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고 나서 위로가 필요한 책들이 있다. 자신이 자신에게 해주건 아니면 작가가 다른 책에서라도 해주건 간에 위로가 없으면 언제까지고 마음에 남아 시시때때로 사람을 괴롭히는 책들 말이다. 내게는 [퓨쳐 워커]도 그런 책이다. 사실 이 소설의 시간관은 등장인물에 따라 다르다. 당연하지. 하긴 남과 같은 개념을 갖고 사는 인간이 어디 있겠는가. 더군다나 미래와 과거에 대한 개념은 사람 수 만큼 있을 것이다. 그런데 미래를 걸을 수 있는 미의 시간관이 날 괴롭힌다. 내게 위로가 필요하게 한다. 미가 '행복할 수 있을까?'을 되뇌이면서 네리아를 괴롭힐 때, 나 자신도 네리아 못지 않게 괴로웠다. 도대체 왜 미의 미래는 단지 걸을 수만 있을 뿐인가. 그리고 왜 미는 걸으면서 발부리에 걸리는 돌멩이 하나 치워보겠다는 생각조차 없이 걸리면 걸리는 대로 걷기만 하는가. 사실 난 [F.W.] 안에서는 전혀 위로받지 못 했다. 오히려 [F.W.]는 아직도 날 가끔 괴롭힌다. 떠올릴 때마다 괴롭힌다. 그러니 내가 이영도의 다른 소설인 [폴라리스 랩소디]를 읽으면서 내 멋대로 그 안에서 위로를 받는다 해서(아마도 황제 아달탄은 미의 개 이름을 짓게 만든 그 아달탄일거야 라거나...이루미나의 선조라는 머메이드는 정확히는 머맨이었겠지 라거나...어쩌면 수다에 지친 어느 칼이 자신만큼이나 괴팍한 남자의 손 안에서 입을 다물고 있는지도 모르지 라거나...) 누군가 탓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난 단지 [F.W.]가 너무 힘들어서 그렇게라도 위로받고 싶었을 뿐이니까. 단지 그것뿐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