870년에 태어났으니 이전에 소개된 허버트 조지 웰스라든지 러디어드 키플링과 비슷한 시기에 글을 쓴 셈이 된다. 특히 러디어드 키플링과 마찬가지로 영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영국 본토가 아닌 당시 영국령이었던 미얀마에서 태어났다는 점도 공통적인 부분이다. 다만, 키플링이 그가 태어난 인도를 배경으로 한 <정글북>과 같은 작품을을 써냈지만, 정작 사키는 보르헤스가 언급한 것처럼 영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는 보르헤스가 선정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작가에 대한 그의 짧막한 평을 맨 앞에서볼 수 있는데, 아마도 <토버모리>의 저자 사키에 대한 평만큼 직접적으로 표현한 작가는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보르헤스의 사키에 대한 4줄의 짧막한 평은 그가 아주 생소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을 읽을 때, 보르헤스의 평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총 150여 페이지 정도의 분량을 감안한다면 <토버모리>에는 무려 그의 12편의 작품은 생소한 그를 이해하기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를 이해하는 방법이 바로 그의 작품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보르헤스의 평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기에 가볍게 넘길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우울했던 어린 시절이 그의 삶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는 좀더 생각해볼만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그의 우울한 유년기는 바로 그가 엄격한 두 고모 밑에서 자라던 시기임을 말한다. 얼마나 우울했는지 그의 실제 삶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기에 쉽게 공감되지 않지만, <창고>라는 작품에서 그러한 면을 너무나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숙모의 미움을 받아 사촌들과 소풍을 가지 못하고 홀로 남아 창고에서 태피스트리에 새겨진 그림을 보며 무한한 상상력에 빠진 니컬러스의 모습은 바로 사키의 어리 시절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를 탐탁치 않게 여기던 숙모가 물탱크에 빠져서 도움을 요청할 때, 외면하면서 여전히 태피스트리의 그림을 보며 나름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아마 사키가 <창고>를 쓰게 된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나 그림에 대하여 마지막으로 그가 결론을 낸 상상력은 그의 고단한 유년 시절이 그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게 된다. 사냥꾼은 늑대들이 화살에 맞은 사슴을 포식하는 동안, 개들과 함께 달아났을 것 같았다. - p. 45 : <창고> 중에서 - <이야기꾼>이라는 작품 역시 사키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차 안에서 한 여자와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에 이야기를 시작하는 남자의 행위는 왠지 냉소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숙모라는 여성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줌에도 불구하고 산만하게 떠들자 대신 이야기를 시작한 남자의 이야기는 왠지 자상한 어른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실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더불어 아이들의 질문에 전혀 귀찮아하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하는 남자의 모습은 흔히 우리가 상상하는 자상한 어른처럼 보여진다. 하지만, 사키는 그러한 독자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의 주인공이 마지막에 끔찍한 결과를 맞이하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끝맺었기에 동심 파괴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들의 숙모는 그러한 남자에게 항의를 하고 떠나지만, 남자의 마지막 독백은 여전히 무심하다. "아이들은 앞으로 6개월 넘게,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그 여자에게 부적절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를 거야!" - p. 33 : <이야기꾼> 중에서 - 마치 그가 유년기에 두 고모로부터 당한 부분을 고스란히 돌려주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자신의 불행했던 과거를 그의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이러한 작품들과 달리 몇몇 작품은 다른 측면에서 그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다. 책의 제목이자 단편인 <토버모리>는 앞서 언급한 두 편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당시 동시대에 활동하였던 허버트 조지 웰스가 <타임머신>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했다면 <토버모리>는 사키의 상상력을 활용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기발한 상상력이라 볼 수 없다. 왜냐하면 토버모리라 불리우는 고양이에게 사람의 말을 들을 수 있고, 대화할 수 있게 만든 내용이 상상력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동물이 인간의 말을 알아 듣고, 할 수 있다라는 것은 결코 새롭다 할 수 없지만, 토버모리를 통하여 인간의 민낯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토버모리와 그에게 말을 가르친 사람이 비참한 최후를 당하는 모습 역시 인간의 악랄한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기에 짧지만, 꽤 묵직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12편의 단편이 실려있기에 사키에 대하여 다양한 느낌을 갖게 된다. <침입자들>은 온전히 나의 개인적인 상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대대로 복수의 칼날을 갈았던 두 집안의 주인공이 동시에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극적으로 화해를 하게 되지만, 그들의 화해는 결국 죽은 너머에서나 통용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이 작품은 사키의 의도는 아니겠지만, 순전히 내가 이전에 읽었던 이스마일 카다레의 <부서진 사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색다르게 다가왔다. 알바니아를 배경으로 '카눈'이라는 대대로 서로 복수를 해야 한다는 관습법을 소재로 한 이스마일 카다레의 이야기가 마치 이전의 사키의 <침입자들>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너무나 유명해진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과 그렇지 않은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은 각각의 매력이 있어 보인다. 사키의 경우 후자에 해당되겠지만, 보르헤스의 짧은 평과 함께 오히려 그의 작품에서 그를 재구성할 수 있다는 점은 하나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토버모리>는 아마도 국내에 소개된 사키의 거의 유일한 단편집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의 생소함을 <토버모리>를 통하여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가치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또한 짧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반전이라든지 환상 문학의 공포,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현재의 상황에서 사키에 대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토버모리>는 괜찮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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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는 서문에서 말했다. “<토버모리>는 동물이다. 이 동물은 이성적인 인간의 모습이기에 인간에게 진정한 위협이 된다.” 이 책에 실린 사키의 작품들은 짧다. 짧지만 보르헤스가 말했듯이 통찰력과 상상력이 충분히 깃들어있고 그래서 강렬하다. 길게 나열하지 않아도 상황은 인식이 되고 궁금한 점이 있어도 작품이 부족하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의 작품들은 한편으론 우울한 면을 가지고 있지만 그 상상력은 독자를 유쾌하게 만든다. 짧기 때문에 오히려 한 문장 한 문장을 차분히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언제든지 읽고 싶어지는 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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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로 묶여 나온 사키(1870~1916)의 단편 소설 모음집 책 "토버모리"에 실린 이야기들을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경쾌하고 웃음짓게하는 표현에다 재미를 끄는 일상 생활에서 갑자기 터지는 이상한 사건을 소재로 해서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은 재미난 책이었습니다. 구구한 묘사 없이도 생동감 넘치고 발랄한 인물 묘사에, 아주 자연스럽게 보이면서도 등장 인물에 대한 묘사와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웃음이 들어 있는 꾸민 모양이 재미를 돋구었습니다. 정말 골치 아프게 느껴지는 어린이들의 재잘거림을 잡아낸 모양이나, "토버모리"에서 고양이의 얄미운 모습을 보여주는 대사로 화려하게 이야기를 이끄는 모습은 훌륭했다고 생각 합니다.
-- 2012/05/23에 작성했던 글을 다시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