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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위로 떠오르는 감정의 소용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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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체 시인을 만난 건 <PAPER 1월호 나를 일으켜 세우는 시>에서였다. 그는 21살에 등단했고, 또 시를 쓰기 위해 1년 반 동안을 천권의 시집을 읽었다고 한다. 그래서 호기심이 들기도 했고 그의 천재성을 보고 싶기도 했다.   그의 시집 <죽은 눈을 위한 송가>를 곱씹으면서 그의 나이를 추측할 수가 없었다. 분명 그는 나보다 어린 나이이지만 그 나이로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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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체 시인을 만난 건 <PAPER 1월호 나를 일으켜 세우는 시에서였다. 그는 21살에 등단했고, 또 시를 쓰기 위해 1년 반 동안을 천권의 시집을 읽었다고 한다. 그래서 호기심이 들기도 했고 그의 천재성을 보고 싶기도 했다.

 

그의 시집 죽은 눈을 위한 송가를 곱씹으면서 그의 나이를 추측할 수가 없었다. 분명 그는 나보다 어린 나이이지만 그 나이로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몇몇 구절들은 심장에 선을 긋는 것처럼 멈칫하게 만들었다.

 

나무 라디오

 

잎사귀들이 살고 있는 스피커, 한쪽의 귀가 없다

나이테가 생기는 책상에 당신은 앉아 있다.

주파수를 돌리자 잎사귀들이 떨어지고

허공은 종이를 찢어 한쪽 소리를 날려 보낸다

나무로 된 음악은 숲을 기억한다

모든 음악은 기억이 부르는 것

당신은 그것을 씨앗들에게 달아준다

소리 없는 나뭇가지들,

뿌리들의 유쾌한 휘파람

계절을 돌며 노래와 주파수를 녹음(錄音)하는 나무 라디오

 

뛰는 심장을 어루만지곤 했다

절벽에 뿌리를 내린 나무도 그와 같지

그것이 당신의 절규하는 첫 발음, 굽은 음색의 첫 싹고사목 같은 목소리들이 자정을 알린다

스피커에서는 시퍼렇게 늙은 소리들이 절벽을 뛰어내렸지

 

소리를 채록하는 것은 나무들의 오랜 습관이라는 것을 알아야

라디오의 청취자가 되는 거지

 

전파가 흘려주는 직유는 꼭 구부러져 있었네

숲을 이루지 못한 소리들이 잎사귀를 늘어뜨리고

조용한 꽃을 흐드러지게 피우지

녹음하지 못한 울음들이 당신에게 갈 때,

스피커가 아닌 라디오를 끄지

 

절벽의 나무로 만든 스피커가 채록한 소리들은

다 휘어져 있지

기억해 모든 소리들은 떨어지는 것들이야

 

-p36

 

음악을 들으면서 언젠가 들었던 노래와 리듬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아마도 작곡가는 태고적 알 수 없는 기억을 음악으로 만들기도 하고, 당신과 사랑을 나누던 그 찰나의 순간, 사랑을 빠지던 만남, 과거가 되어버린 이별까지도 그 감정이 여느 사람과 닮아 있어서 어떠한 곡을 들어도 들어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의 모든 음악은 기억이 부르는 것이라는 글귀에서 나는 울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마치, 우연히 들은 영화의 배경음악이 지난날 너와 내가 함께 봤던 영화였던 것을 기억하는 지도 모른다. 네가 좋아했던 애창곡이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나 모르게 흥얼거렸던 네 콧노래였는지도 모른다. 그의 시는 이런 생각들로 가득 차게 만들었다.

 

숲을 레코팅하는 나무라디오, 당신이 나를 부르는 데 왜 내 이름이 아닌지 궁금해졌다.(고아p77) 내 이름을 부르는 않는 연인에게 느끼는 감정, 나는 누군가의 간절한 거짓이었다(거짓말의 목소리p88) 라고 말하는 거짓말할 수밖에 없는 사랑의 현실을 그가 느끼게 해주었다. 그의 시는 감춘 감정들을 다시금 깨워주고 또, 위로하며 나만이 외로운 사랑을 하는 사람이 아님을 알게 했다. , 내 안에 감정을 불러 일으켜 빛을 잃었던 감정은 빛을 찾아 마치 기계가 사람이 된 것처럼 다시금 떨리는 순간을 경험하게 만들었다.

 

 

s******6 2013.03.18.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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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날아다니는 이미지와 단어들. 방황하며 떠도는 시어
"하늘을 날아다니는 이미지와 단어들. 방황하며 떠도는 시어" 내용보기
'페이퍼'라는 잡지가 인기가 있나보다. 생활관(현재 군인임)으로 정서함양을 위한 잡지가 상급에서 내려온다. 페이퍼,HIM, 좋은생각,투르몽드,샘터,월간에세이,월간 자유... 이러한 잡지 들인데   물론 군대에서 전부 처음 보게된 잡지들이다.   어쩌면 시 보다도 페이퍼의 작가소개글이 이제와 생각하니 더 감동이었던 것 같다.   천재라는건 이런걸까? 하고 시집을 주문했는데
"하늘을 날아다니는 이미지와 단어들. 방황하며 떠도는 시어" 내용보기

'페이퍼'라는 잡지가 인기가 있나보다. 생활관(현재 군인임)으로 정서함양을 위한 잡지가 상급에서 내려온다. 페이퍼,HIM, 좋은생각,투르몽드,샘터,월간에세이,월간 자유... 이러한 잡지 들인데

 

물론 군대에서 전부 처음 보게된 잡지들이다.

 

어쩌면 시 보다도 페이퍼의 작가소개글이 이제와 생각하니 더 감동이었던 것 같다.

 

천재라는건 이런걸까? 하고 시집을 주문했는데 막상 도착한 시집은

딱히 어떤 감동이나 이런건 느낄수 없었다.

 

어려운 단어. 그보다 뭐랄까? 상이한 이미지의 단어 그것도 낭만적이라고 해야하나, 음울하다고 해야하나

뭔가 어려워보인다는 단어들이 마구 뒤섞여있다는 그런 느낌이다.

기형도의 시와 닮았다고는 해도 그것도 아닌것 같다.

 

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읽는 다면 다른게 있을 것이다. 1년인가 하는 짧은 기간에 몇백, 몇천권의 시집을 읽고 한번에 시를 써서 덜컥 붙었다던가?

 

여튼 잘 모르겠다. 페이퍼에서 소개글을 읽었을때만 해도 천재가 쓰는 것은 어떤 글일까? 하는 감동이었는데 막상 도착한 시집의 시는, 그리고 무슨 문학상을 받았다던 시인의 나무라디오도 이미지와 단어들이 부조리하게 붙어만 있는 뭐랄까, 때를 잃어버리고 핀 벚나무라고 할까.

 

내가 시인의 세계를 따라가지 못한 이유일수도 있겠다.

 

음... 한마디로 정리하면 기형도의 시집을 찾아 읽게 만드는 시집이다.

뭐 여러가지의미로.

 

 

w****2 2013.05.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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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눈을 위한 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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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을 여는 것은 몇 권의 시집과 희곡이다. 죽은 눈을 위한 송가라니. 첫 책으로 삼기엔 좀 그렇다 생각되어 다른 책을 몇 권 들고 나가보았지만 읽히지 않았다. 시집을 외투의 큰 주머니 안에 넣고 밖으로 나가던 날 책 한 권을 처음 다 읽었다. 올 해의 첫 책이었다. 이 전에 이이체의 시를 읽었던 적이 있나 모르겠다. 비교적 젊지만 젊지만은 않은 시인의 시집 안에는 '동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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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을 여는 것은 몇 권의 시집과 희곡이다. 죽은 눈을 위한 송가라니. 첫 책으로 삼기엔 좀 그렇다 생각되어 다른 책을 몇 권 들고 나가보았지만 읽히지 않았다. 시집을 외투의 큰 주머니 안에 넣고 밖으로 나가던 날 책 한 권을 처음 다 읽었다. 올 해의 첫 책이었다. 이 전에 이이체의 시를 읽었던 적이 있나 모르겠다. 비교적 젊지만 젊지만은 않은 시인의 시집 안에는 '동시대'의 어휘들이 가득했다. 우리들이 좋거나 멋지다고 여길 법한 단어들이 온통이어서 시집의 책 등이 형형색의 포스트잇으로 제법 그럴싸 해졌다. 시인의 말을 자주 쓰는 메신저 어플에 옮겨 찍어놓았다. 그럴싸 해보이는 프로필을 올리기 위해서는 한손으로는 책장을 펼치고 한손으로는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어놓는 과정이 필요햤다. 전혀 문학적이지 않은 순간이다. "인간에게는 원래 아무것도 없다. 나는 나를 지배할 줄 아는 짐승을 보지 못했다."

 

 몇 구절은 좋아서, 몇 구절은 읽으며 엉뚱한 생각들이 떠올라서 찍어두었다. '환상여행' 같은 편에서는 마지막 연의 두 행을 골랐다. "인간은 원래 모두 가볍다.//무거운 인간은 나뿐이다." 300일 정도를 결심하고 있지만, 그래 무거운 인간은 나뿐이니 살을 빼자고 혼자 비식 웃었다. 읽으라는 시는 제대로 안 읽고. '나쁜 피' 에서는 "서로를 야수라고 부르며"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학부시절에 지금은 오래두고 보아 서로의 생김조차 너무 흔해진 막역한 친구와 진짜로 서로를 야수라고 불렀던 시기가 있어 그 생각이 떠올라 한 번 더 웃었다. 글쓰는 일을 업을 하는 친구야, 이제 되었다. 우리는 서로를 야수라 불렀으니 글쟁이가 될만한 '나쁜 피'가 너에게도 어딘가에 돌고 있을거야. 하고.

 

 구절이 아닌 전 편에 표시를 해 둔 시는 꽤 길다. '한량들 -우리들*에게' 라는 시인데,

"우리는 늘 다쳤다. 어디에도 눕지 않은 채로 상처를 안고 흐느낄 수 있었다. 식욕도 느껴지지 않게 하는, 진흙탕 속 엉망진창의 엉터리 기억들. 세상 모든 파편들을 풍경으로 얻어가도 배부를 수 없었다. 행복해라.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아무도 우리에게 말을 걸 수 없었고 우리는 아무에게나 함부로 대답해주지 않았다." 고 시작한다. "안기 위해 기억해야 하는 어느 망각들.//보기 위해 눈 감고 입을 다무는 순간순간들.//연인들은 그림자를 벗어나지 않았다. 햇빛을 기적으로 여기지 않았다. 구걸하지도 않았다. 무게를 견디기 위해서는 무게가 필요했고, 우리는 가벼웠다. 방황이 우리에게 가야 할 방향을 물을 때, 풍경들은 모조리 눈물의 바깥에 있었다." 고 끝을 맺는다. 전에 표시해두었던 '환상여행'에게 무거웠던 나는 우리가 되어 가벼워졌고, 무게를 견디기 위해 무게가 필요해졌다고 되어 있다. 한 권의 시집 안에서 변화하는 이미지들을 만날 때 문득 내가 뭔가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된다. 영영 놓친 채로 책장을 덮겠지만, 그저 변하고 있겠구나 한다. 날 것의 내가 되고 싶다가도 아닌 것처럼.

 

 마지막으로 겉장 뒷면의 글을 옮긴다.

"삶은 마약이다. 계속 살면 피폐해진다. 사랑은 이별한다고 잊거나 잊히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덮어두고 떠나는 것이다. 나는 그 안에 중독되어 독신의 처방을 얻었다. 누군가 우는 것을 보면 울게 된다. 세상에는 더 이상 반전(反轉)이 없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동안 모든 걸 그리워하게 되었다. 서로 죽이지 않고 어떻게 사랑할 수 있었을까, 반려의 몸이여. 뒤돌아서면 등지고 온 무덤들이 많았다. 진짜 생각이란 없다. 생각을 떠나면 누구나 사랑할 수 있다. 나는 그곳을 떠나지 못한다. 잔류하는 이형(異形)의 삶이어도 삶이기에 죽지는 않는다. 이 색을 간직하겠다. 서로를 닮은 황홀경들이 착종하는, 인간의 미로. 그 주저흔의 골목길에서 우리는 재회하여 서로의 피를 확인할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헤어질 수 있을까. 어떤 참담은 아직도 종종 나를 죽인다. 아무도 나를 갖지 못해서 나는 나를 부둥켜안았다. 이번 삶을 유폐시켜서 모두 유감이다. 기필코 돌아올 것이다. 반드시 돌아오겠다. 아니다. 멀리 떠나서 돌아오지 말아라, 돌아오지 말아라."

  

 

이달의 사락 m******j 2016.01.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