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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저자 서효인은 야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의 생활속의 모든 장면은 슬로우모션으로 보는 야구로 각색되고 야구용어는 그의 정의로 재탄생됩니다. 그가 써놓은 울고 웃는 야구 이야기, 야구팬이라면 공감백배입니다. 그와 동명이인인 서효인이 청룡, 트윈스의 포수였고 와이번스의 코치였다는데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보니 제 야구팬 인생의 중세 암흑시기에 주로 활동한 선수인가 봅니다. 저는 자격이 없는 야구팬이네요. 저자와 한 시절을 살고있는 청춘들, 서글픈 88만원 세대가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사채쓰면 인생 병살타치기 딱 좋다고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너무나 인간적인 그. 격려와 욕설의 회오리 속에 있는 사람. 이를 줄여서 '본헤드'라고 부르자." 그렇지만 야구중계를 보다보면 전화기를 들자마자 돈다발이 튀어나오는 광고를 줄줄이 해대니 우리의 청춘들을 다 병살타 인생과 본헤드로 만들겠다는 것인가 봅니다. "수많은 청춘들이 삶의 드래프트, 그 현장에서 묵묵하고 뜨거운 이닝을 함께 버티고 있다. 그 이닝의 끝에 있을 '역전만루홈런'을 기대한다." 희생번트 그만 치고 역전만루홈런 칩시다. "끝날 때 까지는 끝난게 아니다."라는 야구명언이 있지 않습니까? 이 책이 야구 이야기가 아니라면 지금 쓰는 글도 리뷰가 아니라 책을 빌미로 하는 저의 야구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태어난 이듬해에 프로야구가 출범했다지만 저는 그때 대학 신입생이었습니다. 그때 시국이 참 찬란(?)했던 때라 프로야구 좋아한다는 말하기도 껄쩍지근 했었지요. 저도 아버지가 야구명문 고교출신이라 지금은 없어진 동대문운동장도 몇 번 갔었고 텔레비젼 중계로 고교야구를 열심히 보곤 했으니 저와 야구의 인연도 꽤 기네요. 요즘에는 케이블 방송을 신청하지 않으면 프로야구게임을 시청하기 어렵기때문에 아이들 공부에 어려움이 있으리라 예상됨에도 눈물을 머금고 케이블 방송을 보고 있고 게임이 없는 월요일이 아니면 회식 약속을 잡는 것도 망설이는 저는 야구팬입니다. 재작년 잠실에서 트윈스와 이글스의 게임을 아버지와 보러갔습니다. 저는 곰들에게 동족의 정을 느끼는 웅녀지만 류현진의 게임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는데 시즌 초 류현진의 투구는 좋았으나 독수리의 타선이 침묵해서 끝내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지요. 아버지때문에 야구를 보기 시작했지만 늙으신 아버지는 이제 야구를 열심히 보시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과는 달리 제가 아버지께 선수들에 대해 설명해드려야 했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부녀의 야구장 데이트, 아버지가 많이 좋아하셨습니다. 작년은 프로야구 출범 삼십주년이었습니다. 개막전 표를 구하여 막내아들과 갔었지요. 그날 경기에서 불사조 박철순이 시구, 베어스 전감독 김경문이 시포를 했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작년에는 불세출의 최동원과 장효조 선수가 고인이 되었으니 프로야구 일세대가 막을 내린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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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게 다 야구때문이란다.
1. 원대한 포부와 함께 일이 시작되기도 하지만, 엄청 간단하거나 가벼운 이유로 일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후자에 가까웠다. 그냥 티비를 돌렸는데 데프콘이 이 책을 들고 재밌다며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데프콘이 홍보하는 모습 이상으로 프로그램을 보면 책을 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바로 티비를 끄고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 책을 사러 갔다. 그리고 집에 가지고 와 바로 읽기 시작했다.
2. 급하게 읽기 시작했지만 다 읽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이유는 아마 작가가 시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작가는 꼭 자신이 야구에 대해 느낀 모든 것을 시에 가득 담아내려다가 지쳐서 수필로 길게 풀어 쓴 것 같았다. 벤치클리어링, 퍼펙트게임, 신고선수, 런다운 등에 인생을 꼼꼼이 담아내어 풀어 써내려간 각각의 에세이는 한 구절 한 구절을 음미하게 만든다. 그리고 잠시 책을 덮어두고 내 인생에서 런다운은 언제였는지 고민하게 만들어 주었던, 그런 책이었다.
3. 난 이 책에서 다른 건 다 좋았지만 유독 제목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더라. 이게 다 야구때문이라니. 이건 그냥 인생인거다. 이게 인생이니까 그런거지. 가운데로 들어온 공을 끝내 가만두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파울이라는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낸다. 그렇지만 꼭 야구때문일까. 인생이니까 그런 거지. 인생이니까 절대 공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인생이니까 런다운에 걸리고, 인생이니까 신고선수의 신화 김현수가 탄생한거다.
4. 매우 좋은 구절이 많아서였나, 필사의 충동을 느끼기까지 했다. 요즘 좋은 수필집이 잘 없다. 요즘 나오는 수필집의 대부분은 유명인이 추가로 공돈좀 벌려고 대충 써서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글귀 하나하나에 밀도가 없고 자신의 인생이 마치 삶의 정답중의 하나인 마냥 쓴 글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만난 이 수필은 정말 가뭄의 단비와도 같이 느껴졌다. 진짜 글쟁이가 쓴, 진짜 제대로 된, 진짜 재밌고 유쾌한, 그런 수필집이다.
5. 이게 다 야구때문이란다. 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제일 재밌게 볼 책이다. 그렇지만 야구에 관심이 없으면 또 어떠랴. 어차피 인생을 풀어 쓴 책인데. 어쨌든, 이건 다 야구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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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를 보며 자란 청년의 '삶의 고투'가 담긴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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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야구를 좋아하고 있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도 90년대 초반이었던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의 이만수 선수가 주전에서 밀려 대타로 나오고 있었을 때였으니깐. TV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중계했는데 호쾌한 타격에 반했다. 그래서 나는 보통 자기 지역의 야구팀을 응원하는 팬과는 전혀 다르게 내 고향이나 사는 지역의 야구팀의 팬이 아닌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삼성 라이온즈의 팬이 되었다. 회사 동료나 친구들과 야구 이야기를 할 때면 특이한 존재로 취급당하지만 전혀 상관이 없다. 야구가 좋고 삼성 라이온즈가 좋으니깐.
나처럼 야구를 좋아하는 젊은 시인은 삼촌에 의해 야구를 접하고 좋아하게 되었다. 책에는 어느 팀을 응원하는지 직접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야구를 좋아하면 응원팀이 해태/기아 타이거즈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지금은 롯데 팬들의 응원과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8개 팀 중에 최고지만 예전에는 해태 또한 그에 못지않은 열성팬을 많이 거느리고 있었다. 저자 역시 그런 열성팬 중의 하나로 야구에 푹 빠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야구와 인생을 연관 지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쉽게 죽지 않아 – 파울(foul) 야구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파울은 타자가 살아나가거나 죽기 전까지는 계속 기회를 가진다. 인생 역시 지금 실패를 하더라도 계속 기회가 있는 것처럼…… 그리고 파울을 치는 타자들이 잠시 타석에서 벗어나 숨을 고르고 자세를 바로잡는 것처럼 우리네 인생도 하늘을 보고 큰 숨을 내쉬고 잠시 여유를 갖는다면 다시 들어선 타석에서 홈런을 칠 수 있지 않을까 신인 시절에 3할을 치고 포스트 시즌에도 출장했지만 외야 수비 중에 펜스에 부딪혀 오랫동안 부상에 시달리고 여러 팀을 전전하다가 현재는 한화의 1번 타자로 있는 강동우 선수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가슴이 아프고 아쉽다. 열악한 야구 시설이 개선되고 있다지만 아직도 미흡한 점이 많이 있다는 것에 저자는 많이 아쉬워하고 있고 나 역시도 매우 아쉽다. 이 외에도 야구 팬이라면 한 번 정도는 들었을 만한 얘기인 역전패를 자주 허용하는 마무리 투수를 작가에 비유하고 방화범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응원하는 팀의 선수인 박한이 선수의 타석에서의 특이한 버릇 및 올해 일어난 채태인이 1루에서 2루를 거치지 않고 바로 3루로 뛰어가는 황당한 본헤드 플레이 등이 이야기되고 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는 진짜 야구를 많이 좋아하는 사람인 것을 알 수 있고 책에 야구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고 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고 얼굴에 웃음을 띠면서 읽는 나 역시도 야구를 많이 좋아한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야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한번 읽어보면 재미있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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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파르티잔 행동 지침>의 저자인 시인 서효인의 에세이『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 자신에 대한 기록과 우리에 대한 기록, 그리고 응원과 격려를 담고 있다. 저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야구장을 떠올리며 할아버지를 추억하고, 할머니의 건강을 간절하게 소원하기도 한다. 이처럼 야구에 얽힌 자신의 추억과 함께 야구에 빗대어 삶을 되돌아본다. 실패하더라도 다음 등판이 남아 있음을, 실패의 예정과 그리고 도전이 뒤따르는 우리의 삶 자체가 퍼펙트게임이라는 깨달음을 전해준다. 저자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중요한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받는 훌륭한 격려와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삶의 드래프트의 현장에서 묵묵하고 뜨거운 이닝을 함께 버티고 있는 청춘들이 역전만루홈런을 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1980년대에 태어나고 자라난 세대. 어른들 민주화 운동할 때는 코 흘리기 바빠서 세상에 기여한 게 있을 리가 없다. 세상 좀 알아갈까 싶은 사춘기에는 IMF가 터져서 부모님 눈치 보느라 대학 입학원서 넣기가 참 미안했다. 입학해서는 학자금 대출 이자 갚느라 각종 아르바이트를 섭렵해야 했고, 졸업 후에는 부도수표 같은 이력서 남발하느라 정신이 없는 세대. 그러면서 기성세대에게는 ‘좀 놀 줄 안다는’ 혹은 ‘세상일에 관심 없다는’ 이유로 온갖 잔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는 세대……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은 참으로 많다. 야구, 좀 안다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시인 서효인에게 야구는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공놀이’일 뿐만 아니라, 추억이며 감동이다. 그는 ‘야구 전문가’가 아니라, 야구와 얽힌 ‘추억 전문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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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가 한창 잘 나가던 1990년대 초반 야구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정훈, 이강돈, 강정길, 장종훈 등으로 이루어진 다이너마이트 타선과 정민철, 송진우, 한희민, 이상군, 한용덕 등 기라성같은 투수들들로 구성된 빙그레는 웬만해선 질 것 같지 않았다. 실제로 리그 우승을 밥먹듯 했다. 빨간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입은 구단에 발목잡혀 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한 것이 불만이었지만.
야구 매니아가 되면 몸으로 야구를 하고 경기장에 가서 보는 것을 뛰어넘어 직접 기록지를 만든다. 1회부터 9회까지 1번부터 9번까지 선수(대타 포함)들의 모두 눈에서 놓치지 않으려 기록하는 것이다. 그러한 열정이 사라진것은 한화의 암흑기가 도래한 때부터였다. 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져던 그 시절들. 야구때문에 늘 저기압이었던 시절들. 올해 야신을 모셔온 덕분에 다시 야구 보는 재미가 생겼다.
서효인 작가 역시 모태 야구팬이다. 사회인 야구단 포수이자 시인이 쓴 야구에세이다. 2011년에 발간한 도서이므로 현재의 야구실정까지 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를 추억하기에는 충분하다. 신인시절 날아다니던 강동우가 펜스에 부딪혀 슬럼프를 겪었던 것, 누구도 말릴 수 없었던 이종범 등의 이야기는 야구팬에겐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야구 용어와 현실사회를 결합한 부분이 분명 독창적인 것은 아니다. 그래도 작가의 글은 맛깔스러워서 재미있다. 내가 글을 쓴다면 이렇게 쓰고 싶을 정도로 정말 문장 하나하나에 정성이 깃들어져 있다. 시인이기에 가능한 것일까?
특히 미스터 징크스 부분은 마음에 쏙 들었다. 내가 한화경기를 보면 꼭 지는 징크스가 있어서 일부러 결과만 챙겨보는데 작가도 마찬가지였다. 주변에서 보기 힘든 징크스인데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을 보니 무척이나 반가웠다.
책의 구성은 3이닝씩 나누어져 있다. 중반인 2/3이닝까지는 대중이 공감할만한 소재를 마지막 3이닝은 작가가 경험한 이야기로 되어있다.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엔 마지막부분에서 힘이 떨어지나 선발, 계투, 마무리가 완벽한 야구팀은 없으므로 이해하자.
야구덕후에게 이 책의 이야기는 새로울 것이 없다. 덕후 남자친구를 둔 여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야구장으로 데이트를 가서 함께 즐기고 키스타임의 추억까지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단 응원하는 팀은 남자친구에게 맞추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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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청춘은 그닥 화려하지도 세련되지도 고급스럽지 않고 지리멸렬하고 시시하고 때론 처절하다. 오늘도 필드에서 이 악물고 뛰는 모든 평범하고 찌질한 청춘들을 위한 헌사라고 이 책을 평하고 싶다. 때로 기운이 없고 나 자신이 초라할 때, 꿈을 잃었을 때 이 책이 조금은 기운을 줄 것 같다. 런다운의 상황이 와도, 내가 본헤드 플레이를 해도.. 기회는 아직 남아있을지도 모르고 나를 위해 함께 분노하며 벤치클리어링에 나설 사람들이 있다면.. 그걸로 이 청춘은 눈부시지 않은가? 야구를 자세히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책이니 누구나 부담없이 읽어볼 수 있을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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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안 써져서가 아니다. 그저, 야구가 져서 그런다. (147쪽)
우리에겐 늘 핑곗거리가 필요하다. 그 핑곗거리가 있는 삶이야말로 내가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되기도 한다. 대체로 그 핑곗거리는 부모인 경우가 많은데 나 역시도 그래왔던 것 같다. 지금은?그렇다. 작가의 말처럼 의문은 항상 현재진행형이다.
야구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쯤은 프롤로그만 읽어도 알 수 있다. 대놓고 야구 이야기가 아니라고 하는 걸 뭐. 그는 시인이다. 다양한 야구 용어들을 정서적 의미로 이해하게 만들었다. 가령, 다음과 같은 용어들 말이다.
1) 벤치 클리어링 - 당신과 나의 동해 바다 같은 오지랖으로 펼쳐진 위아래 없는 연대 의식 2) 파울 - "당신도 나도 아직 죽지 않았어. 그러니까 힘내" 3) 본헤드 - 너무나 인간적인 그. 격려와 욕설의 회오리 속에 있는 사람 4) 번트 - 공을 달래야 한다. 자신을 숙여야 한다. 주자를 살려야 한다. 파울라인을 살펴야 한다. 주위를 배려해야 한다. 조용하면서 굳건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아껴야 한다. 세상을 두루두루 살펴야 한다. 5) 사인 - 결과론을 향해 치닫는 과정의 치밀함. 치밀함이 만들어내는 몸의 부호.
선수가 아닌 사람이 살아온 생 동안 꾸준히 야구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만들 수 있다니 서효인 시인은 그래도 뭔가 짜여진 삶을 살아온 것처럼 보인다. 내게도 배구를 사랑했던 시절이 꽤나 길었고 관련된 주책맞은 에피소드들도 몇 있지만 그 에피소드들이 이 책에서처럼 뭔가 내 삶과 생각을 짜 주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서효인이 아니기 때문인지, 시인이 아니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라도 핑곗거리를 대고 싶다. 아버지 때문이라고 해야할까.
흥미로운 책이었고 아름다운 책이었다. 나는 야구의 규칙을 알고 있지만 - 대체로 스포츠를 하지는 못해도 규칙은 빨리 이해한다. - 흥미로워하는 스포츠는 아니다. 기다리는 시간 때문일 수도 있고, 실제로 보니 코딱지만한 선수들에 비해 너무 큰 존재감인 응원하는 사람들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야구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흥미롭고 아름답다. 어쩌면 그이 시보다도 더 시 같은 글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꼽은 가장 1) 가장 시적인 내용 -시범 경기의 아버지들 2) 가장 시적인 구성 - 그렇게 쉽게 죽지 않아 (파울) 3) 가장 시적인 용어 - 본헤드 4) 가장 현실적이기에 가장 지루하고 찌질한 - 드래프트 되는 청춘들 5) 가장 이해가 안되는 - 268쪽 맨 아래 문장의 <니, >는 뭐니? 사투린가? 6) 가장 큰 허전함 - 205쪽의 '모범답안'이라는 글자의 생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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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넘은 사내가 번듯한 직장 하나 읎이 허구 헌날, 따순 밥 묵고 허구 헌날 쭈그리구 앉어서 야구공이나 받고 야구공이나 치고 뜀박질이나 허고 떠들기나 허고.. 아, 야구 헌다고 어디 돈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여기요. 책이 나왔지~요! 히힛
얼마 전에 김응룡 감독이 승승장구에 나왔다. 여러가지 재미난 이야기를 해줬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거다.
"투수는 선동렬,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
오호라~ 몰래온 손님으로 나온 이종범 선수, 이 얘기 처음 들었을때 정말 감격했다며 가슴에 손을 대는 모습도 봤다. 얼마나 좋았을까. "야구 하면 이종범!" 이라는데. 그것도 칭찬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김응룡 감독님 입에서 나온 얘기니! (내 가슴이 다 설렌다.)
나는 여기에 하나 덧붙여야겠다.
"야구 이야기, 하면 서효인!"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읽기 전엔 몰랐다. 내가 이 책에 이렇게 푹 빠져들줄이야(띄어쓰기 어렵다. 빠져 들 줄이야? 빠져들 줄이야? 빠져 들 줄 이야..ㅡ.ㅡ;;).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앞으로 야구 얘기 하면 서효인! 이다. 서효인과 다른 스타일로 쓸 사람은 있을 수 있을지 몰라도 서효인 보다 잘 쓸 사람은 보기 어렵다고 본다. 서효인 최고!
야구란
말랑말랑한 테니스공으로 야구를 했다. 야구는 죽지 않아야 하는 게임이다. 타석에서 죽지 않고 살아나가, 날것 그대로의 심장으로 다이아몬드를 모두 돌아야 한다. 그리고 오디세우스처럼 당당하게 귀환해야한다. 그렇게 살아와야 겨우 1점이다. 1점으로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으니, 야구는 생명을 중시하는 게임인 동시에 생명을 겁박하는 게임이다.(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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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이란
도대체 언제 끝날 것인가? 언제까지 칠 것인가?
두 번까지는 스트라이크 카운트라는 벌칙을 받고, 세 번부터는 무한대로 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 이상한 규칙, 야구에서의 파울은 기회의 영속성을 의미한다. 대부분 방망이에 제대로 맞히지 못한 타구이지만, 그것이 규격 바깥으로 나가버렸으므로, 타자는 한 번만 더, 다시 한 번 기회를 갖는다. 당신이 살거나, 죽을 떄까지.
살면서 결정적 기회는 단 세 번 온다고 했던가. 아님 사나이는 딱 세 번 울어야 한다고 했던가. 재수는 해도 삼수는 하지 말라고 했던가. 가위바위보는 삼세판이라고 했던가. 무엇이든 세 번은 너무 적다. 우리는 분명히 훈련 받은 대로, 혹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쳤고, 운이 좋지 않았는지 아님 신이 외면했는지 제대로 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잡히지도 않았잖아? 너무 빡빡하게 굴지 말자.
저번 달 당신의 이력서는 종이 쓰레기로 버려졌다. 오랫동안 준비한 시험에 몇 문제 차이로 떨어졌다. 밤을 새고 코피를 쏟았건만 학점이 나오지 않았다. 내 모든 걸 다 줬는데 그녀가 냉정하게 떠나갔다.
타석에서 잠깐 벗어나 심호흡을 하자. 어깨도 펴고, 발로 방망이를 툭툭 치자. 타석의 흙도 다시 한번 고르자. 아직까진 파울이니까 괜찮아. 자포자기로 허리를 숙여 스리번트 대지 말고.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은 끝내 가만두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갖자. 파울은 그 마음가짐이 만들어낸 또 다른 기회다. 우리의 시간은 아직 마지막이라는 글러브에 들어가지 않았다.
"당신도 나도 아직 죽지 않았어. 그러니까 힘내" 이런 말을 줄여서 '파울'이라고 부르기로 한다.(56~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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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서는
야구장에서는 하늘을 자주 봐야 한다. 야구 경기의 백미인 홈런은 아름답고 늠름한 포물선을 그리며 하늘 저 멀리 날아간다. 그런 이유로 관중들은 공이 높게 뜨기만 해도 곧잘 소리를 지르곤 한다. 그것이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라 해도, 함성 뒤의 아쉬운 탄식까지 하늘 위로 함께 날아가는 것이다. 낮경기의 파란 하늘과 밤경기의 까만 하늘, 그 사이를 날아가는 하얀 공의 율동과 함성과 탄식이 뒤섞인 약간은 쓸쓸한 장관. 야구장만이 선사할 수 있는 그림이다. (9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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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헤드bonehead
본헤드는 '얼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반복된 훈련 속에 기량이 완성형에 이른 선수들이 펼치는 게임이 프로야구다. 그들은 플레이에 따라 돈을 받는 직업선수다. 지금도 우리나라 곳곳에서 운동신경 좀 있다는 어린이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던지고 받고 때리고 달리는 연습을 거듭한다. 그들 중에서 고르고 골라서 고른 후에 또 고른 남자들이 이 경기장의 남자들이다. 그런 남자들이 벌이는 어처구니없는 플레이, 이를 본헤드 플레이라고 한다. 본헤드 플레이어는 평소 그가 얼마나 스마트한 사람이었든지 말든지 아랑곳 없이, 그 순간 가장 멍청한 사내로 만든다. 재앙 같은 분위기를 팀에게 남긴다. 그는 사건의 현장에 서서 방금 자기가 왜 그래는지, 누구도 답해주지 않을 의문을 던진다. '내가 왜 그랬지......' (108p.)
드래프트 되는 청춘들
드래프트draft는 ‘원고의 초안’, ‘은행이 발행한 수표’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신인선수를 선발하는 호텔에서의 장면을 먼저 떠올린다. 스포츠에서 드래프트는 프로 구단이 신인선수를 뽑는 절차이다. (124p.)
E
지방 고등학교 3학년인 E는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같은 지역의 라이벌에게 이상하게 한두 점 차로 지는 바람에 지역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대회가 많았다. 전국구 대회에서는 초반에 예선 탈락했다. E는 소식을 기다린다. 그의 이름이 불릴까. 부모님은 모두 일을 나가셨고, 집에는 E 혼자다. 최소한 부모에게 E는 야구천재다. E는 결국 혼자다.
E는 대체로 그렇다. 그는 발도 빠르고 어깨도 좋다. 직구는 누구보다 잘 때린다. 장타력은 없지만 짧은 안타는 잘 만들어낸다. 도루 능력도 있고, 번트도 잘 댄다. 부모님의 기대가 크다. 그런데, 그런 선수는, 프로에 너무나 많고, 게다가 그는 체격이 왜소하다. 감독님은 어느 팀의 스카우터가 잘 아는 후배라고 했다. 한번 부탁해보겠노라고 내려 앉은 표정으로 말했다. 경기가 끝난 후, E의 유니폼은 항상 더럽다. E는 프로 유니폼을 입고, 흙이 묻은 벨트를 터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E와 비슷한 능력의 사람은 세상에 너무나 많다고들 한다.
드래프트에서 선발되지 못한 선수들은 쓸쓸하게 집으로, 학교로, 훈련장으로 돌아간다. 매년 7,8백 명이 쏟아져 나오는 드래프트에서, 직업선수가 되는 젊은이는 7,8십 명에 불과하다. 그중 절반 이상은 몇 시즌 못 버티고 방출된다. 국내 야구시장은 프로야구 외에 실업야구 등의 구제책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해도 무방하다.
수많은 청춘들이 삶의 드래프트, 그 현장에서 묵묵하고 뜨거운 이닝을 함께 버티고 있따.
그 이닝의 끝에 있을 '역전만루홈런'을 기대한다.(131~1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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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다운
편의점에서 우스꽝스러운 유니폼을 입고 담배나 음료수 따위를 팔면서, 컵라면 용기를 치우고 남은 국물을 비우면서, 야구장 조명등보다 밝은 조명 아래서 밤샘 근무를 했다. 날짜 지난 삼각김밥을 먹고, 화장실 갈 때는 문을 걸어 잠그고, 그때마다 기다리던 손님의 볼멘소리를 들었다. 그들은 술에 취해 있을 때가 많았고, 꼭 편의점 앞에서 싸우거나 나에게 시비를 걸었다. 나는 최선을 다했으나, 그저 그런 사람이라는 건 별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저 그런 인간성의 사장은 최저임금보다 못한 시급을 주었고, 최저임금을 제대로 받는 아르바이트생이 거의 업다는 이유에서 사장의 입장을 수용해야만 했다. 그도 특별한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저 그런 새벽의 시간은 밤과 아침 사이에 나를 가둬놓고 내 몸을 공격해왔다. 피곤에 지친 나는 '런다운'에 걸린 채고 어디 도망도 가지 못하고, 베이스라인의 중간쯤에서, 선 채고 졸곤 했다.
밤에서 아침으로 슬라이딩하면서 나는 꼭 아웃당하는 기분이었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그저 그런 일로는 그저 그런 대학의 등록금 내기도 빠듯했다. 더러워진, 내가 입은 유니폼이 나를 결정했다. 하지만 그 얼룩들은 이상하게도 반짝반짝 빛이 났다. 어쨌거나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 누가 내 이름을 불러줬던가. 내 이름을 부르고, 또 불러서 끝내 응원할 사람은 나 자신 밖에 없었다. 나는 죽지 않고 태그를 피해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최선을 다해 움직이는 동작은 반짝이게 마련이다. 유니폼은 더러워지겠지만, 뭐 어떤가.
그런 반짝반짝한 더러움을 '런다운'이라고 한다.(225~2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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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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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서효인/다산책방 스포츠에 관련된 책은 그 분야의 전문가나 그에 가까운 사람들이 쓴 현란한 지식의 향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은 그런 부류와 조금 차이를 보인다. 야구를 너무 사랑하여 야구 동호회 선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야구와 관련된 소소한 경험담을 여러 방향으로 펼쳐 놓았다. 프로야구 역사와 여러 야구 관련 이야기가 함께 곁들여지면서 읽는 이를 몰입하게 만든다. 읽다 보면 저자가 정말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열정적인 야구 사랑에 저자의 필담이 더해진 글은, 야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공감의 폭은 더 클 것이다. 야구를 직접 관람하러 갈 때마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지는 안타까운 징크스에 대한 저자의 경험은 공감하는 바가 컸다. 이기는 그 날이 오늘이었으면 좋겠지만, 당신이 직관하는 날, 당신의 팀은 이긴 적이 없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어렵게 예매한 2011년도 플레이오프 3차전인 롯데와 SK 전을 구경하기 위해 한 시간을 넘게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문학경기장까지 가서 흥분에 찬 응원을 하였지만 그렇게도 잘 치던 이대호의 방망이는 그날따라 헛스윙을 거듭하더니 수많은 잔루를 남긴 채 끝내 무릎을 꿇고 마는 광경을 현장에서 확인해야 했었다. 그런 경험은 저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느낌이라는 것이 조금 안심케 한다. 삼성 박한이 선수의 특이한 습관에 대한 고찰은 프로야구를 시청하면서 덤으로 얻는 재미로 생각하자. 공 한 개마다 배팅장갑을 벗고 다시 낀다. 헬멧을 벗어 냄새를 맞는 포즈를 취한다. 제자리 점프 후, 홈플레이트 앞에 방망이로 금을 긋는다. 그러고서야 타석에 들어서는 그. (...) 그 시간에 다른 채널에 가서 광고를 보고 오라. 대출 광고가 두 개 끝나면 그는 칠 준비를 다 마치고 타석에 들어설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많이 질 줄은, 세상에 야구를 잘하는 사람이 이토록 많을 줄을 진정 몰랐다는, 야구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겪은 일상과 애환들은 마약과도 같은 야구라는 운동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이다. 베이스볼 초보미인인 여자친구와 함께 야구 구경을 하면서 인내심을 시험하는 듯한 거듭되는 질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조언은 현장에서 목격한 연인들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오빠들의 극성스런 야구 시청을 보며 자라난 아내는 지금도 해태 타이거즈가 세상에서 제일 야구를 잘하는 팀으로 기억하고 있다. 저자도 말하듯이, 타이거즈의 검정 바지와 빨간 유니폼은 도합 9번의 우승을 이룬다.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이며 프로야구 역사상 최강팀이라는 사실은 부인하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야구 하면 롯데라는 말로 내가 응원하는 팀에 대한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다. 세상에 나오면서부터 좋아해야 할 ‘나의 팀’을 하사받은 이른 바 모태 야구팬도 있다. 아빠를 따라 야구장에 간 중학생 아들은 단지 아빠가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느새 마!를 외치고 부산 갈매기를 따라 부르는 팬이 되어 있다. 그 아들이 성인이 되어 자신의 아들 손을 잡고 야구장으로 가서 어릴 적 기억을 돌아보며 목이 쉬도록 함께 부산 갈매기를 부르는 모습이 작은 행복으로 자리잡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