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버거와 장 모르의 공저는 상당히 경이롭다. 멀티 미디어라는 작금의 상황에 오히려 딴지를 거는 듯한 느낌이다. 존 버거가 텍스트를 장 모르가 사진을 맡았던 다른 저작과는 다르게 이 책에는 장 모르 자신이 직접 기술한 그의 사진관도 나타나있다. 분명 지적이고 진지한 존 버거의 텍스트에 다분히 감정적인 장 모르의 사진은 잘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일 서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정말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주가 되는 매체와 보족적 매체는 따로 구분할 수 없는 것이며 그 자체로써 하나의 훌륭한 표현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 책 외에도 유럽의 제3세계 이민 노동자를 다룬 <제7의 인간>은 정말 훌륭하다. 비록 장 모르의 사진이 결정화된 순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손 치더라도, 이 둘의 작업은 내가 최근의 경험한 어떤 시청각적 상황을 능가하는 것이었고 정확하게 언급할 수 없는 어떤 가치를 가지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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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풍경'으로 존 버거와 장 모로씨의 책을 처음 접했었다. 한번 보면 이 저자의 다른 책도 꼭 찾아봐야지하는 책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래서 찾은 두번째 책 '말하기의 다른 방법'.
세상 끝의 풍경은 사진가의 여행편력을 짧은 경험담으로 엮었는데 말하기의 다른 방법은 사진의 본질에 관해 담담하게 고찰하는 한편 사진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르포르타쥬식으로 편집된 수십장의 사진들을 예시로 넌지시 생각하게 해준다.
책 한권이 독특한 방식으로 편집되어 있는데 이 두 분의 책들은 사진과 글의 상호간의 진자운동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굳이 말보다는 총체적인 느낌으로 다가오게 하는 묘한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최근에 본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고 역시나 두 사람에 대해 존경심을 갖게하는 내 개인사물함 속 책 한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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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진이란 무엇이고, 사진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을 시도한 것이다. 장 모르와 존 버거가 같이 작업한 것이다. 다른 책들에 비해 장 모르가 직접 글쓰기를 시도했다는 게 돋보인다.
하지만 그는 “두 사람은 주변부일 뿐 중심에 있는 것은 이야기 속의 사람이다. 말해지지 않은 걸 연결시키는 것은 그의 행동, 특징, 반응이다”라고 말한다. 이야기의 불연속성이야말로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 주인공을 하나로 융합하는 조건이고, 그 융합체를 버거는 이야기의 ‘반성적 주체’(reflecting subject)라고 부른다.
반성적 주체에 대한 여러 철학자들의 정리를 만나보았지만, 버거의 그것만큼 개성적이고 설득력있는 주장은 없었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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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라면 누구나 읽어 봤을 책이 바로 ‘말하기의 다른 방법’이다. 저자인 존 버거는 소설가, 극작가, 다큐멘터리 작가인 동시에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평론가이다. 이 책은 사진에 관한 책이다. 서문을 보면 이 책을 쓴 목적이 나와 있다. “오늘날 사진과 카메라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사진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사진은 무슨 의미를 가지는가? 사진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가? 카메라가 발명되면서부터 계속 제기되어 온 이런 물음들에 대해서는 아직도 만족스러운 답변은 나와 있지 않다.” 그는 이 책에서 서문에서 제기하고 있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있지 않다. 다만 그 답을 독자인 우리가 찾을 수 있게 금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한 장의 사진은 사진에 담긴 사건을 한때 담아두고 있던 시간의 흐름을 정지시킨다. 모든 사진은 과거에 속한다. 사진 속에서 과거의 한순간은 우리가 살았던 과거와는 달리 결코 현재로 이어지지 않는다. 사진은 우리에게 두 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하나는 사진 찍은 사건에 대한 메시지, 다른 하나는 불연속성의 충격을 전하는 메시지. 기록된 순간과 지금 그것을 바라보는 순간 사이에는 심연이 가로 놓여 있다.” 사진은 서텨를 누르는 순간의 장면, 모습들을 필름에 저장한다. 요즘은 필름이 아닌 CCD 같은 전자필름에 빛을 저장한다. 하지만, 그 사진을 찍은 사람만이 그 사진을 찍은 이유를 알 것이다. 작가의 의도를 정확히 알든,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해를 하든지 그것은 프린트 된 사진을 보는 사람의 몫이다. 그럼 작가의 의도와 독자의 의도사이에는 과연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것일까? 아니면 벽으로 가려져 있을까 물론 정확한 기록을 위해 팩트만을 담은 사진들도 있다. 100m 결승점에서 찍은 사진, 경마장에서 결승선의 사진등은 모호성을 없애기 위해 찍은 사진들이다. 또한, 잘못된 기억을 교정하기 위한 도구로도 쓰인다. “한 장의 사진은 시간의 한순간을 간직하여 그것이 다음에 밀려드는 순간들에 의해 지워지는 것을 막는다. 그 점에서 사진을 기억속에 저장된 이미지와 비교할 수 있다. 근본적인 차이라면 기억된 이미지가 연속된 경험의 찌꺼기인 데 반해 사진은 어떤 단절된 순간의 모습을 그대로 인용해 오는 것이다.” 하지만 사진은 기록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우리의 삶에서 의미는 순간적인 것이 아니다. 의미는 연결하는데 서 발견되며 전개 없이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 줄거리 없이, 펼쳐짐 없이 의미란 있을 수 없다. 사실과 정보는 저절로 의미를 이루지 못한다.” 사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기록보다는 자신의 의미를 담아내기 위해 찍는 것이 아닐까? 그럼 작가와 독자사이의 괴리감은 어찌 할 것인가? 이 책 후반부에는 약 150 컷 정도의 사진들이 나열되어 있다. 어떤 상황일지, 순간일지 독자의 상상력에 맡겨보는 시도인 것이다. 물론 사진의 나열이 끝나면 뒤에 상황 설명이 들어가 있다. 자신이 상상한 것과 비교하여 얼마나 알 수 있을지 해보면 재미있다. 이런 괴리감을 악용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언론을 조장하고, 호도하기 위한 도구로 말이다. “ 사진은 모습에서 인용해 온다. 그런 인용은 불연속을 낳는데, 그 불연속성은 사진의 의미상의 모호성에 반영되어 있다. 사진으로 찍힌 모든 사건은 그 사건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잃어버린 연속성을 자신의 삶에서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을 제외하곤 누구에게나 모호하게 나타난다.” 이런 말로 앞의 복잡한 상황을 요약하고 있지만, 역시나 한번 읽어서는 해독하기 힘든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