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10.0
  • 40대 0.0
  • 50대 9.0
리뷰 총점 종이책
책 :: 열광의 탐구 _ 크릭 씨, 당신의 열정을 조금만 나누어 주세요
"책 :: 열광의 탐구 _ 크릭 씨, 당신의 열정을 조금만 나누어 주세요" 내용보기
지난 영국 여정에서 대학에서 마지막 수업을 장식해준 교수님께서 한 건물의 사진을 찍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시간이 된다면 말이다. 그 건물이 있는 곳은 해리포터 팬들이라면 꼭 찾는다는 런던의 킹스 크로스 역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눈과 마음에 찍어 두는 런던의 영국 도서관 근처에 있는 센터다. 이 교통의 요지에 들어선 건물은 무엇일까. 바로 프랜시스 크릭 연구
"책 :: 열광의 탐구 _ 크릭 씨, 당신의 열정을 조금만 나누어 주세요" 내용보기




지난 영국 여정에서 대학에서 마지막 수업을 장식해준 교수님께서 한 건물의 사진을 찍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시간이 된다면 말이다. 그 건물이 있는 곳은 해리포터 팬들이라면 꼭 찾는다는 런던의 킹스 크로스 역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눈과 마음에 찍어 두는 런던의 영국 도서관 근처에 있는 센터다. 이 교통의 요지에 들어선 건물은 무엇일까. 바로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다. 반짝이는 은색 지붕이 덮인 연구소는 과학자 1300여 명이 한꺼번에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유럽 최대 생명과학연구소라고 한다. 2015년 완공한 크릭 연구소는 땅값 비싸기로 잘 알려진 런던에 이렇게 대형 과학 연구소가 생긴다는 것 자체가 이슈였다. "최고의 과학자들을 영입해 세계 최고의 연구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 크릭 연구소를 사진으로 찍으며, 작은 궁금증이 생겼다. 

"크릭은 어떤 사람이기에 이렇게 그의 이름을 딴, 연구소가 생겼을까?"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내,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크릭이라는 이름보다 왓슨이라는 이름이 늘 앞에 있기 때문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 주목하지 않았다. 사실, 그 호기심을 키우기에 생물학과 난 너무 멀었다. 《열광의 탐구》를 알게 되었다. 프란시스 크릭이 쓴 자서전으로 "고전적 분자생물학 시기에 겪었던 자신의 경험"을 서술한 책이다. 나는 그가 DNA 구조를 밝혀낸 생물학자로만 알고 있었다. 그가 이룬 성과 중 가장 크고, 20세기 과학사에 가장 위대한 발견이지만, 그가 이룬 연구 성과는 "DAN의 구조를 제안한다" 논문이 전부는 아니었을 것이다. 런던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상징적인 생물학 연구소는 이름에 왓슨이 아닌 그의 이름이 붙은 이유를  《열광의 탐구》에서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쉽지 않은 이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이 책을 나의 동료 과학자와 일반 독자를 위해 썼는데 문외한이라도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때때로 내가 적은 것이 비교적 전문적인 내용이 될지도 모르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의 취지는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머리말을 읽으며 어렴풋 크릭의 성격이 보였다. 그는 섬세하고 꼼꼼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글이 세상에 어떤 의미를 던질지 깊이 고민했고, 그 의도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다시금 꼭꼭 집어주는 그의 태도를 보며, 《열광의 탐구》가 정말 열광적인 연구에 대한 글로, 나의 탐구심을 불태우게 할 책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나는 책을 읽으며 나의 얕은 생물학적 지식을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열광의 탐구》을 읽기 전보다 뇌에 지식이 채워졌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열광의 탐구》는 그가 고작 900단어밖에 되지 않았던 논문으로 생물학의 패러다임을 한 차원 열 수 있었던 그의 태도를 다룬 책이다. 물리학자였던 그가 20세기 생물학사에 길이 남을 발견까지 그 여정을 한 권의 책에 녹아냈다. 많은 자서전이 그러하듯, 그의 자취 그 자체를 들여다보는 것도 뜻깊지만, 그보다 그가 성과를 어떻게 거둘 수 있었는지를 맥락 속에서 발견하는 것이 더 뜻깊은 자서전 읽기라고 생각한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자신의 삶이 지금의 나와 어떤 접점이 있는지, 그것이 점으로 남아 있는지 혹은 선이 되어 자신의 삶의 태도를 결정지었던 것이 되었는지 차분히 적는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학창시절 학문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굉장히 시니컬하다는 것이다. 순수 수학보다는 답을 찾는 것을 즐겼고, 화학엔 큰 열의가 없었지만 당대 분위기상 화학을 공부했고 그 매력은 나중에야 알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가 생물학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고, 물리를 몹시 사랑했고, 대학에서도 물리학을 전공해 차석 우등의 영예를 받았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학창시절을 보낸 그가 생물학에서 큰 활약을 보낼 수 있었던 마음가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은연중에 얻은 것은 물리학자의 오만에 가까운 자신감이었는데 그것은 '학문 분야로서의 물리학은 매우 성공적인 데 비해 다른 과학 분야들은 왜 그렇게 하질 못하는가?'라는 식이었다. 이런 자신감은 전쟁이 끝난 후 최종적으로 생물물리학으로 방향을 돌렸을 때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생물학자들과 접촉을 시작했을 때 느꼈던, 다소 신중하면서도 소심한 듯한 태도에 나의 자신감은 일종의 건강한 완충제 역할을 했다."

그는 20세기 물리학의 시대에 21세기 생물학의 시대를 열었던 과학자였다. 하지만 그 두 학문 사이에 존재하는 과학자로 그의 고민은 컸다. 양차 세계대전 이후 그가 자신의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더욱 커졌다. 자신이 물리학을 전공하였으나, 물리학을 잘 아는 것도 아니었기에, 어느 것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 그는 그 선택이 최종 선택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짊어지고 있었다. (지금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자네보다 똑똑하지 않으면서도 성공한 사람을 나는 많이 안 다네"라는 수리논리학자이자 그의 친구였던 게오르크 크라이젤의 말에 힘을 얻는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분자생물학'과 '신경생물학'임을 깨닫고, 그는 분자생물학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 믿음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노력 끝에 그의 결정은 한 개인으로뿐만 아니라, 과학계에서도 뜻깊은 선택으로 만든다. 

생물학에서 훌륭한 모델은 당면 문제가 무엇인지를 말해줄 뿐만 아니라 가능하다면 여러 가지 실험 결과에서 얻어진 증거를 통합시킴으로써 이 모델에 대해서 또 다른 여러 방법으로 실험적 검증을 해볼 수 있는 그런 모델이어야 한다. 이런 모델 제시는 항상 직선처럼 간단히 이루어지지만은 않는다. 

그는 자신이 DNA를 발견한 비법을 이렇게 정리한다. "만약 우리가(왓슨과 크릭) 영예를 차지할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끊임없는 의욕, 그리고 어떤 아이디어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을 때 과감히 버릴 수 있는 마음가짐" 덕분이라고. 이 태도를 통해 분자생물학 분야에서 연구 경력이 미흡했음에도 좋은 과제를 선택할 수 있었고, 이에 몰두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DNA 구조는 이중나선 구조로 되어 있으며 염기쌍 짝짓기 방식으로 쌍을 이룬다는 점을 밝혀낼 수 있었던 과정에 대해 저자는 그 구조에 대한 실험 과정과 실험 데이터를 근거로 삼아 정리했다. 하지만, 아직도 난 그 이론을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이해를 하지 못하였다. 대신 그가 가설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로 입증이 되기까지 얼마나 짜릿한 시간을 보냈는지 알 수 있었다. 자신의 가설이 사실이 된 것을 보고, 그는 새로운 발견이 가지는 가치에만 주목하지 않았다. "혁신이란 몇몇 기존의 관습 위에 세워질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자신의 연구가 가지는 의미와 그 의미가 더욱 의미 있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도 말하며, DNA 구조에 대한 발견 이후 다양한 연구를 지속해온 선배 과학자의 면모를 보여준다.


두 학문 분야의 관련성이 참 가치를 인정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이 두 분야를 극적으로 연결시켜주는 새롭고 혁신적인 실험 결과뿐이다. 하나의 훌륭한 실제적 예는 수많은 이론적 주장보다 더 가치가 있다. 

그의 자서전에는 그가 주장했던 바가 후에 잘 못되었다는 사실을 그가 죽기도 전에 알게 되는 일도 나오고, 분야를 넘나드는 통섭을 보여주는 예도 있다. 사례 속에서 그는 자신이 깨닫는 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알길 바라는 바를 꼼꼼하게 기록해 두었다. 그런 그의 말투 속에는 분자생물학을 오랜 시간 연구했음에도 여전히 물리학자의 강한 자신감이 함께 담겨 있어 오묘한 느낌을 준다. 그 점에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찾을 수 있었다. 크릭 자신도 인정하듯이 생물학과 물리학의 학문적 경계는 멀리 떨어져 있다. 하지만 그 다름을 이해함과 동시에 물리학의 특성이 생물학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 "진정으로 훌륭한 생물학의 이론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진화에 의하여 초래된 혼돈을 통찰하여 그 바탕을 이루는 기본적 기작을 파악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때 그 기작이 또 다른 무엇에 의하여 가리어져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 말에서 진화를 빼면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을 연구하는 물리학을 설명하는 글 같다. 그의 지적 통찰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의 글을 통해서 확인하면 좋겠다. 쉬운 듯 쉽지 않고, 어려운 듯 어렵지 않은 크릭의 글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재미있었다. 

"이 한 권의 책이 누구든 훌륭한 생물학적 이론을 세우려는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그것으로써 이 책은 그 주요 목적 하나를 완수했다고 할 수 있다."

30세가 넘을 때까지 생물학에 대하여 잘 몰랐고, 물리학을 공부했던 크릭이 생물학 중 분자생물학 분야의 핵심 인물로 꼽힐 만큼 훌륭한 생물학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에 미소가 지어졌다. 나도 30살이 되었을 무렵에 생물학에 대해 상식 수준으로 잘 아는 사람이 되어 있을까. 그 쉽지 않은 목표 하나를 심어준 책이 《열광의 탐구》였다.


g*****9 2018.08.2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프랜시스 크릭, 그의 탐구정신
"프랜시스 크릭, 그의 탐구정신" 내용보기
1. 한 명의 과학자로서 과학자의 자서전을 읽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과학적 발견에 대한 경외이다. 또한 그도 나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심리도 있다. 그리고, 그건 또한 하나의 과학사이기에 지적 관심이기도 하다.그런데 정치인의 자서전과는 그 정도나 유는 다르지만 과학자의 자서전도 허영과 과장이 적지 않게 개입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자서전이라는
"프랜시스 크릭, 그의 탐구정신" 내용보기

1. 한 명의 과학자로서 과학자의 자서전을 읽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과학적 발견에 대한 경외이다. 또한 그도 나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심리도 있다. 그리고, 그건 또한 하나의 과학사이기에 지적 관심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치인의 자서전과는 그 정도나 유는 다르지만 과학자의 자서전도 허영과 과장이 적지 않게 개입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자서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하는 것이 바로 자서전이다.

그렇다면 이 프랜시스 크릭이라는 가장 유명한 과학자 중의 한 사람의 자서전은 어떤가? 물론 과학적 발견(가장 중요하게는 DNA 구조의 발견, 그리고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와 못지않게 중요한 유전부호 발견에 있어서의 역할)에서 그의 위치에 대해서 어느 정도 자신 위주로 쓸 수 밖에 없으면서도 상당히 겸손한 자서전이랄 수 있다.

 

 

2. 성공한 과학자가 “내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다”라고 자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프랜시스 크릭의 자서전에서는 그게 자주 등장한다.

그는 실험생물학자가 아니었다.

이를테면 이론생물학자였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론적으로 이러저런 것들을 예측했고, 그의 이론에 맞는 것에는 환호를 하고, 자랑스러워 했지만, 잘못된 것에 대해서 변명을 하지는 않는다. 여러 제약 조건 때문에 그런 잘못된 예측을 했고, 그건 자신이 부족한 탓이라고 하는 것이다.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과학자다운 태도라 생각한다.

이 점은 왓슨의 자서전 <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와 분명히 대비되는 점이다. 왓슨의 자서전에는 그의 잘못이라는 부분은 거의 없다.

 

3. 왓슨과 크릭 중 과학자들에게 ‘과학자’로서 더 존경받는 이는 분명히 크릭이다. 크릭은 끝까지 과학자였다. 물론 왓슨의 역할 (이를 테면 과학행정가)도 분명히 의미가 있는 것이었으며, 왓슨이라는 거물이 있었기에 많은 연구 기금이 탄생할 수 있었고, 중요한 과학 기관이 탄생하고 유지될 수 있었다. 하지만 ‘과학자’로서 크릭이 죽기 전까지 걸어온 길은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길이었다. <열광의 탐구>는 1988년에 나온 책이니 그가 죽기 거의 20년도 전에 쓴 책이다. 그 후의 그는 매트 리들리의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으나, 이 자서전만으로도 그가 만년에 걸어간 길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가 쓴 대로 걸어갔으니.

 

4. 책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해보자.

이 책은 왓슨의 <이중나선>과는 다르다.

<이중나선>이 과학교양서이긴 하지만 드라마와 같은 플롯을 가진 책이라면 (그래서 더욱 대중적이고 더 많이 팔렸지만), 이 <열광의 탐구>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서 표지의 부제로 쓰인 ‘DNA 이중나선에 얽힌 생명의 비밀’은 적절하다. ‘DNA 이중나선 발견에 얽힌 뒷 이야기’가 아니란 점에서.

그건 이미 왓슨이 썼고, 크릭은 조금 교정하고 있을 뿐이다.

대신 그 의미에 대해서 크릭은 좀 더 힘을 들이고, 또 그 후의 유전부호 (genetic code)에 얽힌 이야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자서전은 과학사에 대한 공부로도 충분한 책이 되고 있다고 본다.

 

5. 그러나 뒤로 갈수록 무미건조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자서전의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사람의 일생을 볼 때 그 사람이 만들어지는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의 대충 엇비슷한 모습들을 지나, 본격적인 활동의 시절이 가장 역동적이고 재미있고, 말년의 모습들은 성찰의 시기이기 때문에 재미가 덜한 것은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확 떨어지는 재미 때문에 책에 대한 집중력을 좀처럼 회복할 수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6. 중간에 나는 이렇게 썼다.

‘김영사’라는 출판사에서 이처럼 오자투성이의 책을 낸다는 것은 내용과 상관없이 상당히 의아스럽다. 좀 부끄럽게 생각해야지 않을까?

나는 이 책 읽기를 추천하겠지만, 상당한 오자와 어이없는 띄어쓰기 오류는 바로잡혀져야 한다. 솔직히 신참 편집자가 책을 만졌는지, 아니면 이 책에 무신경했는지 실망스럽다.



(2012. 1) 

YES마니아 : 로얄 n*****m 2015.11.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