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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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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는 영국에 거주하는 폴란드 출신의 시인 비올레타 그레그가 처음 쓴 소설이라고 합니다.자신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폴란드의 시골 마을 헥타리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리고 묘하게도 우리의 1980년대를 떠올리게 합니다.TV 드라마 <전원일기>처럼, 주인공 비올카를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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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는 영국에 거주하는 폴란드 출신의 시인 비올레타 그레그가 처음 쓴 소설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쓴 소설.

이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폴란드의 시골 마을 헥타리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리고 묘하게도 우리의 1980년대를 떠올리게 합니다.

TV 드라마 <전원일기>처럼, 주인공 비올카를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처음엔 우리의 농촌 드라마와 비슷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당시 폴란드가 공산주의 국가였다는 걸 깜박 잊고 있었습니다.

비올카의 그림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공포를 느꼈습니다. 맛있는 초콜릿을 주면서 유도심문을 하다니...

어린애가 정치는 몰라도 공포분위기는 감지할 수 있습니다. 비올카의 그림 때문에 학교의 미술 클럽이 해체됐고, 비올카는 더이상 미술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순수하게 그림 그리기가 좋았던 소녀에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12월의 추운 날씨처럼.

일상의 이야기들이 절묘하게 비올카의 시점으로 그려져서 더욱 선명하게 묘사된 것 같습니다. 특히나 소아성애자로 보이는 크비에치엔 의사와의 개인 진료는 최악이었습니다. 비올카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의 다리를 걷어찼지만 의사는 비열하게 거짓말을 합니다. 아이가 버릇없이 진료하는 자신을 걷어찼다고.

애초에 어린애를 혼자 진료하는 의사를 의심해야 되는데, 엄마는 의사의 거짓말에 속아 비올카를 야단칩니다. 믿을 수 없는 어른들...

그 다음 날, 비올카는 몸에 심한 열이 났고, 집에 혼자 남아 침대에 누워 있다가 끓인 물에 온도계를 넣었습니다. 수은이 들어 있는 용기가 터지면서 은색 구슬이 흘러내렸고, 비올카는 그것들을 모았습니다. 그때 크비에치엔 의사의 얼굴이 떠올랐고, 알약을 먹듯이 은색 구슬을 삼키고 잠이 들었습니다. 몇 시간 후 잠에서 깬 비올카는 심한 두통과 구토를 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부모님에게 수은을 삼켰다고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아버지가 구급차를 불렀고, 루브리니엑 보건 병원 소아 병동의 의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원소 수은은 위험하지 않습니다...... 장에서 흡수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계속 살펴보도록 하죠...... 몇 시간에 한 번씩 상태를 살펴보겠습니다." (58p)

의사의 말은 틀렸습니다. 수은은 위험합니다. 비올카가 구토로 다량 뱉어냈기 때문에 독성 작용이 약했을 뿐이지, 죽음에 이를 수도 있었습니다.

얼핏 평온한 듯 보였던 시골 마을이 아슬아슬한 불안감과 긴장감이 맴도는 건 어느새 우리 모두가 비올카에게 빠져들었기 때문입니다.

시대적 비극을 어린 소녀의 삶을 통해 그려낸 것이 너무나 놀랍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결코 비극이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YES마니아 : 로얄 a*****7 2018.10.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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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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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제목부터 차가운 느낌이 드는 이 책은2017년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비올레타 그레그의 장편소설입니다.수은은 예로부터 동서양에서 잘 알려진 금속으로 실온에서 액체인 유일한 금속입니다. 널리 사용되지만 중독되면 미나마타병을 일으키기도 하지요.서양에서는 연금술에 사용했고, 중국 진시황제는 불로장생을 위해 섭취하기도 한 수은이 책 제목으로 붙어서, 묘하고 독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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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


제목부터 차가운 느낌이 드는 이 책은


2017년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비올레타 그레그의 장편소설입니다.


수은은 예로부터 동서양에서 잘 알려진 금속으로 실온에서 액체인 유일한 금속입니다. 널리 사용되지만 중독되면 미나마타병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서양에서는 연금술에 사용했고, 중국 진시황제는 불로장생을 위해 섭취하기도 한 수은이 책 제목으로 붙어서, 묘하고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표지디자인도 온통 파란색의 도시모습인데요. 기대에 차서 읽기 시작했으나, 의외로 빨리 읽히지가 않더군요.


개인적으로 소설의 사건 전개에 흥미를 느끼는 편인데, 이 소설은 장면을 묘사하는 문장 속에 사건이 슬쩍 숨어있는 느낌이었거든요.


또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로 인해 생소한 단어가 나와서 흐름이 끊기기도 했구요.


하지만 끝까지 읽고보니, 그제야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고, 이 책만의 매력을 찾을 수 있었답니다.




책의 주인공은 비올카입니다.


그녀의 아버지가 탈영으로 감옥에 가있는 사이 어머니는 홀로 딸을 출산하고 키우지요. 그러다가 비올카의 아버지가 돌아오면서 소설은 시작됩니다. 


비올카는 호기심많고 활발한 성격으로 그려지는데, 이 소설은 어린 소녀의 시선으로 1980대 즈음의 공산주의 폴란드 마을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소문만 무성한 교황의 방문, 재봉사의 만남, 고철 줍기 등 다양한 에피소드 들이 펼쳐지는데, 어쩌보면 소설 빨간머리 앤이 생각나더군요. 앤이 그러하듯, 비올카 역시 성장하면서 그녀만의 에피소드를 만들어 냅니다. 


자라서 그런지 여성만이 겪는 사건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피를 많이 흘려서 죽을 수도 있어요?"라고 묻는 모습으로 첫 생리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빈혈로 병원에 갔을때는 60살의 담당의사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수은을 마십니다. 


비올카는 성추행당한 사실을 어머니에게 말하지 않는데, 이런 상황을 너무 담담하게 문장에 담고 있어 슬펐네요.


이후에도 사촌결혼식에서 30살 동네총각에게 성폭력을 당할 뻔 하기도 하는 등 유사사건이 펼쳐지는데요.


저자 비올레타 그레그의 자전적 성격이 강한 소설이라 알고 있었기에 직접 경험한 것인지 들은 것인지 궁금증이 생겼고, 한편으로는 저에게 그러하듯, 많은 여자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부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부분은, 비올카의 아버지에 대한 묘사부분이었는데요.


"여덟 살이 된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 정오도 안 된 시간, 첫 잉어가 미끼를 물기도 전에 50세가 된 소년은 숨을 거두었다." (149쪽)라는 부분은 몇 번을 반복해서 읽었는지 모를정도로 인상깊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고작 2장으로 표현하였지만, 여느 한권의 자서전보다 강렬하게 빛났던 부분이었고,


덕분에 첫번째 독서를 비올카의 입장에서 읽었다면, 두번째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읽게 되어 이전에 비올카에 가려 잘보이지 않던 가족들의 인생이 더 흥미진진하고 애잔하게 마음에 와닿더군요.


"참 희한한 세상이야."

버스가 풀라스키 가로 들어서자 그가 갑자기 말했다.

"눈을 깜빡이기도 전에 나보고 늙었다고 하니까 말이야. 사실 속은 설익은 과일이나 마찬 가진데."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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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비올레타 그레그/iwbook(지식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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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후보작 비올레타 그레그의 <수은을 마시다>의 장르가 의외다.처음에는 소설인 줄 알았는데 읽는 도중에 에세이인가? 했더니 결국은 소설로 분류되어 있었다.폴란드 출신인 작가 비올레타 그레그의 유년시절을 회상한 내용인 것 같아서 그랬었다.그 옛날에 읽었던 헤세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되어 그런 착각을 잠시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물론 헤세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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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후보작 비올레타 그레그의 <수은을 마시다>의 장르가 의외다.

처음에는 소설인 줄 알았는데 읽는 도중에 에세이인가? 했더니 결국은 소설로 분류되어 있었다.

폴란드 출신인 작가 비올레타 그레그의 유년시절을 회상한 내용인 것 같아서 그랬었다.

그 옛날에 읽었던 헤세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되어 그런 착각을 잠시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헤세의 글은 따사로운 봄날이나 햇살이 부드러워진 가을날의 분위기를 연상하게 했었지만...

비올레타 그레그의 <수은을 마시다>는 약간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라 헤세와는 전혀 달랐다.

이 소설은 1980년대 폴란드의 시골 마을인 헥타리를 배경으로 저자의 삶이 투영된 비올카가 주인공이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어떤 작품이건 간에 작가의 과거가 작품이 녹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실제 경험한 것만큼 작품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것이 없을 것이란 느낌적 느낌이 되겠다.

조금은 천방지축에 호기심이 많아 여기저기 기웃대는 비올카의 활기 넘치는 일상으로 이뤄져 있다.

80년대의 일이라면 당시 우리나라의 분위기며 나의 주변 인물과 일상이 어제처럼 떠오르는 때다.

조카들과 비슷한 시기에 사춘기를 보낸 듯한 비올카의 나이라 겹쳐 상상을 해보게도 만들었다.

80년 대 당시 우리나라도 그렇게 잘 살지는 않았지만 동유럽인 폴란드 역시 부유하진 못했으리라...

줄을 서서 물건을 사고 그 물건을 귀하게 여겨 활용을 하는 모습이 직접 보는 듯 표현이 되어 있다.

구 소련의 체제가 해체된 것이 아마도 1992년도 이쯤이었으니 아직은 사회주의(공산주의) 시대...

그 몇 해 전인 1989년도 즈음에 동서독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것이라고 기억을 하고 있기에...

짐작만으로도 이 소설의 공간적 시간적 배경이 암울했던 시기여서 비교적 소설의 분위기는 무겁다.

게다가 남성들과 여성들이 느끼는 삶의 무게도 달라 소설 속 여인들의 압박감도 만만찮다.

소설 <수은을 마시다>는 비올카라는 인물을 내세운 작가 비올레타 그레그의 유년 회상이 되겠다.

이 소설 속에서 비올카는 어른들에 대한 반발심으로 체온계를 깨트려 수은을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직접 액체를 마신 것은 아니지만 체온계 속의 은색 구슬을 삼켰지만 역시 몸에 해로운 것일 터다.

소설의 제목에 의아해했었는데 그 장면을 읽은 후 자꾸만 작가의 사진에 눈길이 가게 되었다.

실제의 경험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가 없지만 다행하게도 큰 부작용(?)은 없었던 모양이다.

작가의 풍성한 머리카락을 보며 참으로 만만치 않은 성격을 가져야만 작가가 되는가 보다 했다.

어린 소녀를 성추행하려는 의사에 대한 보복심...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어른에 대한 반항심...

저항하고 싶고 벗어나고 싶어 하는 심리가 비올카라는 인물에 투영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당시의 어두운 사회 분위기가 소설 속에 녹아있어 어쩌면 낯설기도 한 폴란드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었다.

2017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후보작이기도 하다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럴 수 있을지도... 했다.

어느 사회건 문제를 일으키는 청소년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본드로 추정되는 물체를 마시는 장면에서...

어쩌면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던 암울했던 시기를 잊고자 하는 몸부림은 아닐까 싶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은 비올카는 끝까지 가지 않고 집으로 되돌아간다는 것... 자의건 타의건... 간에...

기억에도 생생한 1980년 대의 이야기라서 당시를 반추하며 흥미롭게 읽었던 소설 <수은을 마시다>였다.

세월이 그때로부터 흐른 것만큼 훌쩍 흐른 후 이 시대를 기억하며 소설을 쓴다면... 이란 상상을 해보면...

과연 어떻게 기억이 되며 작품의 분위기는 어떨지 많이 궁금해지는 작가 비올레타 그레그의 이야기였다.

작가의 유년 시절을 바탕으로 쓴 이 소설의 시작과 끝은 결국 아버지의 부재... 였다는 것...이다.





정오쯤에는 금속 머그잔에 수중 전열기를 넣고 물을 끓였다. 그리고 끓인 물에 온도계를 넣었다. 수은이 들어 있는 용기가 터지면서 은색 구슬이 침구 위로 흘러내렸다. 나는 그것들을 모았다. 잠시 망설여졌다. 하지만 크비에치엔 의사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알약을 먹듯이 은색 구슬을 삼키고 잠이 들었다. 몇 시간 후 잠에서 깨자 머리가 몹시 어지러웠다. 온 내장을 게워내려는 듯 심하게 구토가 나왔다. 결국 일을 마치고 돌아온 부모님에게 수은을 삼켰다고 사실대로 말했다. --- p.57
우리는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둥그런 우물 안에 앉았다. 큰 라즈보스가 꿀과 색이 비슷한 끈적끈적한 액체를 비닐봉지 안으로 떨어뜨렸다. 우리는 번갈아 가며 봉지를 들이마셨다. 눈앞이 안 보이는 두터운 침묵 속에서 핏줄이 펄떡이는 규칙적인 소리가 들렸다.
하얀색 해파리처럼 크게 부풀어 올랐다가 이내 납작해지는 비닐봉지 밑으로 물고기 떼가 점점 많아지더니 지느러미로 내 코와 목을 간지럽혔다. 나는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나는 방수 재킷을 덮고 누워 있었다.
큰 라즈보스는 내 가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나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가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을 때 나는 몸을 빼내려고 했지만, 그는 부드럽게 나를 저지했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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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2018.10.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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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 Swallowing Mercury / 비올레타 그레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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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서 느껴지는 폴란드의 풍경이 온통 파랗다.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2017년 맨부커상 후보작으로 올라온 비올레타 그레그의 <수은을 마시다>를 읽으며, 폴란드의 80년도 공산주의 시대를 상상해본다. 비올카는 자유분방한 아이로 묘사된다. 호기심도 많고 아버지를 잘 따르는 아이, 순박한 아이이다. 이 책을 통해 폴란드의 문화를 간접경험을 하게 되는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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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서 느껴지는 폴란드의 풍경이 온통 파랗다.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2017년 맨부커상 후보작으로 올라온 비올레타 그레그의 <수은을 마시다>를 읽으며, 폴란드의 80년도 공산주의 시대를 상상해본다. 

비올카는 자유분방한 아이로 묘사된다. 호기심도 많고 아버지를 잘 따르는 아이, 순박한 아이이다. 이 책을 통해 폴란드의 문화를 간접경험을 하게 되는데, 시대적 배경과 사회성, 문화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수은을 마시다>를 만나다 보니, 책을 읽으며 자꾸 검색을 하고 배경지식을 얻어 상황을 좀 더 이해하려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잔잔한 마을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사건들을 통해 비올카가 성장하는 내용이다. 다양한 경험들이 짤막 짤막하게 나열되어 독자에게 하나 둘 보자기에서 보물을 꺼내듯 보여주는 기분이 들었다. 동상에 걸려 죽을뻔한 사건, 그린 그림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었던 사건, 재봉사의 방, 교황의 마을 방문, 유통기한 지난 물감 선물, 고철 줍기 시합, 수은을 마시게 된 계기 등, 이렇게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경험들을 어쩜 이렇게 서정적으로 표현이 할 수 있을까. 비올카의 많은 경험들 중, 유독 아버지와의 추억을 묘사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박제 작업을 하는 아버지 라이시에크를 바라보며 성장한 비올카는 아버지가 계시면 숲 냄새나 향나무 타는 냄새가 난다고 묘사한다. 비올카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어떤 것이었을까? 우리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어떤 것일까?

비올카가 어린 시절 그림을 그려 입상한 작품을 향해, 심사위원은 은유적인 표현으로 심오하게 잘 표현하였다고 한 것처럼, 저자 비올레타 그레그 역시 폴란드의 어지러운 시대에 살아가는 한 어린 소녀를 서정적으로, 은유적으로 강렬하고 독특하게 표현하려 한 것이 아닌가 싶다.

YES마니아 : 로얄 f********r 2018.10.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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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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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청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고무줄로 잔뜩 헝크러진 머리를 묶고 흠뻑 젖은 운동화를 벗었다. 그리고는 맨발로 다시 헥타리를 향해 뛰었다." (p154)작가 그레그가 질끈 머리를 묶는 모습을 상상한다. 늦은 밤이 아니라 아침이지 않았을까. 큰 라즈보스와 집을 나섰던 동도 트기 전의 그 새벽과도 같이. 아주 이른 시각이었을 거다. 작가는 맨발로 뛰어 되돌아갔던 그곳 헥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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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청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고무줄로 잔뜩 헝크러진 머리를 묶고 흠뻑 젖은 운동화를 벗었다.
그리고는 맨발로 다시 헥타리를 향해 뛰었다." (p154)

작가 그레그가 질끈 머리를 묶는 모습을 상상한다. 늦은 밤이 아니라 아침이지 않았을까. 큰 라즈보스와 집을 나섰던 동도 트기 전의 그 새벽과도 같이. 아주 이른 시각이었을 거다. 작가는 맨발로 뛰어 되돌아갔던 그곳 헥타리를 원고로 옮길 각오를 하고서 책상에 앉는다. 컴퓨터를 앞에 둔 채 온 영혼을 달음박질 쳐 건져올린 22가지의 이야기. 하루에 한 가지씩 특별하지만 희미하기도 한 날들을 돌이켜 꼬박 한달에 걸쳐 원고를 완성하고 독자인 나는 그걸 읽고 있다. 뭐 그런 상상을 이유도 모른 채 하고 있다. 실상 작가 서문도 없고 작가 후기도 없어서 이것이 그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 외에 아무런 정보도 없으면서 자꾸만 작가를 상상하고 글을 쓰는 그의 모습을 떠올리고 그가 글을 썼던 시각을 추측하고 그것이 표지처럼 어렴풋한 새벽이었기를 바라게 된다. 
참 희한도 하지. 

인생은 초콜릿 상자라는 어느 영화의 비유와도 같이 비올카의 소년기는 달고 쓰고 떫고 슬프고 뜨악하고 풋풋하고 녹아내리는 비참함의 향연이었다. 80년대 폴란드 시골 마을 헥타리. 공산주의 국가였던 폴란드 인민공화국의 옛정취가 흠뻑 느껴지는 이곳에서 비올카가 태어난다. 아버지가 탈영으로 체포된지 꼬박 한 달하고도 2주 후에. 시멘트 공장 의무노동 중이던 어머니가 시멘트 혼합기 뒤에 숨어있다 그녀를 낳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날이 너무 추워서 그저 바람을 피한다는 게 어찌저찌 석회 가득한 양동이 안으로 양수를 흘려보내게 된 계기였다. 그의 아버지는 폴란드의 월드컵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돌아온다. 시작부터 비극인 줄 알고 초반 얼마나 놀랐던지. 그리고 이후에도 이렇게 놀라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한껏 비극처럼 흘러가던 이야기가 낙관적으로 우회할 때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고 비올카는 성장했다. 말벌의 날갯짓 소리에 벌들이 나를 납치하려 해요 엉엉 울던 아기가 동네 머스매와 농밀한 손장난을 칠만큼 커버린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 타락해서가 아니라 비뚤어져서가 아니라 티비도 컴퓨터도 양지바른 놀이터도 없는 곳에서 말그대로 장난처럼 놀이처럼 그냥 그렇게. 고물을 주으러 이곳저곳 나다니다 드러누운 나무 밑에서 아이들은 터부없이 어울리고 섭슬려서 성장한다. 그 모습이 신기하리만치 천연덕스러워서 눈살이 찌푸려지기 보단 웃음이 났고 서글퍼도 졌다가 생각도 마음도 모호해지기를 반복했다. 손장난 이상의 무언가를 엿보았던 재봉사의 방, 벗은 가슴으로 거미처럼 비앙카를 옭아매던 낫카 로젠코와의 일화, 그녀로 하여금 수은을 마시게 한 의사 선생의 파렴치한 행위, 피를 많이 흘려 죽을까봐 겁이 나던 아침, 풀을 먹인 린넨 조각을 들려주던 할머니의 손, 사워 체리를 팔러 나간 시장에서 마주친 첫사랑, 우유 토피로 뽀뽀를 유혹하던 기에넥의 고백, 비올카의 그림을 쫓아 친히 학교로 왕림했던 낯선 남자, 끔찍하게 순수하고 잔인했던 어린 시절을 비올카에게 고백한 열차의 손님, 비올카의 아버지이며 50세의 소년이었던 라이지우의 죽음, 그리고 그 밖의 모든 이야기들.

 파란 잉크에 잠긴 표지 속 모스크바의 풍경과도 같이 비올카가 바라본 헥타리의 전경이 푸르게 젖어 방울방울 터진다. 헥타리 속의 잔인함, 타락, 폭력, 퇴락까지도 푸르게 비춘 비올카의 순수. 순수로 말미암아 비올카는, 비올레타 그레그는 수은을 마셨다. 장에서 흡수되지 않은 채  앞으로 계속해서 살펴봐야 할 은색 구슬들이(p53)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떠올랐다 가라앉는 시간들. 한숨 한 번, 하늘 한 번, 책장 한 페이지를 오며가며 독자도 수은의 구슬들을 나눠가진지도 모를 일이다. 

YES마니아 : 로얄 a********0 2018.09.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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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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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먹으면 위험한 금속, 원소기호 Hg의 그 수은?그 위험하다는 수은을 왜 마신다는 거지?심상찮은 제목이다.제목에 쓰인 수은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 상당히 궁금해졌다.   수은을 마시다Swallowing Mercury   푸른색 표지다.아름다워 보이는 마을이지만 수은이라는 단어 때문에 차가워도 보이는 느낌이다.  차례    p.41나는 감자 딱정벌레가 빈 코카콜라 깡통을 올라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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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먹으면 위험한 금속, 원소기호 Hg의 그 수은?

그 위험하다는 수은을 왜 마신다는 거지?

심상찮은 제목이다.

제목에 쓰인 수은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 상당히 궁금해졌다.

 

 

 

수은을 마시다

Swallowing Mercury

 

 

 

푸른색 표지다.

아름다워 보이는 마을이지만 수은이라는 단어 때문에 차가워도 보이는 느낌이다.

 

 

차례 

 

 

 

p.41

나는 감자 딱정벌레가 빈 코카콜라 깡통을 올라가는 모습을 그렸는데,

할아버지가 그림과 똑같은 깡통에 감자 딱정벌레를 모으는 것을 내가 직접 봤다고 해도

믿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미술 대회의 심사위원들은 내 그림이 '매우 심오한 은유적 기법을 기반으로

제국주의 딱정 벌레의 운동을 잘 표현했다'고 결론 내렸다.

​아이는 그저 자신이 본 것을 단순히 그렸을 뿐인데 그 그림에 심오한 뜻을 붙인 심사위원들이 우습다.

그냥 사실적인 모습을 묘사한 그림에 엄청난 사상을 붙여 해석한 건 심사위원들이었고,

오직 상을 받고 싶어 열심히 그린 그림을 오해해 사상검증하러 정부에서 나오기까지 한다.

아마 당시 폴란드가 처한 상황 때문이었을 것이다.

 

 

'수은을 마시다'는 폴란드 출신의 저자가

1980년대 폴란드 시골의 한 마을에서 자라며 겪었던 내용을 회상하며 쓴 소설이기 때문에

당시 시대적 상황들이 나타난 장면들이 있었다.

세계 1차 대전, 2차 대전을 비롯해 수많은 전쟁과 내전, 반란을 겪은 폴란드인데,

북유럽에 대한 로망으로 그 나라의 과거가 어땠었는지를 잊고 있었다.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보내는 중이었던 폴란드의 시골 마을에 사는 주인공 소녀 비올카.

그리고 드디어 등장한 궁금했던 수은.

정말 제목 문자 그대로 비올카는 '수은을 마셨다'.

제목에 있는 '수은'이 대체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이런 식으로 사용될 줄은 몰랐다. ㅠㅠ

그런 끔찍한 일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차라리 수은을 택했던 어린 소녀.

하...... 책을 읽는 입장에서도 생각도 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한 일이다.

 

 

 

당시의 시골 생활이라는 것이 지금 기준으로 보면 아주 지루하기 짝이 없을 생활일 것 같지만

비올카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작은 시골 마을이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리고 활동적인 비올카의 성격이 그녀 자신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듯도 하다.

 

 

비올카와 함께 그녀의 이야기를 편안한 마음으로 읽고 있다가

한 번씩 등장하는 쇼킹한 내용에 놀라기를 반복하다

마지막 두 에피소드, 아버지의 에피소드와 라즈보스와 함께 나선 에피소드에서는 여운이 남아

다시 돌아가 읽어 보았다.

 

 

p.149

"참 희한한 세상이야."

버스가 풀라스키 가로 들어서자 그가 갑자기 말했다.

"눈을 깜빡이기도 전에 나보고 늙었다고 하니까 말이야. 사실 속은 설익은 과일이나 마찬 가진데."

 ​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늘어가는 건 숫자일 뿐,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라고 하시는 어른들 말씀이 생각나다.

언젠가 나도 비올카의 아버지처럼,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처럼

이런 말을 하고 있겠지.

 

 

마지막 페이지의 비올카는 어찌 보면 약간 의외이기도 했다.

시골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도시 생활을 알게 되면 보통 시골을 벗어나 도시로 가고 싶어 하는데

비올카에게서는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녀가 돌아가게 된 이유는 바로, 아무래도, 그녀의 엄마였겠지?

 

폴란드 배경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정치, 역사가 엄청 들어간 무거운 소설이 아니라

폴란드의 한 시골 마을에 사는 한 소녀의 이야기가 단편처럼 엮여 있어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현재 북유럽에 대한 로망으로 잠시 잊었던 그들의 역사를 다시 한번 찾아보게 되는 계기도 되어

더욱 좋았다.

이 소설을 계기로 폴란드 역사를 잠깐 찾아보았는데 이제 좀 더 알아볼 생각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w*****o 2018.09.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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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 (비올레타 그레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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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수상했던 맨쿠터 인터내셔널상 후보작으로 올랐던 작품이다.현재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그녀이지만 폴란드 출신의 저자의 어린 시절을 엿볼 수 있던 작품이었다.공산주의 시대 폴란드에서 자란 그녀의 성장기는 비슷한 시대에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일이 있었군 하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다.삶의 시대적, 지리적 배경이 다르다보니 나는 그래도 국적에서 오는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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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수상했던 맨쿠터 인터내셔널상 후보작으로 올랐던 작품이다.

현재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그녀이지만 폴란드 출신의 저자의 어린 시절을 엿볼 수 있던 작품이었다.

공산주의 시대 폴란드에서 자란 그녀의 성장기는 비슷한 시대에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일이 있었군 하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다.삶의 시대적, 지리적 배경이 다르다보니 나는 그래도 국적에서 오는 억압(?)은 없었구나 싶어 안도했다는!!!

더군다나 숨을 들이키며 살짝 긴장하게 만드는 제목과는 동떨어지게 짚고 푸른 블루색의 표지는 시선을 압도했다. 개인적으로 표지 그림 스타일과 색감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표지에서 눈길을 사로잡았고 마지막 장을 덮고 보니 한강의 작품과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완전히 다른 배경과 이야기이지만 여주인공 소녀 비올카는 호기심도 왕성하고 다소 괴팍하고 기가 센 듯도 하면서 여린 면도 있고 활기차면서 재치가 넘치지만 어딘지 모르게 시크하면서 조용한 구석과 엉뚱한 성격도 있는 느낌도 들었다.

폴란드의 시대적 배경과 고지대 사람들의 생활과 함께 여자 아이에서 사춘기 소녀로 성장통을 겪는 과정을 그려내는데 어딘지 모르게 마음을 끄는 이야기와 문장의 매력이 있었다.

책 소개에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기에 과장은 아닐까 싶었지만 확 잡아 끄는 것은 아니지만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어도 무언가 은은하게 이야기에서 시선을 돌릴 수 없게 만드는 무언가는 있었다.

담백하면서 서정미가 조미료처럼 살살 곁들어진 소녀 비올카의 인생은 그 나름대로 치열하고 생기있다.

그녀의 성장 후의 모습과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한 시점에서 별안간 끝난 느낌이다.

한밤중에 할머니에게서 듣는 옛날 이야기처럼 뒷 얘기를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원자번호 80번의 원소, 원소기호는 Hg, 주기율표에서 아연(Zn), 카드뮴(Cd)과 함께 12족에 속하는 금속, 빠르게 흐르는 은(quicksilver), 액체 은, 가장 빨리 움직이는 행성인 수성, 빨리 움직이는 신의 정령 머큐리, 수은체온계, 지금은 위험성 때문에 혹은 미나카타병 때문에 무서운 느낌인 수은을 마신다니-

문학적 표현이긴 하지만 처음 접했을 때는 살짝 강한 느낌이라 긴장을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 속 영혜와 비올카가 왜 겹쳐보이는 걸까? 전혀 다른 느낌이지만 왠지 닮은 구석도 있는 것 같다.

 

 

 

6월에 우리는 성 안토니오 성당에서 열리는 교구 축제를 보러 갔다. 행진이 시작되고 신부님이 성당에서 나왔다. (중략)

나는 완전히 넋을 놓고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어머니가 헌금 바구니에 넣을 동전을 찾기 위해 가방을 뒤적일 때 어머니의 손을 놓았다. 그리고 마치 왕실의 수행단을 뒤쫓듯 행진을 따라 뛰었다. (중략) 햇빛이 마치 마당에 있는 나무 빨래통에서 목욕할 때 물이 간지럽히는 것처럼 느껴졌다. (12-14)


1981년 2월의 그 날은 너무나도 추었기에 나는 이불로 몸을 감쌌다. 그리고는 예수상이 냅킨 위로 살짝 떠오를 때까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잔뜩 긴장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바로 그때, 나는 용기를 내 예수님에게 블래키부활시켜 주실 수 있느냐고 물었다. (24)


나는 비몽사몽인 아버지의 허벅지에서 솔잎이 자라나오고 신고 있는 부츠에서 나무딸기가 튀어나오는 듯 한 인상을 받았다.

이상하게도, 아버지가 잠에서 깨자 방 안에서 숲 냄시가 났다. (27)


봄부터 사향쥐가 연못 주변에서 기습 공격을 감행하며 말썽을 부렸다. 덫이 황금빛 모래시계 모양처럼 보이기 시작할 때쯤, 나는 용기를 내서 아버지한테 계엄령이 내려지면 아버지의 적이 누구냐고 물었다. 그는 겁에 질린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두 번 다시 같은 질문을 하면 엉덩이를 호되게 맞을 각오를 하라고 말했다. (39)


내게 가장 길었던 하루가 연기가 가라앉으면 이라는 제목의 스콜피언스 노래로 끝났다. 간호실에서 흘러나온 클라우스 마이네의 목소리는 자정쯤에 멈췄고 이후 사방이 조용해졌다. (59)


갑자기 아랫배에 심한 통증이 왔다. 뜨거운 파도가 가랑이와 허벅지 사이로 넘쳐흘렀다. 나는 집으로 뛰어갔다.

"피를 많이 흘려서 죽을 수도 있어요?"

나는 할머니에게 물었다. 지하 창고에서 감자를 고르고 있던 할머니가 걱정스러운 듯 고개를 내밀었다. 그녀는 내 허벅지의 붉은 자국을 보자마자 무슨 일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75)


나는 얼굴에 손전등을 비춰서 그를 깨워보져고 애썼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전거 뼈대에 달린 가죽 가방을 놓고 떠오르기 시작했다. (81)


내가 건넨 성냥갑 상표에는 대칭되는 해바라기가 있고 그 안에 벌이 그려져 있었다. 아버지는 깊은 생각에 빠져 벌을 들여다봤다. (중략) 나는 처음으로 아버지의 음악을 즐기면서 즐었다. 내 안에서 무언가가 깨어나 무관심했던 나를 마구 흔들었다. (140)


"참 희한한 세상이야."

버스가 풀라스키 가로 들어서자 그가 갑자기 말했다.

"눈을 깜빡이기도 전에 나보고 늙었다고 하니까 말이야. 사실 속은 설익은 과일이나 마찬 가진데." (149)

더는 그와 함께 버스 정류장에 있고 싶지 않았다. 나는 타이어 안쪽 튜브를 잘라서 늘 청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고무줄로 잔뜩 헝크러진 머리를 묶고 흠뻑 젖은 운동화를 벗었다. 그리고는 맨발로 다시 헥타리를 향해 뛰었다. (154-155)

b*****2 2018.09.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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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수은을 마시다 - 비올레타 그레그 -
"[서평] 수은을 마시다 - 비올레타 그레그 -" 내용보기
책을 읽으면서 행복한 점 중 하나는 간접 체험이다. 가보지 못했던 장소와 시대, 그리고 직접 만나지 못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글자로 만난다는 것. 흥미로운 일이다.'수은을 마시다'는 시인인 비올레타 그레그가 쓴 첫 번째 소설이라고 한다. 작가 본인의 유년시절을 담아 만든 소설인 '수은을 마시다'폴란드 출신인 작가는 공산주의 체제하의 폴란드의 시골 마을의 이야기를 담고
"[서평] 수은을 마시다 - 비올레타 그레그 -" 내용보기

책을 읽으면서 행복한 점 중 하나는 간접 체험이다.
가보지 못했던 장소와 시대, 그리고 직접 만나지 못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글자로 만난다는 것. 흥미로운 일이다.
'수은을 마시다'는 시인인 비올레타 그레그가 쓴 첫 번째 소설이라고 한다.
작가 본인의 유년시절을 담아 만든 소설인 '수은을 마시다'
폴란드 출신인 작가는 공산주의 체제하의 폴란드의 시골 마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폴란드라는 국가는 나에게 유명 축구스타의 국가, 그리고 독일과 폴란드의 관계가 마치 대한민국과 일본과의 관계도 거의 엇비슷하다는 정도다.
어쩌면 교과 과정이 바뀌면서 세계사에 대한 공부가 필수가 아닌 세대여서 몰라도 많이 모르는 사람 중 한 명일 수도 있겠다.
이처럼 '수은을 마시다'라는 소설은 폴란드라는 가보지 못하고 잘 모르는 나라의 시대적 상황과 정서를 느끼게 해준 좋은 책이 될 수 있겠다.

 

2017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후보작 중 하나였던 '수은을 마시다'
맨부커라는 상이 대중적으로 사람들의 머리에 남게 된 건 아마도 작가 한강이 수상을 한 시점일 것 같다.
저자 비올레타 그레그는 첫 소설 '수은을 마시다'를 통해 단번에 맨부커 후보작에 올랐다. 과연 어떤 매력이 있기에 후보작에 선정되었을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감각적이고 풍부한 묘사와 표현들이다.
시인이 쓴 소설이다 보니 군데군데 함축적이고 생략적인 부분들이 눈에 보인다.
생각해보면 꼭 소설이라고 소설가만 쓰는 것도 아니다. 최근 가장 각광받는 역사 강사의 경우에도 연극 영화과 출신의 이력을 지닌 사람인 것을 보면 꼭 정형화된 절차나 단계를 밟아야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생각하지 못한 조합이 여태껏 맛보지 못한 요리를 만드는 것처럼 시인이 쓴 소설도 색다른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수은을 마시다'의 경우에는 분량이 155페이지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소설이 가볍게 읽히는 것은 또 아니다.
여기서 두 번째 눈에 띄는 점은 폴란드의 시대적 상황과 입체적인 인물들의 등장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나는 폴란드라는 나라에 대해서 거의 0에 가까운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폴란드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흥미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서적으로 배경적으로 잘 모르는 부분이 많은 상태에서 읽게 된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이 이 부분에서는 책을 읽어나감에 있어 도전적인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생소한 폴란드의 지역명이나 고유의 이름들은 일차적이고 비올레타 그레그의 입체적이고 감각적인 표현도 한몫한다.
본드 흡입을 묘사하는 표현력도 상당히 우회적이고 묘사적이다. 마지막 내용을 읽으면서 본드를 흡입했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수은을 마시다'에서는 고압적인 과거 남성들의 태도와 말, 잘못된 성폭력 등도 곳곳에 포착된다.
60대의 늙은 의사가 어린 소녀에게 행한 혐오스러운 행동 등 지금 대두되고 있는 사회적 이슈와 연결된 비올레타 그레그의 기억과 서술도 보인다.

폴란드의 시골 마을의 풍경과 그 시절 사람들의 모습들, 그리고 은밀하거나 잘못된 일부의 모습까지, 비올레타 그레그의 시선과 경험에서 옮겨진 그 시절 폴란드의 모습을 지금의 독자들이 만나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수은을 마시다'는 읽을 이유가 있는 충분한 소설이 되겠다.

 

나는 타이어 안쪽 튜브를 잘라서 늘 청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고무줄로 잔뜩 헝크러진 머리를 묶고 흠뻑 젖은 운동화를 벗었다. 그리고는 맨발로 다시 헥타리를 향해 뛰었다. P154 ~ P155 中에서

 

부활절이 지나자 스텔라는 아예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녀가 다른 아이들처럼 수두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곧 아연 크림을 덕지덕지 바르고 학교에 나오리라고 짐작했지만,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의 가족 전부 해외로 이사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어머니는 스텔라 다이너스는 물론 쿠르자크 집안의 비극적인 전쟁 경험에 관해서 더 이상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P99 中에서

 

k***5 2018.10.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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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소설] 수은을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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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 상 후보작'이란 문구보다 짙은 하늘임에도 깊은 심해를 느끼게 하는 표지가 거기에 치명적 중독 물질인 <수은을 마시다>라는 제목이 흥미로웠다. 영생을 꿈꾸던 진시황도 결국 이 치명적 중독으로 생을 마감하지 않았던가.막연히 "중독'에 관한 내용일까라는 호기심이 일었다. 그러다 현대인치고 뭐든 한 가지쯤 중독스럽지 않은 게 있나라는 생각까지 번지더니 나 역시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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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 상 후보작'이란 문구보다 짙은 하늘임에도 깊은 심해를 느끼게 하는 표지가 거기에 치명적 중독 물질인 <수은을 마시다>라는 제목이 흥미로웠다. 영생을 꿈꾸던 진시황도 결국 이 치명적 중독으로 생을 마감하지 않았던가.

막연히 "중독'에 관한 내용일까라는 호기심이 일었다. 그러다 현대인치고 뭐든 한 가지쯤 중독스럽지 않은 게 있나라는 생각까지 번지더니 나 역시 독서가 그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는 자뻑에서 멈췄다. 어떤 소설일지 궁금하다는 흥미로움으로 시작한다.


"정오쯤에는 금속 머그잔에 수중 전열기를 넣고 물을 끓였다. 그리고 끓인 물에 온도계를 넣었다. 수은이 들어 있는 용기가 터지면서 은색 구슬이 침구 위로 흘러내렸다. 나는 그것들을 모았다. 잠시 망설여졌다. 하지만 크비에치엔 의사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알약을 먹듯이 은색 구슬을 삼키고 잠이 들었다. 몇 시간 후 잠에서 깨자 머리가 몹시 어지러웠다. 온 내장을 게워내려는 듯 심하게 구토가 나왔다. 결국 일을 마치고 돌아온 부모님에게 수은을 삼켰다고 사실대로 말했다." p57


이 책은 길고 진한 어둠이 드리워졌던 2차 세계대전의 그늘. 히틀러가 막 그의 욕망을 뻗치기 시작한 폴란드의 멈춰진 시간을 작가의 기억을 더듬어 써 내려간 소설이다. 대한민국 역시 일본의 잔인함을 처절히 겪던 같은 시기를 보냈기에 그녀의 기억을 함께 하게 한다. 암울함을 넘어 침울하기까지 한 그녀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감각적으로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우리는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둥그런 우물 안에 앉았다. 큰 라즈보스가 꿀과 색이 비슷한 끈적끈적한 액체를 비닐봉지 안으로 떨어뜨렸다. 우리는 번갈아 가며 봉지를 들이마셨다. 눈앞이 안 보이는 두터운 침묵 속에서 핏줄이 펄떡이는 규칙적인 소리가 들렸다. 하얀색 해파리처럼 크게 부풀어 올랐다가 이내 납작해지는 비닐봉지 밑으로 물고기 떼가 점점 많아지더니 지느러미로 내 코와 목을 간지럽혔다. 나는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나는 방수 재킷을 덮고 누워 있었다. 큰 라즈보스는 내 가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나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가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을 때 나는 몸을 빼내려고 했지만, 그는 부드럽게 나를 저지했다." p127


주인공 소녀인 비올카는 감정을 따라가는 건 쉽지 않다. 조용하고 활기차고 다소 엉뚱하면서 잔인한 복수를 꿈꾸기도 하는 그녀의 어린 시절은 조용히 숨죽이고 살아야 했던 시대상과 맞닿아 있지 않을까. 어쩌면 '맨부커 상'의 특징일 수도. 한강의 채식주의자처럼 침잠하는 감정의 어둡고 습한 개인의 조명이랄까.

어쨌거나 과거 폴란드의 농가적 풍경과 시대적 상황의 묘사는 스산하게 건조하달까? 아프진 않지만 아슬아슬하게 상처스러움을 넘나든다. 슬픈 과거의 이야기를 담담히 건조한 시선으로 자신을 마주한다. 책장을 덮은 후에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이야기처럼 다음 이야기가, 그녀가 마신 수은의 의미가 계속 이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진하게 남는다.

p77. 셋째 줄 띄어쓰기 오류, 커피색이 어서



c********u 2018.09.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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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을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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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시작하기전에 내가 폴란드 시대배경을 조금이라도 알고 읽기 시작했더라면...... 이라는 후회를 많이했다.  물론, 읽으면서 중간중간 찾아보면 되겠지만 그렇게되면 또 흐름이 끊겨 그러기도 쉽지 않았고, 안그래도 시대적 배경과 이름과, 심지어는 생소한 지역명, 혹은 생활방식등으로 읽으면서도 뭔 말인지 모르겠는 부분이 엄청 많았는데 일일이 그걸 다 검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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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시작하기전에 내가 폴란드 시대배경을 조금이라도 알고 읽기 시작했더라면...... 이라는 후회를 많이했다.  물론, 읽으면서 중간중간 찾아보면 되겠지만 그렇게되면 또 흐름이 끊겨 그러기도 쉽지 않았고, 안그래도 시대적 배경과 이름과, 심지어는 생소한 지역명, 혹은 생활방식등으로 읽으면서도 뭔 말인지 모르겠는 부분이 엄청 많았는데 일일이 그걸 다 검색하고 읽는다면 이건 마치 한편의 논문을 읽어나가는 기분이 들 듯 하여, 그마져도 포기했다. 

2017년 맨부커상 후보였다고 하는데, 나는 맨부커상 쪽이랑은 안 맞는건가?  개인적으로 솔직히 말하자면 한강 작가의 글도 그리 크게 와 닿은게 없어서 힘들었었는데, 폴란드 작가의 글은 시대상마져도 헤아리기 힘들어 더 헤맸다.  다들 좋다고 해도 나는 내가 아니면 어쩔수 없는거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쓰고 싶고, 좋은 점수를 주고 싶어도 내가 읽는데 버거웠는데 어찌 좋다, 좋다, 주위에서 좋다고 하니 다 좋다.  이럴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무작정 이 책이 별로다.  이런게 아니다.  배경에 대한 전무한 지식에서 오는 답답함이 사실 진도를 잘 못나가게 한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의미 파악이 안되는 부분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이게 폴란드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건지 아니면 번역의 글이 좀 어려웠던 건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 

 

 

 

분명 글 곳곳에서는 그시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의 억압, 혹은 폭력이 상주하지만 청소년기의 우리 주인공은 쿨하게 어쩌면 그 아픔을 스스로 정화하면서 그 시절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우연히 독일 베를린을 표현한 그림에 얼룩이 졌다는 이유만으로 학교가 발칵 뒤집히고 정부에서 누군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그 시대의 억압이 어떤 상황인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어쩌면 우리도 그런 시절을 겪어서 (비록 나는 완전 그 시대라고 할 수 없지만) 동질감도 느껴질 수 있다.  아무렇치도 않게 자행되던 성폭력과 그런 사실들을 아무렇지 않게 넘겨야 했던 소녀의 성장이야기.  깊이 파고 들다보면, 이야기의 깊은 참맛이 있는 걸 어느정도 감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어렵게만 느껴지고 진도가 안 나갔던 게다. 

 

 

 

글은 읽어지는데 그리고 머리로는 그 시절의 아픔과 고단함이 묻어나고 그시절의 방황, 혹은 시대상을 너무도 생생히 나타내는데 글자를 이해하고 넘어가기가 버거웠다.  그랬다.  내용은 이 책이 왜 맨부커상 후보까지 올랐는지 알 수 있겠는데 글을 읽어내는 혹은 읽어내야 했던 나는 힘이 들었다.  그 소녀의 아픔이 아니라 이해력이 요구되는 문장들이 너무나 곳곳에 상주해 있었다.  좀 더 쉽게 풀어질 수 있었던 읽기가 왜 이렇게 버거웠을까.  그래도 후반부 가서 소녀, (비올라였던가? 언제나 나는 주인공 이름을 책을 덮는 순간 잊어버리는 게 문제다.ㅠㅠ)를 사랑하게 된 건, 그리고 이 소녀의 모습을 기억하게 된 건 하나의 소득일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폴란드에 대한 관심이 +1 증가했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됐다.   개인적으론 좀 더 쉽게 읽혀지길 바랄 뿐이다. 


 

i****7 2018.10.22. 신고 공감 0 댓글 0